후회하지 말고 마음가는 대로 일단 하자
인하대학교 중국학과 12163273 임지현
영화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은 이미 소설로 익히 알려진 작품이었지만 책으로
본 적이 없어서 영화를 보기 전 많은 기대를 했다.
만약 교육공학 및 교육방법 수업이 아니었다면 단순히 주인공 알란과 주변
인물들의 행동을 보고 가볍게 웃음짓고 말았을텐데, 이번에는 그동안 배운 ‘직관’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고 알란의 행동이 예전에는 그냥 단순하게
생각없는 것 같아 보였을텐데 이번에는 알란의 행동 하나하나에 직관적으로 한다는 것이 보였다.
알란은 어린 시절부터 아주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다. 폭죽과 폭탄에 관심을 가지고 오펜 하이머를 도와 폭탄의 구조 문제를 해결해 원자폭탄 발명에 일부 기여를 하고, 수용소에도 끌려가고, 탈출하고,
CIA 요원으로도 활동을 했다.
100세가 된 알란의 행동은 정말 ‘직관
대로 행동한다’가 딱 어울린다. 남들과는 다른 경험이 많기
때문일까. 알란의 독특한(다른 사람이 흔히 합리적으로 생각하는
기준을 벗어난 정도) 행동은 대범하고 뻔뻔스럽다.
우선 제목에서 나온 것처럼 창문을 넘어 도망친다는 것 자체가 합리적
사고로는 결정하지 못할 행동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갇혀있는, 혹은 얽메어 있는 어딘가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 곳을 탈출하고 싶다는 것은 직관적으로 생각하겠지만, 결국 합리적으로 본다면 그 이후를 걱정해서(예상치 못한 일의 발생에
대한 걱정 등) 마냥 직관대로 행동하기는 쉽지 않는 일이다. 또한
도망을 칠 때 창문으로 넘겠다고 즉흥적으로 생각한 것도 직관적인 판단이었을 것이라고 충분히 추측할 수 있다.
그리고 나서 알란은 역에 가서 표를 구매하고 기다리는 중에 만난 폭주족이
화장실을 가기 위해 협박 아닌 협박에 잠시 가방을 맡게 됐는데, 버스 시간이 되었을 때 그대로 가방을
가지고 가버렸다. 과연 합리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다른 사람의 물건을 그냥 가지고 가버렸을까? 역에 맡기고 가든지 분명 다른 합리적인 방법을 강구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 가방에는 상당히 많은 액수의 돈이 들어있었다. 그리고 폭주족들이 알린으로부터 그것을 찾기 위해 알란을 찾고 알란을 만난 이후 일어난 일들, 알란의 행동으로 더욱 알란의 직관적 모습이 꾸준히 보여진다.
그리고 알란의 그러한 행동은 차를 타고 떠난 곳에서 만난 술친구 ‘율리우스’와 함께하며 찾아온 폭주족을 냉동고에 넣어놓고 영하20도로 떨어질 때까지 사람을 넣어놨단 것을 까먹어 버리거나, 그 시체를
대낮에 대범하게 가지고 나가고,
그 때 시체는 자전거에 기대있고 다리로 가방을 지탱하도록 하고 알란은
시체의 팔짱을 끼고 있는 모습 등 두 노인이 돈을 가지고 폭주족들을 피해 이동하면서 보여주는 모든 행동들은 그들의 직관적 사고를 더욱 도드라지게
보여준다.
나는 이 영화를 보며 사실 ‘왜
저러지?’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그리고 알란과 주변인들의
행동은 상당히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내가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합리적 사고에만 입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직관적으로는 어떻게든 할 수 있다. 그리고 알란과 주변 사람들이
직관적으로 행동을 했기 때문에 결국 다같이 발리에 가고 잘 사는 해피엔딩을 맞이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만약 내가 기존대로 합리적인 틀 속에서 판단을 한다면 우선 모든 여정의
시작인 창문을 넘어서 도망친다는 것부터 시도를 못했을 것이다. 누군가가 가방을 맡겼다면 이것을 다시
돌려줄 수 있는 방법을 찾고 떠났을 것이다.
어떻게 보면 알란을 이상한 노인으로,
범죄자로 볼 수도 있겠지만 (물론 알란과 주변인이 보인 살인 행위는 정당화될 수 없지만) 그들의 직관적인 행동은 결국 그들이 좋은 결말을 맺을 수 있는, 그들이
살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영화 마지막에는 이러한 대사가 나온다.
“소중한 순간이 오면 따지지 말고 누릴 것”
이 대사를 듣자마자 내 안에 큰 울림을 주었다. 정말 한 번 사는 인생이다. 너무 합리적인 과정과 결과만을 따르지말고
직관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할 때 진정한 나의 인생을 사는 것이고 오히려 그럴 때 알란처럼 소중한 친구, 돈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이다. ‘소중한 순간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재고 따지지 말고 직관대로 그냥
누려라.’ 내가 앞으로 살아가면서 마음 속에 간직하며 꼭 실천하고 싶은 일이다. 항상 모든 것에 불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합리적으로만 행동하려고 했던, 그래서 좋은 기회를 많이 놓쳤던 나의 지난 모습을 뒤돌아볼 수 있는 계기를 준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