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산 제 50차 정기산행 장흥군 제암산(807m)
일시:5월 19일(셋째 일욜)
날씨:비온후 흐림(운무와 함께한 산행)
참가인원: 42명
유난히 더디 오는 봄에,, 또 비는 왜 그리도 잦았던지..
헐어놓은 해는 어느새 5월도 중순을 훌쩍 넘겼다...
혹여나 때늦은 철쭉이라도 볼냥으로 산대장님께서는 이달 산행지를
장흥 제암산으로 정하셨다.
남녘에서 시작하니,, 제암산 철쭉은 끝물인 셈이다
새벽 3시 선잠 깨어 일어나 바로 커텐을 활짝 열어젖히니
내려다보이는 앞마당이
안갯비에 희뿌옇게 흐려 꽃도,, 새닢도,, 가로등 불빛도,,
온통 비에 젖어있다.
하필이면,,
그래도 다행인 것이 예보에 의하면 비가 낮엔 개인다 했다.
전달 인왕산 코스는 신청까지 해놓고선 북구 전지 이사회 답사 때문에
불참해서인지 1달 빠졌음에도 참 오랜만에 참석인 것 같다
어제 쯤 김고문님과 아침 누구차편이 못정해져 이상해 하면서
아침 출발전에 모시러 가겠다는 문자를 보냈는데도 연락이 없으시다.
행여 아파트 앞까지 갔건만 안계시니 혹 불안한 생각에
전화를 드리니 대관령 이시란다. 아침 일찍 잠깨워 죄송한 마음..
ㅎㅎ 아마 가족여행중 이신가보다..
김고문님 안계시는 약산이 꽤나 썰렁할 것 같고,,특A조는 어쩌냐?
차가 밀릴 것을 염려하신 산대장님은 평소보다 30분 이르게 진행하여
6:30 시약에서 출발한 버스를 7시 홈플에서 받아 탄다.
탑승하자 바로 제일 뒷자리 김고문님 전용석에 자리 잡는다
바로 옆 애란회장 그옆 정진교 회장님 그 옆 김용주회장..
원고개 김경애선생이 어떤분이신가도 확인해보고,,
언뜻 새로보이시는 얼굴도 한번 더 챙겨보고,,
우리 여고동기 김선희 김태숙 조선희 윤애란도 챙겨본다.
42인 만선인 우리 가야고속은 연락불통인 한분을 기다리느라
7시가 넘어도 발이 묶여있다
10분을 기다린 후 출발한 버스는
김고문님 전화를 받고 다시 고속도로위에서 10분쯤 더기다리다,,
현풍휴게소에서 만나기로 하고는 출발해선
7시 30분 현풍휴게소에서 雨中 아침식사를 한다
오늘 아침은 오랜 기다림 끝에 양미라 천사님 스폰이시다.
거기서 식사가 끝날 무렵 신상 조미자 선생을 조우한다..
택시로 여기가지 달려오셨다니 그 성의가 놀랍다.
이윽고 총무님의 사회로 회장님 인사말씀에 이어
오늘의 신상품은 남구 참우리약국 이영선 선생님이시다.
차는 88고속도로에서 남해고속도로를 갈아탄다.
그사이 차창은 비가 그치고 신록이 눈에 상큼하게 들어선다
조팝나무 하얀 덩이,,질레꽃 더미, 하얀 아카시아 향기, 이팝의
하얀 꽃잎이 코끝을 간지런다.
이어지는 산대장님의 산행 개념도 설명하는 시간,,
오늘은 장흥군에 있는 임금 帝자 모양의 큰 바위가 우뚝 솟은 제암산이다
철쭉,, 계곡물놀이,, 억새,, 설화,,계절을 갈아타며 즐길 거리가 많은 산으로
우린 때늦은 철쭉을 보러 간다.
장흥,, 이청준 기념관, 서편제, 장흥삼합(피조개, 표고,장흥한우),,
A조는 자연휴양림에서~제암산~곰재~곰재산~간재~사자산~다시 휴양림으로
회귀하는 약 10km 4시간 코스다.
9시 10 순천만 ic 옆을 스쳐가면서 노변에 갯벌 억새가 펼쳐진다,,
비는 그쳤지만 푸진 봄볕을 기대하긴 어렵겠다
10:00 광양 ic통과 이윽고 제암산 자연휴양림 주차장에 도착한다..
간단히 몸을 푼후에
11:00가 갓넘은 시간 휴양림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산 초입부터 이팝나무 하얀 꽃잎이 꽃불을 밝힌다.
휴양림이라 잘 조성된 산길,, 돌덩이 하나 발길에 채이지 않는 대신
나뭇가루 푹신한 길을 밤새 내린 비로 녹녹한 산길을
우린 마치 신선이 되어 걸어 올라간다.
애란회장도 오늘은 A조다,,지난해 조선희와 여고 동기 3명이 같이 올랐던
월악산 만수봉 기억이 되살아난다
그날도 오늘처럼 간간히 빗방울이 보이면서 햇살의 나른함이 없는 날이었지..
운무에 휘감긴 솔바람 내음이 내 코 끝에 닿는지도
지난 밤 비바람에 철쪽 꽃잎이 져 내리는 것도
깊은 산 숲에서 솔바람이 불어 오는것도
언제부터 산속에서 자유로이 새들이 목청껏 노래 부르는 것도
모르고 있었다.
운무로 이미 조망은 포기한날이다.
오솔길 옆길에 피어난 이름 모를 하얀 꽃 군락과 철쭉이 이제 보이기 시작한다.
안개와 고요한 낮게 깔린 운무와 빨아 당기는 듯한 영롱한 새소리 벗삼아
가끔씩 느껴지는 바람의 부드러움이 얼굴을 간지러고,,
봄의 전령 산수유 개나리 노랑꽃에서 시작된 봄꽃 향연은
철쭉 진달래 분홍에서 이젠 이팝 조팝 ,,흰꽃이 대세다.
잦은 비로 새닢은 어느새 초록으로 살아났다..
철쭉이 몸속에 오래 가둬뒀던 그리움을 토해낸다..
拈華示衆의 미소가 그려진다.
쪽쪽,,,쪼로롱,,쪼롱,춘흥에 겨운 이름 모를 맑은 새소래까지 선경의 그림이다.
807M 제암산 바위가 운무에 희미하게 드러난다..
맑은 날이면 바위를 타고 올라가겠거만 오늘은 미끄러워 산대장님께서
바위산행은 말리셨다,,
잠시 머무르다 ..제암산 정상석에서 몇분 인증샷을 하고는
산 아래쪽 헬기장 너른 평원에서 먼저 도착한 선두가
한창 점심에 빠져있을 무렵
뒤따라온 또 한팀이 또 다른 원을 지어 점심을 챙긴다
방영준사모께서 사오신 풋고추 오이 ,,쌈장이 일품이다..
많은 양을 가지고 오셔서 실컷 나눠먹는데
이한길부회장 사모께서 직접 재배한 약초 한더미를 풀어재친다,
상치, 쑥갓, 양껏 먹고는 바로 출발한 선두에 끼여
식곤증으로 가물가물하면서 능선길을 타고 간다
곰재에서 간재구간은 완전 철쭉 꽃길이다..
길양쪽에 키보다 높은 연분홍과 신록잎사귀 사이를 걷는다..
황매산 철쭉보다도 영취산 철쭉보다도 이산의 철쭉은 우아하다
소나무와 어우러져 파스텔톤의 그림이 그려진다
가끔씩 간질이는 바람을 맞으면서
봄은 철쭉꽃잎과 사귀는지 그 간지럼으로 꽃잎은 낙화되어 뚝뚝 떨어 진다
산은 바쁜 걸음으로 여름으로 치닫고 있건만
속살은 아직 봄을 안고 있다.
아무리 길어도 가는 봄을 묶지 못할 것이다.
도심에서 찌든 육신을 한껏 정화 시키고,
산은 우리에게 넉넉한 품을 준다.
산대장님 말씀에 좌우아래(장흥과 보성)에 커다란 호수가 있다고 들었는데
깊은 운무로 가려 아무것도 볼 수 없다.
그냥 한치 앞과 나지막히 피어있는 갖가지 색의 야생화에 눈맞출 뿐이다.
겨우 곰재를 지나고 곰재산 이윽고 간재에 도착하니 길이 여러 갈래 나있다.
이 간사님께서 산대장님께 무전을 때리니 사자산으로 진행하라신다..
마지막 오름 사자산 700m를 고도차를 치고 오른다,,
운무가 낮게 깔리운 푹신한 산길을 올라 사자산 정상에 도착한다..
사자봉, 2봉,,미봉,,마치 사자의 눈 몸 꼬리를 형상화 한 이름이다.
안복희 배미자 두선배는 매일 단련된 산행으로 가볍게 잘도 오르신다.
산정에서 여러 갈랫길을 고민하는 사이 두분은 의심없이 한길을 골라 야멸차게 내려선다
머뭇하는 사이 후미가 도착하고 같이 뭉쳐서 하신길로 접어들고
별로 힘들지 않게 자연휴양림으로 회귀 하산한다
흙묻은 형색을 추슬리고 있을때
멀리 남교수님께서 커다란 비닐을 양손이 비좁도록 들고
쓰레기봉지를 들고 내려오신다,,
탈출할 산길이 없어 오늘은 대신 쓰레기 모으시면서 시간을 맞추셨다 하신다..
비가 그친후 운무에 휘감긴 제암산을 한나절 꿈결같이 넘어왔다
4시 30분 하산완료!
곧 20여분을 달려 장흥시내 신녹원관에서 하산주장소로 이동한다.
낮에 쌈정식을 한껏 부풀어진 배가 꺼지지 않아
산해진미를 앞에 두고도 제대로 맛을 느낄수가 없다,,ㅋㅋ 조금만 비워둘껄,,
귀가길,,
윤애란회장의 재치만담으로 모두가 즐거워 지면서 4시간의 귀가길에 들면서
대책없이 맥주를 받아 마신 후배님의 요청으로 3차례나 휴게소에 들러
해우소를 들락거리면서 10시에 홈플러스에 도착이다.
어느덧 약산도 50회를 맞았다.
그동안 회를 키워오신 박태환 회장님과 2대 3대 4대 회장님
그리고 현 정진교 회장님,,
최교석 산대장님, 김동진 총무님,이간사님,,
모두들 수고 많으셨습니다..아무 생각없이 웃고 떠들고 잘 먹고 많이 즐긴 하루..
또한 아무 생각없이 스르르 잠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첫댓글 요번도 빠지지 않은
장문의 서사시 잘 감상했어요
수고 만땅~~
감싸~~
조작가님의 산행후기가 빨리 올라왔네요,...3~4일 지나 기다리고 있을때 카페에 올라오는데,...
북구회장님 직무로 더 바쁘실텐데,~~~조작가님의 약산사랑에 감동할 뿐이지요,...섬세하고 여성적인
감성의 글들,...마음을 정화시켜주는군요,...즐감합니다,..조작가님 고마워요,~~~
조작가님의 산행후기에 지난 산행의거웠던 시간들이 아름답게 기억되네요.에도 감사감사감사합니다^*^
홍약회 일원으로 우리약산님들을 재미있게 해 주시고, 자연의 모습을 그대로 잘 표현해 주셨네요.
조작가님의 약산사랑을 한번더 느껴봅니다. 다음
함께 하지 못한 맘 아쉬움 가득안고
가로 늦게나마 약산님들이 하루를 머무신 그 곳 자취를 따라가 봅니다.
50회고 햇수로 5년이군요~~늘 좋은 글로 다시한번 감동을 줍니다~
언제 A조로 가면 더 많은 감동을 하게 되겠죠 임금바위뿐 아니라 바위들이 특히나 멋들어지게 맘을 사로 잡았었지요
샘의 글 잘 보고 갑니다~! 그래서 떠오르는 즐거움이..당분간 머리속을 떠나지 않을 것 같으네요
감사해요*^^*
제암산 또 하나의 산이름을 새기며 양손가락이 모자라도록 좋은 산을 가보고 또한 좋은 산행기를 읽고
산행기를 읽고 읽어도 어쩜 질리지도 않는지.....가는 산마다 느낌이 다르고 갈 때마다 감동 또한 다르니
구석구석 바쁘게 돌아가던 공장이 이제사 안정을 찾아 갑니다~
새소리도 들리는 듯~안개소리도 들리는 듯..한 번더 안개낀 철쭉평원으로 돌아가 봅니다~
지그~시 눈감으니...잠이 올라하네요~ㅎㅎㅎ
(수정요->88고속도가 아닌 구마고속도 현풍휴게소랍니다~)
조작가께서 이번달도 바빠 "산행후기"를 못올리나 해서 나도 올렸더니 이번달은 산행후기가 4편이나되어 풍성하네요~~~역시 조회장의 글은 모범답안이고~~~잘 읽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