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명작, 츠바키 산쥬로(椿三十郞)의 마지막 대결장면입니다.
츠바키 산쥬로는, 주인공의 이름이나 스토리... 요짐보(用心棒)의 후속작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일격 필살을 이만큼 멋있게 묘사한 칼부림 영화는 없다...라고 할 정도죠.
오우삼이 선택한 생애 최고의 명장면...이라던가.
주인공과 악역이 한참을 마주보고 있다가... 갑자기 눈 깜짝할 사이에 번쩍.
(소설에서나 보던 이야기를 영화화면으로 재현!!)
스샷 찍을 때의 타이밍과 용량조절부터 시작해서...
52장의 스샷을 모조리 연결하는데... 개노가다의 압박. ㅡ.ㅡ;;;
(노가다의 일족으로써... 뿌듯함을 느낌. ㅡ.ㅡ;;;)
<피의 미학>
피의 미학...이란 말을 저는 쓰는데...
폭력을 미화할 생각은 없습니다만...
드라마틱...이란 말 자체가... (현실 가능성이 높고 낮은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실생활과의 거리감 없이는 존재할 수 없는 말이니...
피의 미학은 인정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환마대전...이라든가...
쥬베이 인풍첩...이라든가...
이 츠바키 산쥬로의 마지막 장면이라든가...
피의 미학이라 할만 하겠죠.
헌데... 제가 실생활의 폭력을 미화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아닙니다.
제 입장은... 로봇만화와 미국코미디만화(톰&제리...)의 차이겠죠.
일본의 로봇만화가 애들 정서에 나쁘다고 길길이 방방뛰는 아줌마들의 미국만화에 대한 관대함...
그것이 저와 그 아줌마들의 180도 상반된 입장이죠.
로봇만화나 환마대전은 비현실적인, 그저 미학(?)일 뿐이고...
미국만화의 뒤통수 갈기기는... 아이들 사이에 일어날 수 있는, 습관화 가능한 폭력이란게 제 생각이죠.
이 츠바키 산쥬로의 경우를 봐도...
전작 요짐보의 라스트 대결은 칼를 휘두르는 것 만으로 적이 줄줄이 죽습니다.
헌데, 이 츠바키 산쥬로는 '휙하니 순간에 죽더라'라는 것을 아주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일상과 관련없는, '허상속의 리얼리티'일 뿐이죠.
요즘 세상에, 조폭 아닌 이상, 저런 칼부림을 일상속에 볼 수 있을까요?
철없는 애들이나, 철없는 어른이 흉내낼 순 있겠죠.
그런 특수상황을 가지고, 전체를 매도해선 안되겠죠.
오히려 제가 걱정하는 건...
쉽게 일상화 될 수 있는 '톰과 제리'라든가 '코미디 프로'의 개싸가지와 뒤퉁수 갈기기입니다.
(저도 코미디 좋아하는 사람입니다만... 어느 정도지, 과도한 싸가지와 과도한 뒤통수 갈기기는 눈쌀찌푸려질뿐)
다만...
어느 것이 더 '현실/일상'이고, 어느 쪽이 더 '비현실/공상'인지...
그로 인해 어느 쪽이 더 위험한지...는...
사람마다 기준도 인식도 매우 다를 겁니다.
P.S:
저와 이런 생각을 같이 정리해주신 보리님께 감사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