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밭을 준비하는 시기입니다.
마늘은 이미 움이 돋아나서 한뼘정도 자랐네요.
오늘은 땅콩, 생강, 토란, 가지 등을 수확하여 그들은 보내고, 새로운 땅을 만들어 양파를 모시고자 일을 하였어요.
모두 달라붙어 수확과 밭만들기를 하고, 관리기로 밭을 일구는 동안 나머지는 고구마대를 꺽었습니다.
" 사람이 몸이 아프면 건강한 먹거리를 먹어주어야 나을 수 있다." 는 말씀을 하시며 하찮게 보이는 고구마대를 귀히 여길 수 있도록 알려주시네요.
어느 한 작물을 심는다는 것은 땅을 만들고, 두둑, 이랑을 만들고 거기다가 작물을 파종하는데 말은 쉬우나 정말 고된 노동이 필요한 일이더라구요.
그러니 한 생명을 모시는 일은 사람이나 식물이나 동물이나 귀천이 없는 듯 해요.
농사를 지으며 이런 것을 배우게 되니 참 고마운 일이지요.
이렇게 한해 농사가 조금씩 마무리 되어갑니다.
매주 한 날, 그 시간에 모여서 꾸준히 노동할 수 있음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사목사목 느끼고 있습니다.
눈이 얼마나 게으른지도 배웠지만 여전히 일하기 전엔 하기 싫은 마음이 올라오는 것도 느끼고 있구요.
오늘은 모처럼 새참 시간이 생략되고, 금산 마을로 이동해서 참빛학교 동무들 마무리에 선생님과 참여하였지요.
스무명 남짓의 동무들이 부산에서 일하러 순천까지 와서, 14박 15일을 성실하게 일을 하였다지요.
금산 마을 농부님은 그들을 하느님이라 부르더라구요.
눈물이 쏙 나오더군요.
일년내내 온갖 정성을 다해서 기른 농작물이 긴 장마로 흔적도 없이 녹아내렸고, 그에 당신의 마음도 함께 녹아버려 어떤 것도 할 수 없는 절망에 빠져 있었는데 생각지도 못한 님들이 오셔서 다시금 자리를 털고 일어나 일을 할 수 있었다시며 그들에게 머리숙여 깊은 감사를 전하는 모습에서 농부님들의 마음을 알게되었습니다.
그렇게 눈물과 절망으로 하늘에 순응하는 것을 배워가시는구나.
왜 모든 일들 중 농사일을 최고라고 하는지 이해가 조금 되었습니다.
깊어가는 가을날들...
우리밭에서는 무와 배추가 함께 깊어져 가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