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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트가운 or 슬립?
죽음의 만찬 69일 째.
도치씨는 죽음의 만찬 60일을 넘으면서 심한갈등과 우울증에 시달렸다.
도암이 작정해 준 90일에서 아직21일이나 남았지만 도무지 약효가 어떻게 돼 가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었다. 아무리 약발이 천천히 듣는다 해도 약을 먹인지 69일이면 어느 정도 비실비실해야 할 텐데 아내는 전혀 반대의 반응을 보이고 있었다.
눈에 띄게 달라진 것이 있다면 꼭 한 가지 있었다.
90k 육박하던 아내의 체중이 20k 빠져 홀쭉해져 있다는 것 뿐, 그 외 다른 이상 징후는 보이지 않았다. 다른 여자들이라면 70k대라면 뚱보 또는 돼지라는 애칭이 따를 만하지만 아내에겐 70k만 돼도 일반여자 55사이즈로 착각하게 할 만큼 날씬했다. 아 있다 또 한 가지 더.
요즈음은 아내의 코디가 눈에 띄게 달라졌다.
주로 가오리스타일을 즐겨 입던 아내가, 입던 옷들이 마포나 쌀부대 같다고 새로 옷들을 장만하면서 기왕 사는 김에 컬러풀하게 골랐다고 자랑하며, 원색 옷들을 입고 도치씨 앞에서 솔로패션쇼을 펼치는 통에 도치씨는 정말 죽을 맛이었다.
“여보. 나 살이 빠지니까 몸이 너무 가벼운 거 있죠? 마치 새가 된 기분이에요. 그래서 오늘은 이 옷 샀는데요. 한번 보세요 어때요? 짜장!”
아내가 새 옷을 입고 거실에서 한 바퀴 핑그르르 돌자 도치씨는 기가 막혀 가슴을 칠 노릇이었다.
“야! 니가 그 옷 입어봤자 앞으로 고작 29일이다. 실컷 입고 까불어라. 에이 썅! 왜 이리 날이 더디 가냐? 세월은 유수와 같다더니 이건 완전 완행열차잖아? 세월 빠르다는 놈. 아니 ‘년’ 있으면 아가리를 확 찢어 놓을 거다.”
도치씨는 이렇게 푸념했지만 겉으로는 아내를 향해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워 보이며 말했다.
“오우! 베리 굿! 원더풀! 뷰티풀! 따봉!”
이렇게 별 지랄을 다 떨었다.
아내는 도치씨의 칭찬에 흥이 돋을 대로 돋아 나머지 택배상자를 뜯었다. 그리고 마술사처럼 그 상자 안에서 붉은 나이트가운과 란제리를 꺼내 들었다.
“짜장! 이쁘죠?”
기절직전의 도치씨 앞에서 아내는 붉은 나이트가운을 가슴에 대 보이며 혼자 떠들었다.
“어머. 제가 생각해도 진짜 섹시해요. 어엉? 난 평생 이런 옷 못 입을 줄 알았는데, 드디어 제게도 이런 호사할 기회가 왔어요. 오호호. 모두 당신 덕분이지 뭐에요.”
“내가 왜?”
퉁명스런 도치씨의 대답에 아내가 요살스럽게 말했다.
“당신이 90일 만찬 차려 준 날부터, 날마다 기름덩어리 빠졌잖아요? 당신이 왜 90일 동안 만찬을 직접 차려 준다고 했는지 요새야 깊이 깨달았어요. 아휴. 당신은 너무 음흉해요. 당신은 요술방망이 든 도깨비 같아요. 너무 당신이 존경스러워요.”
도치씨는 가슴이 찔끔 아팠지만 애써 표정을 숨기고 말했다.
“음식이 당신한테 맞았나보지 뭐.”
아내가 도치씨에게 쪼르르 굴러오며 말했다.
“제가 뽀뽀 해 드릴께요.”
도치씨는 기겁하고 소파등걸이로 몸을 피했다.
허지만 아내의 행동이 더 민첩했다. 90K때와 70k 때와 천지차이였다.
풀썩, 아내는 도치씨 위에 격투기선수들의 킥그라운드 기술처럼 날렵하게 몸을 던졌다.
“어쿠!”
도치씨의 숨 터지는 소리가 아내의 등 뒤로 새어 나올 뿐, 도치씨는 흔적도 없이 소파에서 순간적으로 사라지고 말았다.
도치씨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지만 도치씨를 깔아뭉갠 아내의 야들야들한 목소리는 서라운드 음향처럼 거실을 가득 채웠다.
“여보. 오늘밤은 빨간나이트가운 입을까요? 아니면 핑크슬립으로 할까요? 당신이 골라 봐요.”
도치씨는 온 몸으로 짓누른 아내를 사지로 밀어 내려고 발버둥 쳤지만 아직도 70k아내를 밀어 낸다는 것은 역부족이었다. 아내가 함께 들고 온 빨간나이트가운과 핑크슬립까지 아내와 가세해 도치씨의 코를 막는 바람에 숨쉬기도 벅찼다.
도치씨의 정신이 혼미해져 갔다.
아내와 하룻밤 함께 해야 한다는 현실에 도치씨는 절벽위에서 망설이는 탈주범 빠삐용 같은 절명의 심정이었다.
도치씨는 기도하듯 중얼거렸다.
“아! 오늘밤 내가 먼저 죽게 생겼구나.”
바로 그때였다.
첫댓글 죽인다는 도암처방이 차라리 빗나갔으면 바라는 마음입니다.
다이어트에 좋은 약을 주었을까.
아뭇튼 도치아내는 다이어트에 성공 했구료..~~ㅎㅎ
글쎄요.
저ㅏ도 모르겠는데요...ㅋㅋ
오늘도 멋진날되셨죠?
편한밤 되세요
도치마음도 초조해지기 마련이겠지요.
거금 들여서 아내 살해작전 시작했는데
며칠 남지안았는데 죽지는 않고 ~ㅋㅋ
인간인데 안그러겠어요?
허지만 죽기로 했으니 죽겠죠....ㅋㅋㅋㅋ
고운 밤되세요
도치씨 와이프 뭐가 뭔지 ㅎㅎ
여자는 다 그래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자는 모름지기 통통해야 제 맛이죠 ㅎ
맞습니다. 돼지가ㅓㅌ이만 안되면 통통이 매력 있죠.
만질것도 있고....ㅋㅋㅋㅋ
이상한게 남자들은 통통한 여잘 좋아합니다 그런데 여자들은 빼빼한게 남자들에게 좋은 줄 알고 착각하죠
맞습니다. 노랑초록 님도 통통 스타일인데 왕과 나 님도 통통 이군요.....ㅋㅋㅋ
부부간에는 해여지면 남남 이라더니
도치의 태도가 부인 한테 너무 잘못하는것 같슴니다.
죽을 죄를 지엇으니 당연히 받아야죠...ㅎ
멋진밤되세요
죽어라는 도치 아네 죽지안고 밤일 까지 요구하는건가.
도치 는 망했군요
그러게요
도치씨 암담합니다
고운 밤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