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나물이라 불리는 원추리나물.
해마다 이른 봄이 오면 나는 산에서 신이화나 넘나물을 채취한다. 두가지 다 이 시기를 놓치면 일년 후를 기약해야 하기 때문다. 목련꽃몽우리인 신이화는 꽃차나 약으로 사용하기 위해 필요 하지만 넘나물은 담백하고 달달하고 시원하며 감칠맛 나는 특별한 맛을 잊지 못해 채취한다
이른 봄에 채취하여 봄의 맛을 느끼는 산나물 중에서도 유일하게 달콤한 맛을 가진 넘나물은 윈추리의 새순을 말한다. 원추리는 새순을 나물로, 꽃을 음식의 재료로, 뿌리를 약으로 쓴다.
원추리는 정월 대보름에 국을 끓여 먹으면 근심을 잊게 해준다고 망우초라고도 부른다. 또 뿌리를 먹으면 아들을 얻는다고 의남초라고도 하였다.
원추리의 생약명은 훤초근이다. 우리나라 전역의 산에서 난다. 넘나물을 채취할때는 약 10Cm 이내의 새순을 채취해야 한다. 그 이상의 순은 독성이 있기 때문에 묵나물이나 약으로 법제하여 써야 한다.
넘나물은 어린 원추리순을 채취하여 깨끗히 씻고 끓는 물에 소금을 조금 넣고 원추리순이 부드럽게 될때까지 데쳐서 찬물에 서너시간 정도 우려낸다.
간장, 들기름, 매실액 등으로 즙이 나올 정도로 조물조물 무쳐 나물로 먹거나 된장국, 특히 육류와 잘 어울려 소고기 미역국에 넣어 먹으면 감칠맛이 난다.
원추리새순은 도라지, 미나리 등과도 잘 어울리는 봄의 고급산채이자 건강푸새이다. 비빔밥의 재료로도 훌륭하고 볶음나물로도 좋은 식재료이다.
원추리의 꽃은 여름에 핀다. 백합과의 꽃답게 아름답다. 원추리꽃은 꽃차나 술로 담궈 먹기도 하며 중국요리의 고급 식재료로도 사용된다. 우리의 옛 사람들도 진달래처럼 꽃술을 제거하고 원추리 꽃밥을 해 먹기도 했었다. 원추리꽃을 말려서 소주에 담궈 마시는 약용주는 자양강장 효과와 함께 피로회복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그리고 잎과 줄기, 뿌리, 꽃 등을 함께 넣고 달여서 복용하면 과음으로 인한 주독을 해소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한다.
꽃은 활짝 피기 전의 봉우리를 따서 써야한다. 원추리꽃은 수명이 하루밖에 안된다. 아침에 피고 저녁에 시들어 버린다. 꽃을 먹으면 근심이 사라진다고 망우초라고 했다는 주장도 있다. 그만큼 원추리의 맛이 근심을 잃어 버릴 정도로 맛있다는 반증이 아닐까 한다.
원추리는 종류가 아주 많다. 주로 꽃의 형태나 색깔로 구분하는데 식용,약용하는 원추리꽃은 홑꽃만 쓰고 겹꽃은 쓰지 않는다고 전해진다.
원추리뿌리를 달인 물은 결핵균을 죽이는 작용을 한다.
뿌리에는 독성이 많아 생것으로는 섭취하지 말아야 한다. 훤초근의 독성은 섭씨 60도 이상의 불로 가열하면 대부분 소멸되지만 말린 뿌리도 하루 40g 이상을 달여 먹게 되면 시력을 잃을 수도 있으며, 대 소변에 피가 섞여 나와 신장의 기능을 망치게 될 수도 있다. 옛날엔 뿌리를 구황식으로도 사용하였으나 지금은 생약으로 쓰거나 가을에 전초를 굴취하여 술로 담궈 섭취하는 것이 좋다. 원추리술은 신장결석, 방광결석, 간질환, 이뇨, 소화, 황달에 좋은 효과를 보인다고 한다.
그 외에도 원추리는 폐결핵이나 빈혈, 황달, 변비 등의 치료약으로 사용했었다. 또한 옛부터 여성들에게는 불로초라고 말하여 왔고 여성의 몸을 보해주며 이뇨, 소종 등의 효능을 가지고 있다. 소변이 잘 나오지 않는 증세나 수종, 황달, 대하증, 월경과다, 월경불순, 유선염, 젖 분비부족 등에 약으로 쓴다.
이른 봄 좋은 친구들과 함께 도시락 싸 들고 가까운 야산에 소풍삼아 넘나물 뜯으러 다녀오자. 덤으로 맛있는 계절자연식과 건강도 얻을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 일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