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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사휴의(萬事休矣)
만 가지 일이 끝장이라는 뜻으로, 모든 일이 전혀 가망이 없는 절망과 체념의 상태임을 이르는 말이다.
萬 : 일만 만(艹/9)
事 : 일 사(亅/7)
休 : 그칠 휴(亻/4)
矣 : 어조사 의(矢/2)
(유의어)
노이무공(勞而無功)
능사필의(能事畢矣)
도로무공(徒勞無功)
만사(萬事)는 ‘여러 가지 온갖 일’의 뜻이고, 휴의(休矣)는 ‘그치다’의 뜻이다. 그러므로 모든 일이 끝났다는 뜻으로, 어떻게 달리 해 볼 도리가 없음을 가리키는 말이다.
그래서 만사휴의(萬事休矣)는 어떠한 방책도 강구할 수가 없는 것으로 어떤 사태에 직면해서 그것에 대한 방책이 서지 않을 경우, 뜻하지 않은 실패를 해서 되돌릴 수가 없는 경우에 잘 쓰인다. 비슷한 말에 ‘만책이 다하다’라는 것이 있으나 이것은 한번 이것 저것 수단을 써 본 다음, 어떻게 할수 없어서 손을 빼는 것이다.
만사휴의(萬事休矣)는 처음부터 어떻게도 할 수가 없어서 수단은 준비가 되어 있어도 소용이 없는 것이다. 아차, 라든가 어떻게도 할 수 없을 때 입에 담는 말이라 할수 있다. 원(元)나라 때 황제의 명(命)으로 편찬된 송사(宋史) 형남고씨세가(荊南高氏世家)에서 비롯된 말이다.
당(唐)나라가 멸망한 후 중국에는 5대10국(五代十國)의 혼란이 계속되었다. 5대(五代)란 중원에서 흥망한 후량(後梁), 후당(後唐), 후진(後晉), 후한(後漢), 후주(後周)의 다섯 왕조를 말하고, 10국(十國)이란 지방에서 흥망을 거듭한 전촉(前蜀), 오(吳), 남한(南漢), 형남(荊南), 오월(吳越), 초(楚), 민(閩), 남당(南唐), 후촉(後蜀), 북한(北漢)등 열 나라를 말한다.
형남(荊南)은 10국 중 하나로, 당말(唐末)에 형남(荊南) 절도사로 파견되었던 고계흥(高季興)이 세운 나라이다. 고계흥 이후 4대 57년간 형남을 지배하다가 송조(宋朝)에 귀순하였다. 고계흥에게는 아들 종회(從誨)와 손자 보욱(保勖)이 있었다.
종회는 보욱을 남달리 귀여워했다. 특히 보욱이 어려서부터 병약하였기 때문에 그에 대한 종회의 사랑은 도가 지나칠 정도였다. 종회의 맹목적인 사랑을 받으며 자란 보욱은 안하무인일 수밖에 없었고, 게다가 허약하였으며, 음란하기까지 하였다.
그가 아직 어렸을 때 안하무인에 버릇 없는 보욱을 보고 주위 사람이 그를 꾸짖으며 쏘아본 적이 있는데, 보욱은 그저 실실 웃기만 하는 것이었다. 이 소리를 전해 들은 형남 사람들은 ‘이제 모든 것이 끝났구나(爲萬事休矣)’ 하며 탄식했다고 한다.
보욱은 자기 형에 이어 보위에 올라야 하는데, 이렇게 자부심도, 줏대도 없고 게다가 가치관마저 무너진 사람을 가지고는 나라의 운명을 어찌 해볼 도리가 없다는 의미였다.
오늘날도 만사휴의는 도무지 대책을 세울 방법이 없을 정도로 일이 틀어졌을 때 체념조로 사용된다. 형남 사람들의 예견은 틀리지 않아, 보욱은 즉위하면서 바로 궁궐 증축(增築)의 대공사를 일으켜 백성을 괴롭히더니, 음란함이 극에 달해 기생들과 군사들을 풀어 혼음을 시키면서 그것을 보고 즐겼다 한다.
만사휴의 (萬事休矣)
더 손쓸 수단도 없고 모든 것이 끝장이다. 일이 전혀 가망이 없다.
절망의 끝에서 시작을 보다
인생에서 우리는 종종 해결할 수 없을 것 같은 문제나 극복할 수 없는 장애물에 직면하곤 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흔히 떠오르는 사자성어가 바로 만사휴의(萬事休矣)입니다. 이 표현은 '더 손쓸 방법이 없고 모든 것이 끝장이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동양 고전에서 비롯된 이 성어는 단순히 절망의 상황을 표현하는데 그치지 않고, 인간의 한계와 삶의 본질을 깊이 성찰하게 만듭니다. 이번 글에서는 만사휴의의 의미와 유래, 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교훈, 그리고 개인적 고찰을 통해 재해석 해보고자 합니다.
만사휴의의 의미와 교훈
만사휴의의 의미와 유래
만사휴의는 한자 그대로 풀이하면 '모든 일이 끝나고 쉴 수밖에 없다'는 뜻입니다. 이 표현은 보통 일이 절망적으로 흘러가 더 이상 희망이 없음을 나타낼 때 사용됩니다. 주로 고대 중국 문학과 역사적 상황에서 사용되었으며, 전쟁이나 권력 다툼 속에서 패배자가 느끼는 좌절감을 묘사하는 데 적합한 표현으로 등장하곤 했습니다.
예를 들어, 삼국지나 사기 같은 고전에서 패장이 패배를 인정하고 더 이상 싸울 힘이 없음을 한탄하는 장면에서 "만사휴의"라는 감정이 자주 묘사됩니다. 이는 단순한 패배의 선언이 아니라, 모든 인간적 노력과 수단이 소진되었음을 고백하는 순간을 담고 있습니다.
만사휴의의 철학적 교훈
만사휴의라는 표현은 절망을 넘어 삶의 본질을 탐구하게 합니다. 인간은 종종 자신이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있다고 믿지만, 삶은 결코 우리의 계획대로만 흘러가지 않습니다. 어떤 순간에는 우리 힘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만사휴의'라는 깨달음은 인간이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때로는 받아들임을 통해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동양 철학에서는 이러한 절망의 순간을 단순히 패배로만 보지 않습니다. 유교에서는 도리를 다했으니 후회가 없다는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의 정신과 맞닿아 있고, 도교에서는 자연의 흐름에 맡기고 스스로를 놓아버리는 무위자연(無爲自然)의 태도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즉, 만사휴의는 더 이상의 수단이 없음을 깨닫는 절망의 끝에서 새로운 깨달음과 출발을 찾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현대적인 재해석
현대 사회는 극단적인 경쟁과 끊임없는 성취를 요구합니다. 이런 환경에서 만사휴의의 상태에 빠지는 순간은 흔히 약점으로 여겨집니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해석입니다. 만사휴의는 모든 것이 끝났음을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관점과 가능성을 발견하는 과정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사업 실패로 인해 좌절감에 빠진 사람이 '모든 것이 끝났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때 '끝'이라는 생각을 기회로 삼아 자신을 재정비하고 다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동기를 얻는다면, 만사휴의는 단순한 절망의 상태가 아니라 새로운 시작의 계기가 됩니다. 이는 현대 심리학에서 강조하는 레질리언스(회복탄력성)의 개념과도 일맥상통합니다.
만사휴의가 주는 메시지
만사휴의는 모든 것이 끝났다는 절망의 선언이지만, 동시에 새로운 시작을 위한 깨달음의 순간이기도 합니다. 고전 문헌 속에서 이 표현이 비극적인 상황에 주로 사용되었다면, 오늘날 우리는 이를 삶의 전환점으로 재해석할 수 있습니다. 절망의 끝에서 인간의 한계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은 실패를 극복하고 더 나은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첫걸음이 될 수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만사휴의를 단순히 절망적인 상황을 묘사하는 표현으로만 이해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만사휴의라는 깨달음이 주는 평온함과 자기 성찰의 기회를 소중히 여깁니다. 어떤 일이 더 이상 해결되지 않는다고 느낄 때, 저는 그것을 내려놓는 법을 배우려 합니다. 이는 무책임한 포기가 아니라, 더 큰 그림을 보기 위해 잠시 멈추는 선택이라 생각합니다.
▶️ 萬(일만 만)은 ❶상형문자로 万(만)의 본자(本字)이다. 가위나 꼬리를 번쩍 든 전갈의 모양을 본뜬 글자로 전갈이 알을 많이 낳는다고 하여 일 만을 뜻한다. ❷상형문자로 萬자는 ‘일만(一萬)’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萬자는 艹(풀 초)자와 禺(긴꼬리원숭이 우)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러나 萬자의 갑골문을 보면 앞발을 든 전갈이 그려져 있었다. 萬자는 본래 ‘전갈’을 뜻하기 위해 만든 글자였다. 그러나 후에 숫자 ‘일만’으로 가차(假借)되면서 본래의 의미는 더 이상 쓰이지 않고 있다. 萬자는 간혹 万(일만 만)자로 쓰일 때가 있는데, 이것은 중국 한나라 때 萬자를 생략해 사용했었기 때문이다. 간체자를 사용하는 중국에서는 万자를 ‘일만’이라는 뜻으로 사용하고 있다. 그래서 萬(만)은 (1)천(千)의 열 곱절. 9천999보다 1이 더 많은 수 (2)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일 만(一萬) ②성(姓)의 하나 ③사천성에 있는 현(縣)의 이름 ④만무(萬無: 절대로 없음) ⑤대단히 ⑥매우 ⑦매우 많은 ⑧여럿 ⑨절대로 ⑩전혀 ⑪많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아주 멀고 오랜 세대를 만대(萬代), 온갖 일을 만사(萬事), 있을지도 모르는 뜻밖의 경우를 만일(萬一), 만일이나 혹시를 만약(萬若), 세상에 있는 모든 것이나 갖가지 수많은 물건을 만물(萬物), 온갖 물건의 형상을 만상(萬象), 썩 많은 돈을 만금(萬金), 매우 오래 삶을 만수(萬壽), 많은 복을 만복(萬福), 갖출 수 있는 모든 것을 만반(萬般), 온갖 것에 다 능통함을 만능(萬能), 경축하거나 환호하여 외치는 말을 만세(萬歲), 완전하여 조금도 빠진 것이 없는 것 또는 아주 안전한 것을 만전(萬全), 온갖 어려움을 만난(萬難), 썩 많은 돈을 만냥(萬兩), 썩 많은 햇수나 늘 한결같은 상태를 만년(萬年), 세계 각 나라의 국기를 만국기(萬國旗), 모든 일이 뜻하는 대로 잘 됨을 만사여의(萬事如意), 모든 일이 잘 되어서 험난함이 없음을 만사태평(萬事太平), 모든 일이 뜻한 바대로 잘 이루어짐을 만사형통(萬事亨通), 영원히 변하지 아니함을 만세불변(萬世不變), 아주 안전하거나 완전한 계책을 만전지책(萬全之策), 장수하기를 비는 말 만수무강(萬壽無疆) 등에 쓰인다.
▶️ 事(일 사)는 ❶상형문자로 亊(사), 叓(사)는 고자(古字)이다. 事(사)는 깃발을 단 깃대를 손으로 세우고 있는 모양을 본뜬 글자로 역사의 기록을 일삼아 간다는 데서 일을 뜻한다. ❷상형문자로 事자는 ‘일’이나 ‘직업’, ‘사업’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갑골문이 등장했던 시기 使(부릴 사)자와 史(역사 사)자, 事(일 사)자, 吏(관리 리)자는 모두 같은 글자였다. 事자는 그중에서도 정부 관료인 ‘사관’을 뜻했다. 사관은 신에게 지내는 제사를 주관했기 때문에 事자는 제를 지내고 점을 치는 주술 도구를 손에 쥔 모습으로 그려졌다. 후에 글자가 분화되면서 事자는 ‘일’이나 ‘직업’이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허신(許愼)의 설문해자(說文解字)에서 정의하기로는 史자는 ‘일을 기록하는 사람’으로, 吏자는 ‘사람을 다스리는 자’로, 事자는 ‘직책’으로 분화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事(사)는 일이나 볼일 따위를 이르는 말(~를, ~을 다음에 쓰이어)이나 또는 일의 뜻을 나타냄의 뜻으로 ①일 ②직업(職業) ③재능(才能) ④공업(工業), 사업(事業) ⑤관직(官職), 벼슬 ⑥국가(國家) 대사(大事) ⑦경치(景致), 흥치(興致) ⑧변고(變故), 사고(事故) ⑨벌(옷을 세는 단위) ⑩섬기다 ⑪부리다, 일을 시키다 ⑫일삼다, 종사하다 ⑬글을 배우다 ⑭힘쓰다, 노력하다 ⑮다스리다 ⑯시집가다, 출가하다 ⑰꽂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실제로 있었던 일을 사실(事實), 뜻밖에 일어난 사고를 사건(事件), 일이 되어 가는 형편을 사태(事態)평시에 있지 아니하는 뜻밖의 사건을 사고(事故), 일의 형편이나 까닭을 사정(事情), 모든 일과 물건의 총칭을 사물(事物), 일의 전례나 일의 실례를 사례(事例), 일정한 계획과 목적을 가지고 운영되는 지속적인 활동이나 일을 사업(事業), 일의 항목 또는 사물을 나눈 조항을 사항(事項), 법률적으로 문제가 되어 있는 일의 안건을 사안(事案), 처음에는 시비 곡직을 가리지 못하여 그릇 되더라도 모든 일은 결국에 가서는 반드시 정리로 돌아간다는 사필귀정(事必歸正), 모든 일 또는 온갖 사건을 사사건건(事事件件), 사실에 근거가 없다는 사실무근(事實無根), 사태가 급하면 좋은 계책이 생김을 사급계생(事急計生), 일정한 주견이 없이 세력이 강한 나라 사람을 붙좇아 섬기면서 의지하려는 사상을 사대사상(事大思想), 자주성이 없어 세력이 강대한 자에게 붙어서 자기의 존립을 유지하는 경향을 사대주의(事大主義) 등에 쓰인다.
▶️ 休(기뻐할 휴, 따뜻하게 할 후)는 ❶회의문자로 사람(人)이 나무(木) 그늘에서 쉰다는 데서 '쉬다'를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休자는 '쉬다'나 '멈추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休자는 人(사람 인)자와 木(나무 목)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木자가 나무를 그린 것이니 여기에 人자가 더해진 休자는 사람이 나무에 기대고 있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갑골문에 나온 休자 역시 나무에 등을 기대고 있는 사람이이 그려져 있었다. 그늘에 기대어 쉬고 있다는 것은 일을 멈추었다는 뜻이다. 그래서 休자는 '쉬다'라는 뜻 외에도 '그만두다'나 '중지하다', '멈추다', '사직하다'라는 뜻으로도 쓰이고 있다. 그래서 休(휴, 후)는 ①쉬다, 휴식(休息)하다 ②사직(辭職)하다 ③그만두다, 그치다 ④멈추다, 중지(中止)하다 ⑤말다, 금지(禁止)하다 ⑥아름답다, 훌륭하다 ⑦기리다, 찬미(讚美)하다 ⑧편안(便安)하다 ⑨용서(容恕)하다, 달래다 ⑩너그럽다, 관대(寬大)하다 ⑪이별(離別)하다 ⑫검소(儉素)하다 ⑬겨를, 휴가(休暇) ⑭행복(幸福), 기쁨 ⑮(나무)그늘 ⑯어조사(語助辭) 그리고 ⓐ따뜻하게 하다(후) ⓑ탄식하다(歎息)(후)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쉴 게(偈), 쉴 식(息), 쉴 게(憩), 쉴 헐(歇)이다. 용례로는 일정한 일에 매인 사람이 다른 일로 말미암아 얻는 겨를을 휴가(休暇), 하던 일을 멈추고 잠깐 동안 쉼을 휴식(休息), 일을 쉬고 노는 날을 휴일(休日), 못 쓰게 된 종이를 휴지(休紙), 질병이나 그밖의 원인으로 재적한 채 일정 기간 등교하지 않는 일을 휴학(休學), 학교가 수업을 한동안 쉼 또는 그런 일을 휴교(休校), 쉬고서 아무 것도 하지 아니함을 휴면(休眠), 쉬어서 그침을 휴지(休止), 일삼던 일을 얼마 동안 쉼을 휴업(休業), 일을 하거나 길을 걷는 동안 잠시 쉼을 휴게(休憩), 길吉한 것과 흉凶한 것 또는 복福과 화禍를 휴구(休咎), 회의 도중에 잠깐 쉼을 휴회(休會), 전쟁 당사국들이 서로 협정을 맺고 전쟁을 일시적으로 멈추는 것을 휴전(休戰), 아름다운 덕행을 휴덕(休德), 일정한 기간 직무를 쉬는 일을 휴직(休職), 편안히 쉬면서 몸을 기름을 휴양(休養), 집무를 보지 않고 한동안 쉼을 휴무(休務), 강의를 쉼을 휴강(休講), 논이나 밭을 한동안 묵힘 또는 그런 논밭을 휴전(休田), 이틀 이상 휴일이 겹침 또는 그런 휴일을 연휴(連休), 정한 날에 같이 쉼을 공휴(公休), 집으로 돌아가 쉼을 귀휴(歸休), 한나절만 일 하고 쉼을 반휴(半休), 겨울철 추울 때에 쉬는 일을 동휴(冬休), 쉬는 날이 없음을 무휴(無休), 교통 기관이 운전이나 운항을 중지하는 일을 운휴(運休), 운행이나 기능을 쉬고 있음을 유휴(遊休), 제 아내를 남에게 팔고 남편으로서의 권리를 포기함을 매휴(賣休), 만 가지 일이 끝장이라는 뜻으로 모든 일이 전혀 가망이 없는 절망과 체념의 상태임을 이르는 말을 만사휴의(萬事休矣), 자지도 않고 쉬지도 않는다는 뜻으로 조금도 쉬지 않고 애써 일함을 일컫는 말을 불면불휴(不眠不休), 한 해 동안 하루도 쉬는 일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연중무휴(年中無休), 쓸데없는 이야기는 그만 하고라는 뜻으로 글을 쓸 때, 한동안 본론에서 벗어난 이야기를 써 내려가다가 다시 본론으로 돌아갈 때 쓰는 말을 한화휴제(閑話休題), 부담을 가볍게 하여 백성의 힘을 펴게 함을 이르는 말을 민력휴양(民力休養) 등에 쓰인다.
▶️ 矣(어조사 의)는 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화살 시(矢; 화살)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마늘 모(厶; 나, 사사롭다, 마늘 모양. 사, 말이 끝난다, 의)部로 이루어졌다. 날아가서 일정한 곳에 멈춘다는 뜻이다. 말 끝에 써서 단정(斷定) 또는 과거를 나타내는 뜻의 글자이다. 또한 회의문자로 矣자는 ‘~었다’나, ‘~리라’, ‘~여라’와 같은 어조사로 쓰이는 글자이다. 矣자는 厶(사사 사)자와 矢(화살 시)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런데 금문에 나온 矣자를 보면 화살 위로 丩(얽힐 구)자가 그려져 있었다. 丩자가 줄이 엉켜있는 모습을 그린 것이니 이것은 화살이 날아가지 못하고 멈추어 버린 것을 표현한 것이다. 그러나 矣자는 이러한 뜻풀이와는 관계없이 일찌감치 어조사로 가차(假借)되어 쓰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어조사들 조차도 지금은 쓰이지 않는 표현들이기 때문에 쓰임이 매우 적은 글자이다. 그래서 矣(의)는 ①어조사(語助辭) ②~었다 ③~리라 ④~이다 ⑤~뿐이다 ⑥~도다! ⑦~느냐? ⑧~여라,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이런가 또는 ~인가를 이르는 말을 의재(矣哉), 이 몸이나 제 몸을 이르는 말을 의신(矣身), 저의 아버지를 이르는 말을 의부(矣父), 이전의 이라는 말을 전의(前矣), 알맞은 정도에서 그만 두라는 뜻으로 정도에 지나침을 경계하여 이르는 말을 흘가휴의(迄可休矣), 그 위에 더할 나위가 없음을 이르는 말을 멸이가의(蔑以加矣), 만 가지 일이 끝장이라는 뜻으로 모든 일이 전혀 가망이 없는 절망과 체념의 상태임을 이르는 말을 만사휴의(萬事休矣)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