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 신도시 조성을 위해 토석을 채취하고 오랫동안 방치됐던 야산에 유원지를 조성하려는 계획이 난항을 겪다 결국 공사가 중단됐다.
물금읍 범어리 2787-1번지 일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신도시 지반 공사를 위한 토석을 채취하고자 산을 깎아 생긴 곳이다. LH는 2002년 신도시조성사업 실시계획을 고시하면서 이 일대를 유원지지구로 계획하고, 2015년 34만 4668㎡ 규모로 조정했다. 애초 산 전체를 깎을 계획이었지만 KTX 천성산 터널공사로 신도시 조성에 필요한 토석을 확보하면서 산 허리 부분까지 파헤쳐진 채 도심 속 흉물로 남게 됐다.
2005년 공사 중단 후 15년가량 방치된 터는 한때 양산시가 공영개발을 위해 매입 계획을 세우기도 했지만 사업비 문제 등으로 무산됐다. 결국, 토지소유자인 LH가 경쟁입찰을 진행한 끝에 2016년 현재 유원지 개발을 추진하는 ㈜네오랜드가 사업자로 나서 기대를 모았다.
네오랜드는 이곳에 사업비 1283억 원을 들여 야외놀이시설·유아체험공간 등 유희시설(2만 7740㎡)과 골프연습장·생활체육관 등 운동시설(5만 260㎡)을 비롯해 호텔·생활형숙박시설·숲속휴양지 등 휴양시설(15만 8412㎡), 테마음식단지·숲속문화카페타운 등 편익시설(2만 3787㎡), 관리사무소·주차장 등 관리시설(3만 8727㎡), 녹지(5만 5752㎡)를 계획하고 지난해 3월 착공해 2020년 12월 준공할 계획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첫 삽을 떴지만 사업은 '토지 분할'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네오랜드는 개인투자자들이 공통투자방식으로 회사를 설립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사업자가 직접 개발하는 유희시설, 휴양시설 등은 문제가 없지만 분양해 필요한 자금을 마련해야 할 편익시설은 전체 터가 1개 필지여서 어려움에 빠졌다.
이에 따라 네오랜드는 상업시설이 들어설 예정인 편익시설 터를 15개 필지로 분할하는 도시계획시설 실시·관리계획 변경을 시에 요청했다. 그러나 '지구단위계획에 의해 확정된 대지는 원칙적으로 분합할 수 없다'는 정부 택지개발업무 처리지침에 막힌 상태다.
정부 지침은 애초 10년간 지구단위계획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었지만 양산지역은 국토교통부가 직접 추진한 택지개발사업에 해당하지 않아 5년으로 기간이 줄어들어 2015년 12월 이곳을 유원지지구로 지정해 정상적으로 토지 분할이 이뤄지려면 계획한 준공시점인 2020년 12월 이후에나 가능하다.
이 때문에 자금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개인사업자가 투자한 사업이 장기국면으로 접어들어 자칫 원점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걱정이 나오는 배경이다.
네오랜드는 토지 분할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지난해 10월부터 지난달까지 공사를 중단하고 양산시와 해법을 모색하고 있다. 시도 도심 흉물로 오랜 시간 남아 민원이 끊이질 않던 유원지 개발 사업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신중하게 법적·행정적 검토를 진행하고 있지만 뾰족한 답을 찾지 못해 전전긍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