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지업계 친환경 화두 '생분해'
자연분해되는 제품 속속 개발
까다로운 유럽 생분해 인증통과
플라스틱성분 포함 1회용 제품
자연상태 12주후 100% 퇴비화
중금속 유해물질도 검출 안돼
친환경 제품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제지업계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썩어 분해되는 생분해성 제품을 속속 출시하고 있다. 올 들어 무림제지가 생분해 종이컵 판매에 들어간 데 이어 유한킴벌리가 생분해성 생리대를 최근 내놨다. 자연 상태에서 썩지 않는 플라스틱이 들어가는 생리대와 종이컵은 대표적인 1회용 제품으로 사용량이 많아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돼 왔는데 생분해가 가능한 제품을 개발해 시장 공략에 나선 것이다. 원목 펄프로 만드는 종이는 시간이 지나명 자연스럽게썩는 친환경 소재지만 플라스틱 소재가 들어가는 종이 제품은 플라스틱처럼 시간이 지나도 썩지 않는다. 생리대에 들어가는 방수필름에 플라스틱이 사용되고 종이컵은 물에 젖어 흐물흐물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내부에 플라스틱을 코팅해야 한다.
유한킴벌리는 지난달 유럽 인증기관 '티유브이 오스트리아(TUV Austria)'에서 부여하는 생분해 인증(Seedling)을 받은 생리대 제품인 '라이네이처 시그니처'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58도에서 105일 만에 90%이상 생분해되고 12주 만에 100% 퇴비화가 진행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생분해 인증은 단순히 제품이 썩기만 하는 되는 것이 아니라 분해된 결과물에 유해성도 없어야 한다. 중금속 등 유해물질이 기준치 이하여야 하고 퇴비화가 이뤄진 흙에서 씨앗이 발아애 14~21일 동안 정상적으로 성장해야만 인증이 가능할 정도로 까다롭다.
또 유한킴벌리는 지난 4월 생분해성 물티슈 '하기스 네이처메이드 밤부'도 선보였다. 물티슈 소재인 부직포는 주로 플라스틱으로 만들기 때문에 생분해가 되지 않는데 하기스 네이처메이드 밤부는 자연 생분해되는 원단을 사용해 6개월 내에 자연 상태에서 90%이상 분해될 수 있도록 했다.
무림페이퍼는 지난 4월 친환경 종이브랜드 '네오포레(Neoforet)'를 론칭했다. 이 회사가 개발한 네오포레 성분을 원재료로 제작하는 종이컵도 TUV오스트리아의 생분해성 플라스틱 인증을 받았다. 그동안 생분해성을 내세운 컵은 많았지만 무림페이퍼가 처음으로 국제인증까지 받았다는 점에서 다른 종이컵 제품과 차별화된다. 정성욱 무림페이퍼 팀장은 "네오포레로 만든 종이컵 '네오포레컵'은 분해가 어려운 폴리에틸렌(PE)대신 수용성 친환경 코팅제를 사용해 일반 종이와 동일하게 2~5개월 안에 생분해되는 제품"이라며 "컵을 시작으로 생분해 인증을 받은 네오포레 브랜드 제품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제지연합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종이컵 용지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12만t으로 추정된다. 자판기 등에서 쓰이는 종이컵 제품과 테이크아웃컵, 라면용기 제품 등을 합친 것이다. 하지만 종이컵 외에 배달식품 용기로 사용되는 백판지 사용도 늘고 있어 진환경 종이 소재에 대한 수요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업계는 정부가 지난해 커피 매장 내에서 1회용 컵 사용을 금지시키는 등 환경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점도 친환경 제품 확산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고 있다. 해상 환경 개선 차원에서 플라스틱 빨대를 종이빨대로 대체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되며 생분해성을 강조한 빨대도 관심을 받고 있다. 스타벅스가 2018년부터 매장에 종이빨대를 도입한 데 이어 한미헬스케어는 두유제품 중 일부에 U자형 플라스틱 빨대 대신 종이빨대를 부착하기로 했다. 플라스틱 빨대는 커피전문점 같은 매장 뿐 아니라 우유. 두유 제품 등에 부탁되는 U자형 빨대로도 많이 사용되고 있는데 대부분 재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무림페이퍼는 네오포레로 만든 종이빨대를 국내 외식업체에 공급하고 있으며 U자형 종이빨대도 개발해 수출을 준비 중이다.
출처 : 매일경제 2020년 8월 13일 목요일 이덕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