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한국에 와 있는 이란 노동자들을 상대로
환치기를 통해 송금을 대신 해주고 수수료를 챙겨 온 이란인들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이들은 한국과 이란 현지 본부를 두고 조직적으로 환치기를 해오면서 국내 수출업체에까지도 불법 외환 거래를 알선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취재기자 전화로 연결해서 자세한 내용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홍선기 기자!
우선, 이번에 적발된 조직이 어떤 방법으로 불법 송금을 했는지 설명을 해 주시죠?
[리포트]
이번에 구속된 이란인 40살 마지드 씨 등 두 명은, 국내에 와 있는 이란인들에게는 송금 전담 은행과 마찬가지였습니다.
국내에서 벌어들인 돈을 이란에 있는 가족들에게 송금할 때 이들에게 수수료 1%를 내고 맡기는 것입니다.
이 수수료는 시중 은행에서 외환 송금을 할 때 드는 수수료의 4분의 1가량 밖에 되지 않는데요, 이렇게 맡긴 돈은 이란에 있는 환치기 일당을 통해 가족들에게 전달됩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돈이 환전이 돼서 이란으로 건너가지는 않습니다.
실질적인 환전이나 송금수수료 없이 돈을 보내는 일명 환치기를 통해 불법 외환거래가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또, 이란 현지에서 대신 지급한 돈에 대해서는 현지에서 요구하는 한국 물품을 구입해 보내주는 방법을 사용했습니다.
주로 이란에서 인기가 많은 우리나라의 옷을 사서 보냈는데요, 이렇게되면 국내의 수출업체는 정식 수출입계약이나 외환 송금 절차 없이 해외로 물건을 팔 수 있게 됩니다.
통상적인 국내 물품판매와 같은 이 과정에서도 자연스레 불법 외환 거래와 탈세가 이루어진 것입니다.
경찰은 이들 조직이 지난 2002년부터 이러한 방법으로 환치기한 돈이 6백억원이나 된다고 밝혔습니다.
[질문]
은행에서도 외국으로 송금 업무가 얼마든지 가능한 데, 이런 일이 벌어지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답변]
무엇보다도 환전이나 송금 수수료를 줄일 수 있다는 겁니다.
환치기를 통해서 돈을 다른 나라로 보내게 되면 실제로 두 나라 사이에 돈이 오가는 게 아니기 때문에 송금 비용이 들지 않습니다.
또, 두 나라의 화폐를 서로 바꿔가며 드는 환전 수수료도 낼 필요가 없습니다.
결국, 아주 적은 수수료만 내고 실제로 드는 수수료를 없앨 수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외국인 노동자들이 환치기를 이용하는 이유는 불법체류자 신분 때문입니다.
이번에 적발된 조직에 송금을 의뢰한 이란인들도 대부분 불법체류자들인데요, 이들은 은행에 계좌를 열 수도 없고, 때문에 거래를 할 수도 없는 형편이기 때문에 음성적인 송금 절차를 이용할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이번에 적발된 '하왈라'라는 환치기 조직이 바로 아랍계의 이러한 음성적인 금융거래를 전담하고 있는 조직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전세계적인 조직망을 갖춘 이 '하왈라'는 지난 2003년 인도네시아 발리의 폭탄테러 때 자금 조달을 알선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경찰은 이번에 붙잡힌 '하왈라' 조직원들이 국내외의 테러조직과 연계돼 있는 지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일 계획입니다.
지금까지 사회부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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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선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