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짐과 육체의 짐 어떤 게 더 무거워요.
여주 심리 상담센터 센터장 윤 희경
“선생님 마음이 지옥이면 살수 가 있겠어요. 차라리 몸둥아리가 아픈 게 낫지 마음이 힘든 게 마지막인 것 같아요.” “ 마음은 제가 어떻게라도 하죠. 몸이 아프니 만사가 귀찮고 내 육신으로 할 수 있는 게 하나도 없더라구요. 지옥이 따로 없어요. 내 몸 하나 건사 못해서 식구들 힘들게 하고 차라리 마음이 괴로운 건 혼자 힘들고 말면 그만인데 이게 마지막인 것 같아요.”
우리는 늘 아픔과 친구처럼 산다.
싫다고 하면서도 자주 얼굴을 봐야하는 익숙한 누군가인 것이다. 그럼 아프지 않을 때는 살만 한가? 어찌 보면 그도 아니다. 인간의 삶과 동시에 아픔도 같이 태어난 것처럼 우리의 주변을 맴돈다. 그것도 종류도 다양하게 변신을 거듭하며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숙명인 듯 찾아든다. 문제는 이러한 고통이 자신에게 왜 찾아오며 왜 나는 그것을 고통이라 여기는지에 대한 해석이다. 인간은 어느 때는 아주 단순하여 아프지 않으면 모든 것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여긴다. 하지만 그도 아주 틀린 말은 아니다. 오랜만에 만나 요즘 별고 없으시지요? 라고 묻는 인사처럼 이는 안녕한 상태를 대변하기도 한다.
파우스트를 쓴 괴테는 조용하고 안전함을 원하면서도 끊임없는 인간의 한계를 알고 싶어하고 이를 벗어나 자신의 강렬한 힘과 의지욕구를 실험 해보려한다. 스스로 고통을 찾아 경험 하며 어떻게 사는게 잘 사는 것인지에 대한 진실을 알고 싶어 했다. 또한 생전의 법정 스님은 묻는다. 너는 봄에 피는 꽃을 맏이 하기 위해 무엇을 했느냐? 한다. 봄에 꽃이 그냥 피는 것이 아니라 겨울내 봄을 준비 하는 과정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점검해보게 하는 질문이다. 올 겨울은 작년만큼은 춥지 않은 것 같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추워, 추워를 외치며 언제 봄이 올 것인지를 재촉하여 묻는다. 자연은 봄을 준비하기 위해 이전 시절을 보낸다. 우리 역시도 한해를 시작하는 <설>을 봄을 준비하고 이전의 행적을 정리하는 새로운 시절 경계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나는 1월 1일 이라는 양력의 문자화된 달력으로 한번의 출발을 하고 한 달 여정도 지나 다시 참 시작인 것처럼 진짜 마무리를 해 볼수 있어서 점검의 기회가 두 번 되니 여유가 조금은 생긴다.
몸 아픈게 더 힘든지, 마음이 아픈 것이 더 힘든지를 저울질 하는 것은 사실 불필요한 것이다.
어디든 아프면 약해지고 무너지는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을 놓치면 안된다. 몸과 마음, 정신등 어디가 아픈지, 어디서부터 아픔이 시작 되었는지 살피는 것이 매우 중요한 일이다. 예로 나무가 병이 들어 잘라야 해도 가지의 병은 자리 박고 있는 뿌리와 흙의 조화가 맞으면 다시 살아난다. 하지만 뿌리나 흙이 병든 나무는 아무리 수관이 대단해도 살지 못한다. 인간의 몸도 아픔의 시작이 어디인지 알아서 원인을 제거하는 작업에 충실해야한다. 겉을 좋게 한다 해도 환경이 나쁘면 언제든 다시 올라 올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병 가운데 인간의 마음의 병은 더 뿌리와 환경의 영향에 취약하다. 뿌리가 얕은 나무는 작은 바람결에도 흔들리기에 더욱 사람들 말에 휘둘리면서 정신이 혼미해지기 쉽다. 일찍이 사람의 됨됨이는 뿌리와 나무의 내면처럼 안에서 흘러나온다고 한다. 법정 스님은 습관처럼 종교의 문턱을 드나들지 말라고 하신다. 그저 교회나 절등을 다녀왔다는 것으로 위로를 삼지 말라는 말이다. 종교의 지혜와 자비를 내면에 새기면 바르게 보게 되고 바르게 말하며 바르게 행동하고 바르게 생각하고 실천하게 된다고 한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우리는 하루에도 마음이 바람을 탄다. 즉 머리로는 알지만 귀참음이 찾아오고 보기 싫은 것이 있으면 잘 알려고 하지 않고 그저 평가를 해버리기 쉽다. 정견을 하는 것이 아니라 오류를 범하게 되고 마는 것이다. 오류를 범하면 즉시적인 해로는 나타나지 않는다. 이러한 부정적인 시선은 자신에게 내면의 마음이 되어 모든 세상의 견해를 부정적으로 가지게 된다.
우리는 몸이 더 많이 아픈지 마음이 더 힘든지에 대한 것은 불필요하다. 자신의 아픔이 어디로부터 와서 지금 현재 얼마나 자신에게 어려움을 주는지와 이러한 자신의 어려움으로 아끼는 자신의 주변사람들이 힘들어 하는지를 들여다보고 이제 부터는 내면과 외면의 건강관리가 필요한 것이다. 봄을 기다리며 나는 무슨 씨앗을 뿌리며 기다리고 있는지 검검 해보자.이제 봄이 오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