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군청 구내식당에서 점심식사를 마치면 금오산 팔각정에 오른다. 곧바로 금오산에서 다시 사무실로 내려온다. 점심시간을 활용한 40~50분 산행이다. 금오산에 다녀 온 날은 나의 몸은 가볍고 기분이 짱이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 …” 어느 가수의 유행가사에 나오는 것처럼 군청을 빠져나가 예산 읍내 식당에서 점심 식사하는 날을 제외하고는 거의 금오산을 오르내리고 있다.
예산에 있는 금오산을 오르락내리락하면서 나는 느끼는 바가 있다.
우리는 자연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나무 한 개, 쓸모없는 돌 한 개도 제자리를 묵묵히 지키고 있다. 산을 매번 오르내리는 우리에게 매번 버팀목이 되어 주고 있다. 또한, 우리에게 시원한 그늘을 마련해주고 있다. 바위틈에서 나무가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 종종
나 자신이 부끄러울 때도 있다.
15여 년 전 오름 산악회 산악회장으로 있을 때는 금오산, 봉수산(임존성), 덕숭산, 가야산 등을 매주 토요일 오전 1회 산행을 했었다. 회원 중 얼굴에 풍이와 언어장애로 고생하는 회원과 다리에 풍이와 고생하는 회원이 있다. 그 회원은 건강이 얼마나 중요하다는 것을 병원에서나, 그동안 살아오면 서 뼈저리게 느낀 탓에 ‘산행이 운동 중에서도 최고’라고 말하곤 한다. 그렇게 하루도 빠짐없이 건강 관리하는 회원들이 부러울 때가 많았다.
나는 갑자기 혈압이 상승하여 10년 전부터 고혈압 약을 매일 복용하고 있다. 나에게도 건강을 게을리 하다보면 풍이나, 뇌졸중이 오지 말라는 법은 없다. 사람들은 병에 걸리지 않고 살기위해서 1년 내내 질병이나 그 외 외적인 재난·재해와 싸워야만 한다. 질병(당뇨병, 뇌졸중, 고혈압 등)과 싸우다가 종국에는 죽음이라는 독종을 만나 사람들은
죽는다. 사람들은 수없이 자기와 싸움에서 이겨야만 한다.
철학자 플라톤은 ‘인간은 최대의 승리자는 내가 나를 이기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내가 나를 이기는 것은 쉽지 않다. 어떻게 하면 편하게 생활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나 자신을 괴롭혀 병이 침입하지 못하게 운동을 해야 한다. 사람은 혼자의 힘으로 한발, 한발 걸으며 조심스레 살아가고 있다. 산 정상을 향하여 한발, 한발 오르다 보면 잠시 쉬었다가 갈 수 있고, 누구의 도움을 받아 올라갈 수도 있다.
산행에 있어 회원 간의 선두와 후미와의 거리 차이는 당장 난다. 선두회원들 은 먼저 산에 올라가 후미회원을 기다리고 있다. 후미회원들도 조금 늦더라도 산 정상에 올라
선두 회원들과 모두 만난다. 우리가 일생동안 살다가 죽는 것도 별 차이가 없다. 어쩌면
산행과 인생은 일맥상통하는 것 같다. 간혹 사람들은 운이 좋은 경우를 제외하고는
고생 없이 큰 영광이 있을 수 없다, 고생 없이 승리(성취)를 얻을 수도 없다.
또한, ‘큰 영광은 고생에 비례 한다,’라고 말할 수 있다. 몸을 많이 움직여 운동이나
산행을 하면 그만큼 질병에 걸린 확률이 없는 거나 같은 이치라 볼 수 있다.
오늘도 예산에 있는 금오산 팔각정에 올라가 땀을 수건으로 닦으면서 구호를 외친다.
가가! 가자! 가자! 산! 산! 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