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공군이 최근 SNS에 공개했다가 돌연 삭제한 초강력 벙커버스터 ‘GBU-57 MOP(Massive Ordnance Penetrator)’의 위력과 성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MOP 는 콘크리트의 경우 60m를 관통하고 일반 지하시설은 150~200m까지 파괴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른바 ‘김정은 벙커’도 단 한발로 무력화할 수 있는 무기로 주목받아왔다.
미 공군은 이달 초 미주리주에 있는 화이트맨 공군 기지의 페이스북에 GBU-57 MOP 사진을 공개했다. 공군은 사진 설명에서 “성능 실험을 위해 2발의 MOP를 수령했다”고 밝혔다고 AP통신이 지난 22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AP통신은 인터넷 뉴스 사이트인 ‘워존(The Warzone)’이 처음 이 페이스북 사진을 보도한 뒤 미 공군에 사진에 대해 질문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으며 하루 만에 게시물도 사라졌다고 보도했다.
미 B2 스텔스 폭격기가 GBU-57 MOP를 투하하고 있다. GBU-57 MOP는 철근 콘크리트 60m를 관통할 수 있는 초강력 벙커버스터로, '김정은 벙커' 등 북 지하시설물을 타격하는 데 위력적인 무기로 평가된다. /미 공군
MOP는 길이 6.2m, 직경 0.8m로 무게는 12~13t에 달한다. 내부에는 2.7t의 고폭 화약이 채워져 있다. MOP는 지하 60m(철근 콘크리트 기준)까지 관통할 수 있어 강력한 지하 벙커를 파괴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강점이다. 우리 공군도 보유하고 있는 GBU-28 벙커버스터 정밀유도폭탄 관통능력의 10배에 달하는 위력이다. 뛰어난 지하관통 능력 때문에 MOP는 지하 시설물 표적이 많은 북한을 겨냥한 수퍼 폭탄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MOP는 B-2 스텔스 폭격기와 B-52 폭격기 등에 탑재될 수 있다. 미 공군은 수년 전 B-2 스텔스 폭격기에서 2발의 MOP를 연속으로 투하하는 영상을 이례적으로 공개해 관심을 끌기도 했다. 이번에 SNS에 사진을 공개했다가 삭제한 화이트맨 기지는 미국에서 유일하게 B-2 스텔스 폭격기가 배치돼 있는 곳이다.
MOP 사진이 하루만에 이례적으로 삭제된 것은 사진을 통해 의도치 않은 정보가 공개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번 MOP 사진 공개가 7차 핵실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북한이나 나탄즈 핵시설 인근 산에서 터널을 파고 있는 동향이 최근 위성사진에서 확인된 이란을 겨냥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사진에 공개된 GBU-57 MOP에는 무게 1만2300㎏, AFX-757, PBXN-114 등의 글자가 프린트돼 있었다. MOP의 고폭 화약중 AFX-757은 2080㎏, PBXN-114는 341㎏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은 초강력 ‘수퍼 폭탄’으로 MOP 외에 ‘모든 폭탄의 어머니’라 불리는 GBU-43 MOAB를 개발해 실전에 투입하기도 했다. 지하 깊숙이 관통해 폭발하는 형태는 아니어서 관통력은 MOP보다 크게 떨어지지만 강력한 충격파와 버섯구름 등으로 적군에게 큰 공포심을 불러일으키는 ‘심리전 무기’이기도 하다.
지난 5월2일 미 미주리주 화이트맨 기지 페이스북에 게재됐다가 삭제된 초강력 벙커버스터 GBU-57 MOP 사진./ 연합뉴스
MOAB는 원래 ‘공중폭발 대형폭탄(Massive Ordnance Air Blast)’의 약어다. 하지만 막강한 파괴력에 대한 비유로 ‘모든 폭탄의 어머니(Mother of All Bombs)’로 널리 알려져 있다. 길이는 9.17m 10m에 육박하고 직경도 1m가 넘는다. 미국은 지난 2017년4월 아프가니스탄에서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근거지를 공격하기 위해 처음 실전투입했다. 전투기로 투하하기엔 너무 크고 무거워 MC-130 특수전용 수송기에서 투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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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AB는 단 한발로 반경 1㎞를 완전히 초토화할 수 있다. 반경 2.7㎞ 내의 건물, 차량 등에 심각한 피해가 발생하며 8㎞ 내에선 창문이 깨지는 피해가 발생한다. 높이 3㎞의 버섯구름이 생기는데 이는 32㎞ 밖에서도 눈으로 볼 수 있다. 폭발음은 48㎞ 떨어진 곳에서도 들을 수 있다고 한다. 군 소식통은 “지하 깊숙이 주요시설이 많은 북한 특성상 미국은 유사시 대북 폭격에 MOAB보다는 MOP를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모든 폭탄의 어머니'라는 별명을 가진 미 수퍼 폭탄 GBU-43 MOAB. 지하관통 능력은 크게 떨어지지만 광범위한 지역을 초토화할 수 있다. /미 공군
미국이 MOAB를 개발하자 러시아는 이에 맞서 2007년 ‘모든 폭탄의 아버지(FOAB·Father Of All Bombs)’라 불리는 ‘수퍼 폭탄’을 개발했다. 전세계 재래식 폭탄 가운데 가장 큰 위력을 갖고 있다 해서 붙여진 별명이다. ‘아버지’란 명칭이 붙은 것은 미국에 대한 경쟁의식이 작용한 결과였다.
FOAB는 미국의 MOAB보다 4배의 폭발력을 가졌지만 무게는 7.8t으로 가볍다. 당시 러시아 국영방송은 “러시아 수퍼 폭탄은 7.1t의 폭약을 사용하면서도 고효율의 새 폭약을 사용하기 때문에 8t의 폭약을 사용하는 미국 수퍼 폭탄보다 폭발력이 4배에 달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