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세 대장부가 마음을 내고 결정하는 뜻을 세웠으면,
평생에 깨달아 얻은 것, 풀어 알아 얻은 것,
일체 불법, 네 귀 절 여섯 귀 절의 문장,
말로 말하는 삼매 등을 가져다 한꺼번에 쓸어
태평양 바다 속으로 던져 버리고,
다시는 들어 말하지 말며,
팔만사천 미세한 생각 머리를 잡아 단번에 끊어버리고,
본래 참구하던 화두를 들어 일으키되,
맨 뒤 한 구절에 만 힘을 써서
들어 일으키어 들며 오고 들며 가다가
화두만 앞에 나타나서 들지 않아도 스스로 들어지며,
고요한 가운데나 시끄러운 가운데나 들지 않아도 들어지거든
바로 이때에 의심을 일으킴이 좋으니,
다니거나 머물거나 앉거나 눕거나
옷 입거나 밥 먹거나 똥 누거나 오줌 누거나 하는 일체 곳에
온 몸으로 아울러 한낱 의심덩이로 되어져서
의심하여 오고 의심하여 가며, 맞닥뜨려 오고 맞닥뜨려 가되
몸과 마음이 정(定)을 이루거든 그 환함을 찾을지언정
화두상을 향하여 점쳐 헤아리거나
어록이나 경서에서 찾거나 함은 옳지 않으니
바로 모름지기 닭이 알을 깔 때에
새끼가 알속에서 껍질을 탁 쪼아 깨는 마당에 끊어지며
짚불에서 콩이 터져 나오는 것과 같이 되어야
바야흐로 비로소 집에 이른 것이니라.
만약 이 화두가 들어도 일으켜지지 않고
화두가 식어져서 담담히 재미없을 때에는
나직나직 소리를 내어 ‘이 뭣고’를 잇달아 세 번쯤 들면
화두가 문득 힘이 있어짐을 깨달을 것이다.
여기에 이르면 바로 힘을 쓰기 좋을 것이니
가히 놓아 버리지 말지니라.
모든 사람은 각각 뜻을 세우고 정신을 차려서
눈알을 잡아 비비어 정진하는 가운데 다시 더 정진하며,
용맹한 곳에 다시 더 용맹하여
맷돌 맞듯 함에 밟아 부딪히면 온갖 것이 깨달아 질 것이니
여기에 이르렀거든 바로 선지식을 친견함이 좋으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