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세 아이에게 꼭 해줘야 할 49가지
말이 늦을 때 생각해봐야 할 것들
요약 말이 늦으면 아이의 두뇌 발달에도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이 생긴다. 두 돌이 될 때까지 기다려봐도 말을 못하면 아이에게 문제가 있을 수 있다.
목차
- 말이 늦는 아이, 다른 문제가 있을 수 있어
- 인지 발달이 뒤처져서 말이 늦은 아이
- 사회성과 정서 발달이 뒤처지는 아이
민승이(20개월) 엄마 이지민 씨(32세)는 요즘 무척 속이 상한다. 잘 먹고 잘 자서 또래 못지않게 튼튼한 민승이지만 유독 말 배우는 속도가 느리기 때문이다. 민승이보다 두 달이 늦은 이웃집 아이는 벌써 “엄마, 이거 안 먹어”라고 말하는데 민승이는 “어어~ 어어~”하면서 고개를 젓기만 한다. 민승이가 지금 하는 말은 엄마, 어부(바), 무(물)가 전부. 이지민 씨는 민승이가 말귀는 귀신같이 알아듣고 곧잘 심부름도 하니까 언젠가 말문을 열고 말할 거라 기대하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혹시?’ 하는 불안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말이 늦는 아이, 다른 문제가 있을 수 있어
아이에 따라 말 배우는 속도는 달라서 분명 늦게 말문을 트는 아이들이 있다. 현순영 이루다 아동발달연구소장은 무조건 기다리는 것은 위험하다고 말한다. 말이 늦는다는 것은 아이가 정상적으로 발달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려주는 신호일 수 있기 때문이다. 현순영 소장은 말이 늦다고 상담소를 찾은 아이들 중 80% 이상은 언어뿐 아니라 다른 발달에도 문제가 있는 아이였다고 말한다. 언어란 인지, 사회성, 신체 등 아동 발달의 전 영역이 제대로 이루어졌을 때 비로소 발달하는 것이라는 게 현 소장의 말이다.
돌 이전에는 아이의 인지와 사회성 발달에 이상이 있는지를 좀처럼 알지 못하다가 돌이 지나면 인지 발달과 언어 발달이 눈에 띄게 이루어지면서 개인차가 나타난다. 어떤 아이들은 엄마나 다른 사람들이 하는 행동이나 말을 잘 따라 하며 좀처럼 잊어버리지 않는 데 비해 어떤 아이들은 똑같은 상황을 몇 번 반복해야 그 원리를 알게 된다. 사회성도 마찬가지여서 일반적으로 아이들은 어른들이 놀아주는 것을 무척 좋아하지만 어떤 아이들은 사람들에게 아예 관심조차 가지지 않는다. 어느 부모도 바라지 않는 일이지만, 우리 아이가 이런 문제를 보이지 않으리라는 보장 역시 없는 노릇이다.
말이 늦는 것이 모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문제가 있는 아이들은 100% 언어 발달이 뒤처진다. 아이가 말이 늦을 때는 다음 세 가지 문제가 있지 않은지 살펴보아야 한다. 첫째 인지 발달이 뒤처지거나, 둘째 사회성 및 정서 발달이 또래와 다르거나, 셋째 청각에 이상이 있다면 아이가 말을 할 때까지 무작정 기다리는 것보다 전문가(소아정신과 또는 아동 상담센터)를 찾아서 자문을 구하는 것이 안전하다.
tip 말이 늦은 아이, 안심해도 되는 신호들
입을 움직여서 소리를 내는 ‘말’이 언어의 전부는 아니다. 언어의 최종 목적은 의사소통을 하는 것이다. 아이가 말을 못하더라도 엄마와 다양한 방법으로 의사소통이 되고 있으면 일단 기다려봐도 좋다. 특히 ① 눈을 마주칠 수 있고, ② 원하는 것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요구하며, ③ 말귀를 잘 알아듣는다면 두 돌까지는 기다려봐도 좋다. 만약 두 돌이 넘어서도 말을 잘 못하면 그때 전문가에게 데리고 가도 늦지는 않다.
인지 발달이 뒤처져서 말이 늦은 아이
인지 발달이 지나치게 지체된 아이들은 모방과 기억이 어렵다. 아무리 말을 반복해서 가르쳐주어도 금방 잊는다. 아이가 인지 발달이 늦어서 말을 못하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다음이 바로 아이의 인지 발달에 문제가 있다는 신호다. 아래 신호 중 한 가지 정도만 해당된다면 아직 더 지켜보아도 좋다. 그러나 세 가지 모두 해당된다면 혹시 인지 발달에 문제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아이를 세심하게 관찰하도록 한다.
1. 원하는 것이 있을 때 손가락으로 가리키지 않는다
우선 아이가 무엇인가를 요구할 때 손가락으로 가리키지 않고 엄마를 원하는 곳이 있는 곳으로 끌고 가는지 체크하라. 손가락으로 가리키지 못하고 무조건 엄마를 데리고 가는 것은 나쁜 신호다. 손가락을 가리키는 행동은 ‘저것을 보라’라는 뜻을 전하는 일종의 상징이다. 언어 역시 고도의 상징이므로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행동을 못한다는 것은 언어라는 상징을 사용할 만큼 인지가 발달하지 않았다고 생각하면 된다.
2. 말귀를 잘 못 알아듣는다
인지 발달이 늦은 아이들은 청력이 정상인데도 말귀를 잘 알아듣지 못한다. “이리 와”, “밥 먹자”, “안 돼”와 같은 간단한 지시는 알아들어도 “책상 위에 있는 노란 수건 아빠 갖다 줘”처럼 문장이 길고 복잡해지면 딴청을 피운다. 기억력이 나빠 긴 문장을 모두 기억해서 행동으로 옮기는 게 어렵기 때문이다.
3. 어휘력이 좀처럼 늘지 않는다
18개월쯤 되면 하루에 몇 개씩 새로운 단어를 알아가야 하는데, 이 아이들은 서너 개의 단어만으로 대화를 이어간다. 텔레비전이 그려진 단어 카드로 아무리 놀아줘도, 일상생활에서 아무리 “텔레비전”이라고 이야기해주어도 이 아이들은 그 말을 잘 기억하지 못한다.
tip 청력이 좋지 않은 아이
청각장애까지는 아니더라도 유난히 작은 목소리를 못 알아듣거나, 미묘한 발음 차이를 구분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있다. 언어가 발달하려면 먼저 ‘알아듣는’ 과정이 있어야 하는데 이 아이들은 잘 듣지 못하기 때문에 말이 늘 수가 없다.
1. 불러도 돌아보지 않는다
얼굴을 마주 대하고 있으면 소리 내어 웃으며 잘 노는데, 뒤에서 부르면 돌아보지 않는다.
2. 앞에서 이야기하면 더 열심히 쳐다본다
엄마가 입 모양에 따라서 다른 말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입 모양을 아주 열심히 쳐다본다.
3. 휘청거리며 잘 넘어진다
귀에는 평형을 유지하는 기관이 있는데 청각에 장애가 있으면 이 기관에도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아이가 평균대 위에서 잘 못 걷고 평소에도 휘청거리며 잘 넘어진다면 청각의 문제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사회성과 정서 발달이 뒤처지는 아이
사회성과 정서 발달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 아이들은 쉽게 말해서 ‘자폐’ 아이들과 비슷한 성향을 가진 아이들이다. 자기 세계에 빠져서 다른 사람에 대해 관심도 없다. 돌 전까지는 혼자 노는 ‘순한 아이’로만 알고 있다가 다른 아이들이 말을 하는데도 한 마디도 하지 않으면서 아래의 신호를 보인다면 사회성과 정서 발달이 늦은지 의심해야 한다.
1. 눈 마주침이 없다
일부러 얼굴을 마주 대고 가까이 다가가지 않는 이상, 눈을 맞추지 않는다. 어쩌다가 눈이 맞아도 지레 피해버린다.
2. 따라 하는 말이 많다
영화 <말아톤>의 주인공처럼 질문에 대답을 못하고 그 질문을 그대로 따라 한다. 억양도 단조롭다.
3. 원하는 것을 손가락으로 가리키지 못한다
인지 발달이 늦어서 말이 늦는 아이들처럼 원하는 것을 손가락으로 가리키지 못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말이 늦을 때 생각해봐야 할 것들 (3세 아이에게 꼭 해줘야 할 49가지, 2010. 08. 20., 중앙M&B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