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령의 정체와 사역에 대한 올바른 성경적 이해는 그리스도인의 신앙과 삶을 건강하게 키워나가는 데 필수적 요소로 작용한다. 교회의 본질과 사명은 성령의 역할과 분리해서 이해될 수 없는 문제다. 그 가운데 성령의 인격성과 은사의 문제는 교회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데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성령운동’이라는 것은 건강한 성령 이해를 토대로 전개되어야 한다.
은사 위주의 성령운동은 재고되어야 한다. 영성훈련은 초자연적 은사 위주의 성령체험운동이 되어서는 안 된다. 영성훈련은 일시적인 은사체험이나 혹은 초자연적인 은사체험보다 지속적인 삶에서 결실을 맺는 데 초점을 두어야 한다. 물론 성령충만의 외적 현상을 부인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 내적 역사에 더 우선순위를 두어야 한다는 말이다. 예수와 사도 바울이 강조한 것도 바로 이 점이다. 그러므로 영성훈련을 한다는 명분 아래 언제나처럼 감정에 호소하는 부흥회밖에 할 줄 모른다면, 그것은 교회의 영성이 일천하고 메말랐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아직도 영성의 증거가 헌금을 많이 하고, 목회자를 잘 섬기는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영성을 크게 오해한 것이다. 영성은 하나님 앞에서 “의와 경건과 믿음과 사랑과 인내와 온유를 따르”는 것이요(딤전 6:11), “하나님 아버지 앞에서 정결하고 더러움이 없는 경건은 곧 고아와 과부를 그 환난 중에 돌보고 또 자기를 지켜 세속에 물들지 아니하는 그것이니라”(약 1:27)라고 했다. 따라서 영성은 하나님 앞에서 믿음을 통해 지(IQ)ㆍ정(EQ)ㆍ의(AQ)를 동반하는 삶의 변화가 함께 할 때 비로소 깊어지는 것이고, 한 걸음 더 나아가 공존지수(NQ, network quotient)를 높여 우리의 이웃(고아와 과부)을 돌아보는 심성을 키워나갈 때 한층 높아지는 것이다. 왜냐하면 영성은 근본적으로 관계의 회복이기 때문이다.
[회중주체적 조직신학], 484-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