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자의 자해행동(self-injurious behavior)
간호사 박윤정
윤0찬 이용자는 IQ 20이하 6개월 수준의 중증 지적장애 1급입니다. 0찬씨는 자기 손으로 얼굴과 머리를 심하게 때리고, 벽에 몸을 부딪치는 자해를 하여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약을 처방받아 복용중입니다.
2015년에는 머리로 방바닥을 밀고 다니고, 물구나무서기 자세를 자주 취하고 본인 스스로 머리를 바닥이나 벽, 장롱, 문에 박거나 때리는 자해 행동으로 두피혈종이 생겨 신경정신과 진료를 받고 두피에서 피를 뽑기도 하고, 지혈제와 항생제 주사를 계속 맞았습니다. 그리고 2016년 2주마다 진료하며 지혈제와 소염진통제를 복용하였습니다. 머리를 박지 않도록 머리보호대를 착용하라고 하였지만 본인이 강력히 거부하여 하지 못하고 개별지원으로 머리를 박지 않도록 관찰하였습니다.
올해 2019년 1월부터 다시 얼굴과 머리를 때리는 자해 행동이 나타나면서 좌측 귀에 다시 피가 고였습니다. 촉탁의 진료 때 처치를 하였는데도 설 연휴 동안 다시 심해졌습니다. 2월 이비인후과에 진료하여 이전보다 짙은 피색으로 피덩어리도 나오면서 더 많은 양의 피를 뽑았습니다. 병원진료하고 귀원 후 1시간도 안되어 다시 부풀어 올라 병원으로 전화하니 다시 뽑아도 마찬가지라며 몸에서 자정작용이 일어나면 묽어진다고 참을 수 있으면 10일 후에 와서 뽑는 것이 좋겠다고 하였습니다.
터질 것 같은 귀를 보고 마냥 기다릴 수도 없고, 수술과 입원은 더더욱 어려워 주변 종합병원인 갑을장유병원 이비인후과에 의뢰하여 진료하였습니다. 좌측 귀에 피 찬 것을 뽑고, 귀를 부분 마취하고 절개하여 굳은 피를 짜내었습니다. 그리고 매일 진료 와서 피 찬 것을 뽑도록 하였습니다. 1주일정도면 끝날 줄 알았는데 꼬박 3주가 걸렸습니다. 매일 아침 9시에 병원 진료를 받았습니다.
작게는 0.5cc에서 많게는 20cc까지 피를 다 짜내고, 붙게 만드는 주사를 맞았습니다. 귀를 소독하고 거즈로 압박해서 픽스롤을 부착하였습니다. 자해로 인해 연골에 가는 영양분 공급이 안 되어 연골의 변형을 일으키는 것이라며 연골염으로 피 찬 것 다 뽑아내야지 어중간히 남으면 또 차게되니 다 제거할 때까지 진료토록 하였습니다. 귀에 손대지 않는 것과 그 부위를 압박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하였습니다.
아직 덜 붙은 상태에서 귀를 계속 비비게 되면 다시 붓게 되므로 일주일간 귀에 손을 대지 못하게 하고, 좌측으로 눕지 않게 주의하고 압박 거즈는 하루정도 떼지 않도록 하고 물에 닿지 않도록 하였습니다. 치료가 진행되는 동안 밤낮 할 것 없이 직원이 1:1로 붙어서 0찬씨가 자해행동을 하지 않도록 지원을 하였으며, 갑을장유병원의 간호사와 주치의까지 모두 한마음 한뜻으로 걱정하고 치료에 임했습니다.
진료 마지막날 육안으로 보고 꼼꼼히 만져보고 절개부위도 잘 아물었고 피찬 것 없다며 치료종결을 선언해 주었습니다. 조금 변형 온 것은 어쩔 수 없으며 피부가 늘어나 쪼글쪼글해진 것은 조금씩 회복 될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수술하게 될 줄 알았는데 이제 회복되어 다행이라며 저와 같이 고생한 여러 선생님들이 안도의 숨을 쉬었습니다. 특히 고생한 소나무방 선생님들이 제일 기뻐하였습니다. 다시 재발 할 수 있으니 귀에 피가 차면 바로 재진료토록 당부하며 1월부터 자해행동으로 시작된 치료가 3월 초에 드디어 마무리되었습니다.
0찬 이용자 뿐 아니라 이용자들의 자해행동은 지금도 계속 되고 있으며 소거된 듯하다가도 어느새 재발하여 직원들이 긴장을 늦출 수 없습니다. 어떻게 지원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이용자의 자해행동이 지속되는 한 풀어가야 할 숙제입니다.
자해행동 이용자들의 질환에 대해 대처하기 위해 많은 관찰과 관심을 가지고 디테일하게 살펴보아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