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록도 성당
(1번지 성당)
소록도는 변형된 외모와 편견 때문에 타인은 물론이고 가족들로부터도 천대와 멸시 그리고 조롱을 받으며 살아야만 했던 한센병으로 고통 받고 있는 이들이 생활근거지로 삼고 있는 곳이다. 이곳에서 천주교는 1935년 11월 장순업 프란치스코가 입원하면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그 전에는 박해 때문에 신자로서의 신분을 밝히지 못했으나 장순업 프란치스코가 자신의 신앙을 드러내자 강기수 바오로와 허영원 요셉 등도 용기를 내어 함께 했다. 이들을 통해 최초로 병사지대에서 공소예절이 시작되고 전교가 이루어졌다. 1943년 7월15일 환우들을 위한 병사 공소가 설립되어 첫 미사가 이루어졌고, 1960년 8월13일 소록도공소가 본당으로 승격되었다. 1961년 10월11일 소록도 직원성당(1번지 성당)이 완공되었고 1962년 5월10일에는 소록도 환우성당(2번지 성당) 성모동굴에 대한 축성식이 있었다.
(2) 2번지 성당
1984년 5월4일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께서 방문하셨고, 그때 환우들에게 주신 십자가는 성당의 전면에 걸려있다. 소록도 환우성당은 2016년 6월14일 문화재청으로부터 등록문화재 659호로 지정되었다. 유전병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편견으로 인하여 환우들과 그들의 자녀들이 받았을 고통, 잠시 시간이 지나면 잊히곤 하는 고통이 아니라 가족과 사회로부터 영원히 버림받고 난 후 그들에게 스며든 뼈저린 영혼의 고통, 바로 그런 고통이 이곳에 있었다. 그러나 환우들에게는 용기와 믿음이라는 신앙의 힘이 있었기에 실제로 피와 땀을 흘리며 이루어 낸, 희망이라고 하는 성전이 바로 이곳에 있는 것이다.
(3) 마리안느와 마가렛
이곳 소록도에는 실천된 신앙의 힘이 하나 더 있다. 바로 마리안느와 마가렛 두 간호사들이다. 수녀라고 잘못 알려진 그들은 오스트리아 그리스도 왕 시녀회 재속회원들이다. 그녀들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피하고 싶었을 한센인들을 맨손으로 어루만지며 치료하는 일을 스스럼없이 해낸 소록도의 천사들이다. 그녀들은 아무런 보수도 없이 오스트리아로부터 후원을 받으며 열악한 환경을 이겨내야 했고 한센인들과 똑같은 취급을 받기도 했다. 40년 이상을 하느님의 눈물을 닦아드리고자 자신을 봉헌했던 그녀들은 이제 나이 들고 병들었을 때 그녀들이 헌신했던 나라에서 보호받지 못했다. 그래서 그녀들은 함께한 이들에게 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 편지 한 장 남기고 조용히 자신들의 조국 오스트리아로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