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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컨디션도 좋고, 날씨도 더 없이 좋다.
오늘 걷기로 한 거리는 2구간의 합으로, 3구간와 2구간이다.
전반적으로 서울 둘레길 구간이 크게 어려운 구간은 아니나,
특히 이번 구간은 그 중에서도 쉬운 구간에 속한다.
안양천길과 더불어 야트막한 일자산과 고덕산이 있는 3구간은
난이도 “하” 이고, 또한 3구간에는 탄천, 성내천 뿐 아니라
한강길을 지나기 때문에, 평지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소위 반 접고 들어가는 구간이다.
요즘 공기가 보통을 넘어서 좋음이고 하늘은 거의 가을 하늘을
연상할 정도로 맑고 청명한데, 그 이유를 검색해보니
현재 바람의 방향이 우리나라 북동쪽의 오오츠크 쪽에서
한반도를 통과해서 남서쪽으로 불어오고
우리나 끄트머리 쪽 남쪽 바다에서는 중국이 있는 서쪽으로 불어가는
형상이라, 이 북쪽의 시원한 바람 때문에
중국에서 한국으로 서진하려던 바람에 실린 황사며, 미세먼지는
자연스럽게 막혀 어디론가 가버리기 때문이다.
이런 절대적으로 바람직한 현상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모르지만, 정말 고맙운 바람인 것 같다.
그래서 이런 천혜의 환경에 집안에서 방콕은 있을 수 없고
자연의 고마움을 모독하는 일이 아닐까 싶다.
이런 의미에서 미세 먼지를 어떻게 알아내고 돼지고기 먹는 등 하는
생각을 할 것이 아니라, 어떻게 바람의 방향을 바꿀까 하는
좀더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아내는 것이 거시적인 해결책이
아닌가 싶다. 북한의 원자탄 같은 것을 그런 것으로 활용하면 좋겠는데
하는 뜬금 없는 생각도 해보았다. 당연히 걸으면서 말이다.
근데 천하의 제갈공명도 적벽대전에서
사실은 바람의 방향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깊은 지식과 지혜로 그 날을 통계적으로 알아낸 것이니
바람의 방향을 바꾸는 것은 아마도 그냥 꿈에 지나지 않을까 싶다.
각설하고, 지난 주에 수서역에서 마무리를 하였기 때문에
이번에는 출발지도 수서역이다.
일단 집 근처로 오는 코스였고, 집에서 도봉산, 가양, 노원, 석수,
사당 등의 거점 지역와 비교해 보면 수서역은 엄청 가까운 곳이기
때문에 이른 출발이 가능할 것 같고
또 한가지는 오늘은 38.1km로 전체적으로 약간 먼 거리라
조금 일찍 출발을 하기로 했다.
그렇지만 한강길에 아리수 음수대도 있고, 아차산 입구에는
약수터도 있으므로 물은 한병으로, 그리고 간식도 반으로
줄이기로 했다. 크게 산행이 많은 구간이 아니기 때문이다.
일단 길나섬을 시작하면 어쨌뜬 끝나기 마련이다.
머리 속에 갈까 말까 나갈까 말까 하고 고민하기 보다는
그냥 나가면 된다. 이런 부분에 생각이 많으면 결국
생각하다가 시간이 가고, 결론은 거의 ‘나가지 말고 다음 주에
가자‘라고 귀결된다. 사람은 의지가 강한 것 같으면서도
어떤 때 보면 그렇지 못하다.
대신 남을 의식하는 것이 특히 강한 한국 사람에게는
그래서 혼자가 아닌 여럿이서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익숙하고 효과적인 것 같다.
그건 그 것이고 다시 나의 문제로 돌아와서
길 나섬을 시작했으니, 바로 가나 돌아가나
2구간까지 오늘 마치게 되면 그 다음에는 짧은 1구간만 남았을 뿐이고
그 다음에는 뭐하나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반대로 한바퀴 더 돌아? 이제는 길 헤매지 말고? 아니면
느낌이 있는 걷기? 등등 다양한 옵션에 머리가 뱅글뱅글 돌기 시작했다.
그 덕(?)에 뻔한 코스였지만, 살짝씩 길을 두어번이나 놓치기도 하였다.
이때는 다시 뒤로 돌아서 걸어온 길로 다시 “빽도”를 한 후 다시 출발하였다.
처음 반대방향으로 돌아서 처음이나 마찬가지인 길인데,
정신줄을 놓으면 안될 것 같다.
도봉산에서 시작해서 이곳까지 길을 잘못 들은 경우를 가만히 생각해보면
길이 합쳐지고 흩어지고 하는 애매한 곳도 있었지만, 오히려
뻔한 구간에서 길을 잃었던 경우가 많았던 것 같다.
둘레길 뿐 아니라 살아가면서도 이런 점을 명심하면서 살아야겠다.
아는 길도 징검다리 두드리듯이...
암튼 늘 결론 없고 발 디딤을 하고 결정을 하는 타입이지만
그래도 미리 계획을 세워보는 것도 재미도 있고 나름 의미가 있는 것 같다.
서울 둘레길하고 다른 길과의 퓨전도 좋을 것 같다.
예를 들면 북한산 둘레길의 형제봉 구간에서 솔샘길 쪽으로 가지 말고
스카이웨이 팔각정 방향으로 내려간다던가 하는 그런 방법도 있을지 싶다.
일자산 고덕산도 거의 동네산 수준이라서
이른 아침부터 산에 올라서 운동 기구 같은 것에서 운동하는 사람이 많았고,
이른 아침부터 마을 동호회 같은 곳에서 같은 유니폼을 입고
뛰는 것도 보았다. 그리고 걷는 사람에게는 별로 바람직하지
않지만 고덕산 일자산에서는 산악 바이크를 타는 사람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그 의미는 바로 산이 크게 험준하지 않다는 의미이다.
북한산에는 자전거 타고 올라가는 사람도 없어서
자전거 금지라는 경고문도 필요 없다.
일자산은 하남시 옆이라서 멀리에 있는
검단산의 아침 풍경을 조망할 수 있어서 좋았다.
일자산, 고덕산의 길나섬은 일반적으로 무난하지만
열악한 구간을 한 군데 꼽는다면
그건 다름 아닌 고덕산 방향에 있는 일자산 입구 지역이다.
정확하게 설명을 하기 위해 “순방향” 중심으로 설명을 하면
명일 근린공원을 내려와서 눈을 호사시키는 여러 꽃가게를 지나고
하남대로를 만나는데, 이 대로를 건너 맞은편에 들어서면
일자산 입구로 들어가는 구역이다. 이 길이 흙길 존이다.
사람만 다니는 흙길이면 크게 상관이 없는데,
이 길은 자동차가 함께 다니는 길이기 때문에
빈번하게 차가 지나 갈 때면 탐방객은 당연히 흙먼지를 뒤집어
쓸 수밖에 없는 구조의 도로였다.
그런데 오늘 보니 이 곳에 바로 야자수 매트가 깔렸다는 사실이다.
그뿐 아니라, 이 매크 양으로 아직은 자그마하지만 나무를 심어 두어
향후 이 길이 아마도 아름드리 해지지 않을까 싶다.
열악이 더 이상 열악이 아닌 곳이 되었다.
고덕산을 넘어서 한강길은 참으로 버라이터 한 곳이다.
걷는 사람보다는 오히려 바이크 라이더 족들이 주요한 구성원이 되는 곳이고
그래서 광진교까지 가는 이 구간 중간에 라이더들을 위한 인증부스도 있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자전거를 타고 가자면 수십개의 인증 부스가 있는데
그 중 하나이다. 마치 서울 둘레길의 우체통 같은 역할을 하는 곳인데
이곳은 폐 공중전화 부스를 활용하였다. 암튼 재활용 아이디어가 좋다.
이곳에는 또한 드론 비행장소가 있는데, 드론뿐 아니라
RC 비행기용 활주로가 있어 동호인들이 애용하는 곳이다.
비행기도 비행기이지만 이 비싼 취미 생활을 누가 하는가 궁금증을
갖고 유심히 보는 것도 또 다른 즐거움이다.
보통 탐방객은 광진교의 멋드러진 인도교를 걷는게 보통이지만
그 맞은편의 자전거길도 재미있는 곳이다.
광진교 8번지라는 광진교 중간에 스테이지가 있는데
아마도 언드그라운드 가수들이 여름 동안 연이어 공연을 하는 것 같다.
둘레길 탐방 중에 시간이 일치 한다면
잠시 걷던 걸움을 멈추고
노래를 감상하는 것도 또 다른 즐거움이 아닐까 싶다.
서울 둘레길 중에서 가장 서울에 대한
뷰를 훌륭하게 제공하는 코스가 바로 아차산-용마산 코스이다.
서울 둘레실 사진전 입상작을 살펴보면
이 구간 사진이 빠지지 않는 것도 우연이 아니다.
서울 둘레길이 숲속으로 다니기 때문에, 거시적 관점에서
서울을 조망하기가 쉽지 않은데 다행히고 이 코스는
그런 갈증을 풀 수 있는 구간이다.
단 날씨가 맑고 청명해야 그 가치를 더한다.
오늘은 주말 휴일 때문에 이 구간에 등산객, 탐방객들로 사실 북적였지만,
맑은 공기와 더불어 청아한 서울을 볼 수 있어서 정말로 좋았다.
멀리 있는 인수봉, 도봉산, 오봉까지도 눈앞에 다가온 듯 했으며
특히 다음번에 탐방 예정인 불암산을 선명하게 볼 수 있었다.
이런 아름다운 산에 며칠 전 산불이 있었던것 같다.
언론에까지 보도 된 것은 아니지만 방화범 목격자를 찾는다는 플랭카드를
보니 며칠 전 있었던 수락산에 불이 생각났다.
화재 지점을 정확하게 알지 못하여 둘레길 구간과 겹치는지 아닌지 걱정이다.
한번 알아보아야 할 것 같다.
정말 요즘 같은 건조한 시기, 그리고 바람도 있는 시기에는
자그마한 불씨라도 온 산을 다 태울 수 있는 잠재성을 갖고 있다.
산이 주는 여러 가지 혜택은 이루 말할 수 없이 많지만
화재 때문에 접근을 하지 못한다면 그것처럼 애석한 일은 없을 것이다.
이렇게 또 두 코스를 마무리하였다.
출발은 수서역에서 04:40분에 출발을 하였고,
화랑대역에 11:50분에 도착하여 전체적으로 7시간 10분 탐방을 하였다.
여담으로,
화랑대 공릉공원 우체통에는 2개의 별개 스탬프가 있는데
그 덕에 오늘은 탄천 입구부터 이곳의 일타쌍피까지
8개의 스탬프를 “쓸어 담을 수” 있었다.
뭐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다음에는 불암산-수락산 구간이다. 접근 가능한지부터 알아봐야겠다...###
[2구간을 시작하고,,, 오늘은 조금 일찍 출발]
[해뜨기 전의 송파구 방향 풍경]
[가든 파이브 (Garden 5) 뒤쪽 둘레길 공사 중. 옆 징검다리로 우회 필요]
[리본 빛깔이 워낙 선명해서 보니, 다른 목적의 띠였겠지만 센스가 돋보임]
[이런 소독차가 아직도 있음. 오래된 옛기억이 주마등처럼 스치고]
[이런 나무지붕을 보면 북한산 구간이 생각나며 반가워진다]
[아침에 햇살을 받는 꽃들, 화분]
[일자산 입구의 대형 오렌지 리본, 둘레길 리본은 아니나 센스가 있어 보임]
[하남시쪽 검단산과 아스라한 아침 풍경]
[새로 깐 야자수나무 매트]
[강동에는 이런 꽃가게가 참 많다]
[e-mart 위로 청명한 하늘]
[서울 둘레길 전체 구간 중에 가장 “소박” 한 다리]
[고덕산 유래 간판, 이란 것이 있는 지도 여태 몰랐네]
[지난 안양천 구간 이후 다시 만난 한강, 반갑다. 물론 잠시지만..]
[한강 공원으로]
[멀리 롯데 월드 타워가 보이고]
[한강길 보면 자주 나타나는 캐누피의 아름드리 그림자]
[바이크 라이더들과, 인증 부스]
[RC 비행장, 아침부터 비행기 날리려는 사람들이 많다]
[자전거 대여소의 자전거들. 아직은 아무도 빌리지 않은 듯]
[광진교 아래 풍경]
[광진교 위의 풍경]
[파란 하늘에 코발트 빛 강 빛깔과 더불어 천호대도 그 빛을 더하고]
[힘에 겨워 보이는 이정표]
[이곳에는 자동차 RC도 있네. 부지런한 동호회도 많은 듯]
[잠실쪽 풍경]
[전체 구간 중 가장 고점에 있는 듯한 리본, 어떻게 설치 했을까? 경이롭다]
[방화범을 찾는다는 플랭카드]
[서울 아래쪽 풍경, 멀리 인수봉이 보이고, 다음번에는 그 앞을 지나서 도봉산과 마주해야 한다]
[멀리 불암산이 눈에 들어오고]
[중량 캠핑 숲을 지나]
[멀리 인수봉이 눈에 들어오고, 그 위로 흰구름 지나가고... 흰구름길 구간이 생각난다]
[드디어 끄트머리]
삭제된 댓글 입니다.
아궁 감사합니다. 예 언제 기회? 시간? 운?이 닿으면 한번 같이 동행의 행운을 기대합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