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하 각 부대 대표 10개 팀 출전 수기사 ‘1등할꼬야’ 팀 대상 수상 국방부 주관 셰프 어워즈 참가 자격도
6일 육군7기동군단 담소누리 병영식당에서 열린 제1회 북진 선봉 셰프 경연대회에 각 부대를 대표해 참가한 장병들이 조리에 열중하고 있다.
북진 선봉 셰프 경연대회에서 대상의 영광을 차지한 육군수도기계화보병사단(수기사단) ‘1등할꼬야’ 팀.
잠시나마 세계여행을 떠난 기분이었다. 문을 열고 널찍한 식당으로 들어서자 평소 즐겨 먹는 쌀국수가 눈앞에 펼쳐졌다. 코끝을 자극하는 육수 향에 정신을 못 차리는 동안, 옆에서는 지삼선 소스를 곁들인 어향동고 조리가 한창이었다. 디저트로 수박라테가 나올 때쯤엔 더 이상 신기하지 않았다. 이 모든 요리가 한 육군 부대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믿어지는가? 6일 육군7기동군단 병영식당 ‘담소누리’에서 펼쳐진 요리대회의 모습이다. 예하 각 부대를 대표해 출전한 10개 팀 조리병들은 그동안 갈고닦은 실력을 아낌없이 선보였다. 이들이 정성스럽게 플레이팅(음식을 먹음직스럽게 그릇이나 접시에 담는 일)한 음식은 하나의 ‘작품’처럼 보는 이로 하여금 입맛을 다시게 했다. 음식에 진심인 장병들이 한 몸처럼 움직이는 셰프 경연대회를 소개한다. 박상원 기자/사진=부대 제공
팀장·조리원 4명 한 팀 이뤄 경연
7군단은 이날 장병 급식의 질 향상과 비선호 메뉴를 개선하기 위해 ‘제1회 북진 선봉’ 셰프 경연대회를 개최했다.
육군수도기계화보병사단(수기사단) ‘세븐틴(Seventeen)’ ‘1등할꼬야’, 육군8사단 ‘백호’ ‘정보 쉐프(Chef)’, 육군11사단 ‘오븐대기조’, 육군2신속대응사단 ‘솔연 플레르’, 육군7포병여단 ‘요리킹, 조리킹’, 육군7공병여단 ‘대신맛집’, 군단직할 ‘전우야 밥먹자’ ‘구.미.호.’ 등 10팀은 각 부대에서 치열한 예선을 거쳐 이 자리까지 올라왔다.
경연을 앞두고 조리대 앞에 선 각 팀의 표정은 비장했다. 팀장(간부·민간조리원)과 조리원 4명이 한 팀을 이룬 경연인 만큼 미리 준비한 조리 순서와 동선을 맞춰 보는가 하면 긴장을 풀기 위해 주방 도구를 다시 한번 점검하는 등 저마다의 방식으로 긴장을 플었다.
사회자의 우렁찬 목소리를 시작으로 제1회 북진 선봉 셰프 경연대회가 시작됐다. 7군단은 첫 셰프 경연대회인 만큼 심사의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민간인·간부·병사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을 꾸렸다.
본선에 진출한 각 팀은 대회 10일 전 조리하고자 하는 경연메뉴 레시피를 제출했다. 7군단은 레시피 제출 시 군 급식비를 감안해 고가의 식재료 사용을 지양할 것을 사전에 알리며 현실적인 대회를 준비했다.
대신 군에 보급되는 급식재료와 양념을 이용해 세계 각국 음식과 독특한 퓨전 메뉴 등을 선정할 수 있도록 해 다양성을 보장했다.
뜨거운 응원 열기에 참가자들 의욕 넘쳐
심사위원을 맡은 극동대 호텔외식조리학과장 봉준호 교수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장병들의 조리 과정을 세밀하게 들여다봤다.
“개인위생을 비롯해 식품위생, 조리 준비과정, 재료 손질, 양념배합 등을 세밀하게 살펴볼 예정입니다. 특히 군 특성상 급식 메뉴 활용 가능성이 있는지, 비선호 식자재를 활용한 메뉴개발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는지 평가할 예정이죠.” 봉 교수의 평가 기준은 명확했다.
응원 열기도 상당했다. 박지윤 육군2신속대응사단 영양사는 “지난해 국방부에서 주관한 셰프 경연대회에 군단 대표로 올라간 만큼 이번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것 같다”며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춰온 만큼 맛있는 요리가 기대된다”고 전의를 불태웠다.
배인규(상사) 수기사단 군수담당관도 부대를 대표해 경연에 나선 ‘세븐틴’ ‘1등할꼬야’를 응원하는 데 여념이 없었다. 배 상사는 “부대 급양담당관이 병력들을 위해 다양한 음식을 개발하는 데 일가견이 있는 분”이라며 “세븐틴 팀이 만드는 쌀국수는 밖에서 먹는 음식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식감이 뛰어나다”고 자평했다.
가장 먼저 음식을 제출한 곳은 군단직할 ‘전우야 밥먹자’ 팀이었다. 토르티야에 소불고기와 각종 야채를 올리고 치폴레소스를 뿌려 먹을 수 있도록 했다. 조리에 참여한 이종호 급양담당관은 “평소 부대에서 먹는 햄버거를 대체한 음식으로 신속·간편하게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맛있고 영양 풍부한 식사 제공위해 노력”
사회자의 종료 선언에 맞춰 모든 장병은 들고 있던 조리도구를 놓았다. 이후 봉 교수와 7군단 급양대장·간부·병사 등 심사위원들은 10개 팀이 조리한 음식 설명을 듣고 시식을 했다.
치열한 경쟁 결과 수기사단 ‘1등할꼬야’ 팀이 대상인 군단장 표창을 받았다. 병사들은 3박4일간의 포상휴가를 받으며 환호성을 외쳤다.
경연대회에서 우승한 수기사단 ‘1등할꼬야’ 팀은 국방부 주관 황금삽 셰프 어워즈에 군단 대표로 참가하게 된다.
이번 경연대회에서 우승한 강예진(중위) 팀장은 “항상 부대에서 장병들의 입맛에 맞는 음식을 만들기 위해 고민했는데 우승까지 하게 돼 기쁘다”며 “앞으로도 맛있고 영양도 풍부한 식사를 장병들에게 제공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