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한자문화, 어디로 가는가
결론에 갈음하여
<사회 문제의 근원은 문화에 있다>
1924년 11월 5일 중국 최후의 황제 푸이(溥儀)는 베이징의 자금성을 쫓겨났다. 이 날 황제와 함께 궁에서 쫓겨난 사람들 중에는 수 백 명의 환관이 있었다.
『이날 오후가 되자 자금성 북쪽에 있는 현무문(玄武門)에서 수많은 환관들이 궤짝과 포대를 지거나 막대기에 꿰어 둘이서 매거나 하고 여자들의 울음소리와 같이 가냘프게 흐느끼며 나오고 있었다.』
환관들은 회색 긴 옷 위에 짙은 감색의 짧은 덧옷을 입고 검은 바지를 입은 수수한 복장에 환관 모자를 쓰고 있었다. 조금 앞으로 구부린 채 잔걸음으로 뒤뚱뒤뚱 걷는 것이 먼 곳에서도 한눈에 환관임을 알 수 있었다.
원래는 남자였던 그들의 얼굴에는 거의 수염이 없다. 그들은 본래의 목소리를 잃고 매우 귀에 거슬리는 가성으로 이야기한다. 거세 수술로 장시간 침대에서 땀을 흘리고 피를 적시고 그것에 흠뻑 몸을 담갔었기 때문에 수 백 미터(m) 떨어져 냄새가 났다고 한다.
이 남자들이 2천여 년 동안 중국의 심장부에 자리 잡고 사실상 나라를 통치했다. 중국 역사의 고비마다 반드시 환관이 등장한다. 시황제의 사후 국사를 도맡아 결국 진을 멸망에 이끈 것도 환관인 조고(趙高)였다.
환관이란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잃고 그 생리적 특성 때문에 가축처럼 취급되는 인간이었다. 그러한 인간이 위대한 중국을 움직인 것은 무슨 일인가?
환관의 역사는 은 왕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이민족을 정복하고 포로로 잡은 포로들 중에서, 남성의 상징인 성기를 잘라낸 후 왕의 주변에서 시중을 들도록 한 것이 시작이다.
하늘의 아들인 왕(天子)이 보통 인간의 눈에 띄어서는 곤란하다. 왕의 권력은 절대적이고 지고지상이어야 한다. 모두가 두려워하고 숭배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렇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좋을까? 평범한 인간을 왕으로 만들어 올리기 위해서는 당연히『상징화』의 과정이 필요하다. 즉 모두가 그 인간을 왕이라고 여겨지도록 하지 않으면 안 된다.
거기서 중국 사람들은 격식과 복장 연구를 거듭한 끝에 왕을 상징하는 시스템을 고안했다. 환관도 왕을 신비한 존재로 만들어 위엄을 유지하며 신하와 서민으로부터 격리시키기 위한 수단으로서 고안된 것이다. 지상의 보물이 다 모이고 아름다운 비빈들이 북적대는 후궁을 지키기 위해서 이기도 했지만 그것은 훗날의 이야기다.
다른 문화권에도 환관은 있었지만 대부분의 경우 이민족이 이를 담담했다. 그러나 환관 그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던 일본을 제외하면 한자문화권 내에서는 그것이 지켜지지 않았다. 중국에서는 같은 민족(같은 나라 사람)이 그 임무를 맡았고 더구나 상당수가 자진해서 그 지위를 얻으려 했다. 20세기 초 베이징에서는 자금성 내에 사는 환관만도 1천200명을 헤아렸다고 한다.
왜 중국에만 이토록 많은 환관이 필요했던 것일까?
본래대로라면 이 세상의 아름다운 것, 진귀한 것은 하늘의 아들인 왕을 통해 하늘에 바쳐져야 한다. 적어도 고대 중국에서는 신앙심 깊은 사람들은 왕보다 신을 더 두려워해 신에게 봉사하려고 했다. 그러나 공자세대를 거치며 중국인들은 하늘을 무서워하는 일이 없어졌다.
지상에서 최고로 좋은 건물에는 왕이 살고, 왕의 조상 묘는 신전 이상으로 훌륭하게 만들었다. 인간의 솜씨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정교함을 다한 조각도 많이 만들어졌지만, 그것은 신에게 바치는 것이 아니라 왕과 제후 귀족들의 것이었다. 황제나 제후, 귀족의 호화스러운 저택 뒤뜰에는 후궁들이 이러한 예술품들을 가지고 놀고 있었다.
맛있는 음식도, 화려한 건축도, 예술품도 모두가 왕을 즐겁게 하기 위해 발명되고 발달했다.
중국문화에 보이는 여러 가지 문물과 현상은 거의 『인간』을 위한 것이다. 그 인간이란 지상 최고의 권력을 손아귀에 쥔 왕이다. 눈에 보이지 않고 존재조차 의심스러운 『신』보다 인간인 현실의 『윗분(上)』, 즉 왕의 파워를 중국인들은 무서워하고 숭배했다.
사실은 하늘의 아들이 아닌 인간은 질투임이 심하고 탐욕스러우며 거기다 희로애락의 기복이 심하다. 중국인은 이러한 『하늘의 아들』에게 의지해왔다. 중국인은 그 사람을 즐겁게 하고, 그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지 해왔다. 이처럼 인간을 신보다 더 위대한 존재로 보이게 하기 위해서는 환관과 한자가 필요했다. 환관 문화의 본질은 여기에 있었다.
요약하면 중국문화는 신의 부재(신앙 부재) 상태에서 발달해 왔다. 중국사회의 부조리나 문제의 근원은 여기에 있다. 이런 중국문화의 본질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중국문화가 한국문화나 일본문화와 어떻게 다른지 잘 알기 힘들 것이다.
첫댓글 환관이라...참으로 몬도가네라는 옛날 외래어가 생각나는 상황이네요. 다행히 시대의 흐름으로 이제는 옛날이야기이지 더 이상 현재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으리라 판단합니다.
이러한 이야기를 가지고 현재의 한.중.일국을 일반화하는 오류를 범할까봐 저는 옛날 역사이야기들이 마뜩찮습니다. 중국사람들, 그중에서도 가장 권력있던 사람들의 비 인간적인 관행이 동양인을 비하하는 데 사용될까봐 염려됩니다.
저는 서양문화를 높이 평가합니다. 그들의 자제심있는 문화상대주의도 그들의 우수함을 엿볼수 있는 항목인 것같습니다. 분명 그들의 시스템.문화가 우수하기에 전세계에 퍼졌는데도, 동양의 문화를 애둘러 비판않고 존중하는 모습이 많이 보입니다.
오히려 동양인끼리 서로를 옛날이야기 가지고 헐뜯는 것을 많이 본 것같습니다.
평소 존경하는 중년학생님이 그랬다는 것은 아니니 부디 오해는 없으시길 바랍니다.^^
육신의 환관 만 환관이 아니고 마음이 병든 공직자 또한 더 환관이지는 않을까요?
고운 주말 되세요!
고맙습니다!
@중년학생 타인이 만들어 준 환관과,
스스로 환관이 된 자들...
세상은 돌고 돈다고 봅니다!
동애서 서로......
결국은 원점에 다다르고 또 변한다고 봅니다!
즐거운 시간 되세요!
고맙습니다!
@꼬매드 꼬매드님 댓글보다가 등소평의 흑묘백묘가 생각납니다.^^
서양문화건 동양문화건 구분 안하고 지금의 나를 더 풍성하게 만드는 놈이 장땡이 아닐까?
일반화 안시키고요.
하기사 문제는 늘 "나"입니다. 받아들여서 체득하고 말고는 언제나 순전히 내 맘이니요.
적어놓고 본께 제 말 이해하고 나믄 성인이겠습니다.
행복한 주말(오늘)과내일(휴일) 지으십시요.^^
@오늘과내일 고운 주말 되세요!
모임과 관련해서는 제일 하단에 달아 놓았듯이
오늘과 내일님의 뜻에 따르겠습니다!
연락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생물학적이나, 자연의 강자/승자의 법칙을 보면 쉽게 수긍이 가는것이 환관입니다.
혼자 다 차지한 세상, 남에게 나눠 주기싫었겠죠.
그중 번식은 숫컷 아니 모든 생명에는 가장 중요한 이유며, 목적입니다.
그럴려면, 황제랑 같이 사는 주변의 사람들은 모두 번식할수 없는 인간이여야 한다는 간단한 논리로 해석되지 않을까요?
고맙습니다!
고운 시간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