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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업 계열사 ‘에스엘앤씨’ 영업실적 부진으로 삼천리이엔지에 합병
국내 도시가스 시장점유율 1위인 삼천리가 중식레스토랑 사업에 진출했다가 쓴맛을 톡톡히 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012.10.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천리는 지난 2008년 외식업을 주사업으로 영위하는 회사 ‘에스엘앤씨’(SL&C)를 설립, 서울 중구 수하동 청계천점과 방배동 서래마을점, 이태원점 등 총 3곳에 중식프랜차이즈레스토랑인 ‘차이797’을 운영해 왔다.
에스엘앤씨는 삼천리의 계열사인 삼천리이엔지(사장 조한우)가 자본금 100%를 출자(30억원)해 설립한 회사였으나, 이달 초 다시 삼천리이엔지에 흡수·합병되면서 기존의 사업권을 삼천리이엔지 측에 넘겼다.
삼천리가 에스엘앤씨를 삼천리이엔지에 흡수·합병시킨 이유는 영업실적 부진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에스엘앤씨의 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해 4억5800만원의 적자를 기록했고, 2010년에도 1억6500만원의 영업손실을 내는 등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삼천리가 자본력만을 믿고 주력과는 무관한 사업에 진출한 것이 실패의 주된 원인으로 분석한다.
삼천리는 지난해 매출(개별 기준) 2조9418억원, 영업이익 535억원을 기록할 정도로 사업구조가 탄탄한 중견기업이다. 현금성 자산만 해도 올해 상반기 기준 1000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삼천리의 이익은 대부분 도시가스공급 및 배관설비 등 에너지 사업 분야에 치중돼 있어, 외식사업 분야에선 전문성이 크게 떨어진다.
따라서 일각에선 삼천리가 주력과는 무관한 업종에 대한 이해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무분별하게 외식사업에 진출한 것이 결국 탈을 낳게 된 것으로 보고 있다.
더욱이 지난해 말부터 대기업을 비롯해 자본력 우수한 중견기업들의 사업확장을 두고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불거졌던 것 역시 삼천리의 사업을 어렵게 만들었다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삼천리 관계자는 “규모가 작은 신설법인으로 사업을 하는 것 보다는, 더 큰 자회사 조직에 합쳐져 영업을 하는 게 더 효과적이고 시너지가 크다고 판단해 합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전체 매장이 서울 지역 3곳에 불과한데다가, 사업의 성격도 영세상인들의 중식당과는 확연히 다른 형태를 띄고 있기 때문에 골목상권 침해 논란과는 무관하다”라며 “앞으로 ‘차이797’ 운영은 규모가 더 큰 삼천리이엔지에서 맡게 되겠지만, 현재로선 매장확대 등의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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