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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莊子) 내편(內篇) 덕충부(德充符)(78) 魯有兀者王駘 從之遊者 與仲尼相若 노 유 올 자 왕 태 종 지 유 자 여 중 니 상 약 노나라에 발 하나가 잘린 왕태라는 자가 있었는데 그를 따라 배우는 자(의 수)가 중니를 따르는 사람들과 비슷했다.
常季問於仲尼曰 王駘 兀者也 상 계 문 어 중 니 왈 왕 태 올 자 야 從之遊者 與夫子中分魯 종 지 유 자 여 부 자 중 분 로 상계가 중니에게 물었다. ‘왕태는 형벌로 절름발이가 된 사람입니다. 그를 따라 배우는 자가 선생님과 함께 노나라 인구를 반분하고 있습니다.
立不敎 坐不議 虛而往 實而歸 립 불 교 좌 불 의 허 이 왕 실이 귀 固有不言之敎 無形而心成者邪 是何人也 고 유 불 언 지 교 무 형 이 심 성 자 사 시 하 인 야 그는 서 있어도 가르치지도 않고 앉아 있어도 논하지도 않는데 빈 마음으로 찾아가 가득 채워 돌아옵니다. 본시부터 말로 하지 않는 가르침이란 것이 있어 겉으로 드러남이 없어도 마음으로 이룸이 있는 것인가요. 그는 과연 어떤 사람입니까.’ 仲尼曰 夫子 聖人也 丘也直後而未往耳 丘將以爲師 중 니 왈 부 자 성 인 야 구 야 직 후 이 미 왕 이 구 장 이 위 사 而況不若丘者乎 奚假魯國 丘將引天下而與從之 이 황 불 약 구 자 호 해 가 로 국 구 장 인 천 하 이 여 종 지 중니가 대답했다.‘그분은 성인이다. 나는 다만 뒤쳐서 아직 찾아가 뵙지는 못하지만 나도 장차 스승으로 모시려 한다. 하물며 나만도 못한 사람들이야 더 말할 것이 있겠는가. 노나라 사람뿐 아니라 천하 사람을 이끌고 그를 따르려 한다.’
常季(상계) : 노나라의 현인. 공자의 제자라고도 한다. 王(왕) : 뛰어나다, 앞서다. 용(庸) : 보통 사람들.
▶장자(莊子) 내편(內篇) 덕충부(德充符)(79) 常季曰 彼兀者也 而王先生 상 계 왈 피 올 자 야 이 왕 선 생 其與庸亦遠矣 若然者 其用心也獨若之何 기 여 용 역 원 의 약 연 자 기 용 심 야 독 약 지 하 상계가 말했다. ‘그는 절름발이인데도 선생님보다도 훌륭하다고 합니다. 보통 사람들보다도 훨씬 뛰어날 것입니다. 이런 사람은 마음 씀을 어떻게 하고 있는 것인가요.’
仲尼曰 死生亦大矣 而不得與之變 雖天地覆墜 亦裝不與之遺 중 니 왈 사 생 역 대 의 이 부 득 여 지 변 수 천 지 복 추 역 장 불 여 지 유 審乎無假而不與物遷 命物之化而守其宗也 심 호 무 가 이 불 여 물 천 명 물 지 화 이 수 기 종 야 중니가 대답했다. ‘죽고 사는 것도 큰 문제이나 그는 그 때문에 변하지 않는다.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더라도 함께 떨어지지 않으며 거짓 없는 도를 잘 살펴 사물과 함께 변하지 않고 만물의 변화를 명으로 받아들여 근본인 도를 지킨다.’
常季曰 何謂也 상 계 왈 하 위 야 仲尼曰 自其異者視之 肝膽楚越也 自其同者視之 萬物皆一也 중 니 왈 자 기 이 자 시 지 간 담 초 월 야 자 기 동 자 시 지 만 물 개 일 야 상계가 말했다.‘무슨 말씀입니까?’ 중니가 대답했다. ‘서로 다른 점으로 보면 간과 쓸개도 (멀리 떨어진) 초나라와 월나라 같고 같은 점에서 본다면 만물은 모두 하나이다.
夫若然者 且不知耳目之所宜 부 약 연 자 차 부 지 이 목 지 소 의 而遊心乎德之和 物視其所一 而不見其所喪 視喪其足猶遺土也 이 유 심 호 덕 지 화 물 시 기 소 일 이 불 견 기 소 상 시 상 기 족 유 유 토 야 무릇 이와 같은 자는 귀나 눈이 좋아하는 것 따위를 알지 못하고 마음을 덕의 조화된 경지에서 노닐게 하여 만물에 대해 그 같은 바를 보고 외형상의 변화를 보지 않는다. 그러니 발을 잃은 것은 흙을 떨어 버리는 정도로 밖에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심(審) : 잘 아는 것 무가(無假) : 자기밖에 의지함이 없음 종(宗) : 자신의 근본, 참된 자신
▶장자(莊子) 내편(內篇) 덕충부(德充符)(80) 常季曰 彼爲己 상 계 왈 피 위 기 以其知得其心 以其心得其常心 物何爲最之哉 이 기 지 득 기 심 이 기 심 득 기 상 심 물 하 위 최 지 재 상계가 말했다.‘그는 자신만을 위하고 있습니다. 그의 지혜로 그 마음을 터득하였고 가 마음으로 그 변함없는 마음을 터득했습니다. 세상 사람들이 어째서 그에게 모여드는 것입니까?’
仲尼曰 人莫鑑於流水 而鑑於止水 唯止能止衆止 중 니 왈 인 막 감 어 류 수 이 감 어 지 수 유 지 능 지 중 지 受命於地 唯松柏獨也正 ○這夏靑靑 수 명 어 지 유 송 백 독 야 정 ○ 저 하 청 청 중니가 말했다. 사람은 흐르는 물을 거울삼지 않고 멈추어 있는 물을 거울삼는다. 멈추어 있어야 멈춤을 구하는 여러 사물을 멈출 수 있다. 땅에서 생명을 받은 것 중에 오직 소나무와 잣나무만이 올바르니 겨울이건 여름이건 푸르다.
受命於天 唯堯舜獨也正 在萬物之首 수 명 어 천 유 요 순 독 야 정 재 만 물 지 수 幸能正生 而正衆生 夫保始之徵 不懼之實 행 능 정 생 이 정 중 생 부 보 시 지 징 불 구 지 실 하늘에서 생명을 받은 것 중에 오직 순임금만이 홀로 올바르니 만물의 우두머리가 되었다. 다행히 삶을 바르게 할 수 있어 뭇 사람의 마음을 올바르게 할 수 있었다. 근본적인 덕을 지니고 있는 징험은 두려워하지 않는 충실한 상태를 이룬다.
勇士一人 雄入於九軍 將求名而能自要者 而猶若是 용 사 일 인 웅 입 어 구 군 장 구 명 이 능 자 요 자 이 유 약 시 而況官天地 府萬物 直寓六骸 象耳目 一知之所知 而心未嘗死者乎 이 황 관 천 지 부 만 물 직 우 육 해 상 이 목 일 지 지 소 지 이 심 미 상 사 자 호 한 사람의 용사가 용감하게 대군 속으로 쳐들어가니 용감하다는 명성을 바라고 스스로에게 요구할 줄 아는 자도 오히려 이와 같은데 하물며 천지를 다스리고 만물을 어루만져 자기 육체를 잠시 머물다 가는 곳으로 여기고 이목의 감각을 허상으로 여기며 지식으로 아는 대상을 모두 하나로 여기고 마음이 사멸된 적 없는 사람이야 어떠하겠는가.
彼且擇日而登假 人則從是也 彼且何肯以物爲事乎 피 차 택 일 이 등 가 인 칙 종 시 야 피 차 하 긍 이 물 위 사 호 그는 또한 날을 가려 이승을 떠날 것이고 사람들이 그를 따를 것이다. 그가 어찌 또 사물로 자기 일을 삼으려 하겠는가.’
위기(爲己) : 자기 자신만을 위하는 것. 보시(保始) : 근본적인 덕을 보존하는 것. 직(直) : 다만 ~에 불과하다. 우(禹) : 가탁하다, 임시로 맡겨두다. 육해(六骸) : 몸. 상(象) : 상(像)과 통하여, ‘가상이라 보는 것’. 등가(登假) : 이승을 떠나다.
▶장자(莊子) 내편(內篇) 덕충부(德充符)(81) 申徒嘉 兀者也 而與鄭子産同師於伯昏無人 신 도 가 올 자 야 이 여 정 자 산 동 사 어 백 혼 무 인 신도가는 형벌로 발 하나가 잘린 사람인데 정나라의 대신인 자산과 함께 백혼무인을 스승으로 모시고 있었다.
子産謂申徒嘉曰 我先出則子止 子先出則我止 자 산 위 신 도 가 왈 아 선 출 칙 자 지 자 선 출 칙 아 지 자산이 신도가에게 말했다. ‘내가 먼저 나가면 자네가 남아 있고 자네가 먼저 나가면 내가 남기로 하세.’
其明日 又與合堂同席而坐 子産謂申徒嘉曰 기 명 일 우 여 합 당동 석 이 좌 자 산 위 신 도 가 왈 我先出則子止 子先出則我止 今我將出 子可以止乎 其未邪 아 선 출 칙 자 지 자 선 출 칙 아 지 금 아 장 출 자 가 이 지 호 기 미 사 그 다음날, 또 같은 집 같은 자리에 앉아 있었는데 자산이 신도가에게 이렇게 말했다. ‘내가 먼저 나가면 자네가 남아 있게. 자네가 먼저 나가면 내가 남을 테니. 지금 내가 나가려는데 자네는 남아 있어 주겠나? 아니면 그렇게 하지 않겠는가?
且子見執政而不違 子齊執政乎 차 자 견 집 정 이 불 위 자 제 집 정 호 그런데 자네는 재상을 보고도 피하지 않으니 그래 자네가 재상과 동등하다는 것인가?’
申徒嘉曰 先生之門 固有執政焉如此哉 子而悅子之執政而後人者也 신 도 가 왈 선 생 지 문 고 유 집 정 언 여 차 재 자 이 열 자 지 집 정 이 후 인 자 야 신도가가 대답했다. ‘선생님의 문하에 본래 재상이라는 구별이 있는가? 자네는 자기가 재상이라는 것을 내세우며 남을 업신여기는 사람이네.’
聞之曰 鑑明則塵垢不止 止則不明也 久與賢人處則無過 문 지 왈 감 명 칙 진 구 불 지 지 칙 불 명 야 구 여 현 인 처 칙 무 과 今子之所取大者 先生也 而猶出言若是 不亦過乎 금 자 지 소 취 대 자 선 생 야 이 유 출 언 약 시 불 역 과 호 내가 들으니‘거울이 밝은 것은 먼지가 앉지 않아서이고 먼지가 쌓이면 맑지 않다. 이와 마찬가지로 오랫동안 현인과 함께 있으면 잘못이 없어진다’는 뜻이네. 지금 자네가 크게 여기는 바는 선생님인데 아직 그런 말을 하다니 또한 잘못이 아니겠는가?’
申徒嘉(신도가) : 신도는 성, 가는 이름. 정나라의 현인. 子産(자산) : 성은 공손(公孫), 이름은 교(僑), 자산은 그의 자. 기원전 7세기, 춘추 시대 정나라의 명재상.
伯昏無人(백혼무인) : 열자도 스승으로 모셨다 하며, 잡편(雜編)과 『열자』에서는 무(暓)로 쓰고 있다.
執政(집정) : 재상. 後人(후인) : 남을 업신여기다.
▶장자(莊子) 내편(內篇) 덕충부(德充符)(82) 子産曰 子旣若是矣 猶與堯爭善 計子之德 不足以自反邪 자 산 왈 자 기 약 시 의 유 여 요 쟁 선 계 자 지 덕 부 족 이 자 반 사 자산이 말했다. 자네는 이미 그런 모습이면서 아직 요임금보다 훌륭해지려 하고 있군 자네의 덕을 생각해 보고 스스로 반성할 수 없는가.
申徒嘉曰 自狀其過 以不當亡者衆 不狀其過 以不當存者寡 신 도 가 왈 자 상 기 과 이 부 당 망 자 중 불 상 기 과 이 부 당 존 자 과 신도가가 대답했다. 스스로 잘못을 변명하며 발을 잘리지 않았어야 했다고 한 자는 많아도 그 잘못을 변명하지 않고 애초 발이 있어서는 안 되었다고 하는 자는 적다.
知不可奈何 而安之若命 唯有德者能之 지 불 가 내 하 이 안 지 약 명 유 유 덕 자 능 지 사람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음을 알고 그러한 경지에 편안히 머물러 운명을 순순히 따르는 것은 덕이 있는 자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장자(莊子) 내편(內篇) 덕충부(德充符)(83) 遊於羿之彀中 中央者 中地也 유 어 예 지 구 중 중 앙 자 중 지 야 然而不中者命也 人以其全足笑吾不全足者多矣 연 이 부 중 자 명 야 인 이 기 전 족 소 오 부 전 족 자 다 의 예의 활 사정거리 안에서 노닌다면 그 가운데는 화살이 명중하는 곳이네. 그런데도 맞지지 않는다면 운명이지. 사람들 중에는 그 두 발이 온전하다고 내 온전치 못한 발을 비웃는 자가 많다.
我怫然而怒 而適先生之所 則廢然而反 아 불 연 이 노 이 적 선 생 지 소 칙 폐 연 이 반 不知先生之洗我以善邪 부 지 선 생 지 세 아 이 선 사 나도 발끈 화가 나지만 선생님 계신 곳에 가면 곧 다 잊고 돌아오네. 선생님이 훌륭한 덕으로 나를 씻어 주시는지 내 스스로 깨닫는 것인지 알 수 없다.
吾與夫子遊十九年矣 而未嘗知吾兀者也 오 여 부 자 유 십 구 년 의 이 미 상 지 오 올 자 야 今子與我遊於形骸之內 而子索我於形骸之外 不亦過乎 금 자 여 아 유 어 형 해 지 내 이 자 색 아 어 형 해 지 외 불 역 과 호 나는 선생님과 함께 노닌 지가 19년이지만 아직 내가 절름발이라는 것을 모르네. 지금 자네와 나는 형체의 안에서 교류하고 있는데 내게 외적인 것을 찾다니 어찌 잘못이 아닌가.
子産蹴然改容更貌曰 子無乃稱 자 산 축 연 개 용 갱 모 왈 자 무 내 칭 자산은 놀라 얼굴색을 바꾸고 말했다. ‘자네 이제 그만 말해주게.’
羿(예) : 요임금 시대의 활의 명수. 彀中(구중) : 활의 사정거리 안. 形骸之內(형해지내) : 육체 속, 곧 마음. 蹴然(축연) : 부끄러운 얼굴을 짓는 모양.
▶장자(莊子) 내편(內篇) 덕충부(德充符)(84) 魯有兀者叔山無趾 踵見仲尼 로 유 올 자 숙 산 무 지 종 견 중 니 노나라에 형벌로 발 하나를 잘린 숙산무지라는 자가 있었는데 불편한 걸음으로 중니를 만나러 왔다.
仲尼曰 子不謹 前旣犯患若是矣 雖今來 何及矣 중 니 왈 자 불 근 전 기 범 환 약 시 의 수 금 래 하 급 의 중니가 말했다. ‘그대는 삼가지 않아서 전에 이미 죄를 짓고 이와 같이 되었소. 그러니 지금 와 봤자 어찌 미칠 수 있겠는가.’
無趾曰 吾唯不知務而輕用吾身 吾是以亡足 무 지 왈 오 유 부 지 무 이 경 용 오 신 오 시 이 망 족 今吾來也 猶有尊足者存焉 吾是以務全之也 금 오 래 야 유 유 존 족 자 존 언 오 시 이 무 전 지 야 무지가 말했다. ‘저는 다만 도를 힘써 배울 줄 모르고 경솔하게 처신하여 그 때문에 이렇게 발을 잃었습니다. 지금 제가 온 것은 발보다 귀한 것이 남아 있기 때문이며 그것을 온전하게 하고 싶어서입니다.
夫天無不覆 地無不載 부 천 무 불 복 지 무 부 재 吾以夫子爲天地 安知夫子之猶若是也 오 이 부 자 위 천 지 안 지 부 자 지 유 약 시 야 대저 하늘은 덮어주지 않는 것이 없고 땅은 실어주지 않는 것이 없습니다. 저는 선생님을 그런 하늘이나 땅과 같은 분으로 여겨 왔는데 선생님이 이럴 줄은 몰랐습니다.’
孔子曰 丘則陋矣 夫子胡不入乎 請講以所聞 無趾出 공 자 왈 구 칙 루 의 부 자 호 불 입 호 청 강 이 소 문 무 지 출 공자가 말했다. ‘내가 생각이 좁았소. 자, 안으로 들어오시오. 내가 듣고 배워서 아는 바를 말씀드리겠소’ 라고 했으나 무지는 나가 버렸다.
孔子曰 弟子勉之 夫無趾 兀然者 공 자 왈 제 자 면 지 부 무 지 올 연 자 猶務學以複補前行之惡 而況全德之人乎 유 무 학 이 복 보 전 행 지 악 이 황 전 덕 지 인 호 공자는 제자들에게 말했다. ‘너희들도 힘써 배워라. 저 무지는 발이 잘린 병신이지만 그래도 애써 배워서 지난 잘못을 보상하려 하고 있다. 그런데 하물며 아무 결점이 없는 너희들이야 더욱 그래야 할 것이 아니겠느냐.’
▶장자(莊子) 내편(內篇) 덕충부(德充符)(85) 無趾語老聃曰 孔丘之於之人 其未邪 무 지 어 노 담 왈 공 구 지 어 지 인 기 미 사 숙산무지가 노담에게 말했다. ‘공구는 지인과 견주면 아직 멀더군요.
彼何賓賓以學子爲 彼且蘄以諔詭幻怪之名聞 피 하 빈 빈 이 학 자 위 피 차 기 이 숙 궤 환 괴 지 명 문 不知至人之以是爲己桎梏邪 부 지 지 인 지 이 시 위 기 질 곡 사 그는 어째서 자꾸만 선생님에게 배우려 할까요. 그는 특출하고 괴상한 명성이 알려지기를 바라지만 지인은 그것을 스스로를 묶는 수갑과 차꼬로 여긴다는 것을 모르고 있습니다.’
老聃曰 胡不直使彼以死生爲一條 노 담 왈 호 불 직 사 피 이 사 생 위 일 조 以可不可爲一貫者 解其桎梏 其可乎 이 가 불 가 위 일 관 자 해 기 질 곡 기 가 호 노담이 말했다. ‘어찌하여 그로 하여금 생사를 하나로 여기게 하고 옳고 옳지 않음이 같은 이치로 꿰어져 있음을 알게 하여 당장 그 수갑과 차꼬를 풀어 주지 않습니까. 그것은 가능하지 않습니까.’
無趾曰 天刑之 安可解 무 지 왈 천 형 지 안 가 해 숙산무지가 말했다. ‘하늘의 벌인데 어찌 풀 수 있겠습니까.’
諔詭(숙궤) : 특이한 것. 一貫(일관) : 하나로 관통되다, 같은 성격의 것.
▶장자(莊子) 내편(內篇) 덕충부(德充符)(86) 魯哀公問於仲尼曰 衛有惡人焉 曰哀駘它 로 애 공 문 어 중 니 왈 위 유 악 인 언 왈 애 태 타 丈夫與之處者 思而不能去也 婦人見之 請於父母曰 장 부 여 지 처 자 사 이 불 능 거 야 부 인 견 지 청 어 부 모 왈 노나라 애공이 중니에게 물었다. ‘위나라에 추남이 있는데 그의 이름은 애타타라 합니다. 그와 함께 지낸 사내들은 그가 그리워 따르면서 곁에서 떠나지를 못하고 그를 본 여자들은 부모에게 간청 하오.
與爲人妻 寧爲夫子妾者 十數而未止也 여 위 인 처 녕 위 부 자 첩 자 십 수 이 미 지 야 未嘗有聞其唱者也 常和人而矣 미 상 유 문 기 창 자 야 상 화 인 이 의 다른 이의 아내가 되느니 차라리 그분의 첩이 되겠다고 하는데 여자 수가 몇십 명으로 그치지 않는다 하오 그가 자기 의견을 주장하는 것을 아직 아무도 들은 적이 없고 늘 남에게 동조할 뿐이오.
无君人之位以濟乎人之死 无聚祿以望人之腹 무 군 인 지 위 이 제 호 인 지 사 무 취 록 이 망 인 지 복 又以惡駭天下 和而不唱 知不出乎四域 우 이 악 해 천 하 화 이 불 창 지 불 출 호 사 역 군주의 자리에 있어 남의 죽음을 구해주는 것도 아니며 쌓아 둔 재산이 있어서 사람들의 배를 채워주는 것도 아니오. 게다가 그 흉한 꼴이란 온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할 정도이며 남에게 동조하기는 하지만 스스로 주장하지 않고 그 지식은 사방 먼 데의 것까지 미치지는 못하오.
且而雌雄合乎前 是必有異乎人者也 차 이 자 웅 합 호 전 시 필 유 이 호 인 자 야 그런데도 많은 남녀가 그 앞에 모여드는 것은 필경 범인과 다른 데가 있는 것일 것이오.
▶장자(莊子) 내편(內篇) 덕충부(德充符)(87) 寡人召而觀之 果以惡駭天下 과 인 소 이 관 지 과 이 악 해 천 하 與寡人處 不至以月數 而寡人有意乎其爲人也 不至乎期年 而寡人信之 여 과 인 처 부 지 이 월 수 이 과 인 유 의 호 기 위 인 야 부 지 호 기 년 이 과 인 신 지 과인이 그를 불러보니 과연 추함이 천하를 놀라게 할 만하였소. 그러나 과인과 함께 지낸 지 한 달도 안 되어 나는 그의 사람됨에 마음이 끌렷고 일 년도 안 되어 그를 믿게 되었소.
國無宰 寡人傳國焉 悶然而後應 氾然而若辭 국 무 재 과 인 전 국 언 민 연 이 후 응 범 연 이 약 사 寡人醜乎 無幾何也 去寡人而行 卒授之國 과 인 추 호 무 기 하 야 거 과 인 이 행 졸 수 지 국 나라에 재상이 없어 과인이 국정을 맡기려 하니 걱정하는 듯하더니 응답했는데 아무 일도 아닌 듯이 사양하는 것이었소. 과인이 갑자기 그에게 나라를 맡기려 한 것이 추하게 여겨졌는데 얼마 안 있어 과인을 떠나가 버렸소.
寡人恤焉若有亡也 若無與樂是國也 是何人者也 과 인 휼 언 약 유 망 야 약 무 여 락 시 국 야 시 하 인 자 야 과인은 멍하니 무언가 잃어버린 느낌이었소. 이 나라의 즐거움을 함께 할 사람이 없는 듯했소. 그는 어떤 사람일까.
悶然(민연) : 걱정하는 모양 恤焉(휼언) : 멍청한 모양, 걱정하는 모양.
▶장자(莊子) 내편(內篇) 덕충부(德充符)(88) 仲尼曰 丘也嘗使於楚矣 適見○子食於其死母者 중 니 왈 구 야 상 사 어 초 의 적 견 돈 자 식 어 기 사 모 자 공자가 말했다. 저는 언젠가 초나라에 사신으로 간 적이 있는데 그때 새끼 돼지가 죽은 어미 젖을 빨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少焉絢若皆棄之而走 不見己焉爾 不得類焉爾 소 언 현 약 개 기 지 이 주 불 견 기 언 이 부 득 유 언 이 所愛其母者 非愛其形也 愛使其形者也 소 애 기 모 자 비 애 기 형 야 애 사 기 형 자 야 얼마 후 새끼 돼지는 놀라 모두 어미를 버리고 달아났습니다. 어미 돼지가 자기들을 보지 않고 자기들과는 달랐기 때문입니다. 그 어미를 사랑하는 것은 그 형태가 아니라 그 형태를 부리는 것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戰而死者 其人之葬也不以○資 ○者之○ 無爲愛之 皆無其本矣 전 이 사 자 기 인 지 장 야 불 이 삽 자 월 자 지 구 무 위 애 지 개 무 기 본 의 싸우다 죽은 자는 장사지낼 때 칼을 함께 묻어 주지 않고 발이 잘린 사람은 신을 소중하게 여기지 않습니다. 모두 그 근본이 없기 때문입니다. 爲天子之諸御 不瓜○ 不穿耳 取妾者止於外 不得復使 위 천 자 지 제 어 불 과 전 불 천 이 취 첩 자 지 어 외 부 득 복 사 形全猶足以爲爾 而況全德之人乎 형 전 유 족 이 위 이 이 황 전 덕 지 인 호 천자의 후궁이 된 자는 손톱을 깎지 않고 귀를 뚫지 않습니다. 아내를 맞이한 자는 밖에 나가 머물게 하고 다시 부리지 않습니다. 육체가 온전한 사람도 이와 같이 대하는데 하물며 덕이 완전한 사람이겠습니까.
今哀○○未言而信 無功而親 使人授己國 唯恐其不受也 금 애 태 타 미 언 이 신 무 공 이 친 사 인 수 기 국 유 공 기 불 수 야 是必才全而德不形者也 시 필 재 전 이 덕 불 형 자 야 지금 애태타는 말하지 않아도 사람들이 믿으며 공이 없어도 친해져 사람으로 하여금 자기 나라를 맡기면서도 그가 안 받을까 염려할 정도입니다. 이는 틀림없이 재능이 온전하고 덕이 겉에 나타나지 않는 인물일 것입니다.
▶장자(莊子) 내편(內篇) 덕충부(德充符)(89) 哀公曰 何謂才全 애 공 왈 하 위 재 전 재능이 온전하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요.
仲尼曰 死生存亡 窮達貧富 賢與不肖毁譽 飢渴寒暑 是事之變 命之行也 중 니 왈 사 생 존 망 궁 달 빈 부 현 여 불 초 훼 예 기 갈 한 서 시 사 지 변 명 지 행 야 중니가 말했다. 생사존망, 빈곤과 부귀, 현명과 어리석음, 헐뜯음과 기림, 굶주림과 목마름, 추위와 더위 이런 것은 세상의 변화이며 운명의 흐름입니다.
日夜相代乎前 而知不能規乎其始者也 일 야 상 대 호 전 이 지 불 능 규 호 기 시 자 야 故不足以滑和 不可入於靈府 고 부 족 이 활 화 불 가 입 어 영 부 밤낮 눈앞에 교대로 나타나는데도 우리의 지혜는 그 시초를 헤아리지 못합니다. 따라서 그러한 변화는 우리 마음의 조화를 어지럽히지 못하고 마음속에 들어올 수도 없는 것입니다.
使之和預通而不失於兌 使日夜無?而與物爲春 사 지 화 예 통 이 불 실 어 태 사 일 야 무 극 이 여 물 위 춘 是接而生時於心者也 是之謂才全 시 접 이 생 시 어 심 자 야 시 지 위 재 전 마음이 잘 조화되어 있으면 언제나 시원히 트여서 즐거움을 잃지 않으며 밤낮으로 변화가 끼어들 틈이 없게 하면 만물과 화기어린 조화를 이루게 됩니다. 이것이야말로 만물에 접해 봄 같은 화기가 마음에 생긴다고 하는 것입니다. 재능이 온전하다고 하는 게 바로 이런 것입니다.
▶장자(莊子) 내편(內篇) 덕충부(德充符)(90) 哀公異日以告閔子曰 애 공 이 일 이 고 민 자 왈 始也 吾以南面而君天下 執民之紀而憂其死 시 야 오 이 남 면 이 군 천 하 집 민 지 기 이 우 기 사 애공이 훗날 민자에게 그 말을 했다. ‘처음 나는 임금의 자리에 있으므로 백성을 다스리는 법을 지키고 그들이 생활난이나 병으로 죽지 않도록 애썼소.
吾自以爲至通矣 今吾聞至人之言 恐吾無其實 오 자 이 위 지 통 의 금 오 문 지 인 지 언 공 오 무 기 실 輕用吾身而亡吾國 吾與孔丘非君臣也 德友已而矣 경 용 오 신 이 망 오 국 오 여 공 구 비 군 신 야 덕 우 이 이 의 나는 그것으로써 최고의 도에 이르렀다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지인의 말을 듣고 내게 그런 실력도 없으면서 경솔하게 처신하여 마침내 이 나라를 잃는 것이 아닌가 하고 두려워졌소. 나와 공구의 사이는 임금과 신하가 아니고 덕으로 사귀는 벗일 뿐이오.’
▶장자(莊子) 내편(內篇) 덕충부(德充符)(91) 闉跂支離無脤 說衛靈公 靈公說之 而視全人 其脰肩肩 인 기 지 리 무 순 설 위 령 공 영 공 설 지 이 시 전 인 기 두 견 견 인기지리무순이라고 하는 자가 위나라 영공에게 의견을 말했더니 영공이 기뻐했다. 그 이후로 온전한 사람을 보면 그 목이 가늘고 길게 보였다.
甕㼜大癭說齊桓公 桓公說之 而視全人 옹 앙 대 영 설 제 환 공 환 공 설 지 이 시 전 인 其두肩肩 故德有所長 而形有所忘 기 두 견 견 고 덕 유 소 장 이 형 유 소 망 옹앙대영이 제나라 환공에게 의견을 말했더니 환공은 기뻐했다. 이후로 온전한 사람을 보면 그 목이 길고 가늘게 보였다. 그러므로 덕이 뛰어나면 외형은 잊게 되는 것이다.
人不忘其所忘 而忘其所不忘 此謂誠忘 인 불 망 기 소 망 이 망 기 소 불 망 차 위 성 망 故聖人有所遊 而知爲孼 約爲膠 德爲接 工爲商 고 성 인 유 소 유 이 지 위 얼 약 위 교 덕 위 접 공 위 상 사람들은 그 잊어야 할 것은 잊지 않고 잊어서는 안 될 것은 잊으니 이것을 ‘참으로 잊음’이라 한다. 그러므로 성인은 아무 것에도 얽매이지 않고 마음을 자유로이 노닐게 하는 바가 있으며 그리고 지식을 쓸데없이 붙어 있는 것으로 여기고 예의 규범을 아교풀로 생각하며 세속의 덕을 교제의 수단으로 알고 기술을 장사 솜씨로 여긴다.
聖人不謀 惡用知 不斷 惡用膠 無喪 惡用德 성 인 불 모 악 용 지 부 단 악 용 교 무 상 악 용 덕 不貨 惡用商 四者 天鬻也 天鬻者 天食也 旣受食於天 又惡用人 불 화 악 용 상 사 자 천 죽 야 천 죽 자 천 식 야 기 수 식 어 천 우 악 용 인 성인은 도모하지 않으니 어디 지식이 필요하겠으며 깎고 다듬지 않으니 어찌 아교풀이 필요하리오. 잃음이 없으니 어찌 세속의 도덕이 필요하리오. 팔지 않으니 어찌 장사가 소용되리오, 이 네 가지는 자연이 길러주는 것이다. 자연스런 기름이란 하늘이 먹여주는 것이다. 이미 하늘에게 먹을 것을 받았는데 어찌 또 인위가 필요하랴.
闉跂支離無脤(인기지리무순) : 가공적인 인물 이름. ‘인기’는 다리가 굽은 사람, ‘지리’는 곱추, ‘무순(無脤 혹은 無脣)’은 언청이. 온갖 불구인 사람을 대표한다.
甕㼜大癭(옹앙대영) : 가공적인 인물 이름. ‘옹앙’은 혹이 큰 모양, ‘대영’은 큰 혹으로, 큰 혹이 달린 추한 사람을 뜻한다.
所遊(소유) : 마음을 한 군데 집착시키지 않고 구속 없이 노닐도록 하는 것. 接(접) : 다른 것들을 더 열심히 추구하는 것.
▶장자(莊子) 내편(內篇) 덕충부(德充符)(92) 有人之形 无人之情 有人之形 유 인 지 형 무 인 지 정 유 인 지 형 故群於人 无人之情 故是非不得於身 고 군 어 인 무 인 지 정 고 시 비 부 득 어 신 성인은 사람의 형체를 하고 있으나 사람의 정을 지니지 않는다. 사람의 형체를 하고 있으므로 사람들과 함께 살지만 사람의 정이 없으므로 옳고 그름의 판단을 그 몸에서 구할 수는 없다.
眇乎小哉 所以屬於人也 謷乎大哉 獨成其天 묘 호 소 재 소 이 속 어 인 야 오 호 대 재 독 성 기 천 너무도 작은 것은 사람들 속에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홀로 그 자연의 덕을 이룩한 것은 얼마나 큰가.
▶장자(莊子) 내편(內篇) 덕충부(德充符)(93) 惠子曰 旣謂之人 惡得無情 혜 자 왈 기 위 지 인 오 득 무 정 혜자가 말했다. ‘이미 사람이라고 한 이상 어찌 정이 없다고 하는가’
莊子曰 是非吾所謂情也 吾所謂无情者 장 자 왈 시 비 오 소 위 정 야 오 소 위 무 정 자 言人之不以好惡內傷其身 常因自然而不益生也 언 인 지 불 이 호 오 내 상 기 신 상 인 자 연 이 불 익 생 야 장자가 말했다. ‘그것은 내가 말하는 정이 아니다. 내가 정이 없다고 하는 것은 사람들이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으로 안으로 그 자신을 상하게 하지 않으며 언제나 자연을 따라 억지로 자기 삶을 연장하려 하지 않는 것이다.’
▶장자(莊子) 내편(內篇) 덕충부(德充符)(94) 惠子曰 不益生 何以有其身 혜 자 왈 불 익 생 하 이 유 기 신 혜자가 말했다. 삶을 연장하려 하지 않으면 어떻게 그 몸을 보유할 수 있겠소.
莊子曰 道與之貌 天與之形 无以好惡內傷其身 장 자 왈 도 여 지 모 천 여 지 형 무 이 호 악 내 상 기 신 장자가 대답했다. 도가 모습을 주었고 하늘이 형체를 주었다.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으로서 안으로 그 자신을 상하게 하지 않는 것이오.
今子外乎子之神 勞乎子之精 倚樹而吟 금 자 외 호 자 지 신 노 호 자 지 정 의 수 이 음 據(槁)梧而瞑 天選之形 子以堅白鳴 거 고 오 이 명 천 선 지 형 자 이 견 백 명 지금 자네는 자신의 정신을 소외하고 정력을 낭비하고 있소. 나무에 기대 서 신음하며 오동나무 안석에 기대어 자고 있네. 하늘이 자네의 형체를 갖추어 주었는데 자네는 궤변을 떠들고 있는 것일세.
瞑(명) : 잠자다. 選(선) : 갖추어 주다. 堅白(견백) : 공손룡의 ‘흰 말은 말이 아니다(白馬非馬)’ 또는 ‘굳은 돌은 흐니 돌이 아니다(堅石非白石)’라는 것과 같은 궤변. 鳴(명) : 세상에 선전하는 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