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수도 웰링턴과 오클랜드 시민이 버스에서 교통카드를 갖다대면 즉시 그 정보가 우리나라 인천에 있는 'T머니 정산센터'로 날아온다. 이 지역을 운행하는 버스 1100대가 2008년부터 서울시가 운영하는 것과 동일한 교통카드 시스템을 도입했기 때문이다. 정산센터에서 요금 지불을 승인하면 뉴질랜드의 버스회사에 탑승요금이 입금된다. 말레이시아의 쿠알라룸푸르도 지난 3월 한국의 버스 운영 시스템을 도입했다.
우리나라의 첨단 교통 IT인프라가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다. LG CNS는 19일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의 교통카드 시스템 사업자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인구 1000만명이 사는 보고타 시내를 운행하는 버스 1만2000대에 교통카드로 요금을 자동징수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40여곳의 정류장을 실시간으로 모니터해 버스 운행을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총 사업 규모는 3억달러(3200억원)에 달한다.
LG CNS는 서울·뉴질랜드·말레이시아에 교통카드 시스템을 구축한 바 있다. 교통카드 1장만 있으면 버스·지하철을 마음대로 갈아타고 택시 요금까지 지불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몇 번 버스가 현재 어느 정류장을 통과 중이고 다음 버스는 언제 도착하는지, 전체 노선의 운행시간은 얼마나 걸리는지 등 각종 정보를 분석해 대기 승객에게 알려주고 배차간격을 조정하는 버스 운영관리 기능도 교통카드 시스템에 통합돼 있다.
콜롬비아의 보고타는 서울시가 2004년 버스 전용차로와 교통카드 시스템을 도입할 때 모범사례로 연구했던 도시다. 서울의 2.5배 면적을 가진 보고타는 2000년대 초 급증하는 자동차 매연과 교통체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버스 전용차로를 도입해 중남미 국가는 물론이고 전 세계적인 벤치마킹 대상으로 떠올랐다. 우리나라는 보고타 교통시스템을 참조한 지 7년 만에 더 진화된 시스템을 역(逆)수출하게 된 것이다.
LG CNS는 지난 5월부터 약 3개월간 스페인·브라질 등 글로벌 기업과 치열한 경쟁 끝에 이번 사업을 따냈다. 내년 말까지 보고타에 버스 전용차로 노선을 확대하고 시내버스 1만2000대에 교통카드 요금 자동징수기와 운행관리 시스템을 구축한다. 이어 2015년까지 기존 노선과 합쳐 보고타 시내의 모든 버스와 정류장을 단일 환승 시스템으로 통합할 예정이다.
내년 말까지 보고타에 버스 전용차로 노선을 확대하고 시내버스 1만2000대에 교통카드 요금 자동징수기와 운행관리 시스템을 구축한다. 이어 2015년까지 기존 노선과 합쳐 보고타 시내의 모든 버스와 정류장을 단일 환승 시스템으로 통합할 예정이다.
LG CNS 김대훈 사장은 "버스와 정류장에 설치하는 요금징수기, 출입게이트, 충전장치 등을 국내 IT업체들이 만든 장비 중심으로 구성, 동반 수출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등 인구 1000만명 이상의 대도시를 비롯해 중동·남미 등에 서울형 교통카드 시스템을 추가로 수출하는 협상을 벌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버스 전용차로 제도를 도입하려고 할 때 벤치마킹하킹했던 도시 중 하나가 보고타였다. 이 제도와 우리나라의 스마트 기술을 잘 발전시켜 성공적으로 우리나라에 정착 시켰다. 이제는 이 발전 된 교통카드시스템을 보고타에 역수출하는 일이 일어났다.
모두가 잘 아시다시피 교통카드시스템은 성공적인 ODA 사업 중 하나이다. 이렇게 잘 발전된 사업으로 인하여 중남미에서의 한국의 위상이 높아졌다. 또한 이 사업을 필두로 우리나라의 여러 기업들이 중남미에 사업을 확장하고, 수주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 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현대에서 3조원짜리 보고타 지하철 사업을 따내기도 했다. ODA 사업이 단순히 어느 한 쪽이 일방적으로만 주는 사업이 아니라 서로 윈윈하는 전략의 사업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