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도집경(六度集經) 제4권 ★
(吳康居國沙門) 강승회(康僧會) 한역:한길로 번역
2. 계도무극장(戒度無極章) ☞第 29 章☜
예전에 보살이 앵무새의 왕이 되었는데, 항상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들고 3존께 귀의하였으며, 때에 죽음을 당하더라도 죽어도 10악을 범하지 않았고, 인자한 마음으로 교화하는데 6바라밀로 으뜸을 삼았다.
그 때 국왕이 앵무새를 먹기를 좋아하니 사냥꾼이 다투어 찾아서 앵무새의 무리를 발견하고 그물로 거두어서 다 잡았다. 태관에게 바치니 재부(宰夫)가 가두고 길러서 살찌면 곧 삶아서 요리를 하였다.
앵무새의 왕이 깊이 생각해 보니, 중생이 요란하여 옥으로 달려들어 몸을 잃고 삼계에 윤회함이 음식에 연유하지 않는 것이 없었다.
따르는 자들에게 말하였다.
"탐욕을 제하고 먹는 것을 줄이면 몸이 말라 조금 괴롭지만 목숨은 건질 수 있으리라. 어리석은 자는 음식을 탐하여 먼 염려를 하지 않으니 마치 탐욕스런 어린애가 칼날에 묻은 작은 꿀을 탐하다가 혀가 끊어지는 근심이 있는 것을 모르는 것과 같으니라. 나는 먹는 것을 줄이리니, 너희들도 그렇게 하라."
앵무새의 왕이 날마다 야위더니 새장 틈으로 솟구쳐 나와서 새장 위에 서서 말하였다.
"대체로 탐욕은 악(惡) 중에서 큰 것이요, 욕심이 없음은 선(善) 중에서 큰 것이다. 모든 부처님께서는 탐욕을 감옥이라고 여기고, 그물이라고 여기고, 독이라고 여기고, 칼이라고 여기셨느니라. 너희들이 먹는 것을 줄이면 나와 같이 될 수 있느니라."
보살은 스스로 이와 같으니라. 만약 범인(凡人)이 되면 거친 음식으로 목숨을 부지하고 헤진 옷으로 몸뚱이를 가리며, 탐욕으로써 마음을 경계하여 하루도 방심함이 없게 하라.
복으로 제왕이 되면 곧 부처님의 지혜로써 나라의 폐단을 보아라. 복이 높고 넓고 많아서 헤아리기 어렵다 하여도 항상함이 아니요, 견고함이 없으니 고통일 뿐, 낙이 없는 것이다. 대체로 있는 것은 없어지는 것이라 몸뚱이는 헛 것이어서 보전하기 어려움이 마치 알과 같고 기르기 어려움이 이리와 같으니 눈이 있어서 보게 되면 몸서리쳐지지 않을 수 없다.
보살이 세세(世世)에 계로써 수행을 하여 드디어 여래(如來)·무소착(無所着)·정진도(정진도)·최정각·천인사가 되었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 때 앵무새의 왕은 내 몸이었고 사람의 왕은 조달이었느니라."
보살은 뜻을 견고히 지켜 저 언덕에 이르렀으니, 지계를 행함이 이와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