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四旬) 칭경(稱慶)하오실 제 때맞은 풍년이라
양맥(兩麥)이 대등(大登)하고 백곡(百穀)이 푸르렀다
상천(上天)이 우순풍조(雨順風調)하사 우리 경사 도우시다
(감 상)
우리 임금님의 40세가 되시는 경사를 맞았는데 마침 풍년이 들었구나
밀과 보리 농사가 대풍이요 다른 곡식들도 푸르도록 무성하구나
하늘에서도 날씨까지 좋게 해주시면서 우리의 경사를 도우시는구나
(지은 이)
위 시조의 지은 이는 효명세자(孝明世子, 1809 - 1830)이시다.
세자의 이름은 영(日 아래에 大)이며 사후에 익종(翼宗)으로 추존되었다.
조선 왕조 23대 순조 임금의 아드님으로 일찍 세자에 책봉되어서,
효명세자로 불리었다.
성품이 어질고 총명하여 군왕(君王)의 자질이 있어 조정 내외의 기대를
모았으나, 22세의 젊은 나이로 별세하면서 국정 대 개혁의 꿈도 물거품이
되었다. 일찌기 예악(禮樂)을 중시하여 궁중의 음악과 전통 음악의 발전에
노력하면서, 스스로도 여러 편의 시조와 함께 노랫말 창작에도 큰 관심을
보였다. 효명세자의 이른 별세는 세자 자신에게도 불행이지만, 우리 역사에
두고 두고 아쉬움을 남기는 사건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