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소드 연기의 후유증
한재호 신부
“불행하여라, 너희 위선자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아!”
예수님께서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을 두고 ‘위선자’라고 부르십니다.
‘위선자’ 를 가리키는 그리스 말 ‘휘포크리테스’ 는 본디 연극배우를 가리킵니다.
배우가 무대에서 보여주는 모습과 실제 삶의 모습이 다른 것처럼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은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과 실제 모습이 달랐습니다.
‘메소드 연기’ 라는 말이 있습니다.
배우가 극중 인물에 완전히 녹아들어 그것이 마치 자신의 현실인 듯 연기하는 것을 일컫는 말입니다.
배우들의 엄청난 메소드 연기는 관객들조차 그 배우와 극중 인물이 동일인물인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키기도 합니다.
어떤 배우는 메소드 연기를 하고 난 뒤에 후유증을 겪는데, 극중 인물에서 빠져나오기까지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우리도 비슷하지 않을까요?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과 실제 삶의 모습 사이에서 무엇이 우리의 진정한 모습인지 깨닫지 못한 채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요?
진짜 하느님의 자녀로 살고 있는지, 아니면 자녀로 연기하면서 살고 있는지 분명히 헤아려볼 일입니다.
무대는 실제가 아니라 허구일 뿐입니다.
아무리 메소드 연기를 한다고 해도 그것은 진정한 자신의 모습이 아닙니다.
어디까지나 허구 안에서 애를 쓰는 것일 뿐입니다.
이렇듯 메소드 연기와 같은 위선은 우리에게 허상의 모래탑만 쌓게 합니다.
* 직장이나 성당에서는 사람들에게 친절하지만 정작 자기 가족에게는 그렇지 못한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가까운 사람들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를 한번 돌이켜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