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때문에 마지막 열차를 타고 올라왔습니다. 막차라고 하면 '대전발 영시 오~오십분~🎶'처럼 밤늦은 시간을 떠올리겠지만, 기껏 9시 반 정도입니다. 열차에서 내렸을 때를 기준으로 대중교통을 탈 수 있을 시간에 맞춰서 막차 출발시간을 정한 것이죠. 부산에서 출발하는 더 늦은 열차가 딱 하나 있는데, 역시나 대중교통을 탈 수 있는 새벽 다섯시 근처에 도착하는 무궁화 열차입니다. 대중교통과 연계도 됐겠지만 타는 사람이 많지 않습니다. 널찍한 기차에서 신발도 벗고 잘 자다 보니 어느새 서울역입니다.
서울역에 내려서 전철과 버스를 타고 집에 오니 울각시랑 울딸이 거실에서 코 자고 있습니다. 전철이 끊어지면 어떡하나 걱정하더니 전철 탔다니까 안심하고 마음이 놓였나 봅니다. 울각시도 어제 초등학교 방학을 했는데 그동안의 피로가 몰려왔을 거거든요. 코 자는 모습을 보니 기분이 좋습니다. '부모형제 나를 믿고🎶 단잠을 이룬다🎶'는 군가 가사가 떠올랐습니다. 저의 수고로 처자식이 편안한 모습을 보는 것만큼 행복한 것도 많지 않지요. 부시럭거리는 소리에 울각시가 눈을 뜨더니 팔 벌려 저를 안아 주고는 그냥 그대로 꿈나라입니다. 한 주 동안 수고한 당신! 편안한 주말 되세요. ~^.^~
♥빵집 아저씨의 귀가♥
늦은 밤 집으로 돌아온 남편에게서 찬바람 냄새가 났다. 아들녀석이 유치원에서 오줌을 쌌다거나 딸아이가 털 달린 원피스를 입지 않겠다고 떼를 썼다는 이야기를 늘어놓으며 하루 지난 바게트 같은 남편의 겉옷을 받는다
가게 한구석에서 크라상처럼 말려 있던 남편은 차가운 발걸음을 둠벙둠벙 떨구며 잠든 아이들 볼에 입을 맞춘다 남편의 머리카락 속에 숨어 있는 빵 굽는 냄새를 맡았을까 아이들은 입맛을 다시며 돌아누웠다 -고마워 좋은생각/최강희 님 자작시
첫댓글 향기나는 스토리에 씨익 웃음지어 봅니다. ^~^
아름답습니다.
좋은글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