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일보 > 문화 > ART(공연·전시) / 편집 2013-11-13 21:40:49 / 2013-11-14 13면기사
내 마음을 사로잡은 '친구가 권하는 풍경'
임동식 '사유의 경치 2'展30일까지서울 이화익갤러리
▲임동식作 '친구 정군이 권유한 바람 쐬는 날2'
예술과 마을 등 30여 년간 그리기 대신 야외현장미술작품을 하며 그 내용의 여러 프로젝트들을 기획·창설 하는데 전념했던 임동식 화백이 가는 붓으로 옮긴 공주의 풍경 20여 점을 전시하는 '사유의 경치 2'展이 이달 30일까지 서울 이화익갤러리에서 열린다.
작가에게 있어 그동안 색채는 그리 대접받지 못한 미술적 요소였다. 작가는 화폭에 무엇을 그릴까 하는 것이 화두였을 뿐, 어떤 색을 사용할 것인가는 그리 중요시하지 않았다. 스스로 색감에 대해서는 '색치'라고 표현할 정도였다. 그런 그가 색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공주시 신풍면 원골 마을에서였다. 그는 2003년 농사와 자연물 채집생활을 하는 친구의 권유로 친구의 안내에 따라 자연현장에 나가 '친구가 권유한 풍경' 시리즈를 그리게 된다.
이번에 선보이는 작품이 흥미로운 것은 그가 타인의 시각과 감성으로 선택된 풍경을 자신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그려냈기 때문이다. 오랜 세월 자연을 가까이 접한 친구와 함께 공주 곳곳을 다니며 자신의 눈보다 더 자연에 가까운 친구의 눈에 들어오는 풍경을 회화로 표현했다. 그래서 인지 '친구가 권유한 양쪽방향' 같은 작품처럼 한쪽에는 너른 들판이, 다른 쪽에는 강이 한 화면에 길게 펼쳐진 독특한 구도의 풍경화가 탄생하기도 했다. '꽃이든 나무든 하나보단 둘이 좋다'는 친구의 지론 덕분에 '친구가 권유한 쌍 버드나무 보이는 풍경'에서도 버드나무 두 그루가 사이좋게 등장한다.
유화 물감으로 그리는데도 그의 풍경화에서는 수채화나 동양화처럼 맑고 은은한 느낌이 나는데 물감에 기름을 섞지 않고 가는 붓으로 물감을 얹듯 그리는 독특한 작업방식 때문이다. 작가는 이 같은 작업 방식에 대해 "보통 유화를 보면 그림의 표면이 반들반들해 완결미가 있지만 모든 게 끝나버린 과거완료형 같은 느낌이 든다"며 "그림이나 그것을 보는 사람이 같은 시간에 존재하는 교감의 공간을 어떻게 이룰지 고민하다 물감을 계속 올려 캔버스 위에서 금방이라도 가루가 돼 떨어질 것 같은 느낌으로 화면을 현재진행형으로 보이게 그리고자 했다"고 말했다.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와 독일 함부르크 미술대학 자유미술학과를 졸업한 작가는 지금까지 13번의 개인전과 50여 회의 단체전에 참가했다. 최신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