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등록: 2025.06.07.12:16
작성: 이병호
'권영길과 함께하는 2025 오키나와 평화기행' 3일차. 오늘은 전날 보지 못했던 가데나 미해병대 비행장 전망대와 전시관 탐방 후, 오키나와현의 전신 류큐국의 문화와 전통이 잘 보존 전시되고 있는 류큐촌(류큐무라)을 탐방한다. 이어 잔파곶의 서쪽 방향으로 이동하여 '한(恨)의 비'로 유명한 긴조 미노루(金城実, 73)를 만나 그의 삶과 예술 세계에 대해 설명을 듣는다. 아울러 제2차 세계대전때 미군의 상륙에 따라 자연 동굴로 피신하였으나, 동굴 밖으로 나가면 미군에 의해 무참히 살해된다는 잘못된 교육과 인식으로, 동굴로 대피한 140명중 85명이 집단 자결한 치비치리가마(동굴)로 이동한다. 이어 긴조 미노루 아뜰리에로 이동하여 그의 작품들을 보고 긴조 미노루측이 준비한 식사와 우리 일행이 준비한 선물을 선사하는 등 한일간 평화와 교류를 위한 협력과 단합의 시간을 갖는다.
태평양전쟁 오키나와전 희생자 여한비 제막식 열려 | 민족문제연구소 (minjok.or.kr)
긴조 미노루의 '한의 비'는 세개가 있다. 첫째는 1999년 한국 조각가가 주조한 경북 영양 '한의 비'의 원형으로 오키나와 긴조 미노루 아틀리에 야외 전시장에 있다. 둘째는 경북 영양에 있는 것이고, 세째는 긴조 미노루 아틀리에 근처 동산에 있다. 세번째 작품은 25년 현재 기준 10년 전 있었던 아래 평화인권기행 동영상에서 잘 소개되고 있다. 이 영상 끝부분엔 방학진 민족문학연구소 박사가 질의하는 장면도 나온다(13분 30초경 부터).
방학진 박사는 해설사에게 "일본 및 오키나와에서는 이런 평화와 역사에 대한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가?"락고 질문했다. 이에 유영자 오키나와 평화해설사는 '아니오'라고 대답한다. 왜 그렇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유 해설사는 "먼저 교사 양성 교육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라고 한다. 즉, 평화교육이라는 것이 현실적(형식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한다. 예를들면 "여기 이런 비가 있었다", "전쟁은 안됩니다", "우리앞으로 열심히 합시다"로 끝난다는 것이다.
이같은 유해설사의 발언은 한국의 평화와 평화통일교육에서도 똑 같은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먼저 독립 또는 개별 교과가 없어서 교사 양성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똑 독립 교과목이 없어서 교육목표나 교육내용, 교수학습 방법이나 평가 등 교육의 주요 요소에 대한 교육전문가들의 연구와 협의, 토론이 부재한 상태이다. 일본 오키나와와 같이 말로만 평화교육을 외치고 있는 것이다. '평화통일'에 대한 교과목 개설의 필요성은 한겨레 신문에 게재된 필자의 칼럼을 읽어보시길 바란다. ‘평화통일’ 교과목 따로 만들고 교육시간 늘리자 [왜냐면] (hani.co.kr)
'한의 비' 제작에 결정적 역할을 한 강인창 선생은 일본 패망이 4개월도 남지 않은 1945년 4월 강제 징용되어 오키나와 본섬 주변섬에서 강제 노동에 시달렸다. 이때 함께 온 한국인이 배가 고파 음식물을 조금 훔친 것이 발각됐다. 이에 일본군은 이 한국인을 총살하기로 하고, 강인찬 선생에게 흙 구덩이를 파게했다. 흙 구덩이가 만들어지자 일본군은 이 징용자를 구덩이 앞에 무릎 꿇게 한 뒤 뒤에서 머리에 총을 쏴 구덩이로 떨어지게 했다. 이 사실을 강인창 선생은 1980년대 일본에서 2차 세계대전의 참상에 대한 조사와 반성 운동이 일어나자 이를 일본 사회에서 밝혔다. 이에 일본의 어느 목사가 공론화하여 기금을 마련하였고, 한국에서는 이들의 고항인 경북 영양군 영양읍에 건립하게 된 것이다.참고: [오키나와여행] 한의비 '한(恨)의 비':네이버 블로그 [오키나와여행] 한의 비(恨之碑) : 네이버 블로그 (naver.com)
신계륜 전 의원이 자체 제작한 동영상은 오키나와 현립 야구장에서 열린 2025 5.15 평화 현민대회 모습과 치비치리가마 탐방 등 관련 영상을 볼 수 있다.
(723) [신계륜 토크] 조각가 긴조 미노루의 분노 - YouTube
동굴 옆 오른쪽의 제단 같은 곳은 희생자의 넋을 위로하는 동시에 집단학살을 고발한 긴조 미노루의 조각상이다. 비에는 “집단자결은 국가를 위해 목숨을 바치고 살아서 포로의 굴욕을 당하고 죽는 오명을 남기지 말라는 황민화 교육과 제국주의에 의한 강제된 죽음이다.”라고 쓰여 있다.
다음 편에는 오키나와 평화기행 4 - '슈리성의 화재와 복원'을 주제로 글을 올릴 예정입니다.
이병호ㅣ남북교육연구소장·'북한교육과 평화통일교육' 저자
북한교육과 평화통일교육 | 이병호 - 교보문고 (kyobob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