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위를 받고 난 뒤로 세미나 발표를 안 했다.
물론 논문을 안 썼기 때문이다.
어찌 하다보니 시간이 많이 갔다.
15년만에 논문을 하나 썼다.
어린왕자가 있었기 때문이다.
"아동문학과 선의 동일성 연구"
김용희선생님께 먼저 문의를 했다.
해도 되겠냐고
선에 대한 개념정리를 하고 어린왕자와 모모를 토대로 하면 좋은 논문이 되겠다고 했다.
그래 해 봐야지
그래도 내가 논문으로 학위를 받은 박사인데 ㅋㅋㅋㅋㅋ
15년만에 쓰는 논문이다.
10월 14일 서울교대로 향했다.
남편이 같이 가겠다고 해서 서울 나들이 삼아 같이 갔다.
강남터미널 도착하니 막내가 차를 가지고 나왔다.
타고 교대 가까운 곳에 가서 점심을 먹었다.
내 발표 차례는 맨 마지막이었다.
시간이 계속 늘어져서 6시를 훌쩍 넘겼다.
5시 10분에 발표하기로 되어 있는데 이거야 원
미진이가 아이들 데리고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막내가 시장을 봐 놓고 다시 왔다.
아들은 인천에서 강의가 있다고 했다.
중간중간 연락을 하여 수원에서 저녁을 먹기로 했다.
미진이는 힘들다고 들어가고 막내식구들과 수원으로 갔다.
수원 가서 샤브로 잘 먹었다.
남편이 자꾸 아들집이 궁금하다고 했다.
10시쯤에야 아들집에 갔다.
가서 차만 한잔 하고선 일어섰다
일요일도 일찍 학교에 나가야 한다고 하는데 눈치없는 남편은 아들집에서 하루 저녁 자고 싶단다.
아들이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남편을 잘 달래서 같이 서울로 왔다.
처제집은 개가 있어서 자기 싫다고 했는데 뭐 별수 없다.
아침에 일어나 느긋하게 놀고 점심을 먹고 기차를 타러 가도 된다고 하니 미진이 가족이 나왔다.
점심을 사기로 했다.
청계산 아래 곤드레로 점심을 먹었다
잠시 미진이 이사할 집을 보고 용산역으로가기로 했다.
들어가며 막내가 물었다.
이사하는데 뭐 좀 안해 줘도 되나?
꽃 사줄까?
화원에 잠시 멈추었는데 화분 많아서 절대 사양한다고 했다.
하긴 이사할 집에 화분 가 있으면 짐이다.
막내가 다시 물었다.
그런 것 말고
그때야 아! 그런 것?
아이들이 어리고 하니 방편을 물었던 것이다.
미신이라기 보다는 그냥 마음 편하자고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옛날에는 솥딴지를 안방에 엎어 놓기도 하고 팥을 온 집안에 뿌려 놓기도 하고 뭐 그런다는데
요즘에야 그럴 수가 없다.
엎어 놓을 솥딴지도 없다.
전에 스님께 들었던 것을 일러주었다.
종이 컵에 소금 바닥 덮히게 담고 위에 팥 다섯알만 올려도 되지만 여유 있으면 소금 덮히게 담고
위에 광명진언 써서 올려 어두운 곳, 혹은 구석에 두라고 했다.
아이들이 아직은 어리니 좋은 것이 좋은 것이다.
16시 8분 KTX를 타고 광주 도착했다.
남편이 전철타고 버스타고 가다가 내려서 방문 미션하고 저녁을 먹고 들어가자 하였다.
국밥을 먹었는데 맛이 없었다.
오늘은 시골 다녀오기로 하였다.
정사에 들어가서 밤 줍고
호박 세개 따고 퇴비 한포 싣고 왔다.
마침 상추를 뜯으러 왔던 옆 밭 주인이 상추를 한줌 주었다. 나도 밤 한 줌 주었다. 난 모종이 필요하다 했더니 모종도 주었다.
옥상에 심어야 겠다.
마늘 심고 흙이 없으니 퇴비로 위에 덮어 주었다. 두둑을 다 만들어 두었지만 두 시간이 걸렸다.
점심을 집에서 먹으려고 했지만 나가자고 해서 나가서 비빔밥 먹었다.
들어와서 나락 흝어서 담고 팥 쥐눈이콩 걷어서 마르게 두고 왔다.
일하는데 지쳐서 북북 기면서 했다.
일찍 온다고 왔는데 힘들다.
집에 와서도 일이 많다.
애호박은 썰어서 말리고 밤은 씻어서 담그고 잠시 쉰다고 한 것이 잠 들었다.
7시가 다 되어서야 일어나 밥하고 갈치조림해서 저녁 맛있게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