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 낮은 군데군데 물이 고였습니다.
밤내 비가 내렸습니다.
비에 젖은 산이 세수한 듯 햇빛받아 보숭보숭 말간 얼굴로 한창 봄 단장중입니다.
그새 갈대들은 바람에 물기를 다 닦고 흔들흔들 춤을 춥니다.
마을은 11시경 '산불조심'이라고 산림축산과에서 한 번 방송하고 간 뒤 다시 조용해졌습니다.
비가 오기도 하고, 3.1절인지라 방송 안하겠지했는데 오늘도 여전하네요.
산불조심 방송에 귀를 쫑긋 세우게 된 것은 '담배꽁초' 때문이지요.
재난안전본부, 국가화재정보센터, 소방방재청, 국가안전처 등 담배꽁초를 고민할 기관은 많기도 하네요.
담배꽁초로 인한 화재는 화재의 반을 차지하는데, '부주의 화재'라고 하네요.
담배피우는 사람, '개인'에게 책임을 주의소홀, 주의부족로 돌리는 거 아닌가요.
앞서가는 차량에서, 잔디밭에서 아들이, 누군가 버려서, 할머니 베란다와 임야와 야산에서 화재가 나네요.
엊그제 초등학교 쓰레기장에서도 나고, 세 남매를 기르던 엄마와 강남역 살인사건의 단초도 담배꽁초네요.
담배회사는 책임이 없는 건가요?
담배회사 운영하는 정부 책임인가요?
자기 돈내가면서 담배피는 사람 탓을 할까요?
담배를 권하는 사회가 문제인가요?
어젯밤 폭우중에 새끼를 5마리 낳은 리오는 강아지를 품어주느라 제 집에서 꼼짝을 못하네요.
비오는 땅바닥에 낳은 새끼는 엄마 품이 낫겠지 싶어 안에 들여주었는데 결국 저 세상으로갔어요.
2마리를 집안으로 데려와 따듯하게 덮혀주었어야했는데 경험부족으로 그리 되었다고 남편은 자책하네요.
밤내 어미인 '리오'의 산바라지로 날을 새고 미역국을 끓여 먹인 남편은 이제야 골아떨어졌어요.
박형일(2018, 오늘의 교육1.2월호)은 도망가는 오리의 목을 벨 때 뜨거운 피에 생명을 실감했다는데요.
손석희 사장도 기자시절 올림픽도로의 교통사고로 젊은이의 심장이 아직 더운 생명을 실감했다는데요.
담배회사 마켓팅과 현란한 광고 전략 앞에서 개인의 생명력의 복원은 느리고 더디기만 하네요.
남인숙은 #미투 성폭력 피해자가 피해자가 돕고 있으니 어쩐일이냐고 하네요.
남인숙은 # 미투 해결은 1단계는 어려서부터 진단검사를 해서 가해자를 가려서 치료를 해야 하고,
2단계는 조직과 문화의 시스템을 정비해서 기회주의적이고 권력지향적인 카르텔 형성을 막아야 한다는데요.
3월 학기초 학교는 또 성폭력 교육이다 연수다 해서 동동대며 난리가 나겠지요.
책상앞에서 바쁘다바뻐 정책과 지침을 만들어 배포해서 점검하겠지요.
근데 그게 다 쓸모가 있을까요?
자연과 동떨어진 실감(實感)없는 교육이라면요.
강아지의 짝짓기가 새끼를 낳아 젖을 먹여 길러보는 시중을 든다면 몰라도
사계절이 오고가며 꽃이 피고 지고 땅속에서 씨앗으로 머무르는 법을 배운다면 몰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