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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가리 → 비로사 → 달밭재 → 비로봉(정상) → 제1연화봉 → 연화봉 → 희방사 → 제3 주차장'의 약 14km를 탐방할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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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백산[小白山]
높이: 1,440m
위치: 충북 단양군, 경북 영주시
겨울철이면 하얀 눈을 머리에 이어 소백산이라고 불리는 소백산은 봄철이면 광활한 능선은 온통 기화요초가 만발하며 국망봉, 비로봉, 연화봉, 도솔봉 등 많은 영봉을 거느리고 있다.
죽계구곡과 연화봉에서 이어진 희방계곡, 북으로 흐르는 계곡들은 단양팔경의 절경이 되며, 계곡의 암벽 사이는 희방폭포를 비롯한 많은 폭포가 있다.
5~6월이면 철쭉군락, 여름에는 초원, 가을의 단풍, 겨울 눈꽃의 환상적인 자태 등 사계가 아름답다.
소백산의 장관은 비로봉 서북쪽 1백m 기슭의 주목군락(천연기념물 244호), 5~6m에 몇 아름씩 되는 1만여 평에 2백~6백 년 수령의 주목 수천 그루가 자생하며 한국산 에델바이스인 솜다리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소백산은 천년고찰을 자락에 품고 있는 한국불교의 성지이기도 하다. 국망봉 아래 초암사, 비로봉 아래 비로사, 연화봉 아래 희방사, 산 동쪽의 부석사, 그중 구인사는 천태종의 본산으로 1945년에 개창되었으며, 높이 33m에 이르는 5층의 대법당을 비롯해 연건평 3,000평이 넘는 대규모의 사찰이다.
소백산에 진달래가 시들면 4월 말부터 철쭉과 원추리, 에델바이스 등이 잇달아 피어난다. 그래서 소백산은 봄이면 꽃이 피지 않는 날이 거의 없어 "천상의 화원"에 비유된다.
소백산은 초원과 철쭉, 주목군락과 철쭉이 어우러진 철쭉 명산이다. 정상 비로봉에서 동북쪽의 국망봉, 구인사 못미쳐 신선봉, 연화봉 등 능선을 따라 철쭉이 무리 지어 피어있다. 희방사에서 오르는 연화봉은 철쭉 능선이 수 천평에 달하지만 찾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을 간다는 주목 숲과 어우러져 있는 소백산 철쭉은 화려하지 않고 수수하다. 비로봉 일대는 천연기념물 제244호로 지정된 주목군락이 이들 불그스레한 철쭉꽃과 대조를 이뤄 더욱 장관이다. 소백산 철쭉은 5월 말에 만개한다. 이 기간에 철쭉제가 열린다.
소백산은 겨울이면 부드러운 능선을 따라 전개되는 대설원의 부드러움과 장쾌함이 돋보이는 겨울산의 대명사이다. 눈과 바람, 주목군락의 특이한 눈꽃은 다른 산에서는 보기 힘들다. 주목단지와 능선에 늘어선 고사목에 눈꽃이 만발하여 멋진 설경을 자아낸다.
북동에서 남서 방면으로 뻗어 내린 능선이 늘 북서풍을 맞받기 때문에 특히 상고대가 아름답기로 이름났다. 설화가 활짝 피면 벚꽃 터널을 방불케 한다. 천문대에서 제1연화봉으로 치닫는 길에 눈이 쌓여있으면 신나는 눈썰매를 즐길 수 있다.
소백산은 주변의 산들이 낮고 소백산 만이 우뚝 솟아 겹겹이 싸인 능선 위로 솟아오르는 일출 장면 또한 속세에 물든 정신을 맑게 해준다.
소백산에서 또한 인기 있는 곳은 천동, 즉 샘골이다. 여기에 천동동굴과 천동 1km 거리에 다리안국민관광지가 있다. 야영장과 주차장, 자연 식물원, 산림욕장, 수련관, 방갈로, 운동장, 물가유원지가 있는 다리안 국민관광지 에서 500m를 오르면 두 개의 무지개다리가 있는 다리안이다.
인기 명산 [7위]
국립공원 소백산, 연화봉에서 비로봉에 이르는 초원 능선의 철쭉군락과 비로봉 아래의 주목 군락지가 소백산을 상징한다.
5월 말에서 6월 초순경에 만개하는 철쭉은 지리산 바래봉 철쭉과 함께 대표적인 철쭉 명산이다. 겨울이면 많은 적설량으로 내린 눈이 세찬 바람에 잘 녹지 않아 환상의 상고대와 설화를 만들어 중부 이남의 덕유산과 함께 설화산행의 쌍벽을 이룬다. 따라서 철쭉이 만개하는 5월 하순과 1~2월 겨울에 가장 많이 찾는다.
산림청 선정 100대 명산
국망봉에서 비로봉, 연화봉으로 이어지는 해발 1,300여m의 일대 산군으로 1,000m 이상은 고원지대와 같은 초원을 이루고 있으며, 국망천과 낙동강 상류로 들어가는 죽계천이 시작되고 국립공원으로 지정(1987년)된 점 등을 고려하여 선정되었다
주봉인 비로봉 일대에는 주목 군락지(천연기념물 제244호)와 한국산 에델바이스인 솜다리가 군락을 이루고 있음. 희방사(喜方寺), 구인사, 소수서원(紹修書院 : 사적 제55호), 부석사(浮石寺), 온달성, 국립천문대 소백산 천체관측소 등이 유명하다. - 한국의 산하
등산방 기준 2018년 첫 산행을 태백산 일출 산행을 했듯이 2019년 첫 산행도 일출 산행을 할 예정이었지만, 2018년 12월 여러 가지 사건으로 그에 대해 대비(차표 예매 등)하지 못했다. 그리고 대부분 등산방원이 한 번 이상 태백산을 다녀와 딱히 태백 일출 산행에 미련이 없었던 것도 큰 몫을 했다. 개인적으로는 그런 이벤트에 큰 의미를 두지 않지만, 그래도 날이 날인지라 태백산을 대신할 만한 일출 산행지를 찾아보았으나, 마음에 드는 산을 찾는 데 실패했다. 그리고 이미 지난 주에 용준과 지리산 천왕봉 일출 산행을 다녀 온 후라 더욱 관심이 없었다. 해서 일출과 무관하게 혼자 어느 산을 갈까 고민하고 있었다. 그런데 한 동무가 올해는 일출 산행하지 않냐는 질문을 해와 부랴부랴 태백산 일출을 찾아보았으나, 대중교통편으로 하루에 다녀오기에는 힘든 상황이었다. 해서 우리가 소형 버스를 빌려 다녀오는 방법을 검토했지만, 호응이 적어 폐기하고 나니 기댈 수 있는 곳은 산악회밖에 없었다.
내가 아는 모든 산악회의 산행계획을 검토해 보았으나, 1월 첫 주 토요일 태백산 일출 산행하는 곳은 없고 한 산악회에서 소백산 일출 산행을 계획하고 있었다. 서울에서 심야에 출발해 새벽 산행 후 정상에서 일출을 보고 소백산을 종주하는 계획이라 나는 마음에 딱 들었다. 하지만 다른 방원이 어떨지 몰라 일단 그 산악회의 산행 계획을 우리 등산방에 올렸다. 그런데 우리 방원의 호응도 없었지만, 그 산악회의 계획 자체도 반응이 좋지 않아 이 글을 쓰는 이 순간에도 신청자가 두세 명에 불과하다. 이건 성원 미달로 취소될 확률이 아주 높다. 요즘 좀 힘들고 장거리 산행에 대해 등산객이 많이 꺼려 산악회의 산행 계획이 취소되는 경우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이건 장거리 산행 시 대중교통의 불편함에 대한 대안으로 산악회를 따라다닐까 했던 내 계획을 재고해 봐야 하는 상황이다.
뭐 어쨌든 취소에 대비해 Plan B를 만들어야 했다. 와중에 봉 감독이 금. 토 1박(대피소) 2일 소백산 촬영 산행을 하겠다는 계획을 소백산 일출 산행 안내 글에 댓글로 올렸다. 동무가 그 산행계획이 어떠냐고 물어와 시간만 되면 그게 정답이라고 알려주었다. 그리고 일출 산행의 Plan B를 찾아 산악회를 뒤져 보니 토요일 아침에 출발해 소백산의 눈꽃과 상고대를 즐기는 산행이 있어 이 계획을 우리의 Plan B로 공지했다.
Plan A는 아예 호응이 없고 Plan B가 대세가 되는 가운데 내가 원하든 아니든 우리 방뿐만 아니라 산악회도 Plan B로 달리고 있었다. 그럼 대세에 따라야. 어쨌든 외롭게 촬영 산행할 봉 감독과 소백산 어느 봉우리에서 접선해 빨갱이라도 한잔해야 하는데. Plan B로 진행될 경우 접선 장소가 아주 애매해진다. 경옥, 동숙, 진아, 낙진, 영빈, 창우에 나를 포함 총 7명이 소백산 눈꽃 산행을 하기로 했다. 상황에 따라선 출발 당일 인원이 늘어날 수도…. 그건 봐야! 그리고 야영을 위해 샀지만, 야영이 연기되어 박스도 뜯지 않은 쉘터를 가져가 사용해 보기로 했다. 그걸 치고 걷고 할 시간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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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대로 목요일 산악회로부터 소백산 일출 산행이 취소되었다는 문자가 날아왔다. 아니 소백산 눈꽃 산행은 신청이 넘쳐 버스가 세 대나 동원되는데 일출 종주 산행은 신청자가 나를 포함 세 명에 불과하다니. 이젠 뭐 선택의 여지 없이 소백산 눈꽃산행에 참여해야 한다. 문제는 봉 감독과 어떻게 접선하는가인데. 봉 감독이 대피소에서 출발을 늦춰 비로봉에서 만나는 거 외에는 딱히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해서 봉에게 심야가 아니라 7시에 출발한다고 알려주었다.
금요일 저녁에 낙진 몫의 자리를 하나 더 예약하고 모든 준비를 마쳤다. 그리고 혹시나 등산방을 통하지 않고 자리를 예약한 친구가 있는지 버스 좌석 현황을 확인해 봤으나 내가 아는 닉네임은 없었다. 일단 7명이 소백산을 가는 것으로 알고 그것에 맞게 준비했다. 상황이 허락하면 라면을 끓일 수 있도록 준비를 하고, 그렇지 못할 것에 대비해 컵라면도 하나 준비했다. 그리고 1ℓ 날진 스테인리스 병에는 진로 골드(25도, 대학 시절 마시던) 3병을 부었다. 두 병 반 정도 들어가리라 생각했는데 세 병이 다 들어가 놀랐다. 360 X 3 = 1,080, 음, 정확히 1ℓ는 아닐 테니 이해가 되는구먼. 그리고 생강차 500mL, 마실 물 600mL 이거 액체만 2kg이 넘고 거기다 쉘터까지, 텐트용 팩에 눈밭에서 앉을 의자까지 배낭이 무겁지 않을 수가 없다.
집을 나선 지 50여 분 후 지하철 3호선 신사역에 도착했다. 역 구내에서 김밥을 한 줄 산 후 시청에서 오는 버스를 타기 위해 4번 출구로 나갔다. 시청에서 경옥과 동숙이 신사역에서 진아, 영빈, 내가 죽전에서 낙진과 창우가 탈 예정이었다. 4번 출구에는 신사 산악회 타이틀을 건 버스가 한 대 대기하고 있었다. 대략 5분 정도 기다리니 우리가 참여하기로 한 산악회 타이틀을 단 버스가 속속 도착했는데, 가장 앞에 있는 차는 대덕산, 금대봉행이었고 그 뒤로 소백산행 3대가 차례로 도착했다. 3호 차를 찾아 뒤로 가니 영빈이 반대편에서 오고 있었다. 배낭을 짐칸에 넣고 차에 타지 경옥과 동숙은 이미 자리를 잡고 있었다. 영빈을 앞에 앉히고 나중에 따로 하나 예약한 자리에 내가 앉았다. 그리고 아직 도착하지 않은 진아에게 경옥이 전화를 했고 막 도착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만약에 대비해 인솔자에게 출발을 조금 늦춰 달라는 말을 하기 위해 버스 밖으로 나가니 진아가 뛰어왔다. 서울 출발 등산방 친구는 이상 없이 다 버스를 탔고 버스는 예정대로 7시 10분에 소백산을 향해 출발했다. 버스가 출발하기 전에 인솔 대장이 내게 인사를 하러 왔다. 소규모지만, 나름 산악회 인원을 동원할 수 있는 잠재고객으로 생각해서가 아닌가 생각되었다.
예정대로 7시 30분경 죽전에 도착했지만, 앞서 온 다른 산악회 버스에 밀려 간이 정류장에 도착한 시각은 7시 33분경이었다. 그런데 낙진과 창우가 보이지 않았다. 텔레그램 상에는 둘 다 도착해 기다리고 있다는 메시지를 남겼음에도. 낙진에게 전화를 해보았지만, 받지 않아 버스에서 내려 그 둘을 찾아보니 유리로 만든 간이 쉼터에서 넋 놓고 모니터만 보고 있었다. 서둘러 둘을 불러 버스에 태워 일곱 명이 무사히 버스에 안착했다. 35분경 버스가 출발하고 실내 등이 꺼져 잠을 청했다가 8시 50분경 봉 감독의 전화에 잠을 깼다. 봉 감독은 대피소를 출발해 비로봉을 거쳐 국망봉을 향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린 아직 시작도 못 했다고 하니 놀라며 7시 산행 시작이 아니라 서울 출발이었냐고 물었다. 아니 7시 산행을 시작하려면 4시에는 서울에서 출발해야 하는데 그게 가능할 리가. 우리와 접선을 기대하며 부족하게 가져갔던 먹거리와 그 외의 것 때문에 봉이 선택할 방법은 빨리 하산하는 거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잠도 깨어 이런 때를 대비해 가져간 패드로 책을 읽으며 지루한 시간을 보내니 10시가 좀 못 된 시간에 이번 산행의 들머리인 삼가리 주차장에 도착했다. 주차장에는 동탄에서 출발한 버스가 막 도착했고, 우리가 참여한 산악회 버스 3대 중 2대가 도착했다. 버스에서 내려 볼일을 보는 등 등산 준비를 마치고 산행을 시작한 시각이 10시 4분이다. 이번 산행의 마감 시각은 17시로 그 이전에 희방사 제3 주차장에 도착해야 했다. 13.8km 대략 14km로 주어진 시간은 7시간 정도로 시속 2.2km 이상으로 달려야 그나마 쉘터라도 치고 밥을 먹을 수 있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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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숙과 낙진을 앞장세워 산행을 시작한 후 비로사에 도착한 시각이 10시 37분으로 생각한 속도로 나아가고 있었다. 그런데 달밭골(마을)까지는 포장도로고 오가는 차량 때문에 걷기가 불편했다. 달밭골을 지나 비로봉을 향하는 길목에 "소백산 산신각"이 나타났다. 산신각을 향하는 입구에는 줄을 쳐 등산객이 함부로 들어가지 못하도록 했고(줄이 없으면 등산로 착각해 많은 등산객이 무의식중에 들어갈 수 있었다.) 산신각의 용도와 출입을 삼가 달라는 안내문을 세워 두었다. 그냥 지나칠 내가 아니라 카메라를 들고 산신각을 보기 위해 줄을 넘어 들어갔다. 들어갔다 다시 등산로로 돌아오는 거야 별로 오래 걸리는 것도 아니지만, 산세로 봐서 등산로는 산신각 위로 이어질 거 같아 다시 돌아오지 않아도 될 것이라는 판단도 있었다. 내 뒤를 동숙이 따라 오고 나머지 친구는 등산로를 따라 산신각을 우회해 올라갔다.
가까이 접근해 보니 바위 앞에 조그마한 산신각이 있었고 그 주변을 빙 둘러 금줄을 쳐 놓았다. 그리고 제를 올릴 때 필요한 음식을 준비하기 위한 부속 시설이 있었다. 그 주변 사진을 찍었지만, 문이 잠겨 있어 내부를 보지 못한 것이 유감이었다. 예상대로 산신각 위로 등산로가 있었고 실제 산행은 거기서부터 시작되었다. 산악회가 아니라 내가 계획을 세웠다면 여기까지 택시를 타고 올라왔을 것이다. 그리고 희방사에서 희방역까지도 택시를 탔을 것이고, 그럼 실제 산행 거리는 9.5km에 불과하지만, 비용은 10만 원 가까이 들었을 것이다. 우리가 그 지점을 통과한 시각이 10시 50분으로 비로봉까지는 3.3km가 남았다. 산악회에서 나눠준 지도의 거리와 국립공원에서 세운 이정표의 거리가 안 맞지만, 산악회 시간 계획에 맞게 12시 50분 전에 비로봉에 도착해야 그나마 쉘터라도 쳐 볼 수 있을 것이다. 3.3km를 1시간 30분 안에 가는 것이 목표였다.
주차장을 출발해 중간에서 더위에 옷을 벗느라 쉬었던 것 외에 2.5km를 거의 시속 3km 이상으로 달려 많이 지친 거 같아 11시 2분에 등산로 한쪽 편에 자리를 잡고 앉아 빵과 과일로 간단히 요기하며 휴식을 했다. 그리고 무거워 보이는 친구의 배낭에서 보온병 두 개와 구운 달걀을 창우의 배낭으로 옮겼다. 이후 다시 산행을 시작해 비로봉을 2km 정도 남겨 둔 지점으로 등산로에서 조금 벗어난 곳에서 쉬고 있는 남녀 요원 둘을 발견했다. 그 둘을 발견하는 순간 오늘 라면 끓이기는 틀렸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상황을 지켜보기로 했다.
차고 강한 바람이 불 거라는 일기예보에 걱정을 많이 했는데 바람은 거의 불지 않았고 잔설조차 구경하기 힘들었다. 비로봉을 900여 미터 남겨둔 지점에서부터 오르막이 사라지고 평탄한 길이 나타나며 한쪽으로 밥 먹기 좋은 넓은 터가 나타났다. 그 시각이 12시경으로 생각된다. 삼가리에서 시작한 등산객뿐만 아니라 희방사에서 시작한 등산객도 비로봉에서 수건 들고 사진 찍는 게 목표인 등산객이 꽤 되는 거 같아 인증이라도 한 장 찍으려면 가장 선두에서 달리든가 아니면 뒤로 처져 가능한 한 늦게 도착하는 것이 좋았다. 충분히 빨리 올라왔기에 시간적 여유가 있어 우리는 후자를 선택했다. 해서 그 터에 가져간 쉘터를 치고 점심을 먹기로 했다.
처음 처 보는 쉘터에 일곱 명이 매달려 웃고 떠들며 집을 만들기 시작해 줄 하나만 고정하면 되는 순간 아까 본 요원 중 여성 요원이 지나가며 과태료 대상이니 당장 철수하라고 했다. 국립공원에서는 어떠한 형태의 텐트도 칠 수 없다는 얘기였다. 새롭게 안 사실이다. 이유는 안에서 뭘 하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라고. 그럼, 요즘 많이 사용하는 비닐은 되는지 묻자 안이 보이는 비닐도 안된다고. 이유는 그걸 허용하는 순간 논쟁거리가 된다고. 해서 밥만 먹고 철수하겠다고 해도 막무가내로 철수를 지시해 어쩔 수 없이 기념사진 몇 장 찍고 집을 철거해야 했다. 철거한 집을 싸서 배낭에 넣고 다시 길을 가 적당한 장소에서 밥을 먹기로 했다. 그 자리는 등산로와 붙어 있어 쉘터가 없으면 식당으로는 적당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11시 22분에 비로봉을 800m 남겨둔 지점, 등산로에서 조금 올라간 위치에 널찍한 터를 발견하고 그곳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망가진 우산을 식탁보로 만든 것을 중앙에 깔고 각자 가져온 의자를 꺼내 자리를 잡았다. 나도 의자라고 가져온 것을 배낭에서 꺼내 주머니를 벗겨보니 의자가 아니라 스틱이었다. 쓰지도 못할 걸 들고 다녔다니. 어쩔 수 없이 돌을 하나 주워 자리를 잡고 앉았다. 각자 가져온 것을 꺼내 보니 진수성찬이 따로 없었다. 밥, 김밥, 미역국, 꼬막, 계란말이, 회무침, 김치, 갓김치, 파김치, 라면 끓이지 못할 것에 대비해 각자 준비해 오라고 한 컵라면과 뜨거운 물. 1ℓ가 넘는 진로 골드, 영빈이 가져온 스코틀랜드제 보리차 닮은 액체, 낙진이 담은 30도짜리 복분자(? 맛을 못 봄) 주스 등 음료도 세 종류나 되었다. 골드의 반을 반주로 점심을 먹고, 보리차는 맛만 본 후 하산 후 나머지를 비우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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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족스럽게 점심을 먹고, 식당을 깨끗이 치운 후 1시에 그 장소를 떠나 비로봉으로 향했다. 1시 30분경 비로봉을 향하는 마지막 계단을 오르기 시작해 곳곳에 주변 절경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은 후 정상에 도착한 시각이 1시 36분이다. 1시 36분이면 산악회에서 제시한 통과 시간인 12시 50분보다 46분이 초과한 시간이다. 사용도 못 한 집 만드느라 지체한 것과 진수성찬을 처리하느라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려서다. 날머리까지의 남은 거리는 8.4km 남은 시간은 3시간 24분이다.
정상은 예상대로 수건 들고 사진 찍는 인증꾼으로 길게 줄이 늘어서 있었다. 산행 시작 시 들머리에서 "100대 명산 카페?" 소속 40여 명이 플래카드 들고 인증을 찍는 걸 보고 이미 놀라, 길게 늘어선 줄이 놀랍진 않았다. 같이 줄을 서 인증을 찍었다간 시간만 더 지체할 뿐이었다. 내가 궁금했던 것은 그 카페의 회원이 우리와 같은 버스를 타고 왔고,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올라와도 이 시간에 정상에 있다면 날머리까지 어떻게 시간을 맞출 생각인지였다. 뭐 남 걱정할 때가 아니지만. 우린 경북에서 세운 거대한 정상석은 버리고 충북에서 세운 작은 정상석을 배경으로 인증을 찍었다. 들소인지 낙타인지 수건 들고 찍는 인증에 관심 없는 등산객은 우리와 같이 충북 정상석에서 인증을 찍었다. 앞으로 모든 산의 정상엔 정상석을 두 개 세워야 할 듯. 들소 신자용과 일반 등산객용! 그리고 신자용 정상석은 그 동물 이름을 사명으로 사용하는 회사가 세우는 거로….
인증을 찍고 비로봉을 떠난 시각이 1시 38분이다. 시간에 맞춰 날머리에 도착하기 위해서는 시속 2.5km 이상으로 달려야 했다. 해서 지금까지 와는 달리 내가 선두에서 서서 빠르게 연하봉을 향해 갔다. 비로봉에서 연하봉을 향하는 주변에는 지금까지 보지 못한 잔설이 있었고 장소에 따라서는 발목 높이 이상 되기도 했다. 그리고 차고 강한 바람이 불어 대부분 등산객이 두꺼운 옷을 입거나 얼굴을 가리고 있었다. 이후 등산로는 천동 삼거리에서부터 빙판으로 변했다. 천동삼거리와 비로봉 사이는 데크화 되어 눈이 없었던 것과 달리 삼거리에서부터 날 것 그대로인 등산로라 수많은 등산객에 의해 빙판으로 바뀌어 있었다. 그렇긴 해도 햇볕이 잘 드는 지역은 눈이 녹아 바위와 흙길이었다. 해서 아이젠을 착용하라는 말을 하기가 모호해 각자 알아서 하도록 두었다. 몇 친구만 아이젠을 꺼내 착용하고 연화봉으로 향해 갔다.
제1 연화봉에서 연화봉으로 가기 위해 내리막길을 내려가는데 그쪽에서 오던 등산객이 아이젠을 벗고 있었다. 벗지 말라고 한마디 하고 싶었지만, 그냥 지나쳤다. 다만, 저 사람이 아이젠을 여기까지 착용하고 왔다면 우리가 가야 할 길에 그것이 필요하다는 걸 의미했으므로 아이젠 착용 시점을 언제로 할 것인가 주의 깊게 길을 살폈다. 그러다 내리막길 빙판이 심상치 않은 지점에서 모두에게 아이젠을 착용하라고 했다. 나는 등산화의 상태가 궁금해 착용을 미뤘다.
그렇게 제1 연화봉을 지나 연화봉에 도착한 시각이 3시 24분이다. 4.1km 거리에 1시간 46분이 걸렸고, 앞으로 남은 거리는 4.3km 남은 시간은 시간 1시간 36분! 시간상으론 촉박했지만, 우리 뒤에 있는 등산객이 앞서간 등산객보다 많아 걱정되진 않았다. 그리고 시간이 늦어 버스가 떠났다 해도 문제가 없었던 것은 희방사역이라는 해결책이 가까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역 근처에서 뒤풀이하고 열차 타고 가면 그만이라…. 연화봉에서 비로봉을 배경으로 사진 찍고 연화봉 정상석을 배경으로 단체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깔딱재를 향해 출발한 시각이 3시 30분이다.
연화봉에서 1.8km 떨어진 희방깔딱재에 도착한 시각이 4시 7분이다. 깔딱재에서 희방사까지의 800여 미터는 지리산 피아골 삼거리에서 피아골 대피소까지의 길의 상태와 비슷했다. 다만, 피아골 길은 2km가 넘지만. 잠깐 깔딱재 쉼터에서 쉬면서 아이젠을 벗었나, 그 전에 벗었나? 기억이 안 남. 4시 24분에 희방폭포와 희방사 갈림길에 도착했다. 당연 희방폭포를 향해 가는데 희방사 건물 앞을 지나가고 있었다. 분명 2017년 희방폭포에서 깔딱재를 향할 때는 건물 앞을 지난 적이 없는데 건물이 있어 새로 지은 건물인지 낙진에게 물어보니 과거에도 있던 건물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내가 잘 못 알고 있었나 고개를 갸우뚱하며 계속 길을 가다 낙석 때문에 폐쇄된 길을 발견했다. 2017년에는 저 길을 통해 깔딱재로 올랐기에 희방사 건물 볼 일이 없었던 거였다.
희방폭포에 도착한 시각이 4시 31분으로 날머리에는 5시 10분 정도에 도착할 수 있을 거로 보였다. 어쨌든 뒤에 있는 등산객과 앞에 있는 희방사역을 믿고 여유롭게 사진 몇 장 찍고 잠깐 휴식을 취한 후 아스팔트 길을 따라 제1 주차장을 지나 제2 주차장에 도착한 시각이 4시 43분으로 우리의 의도와 무관하게 산행이 종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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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방사 제2 주차장에 도착하자 산악회 인솔자 중 한 명이 우리를 더는 못 가게 막았다. 이유는 버스 한 대를 위로 불렀으니 그걸 타고 내려가자는 것이었다. 인솔자 회의를 통해 이대로 두면 6시나 되어야 다 집합할 수 있을 거고, 그렇다고 시간에 맞춰 출발하기에는 아직 반도 안 온 상태라 무리를 해서 버스를 위로 올리기도 한 거 같았다. 1, 2 주차장은 소형 차량용이고 3 주차장은 대형 차량용이라, 버스는 올라올 수 없었다. 그나마 2 주차장이 비어 있어 버스를 돌릴만한 공간이 나와 관리공단 요원에게 환자가 발생했다고 말하고 버스를 위로 올리는 데 성공했다. 우리야 뭐 포장도로 걸어 내려가지 않아서 좋았다.
버스가 오길 기다리며 주차장 쉼터에서 휴식을 취하며 남은 생강차를 마셨다. 간식도 먹었나? 그런데 다른 요원이 버스의 통과를 허락하지 않아 다시 전화 통화를 하는 둥 하는 우여곡절 끝에 4시 55분경 버스가 도착했다. 버스가 오기까지 인솔자는 뒤에 처진 등산객을 불러 모으기 위해 좌충우돌하고 있었다. 어쨌든 도착한 버스에 남은 등산객을 태웠는데 60명이 넘어 보였다. 같이 온 등산객의 반이 넘어 보였다. 5시 3분에 버스는 3 주차장을 향해 출발했다. 3 주차장에서 다 내려 각자 타고 온 버스에 다시 타고 서울을 향해 출발한 시각이 대략 5시 20분경이 아닌가 생각된다.
점심 외에는 아무것도 먹은 게 없는 상태라 배가 몹시 고팠다. 해서 뒤풀이는 버스의 종점인 시청에서 하기로 했다. 낙진과 창우도 동참하고. 그리고 점심 먹을 때 혼자 진로 골드 한 병을 마신 거 같아 바로 잠이 들었다. 낙진과 창우가 죽전에서 내린다고 해서 잠이 깼다. 피곤해서 뒤풀이를 미루고 바로 집으로 가기로 했다는 것이다. 수원파를 뺀 우리가 종점인 시청에 도착한 시각이 대략 8시 10분경이다. 토요일 저녁이라 대부분 식당이 문을 닫은 가운데 무교동 뒷골목으로 가서 문을 연 집을 찾아다녔다.
문을 연 감자탕집을 발견했다. 그리고 밖에서 메뉴를 살펴보니 삼겹살이 있어 그 식당으로 들어갔다. 당연히삼겹살을 주문했지만,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 다시 나갈까 하다 귀찮기도 하고 해서 감자탕과 보쌈을 시키고 빨갱이 한 병만 시켰다. 남은 골드와 보리차를 처리해야 했기 때문에. 그때 인형이 '천강'에 있다고 연락이 왔다. 해서 그럼 오라고 했고 9시 50분경 명신과 인형이 합류했다. 안주를 다 먹은 상황이라 감자탕을 하나 더 시키고 먹는데, 용준에게서도 연락이 왔다. 용준도 합류해 마시다 헤어진 시각이 몇 신지 기억이 안 남!
결과적으로 '삼가리 주차장 → 비로사 → 달밭골 → 비로봉(정상) → 제1 연화봉 → 연화봉 → 희방깔딱재 → 희방사 → 제2 주차장'의 12.57km(트랭글 기준), 6시간 37분의 산행이었다.
산에서 잘 먹자는 모토를 가진 우리 등산방과 안내 산악회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걸 확인한 산행이다.
그럼에도 우리 등산방원의 놀라운 체력과 속도를 고려하면 안내 산악회를 이용해도 큰 문제는 없을 거라는 사실을 확인한 산행이기도 하다.
이번 겨울은 눈 구경하기 힘들어 덕유산 종주와 지리산 천왕봉 일출 산행을 하지 않았다면 산에서 눈 구경도 못 할 뻔했다는 사실을 확인한 산행이다.
첫댓글 대장과 함께 등산한 친구들 수고했어.
댕큐
겨울산은 처음인데, 좀 피곤하다...
아니, 6년 전에 영암 월출산 간 적이 있구나.
그 구간은 소백산보다 무난했다는 기억이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