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기밀 빼돌린 전 특허임원 미 법원도 '혐오스럽다' 철퇴 05240603 한경

[HyunKy]

'불법행위 심각, 재소송도 불가'

특허침해 소송 기각...삼성 완승

삼성전자의 전 특허담당 수장이 삼성을 상대로 재기한 특허 소송에서 미국 법원이 삼성의 손을 들어줬다.

해당 임원에 대해 '기만적이고 혐오스럽다'는 강도 높은 비판도 내놨다.

법원은 회사 기밀을 도용해 벌인 소송인 만큼 재소송도 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삼성이 완승한 셈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텍사스 동부 법원은 일명 '특허 괴물'로 불리는 미국 특허 관련 기업 시너지IP와 특허권자인

스테이텐 테키야가 최근 삼성을 상대로 낸 무선이어폰과 음성 인식 관련 특허 침해 소송에 대해 기각 판결을 내렸다.

특허 여부를 판단할 필요도 없이 소송 자체가 성립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삼성과 시너지IP의 특허 분쟁은 2021년 시작됐다.

시너지IP는 안승호 전 삼성전자 부사장이 2010년부터 10년간 삼성전자 IP센터장을 지내며 음성 인식 등

관련 기술특허를 총괄했다.

안 전 부사장은 삼성을 떠난 직후 시너지IP를 세운 뒤 스테이탄 테키야가 보유한 무선 오디오 녹음 장치 등

특허 10건을 삼성이 무단 도용해 갤럭시버즈, 빅스터 등에 활용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두 회사는 2022년 초 삼성에 특허 소송 4건을 추가 제기하며 전선을 넓혔다.

미국 법원은 안 전 부사장이 심각한 불법 행위와 부정한 방법을 사용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원고 측은 이전 부하직원이었던 삼성전자 특허담당 직원과 공모해 소송 전후에

시테이턴 테키야 관련 기밀지자료를 빼돌려 소송에 이용했다'고 적시했다.

이 기밀자료에 대해 로드나 길스트랩 판사는 '해당 소송에 대한 삼성의 전략이 포함됐다는 점에서

소송의 승패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문서였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안 전 부사장에 대해 부정직하고, 불공정하며, 기만적이고, 법치주의에 반하는 혐오스러운 행위'라며

'삼성의 기밀정보를 악용해 삼성에 회복할 수없는 피해를 입혔다'고 판시했다.

또 미국 변호사는인 안 전 부사장이 삼성의 내부 정보를 활용해 소송을 유리하게 진행한 행위는 (삼성 근무 당시) 변호사로서

삼성에 대한 성실 의무를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안 전 부사장은 삼성전자 재직 당시 회사의 지원을 받아 미국 로스쿨에 진학해 미국 변호사 자격을 땄다.

재판부는 '이런 불법 행위의 심각성을 고려할 때 재소송이 불가능한 기각 판결을 내리는 개사법 정의를 가장 잘 구현할 수 있는

구제책이라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이번 판결이끝은 아니다.

스테이턴 테키아는 지난해 7월 삼성을 상대로 무선 오디오 기술 4건에 대해 별도 소송을 제기했다.

이 소송에서 시너지IP는 빠졌다.

이번 판결로 남은 소송에서도 삼성이 승소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채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