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살적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이 있다. 습관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말로 좋은 습관은 성공인생으로 이끌고 나쁜 습관은 좋지 못한 결과를 초래한다는 의미다. 어릴 때 남의 물건을 훔치다가 버릇이 되어 어른이 되어서도 절도와 강도짓을 하다가 결국은 사형수가 되었을 때, 그가 어머니에게 남긴 말은 "내가 어렸을 때부터 남의 물건을 훔친 것을 보고 왜 어머니가 나무라지 않았느냐?"였다고 한다. '바늘 도둑이 소 도둑 된다'는 속담과 같이 애초에 나쁜 싹을 싹둑 잘라버렸다면 그런 돌일킬 수 없는 결과로는 발전되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어려서부터 가정교육이 중요하다. 가정환경이 어려운 가정에서는 먹고 살기에 급급하여 자녀의 교육이 소흘히 취급되는 경우도 있으므로 전적으로 부모의 잘못으로 돌릴 수는 없다. 또 교육을 전적으로 학교의 책무로 미뤄버리는 처사도 잘못됐다. 가족간의 사랑이나 기본 에티켙은 밥상으로부터 아니 태어나면서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
집사람은 환갑을 훌쩍 넘긴 어른임에도 군것질을 좋아한다. 식탁 주변에는 항상 건빵이나 오꼬시 봉지가 눈에 띈다. 어릴 때 시골에 사는 조부모가 심심해 하실 것이라고 부모가 어린 딸을 조부모에게 따로 떼어 놓았는데 조부모는 손녀를 귀여워 하면서 과자로 달랬다고 한다. 국민학교를 졸업하고 부산으로 진학하여 내려왔지만 그 습관은 어른이 됐을 때도 고치기 어렵게 된 것이다.
반면에 나는 어릴 때 먹을 것도 별로 없었지만 과자는 먹을 수가 없었다. 학교앞 문방구나 동네앞 주먹에서 네모난 큼직한 유리병 속에 아미다마(눈깔사탕)와 박하사탕, 뉴과가 있었지만 돈이 없어 사 먹어 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도 군것질 하고는 거리가 멀다.
단 것으로는 한 달에 두어번 동네를 찾아오는 엿장수한테 마루청 구석에 처박혀 있는 헌고무신이나 포탄껍질 등의 고물을 찾아내어 바꾸어 먹는 게 고작이었다. 동네입구인 숲으로부터 엿장수 가윗소리가 들려오면 하던 일을 멈추고 집으로 달려가 고물찾기가 시작되었다. 어렵사리 찾아낸 고물을 들고 뛰어가서 엿장수로부터 받아진 엿 동가리를 입에 넣었을 때의 만족감은 세상을 다 가진바와 진배 없었다. 울긋불긋하게 토핑을 한 엿 조각은 진뜩진뜩하여 씹으면 씹을수록 단물이 흘러나와 눈을 감으면 꿈을 꾸는 것 같았다.
여름철 장마 때는 어머니는 가끔 밀가루 반죽에 소풀(부추)이나 풋고추를 썰어넣고 소두방(솟뚜껑)을 뒤집어서 부침개를 만들어 주셨다. 음식 솜씨가 좋으셔서 터밭에 심어놓은 파나 시금치 마늘 부추를 베어와 나물로 무쳐내시면 맛이 덜큰했다. 어떤 때는 개떡을 쪄 주셨는데 개떡이란 밀가루가 없어 밀가루 대신에 가는 보리 딩겨를 반죽해서 거기다가 사카린 몇알을 넣고 떨어진 감을 몇개 썰어 넣고 찐 것이다. 만두처럼 생겼지만 입에 넣고 베어 먹으면 보릿가루가 까끌까끌 하여 잘 넘어가지 않는다. 중학교때 약국 알바하면서 야간중학에 다니겠다며 서울로 혼자 떠나 고생하다 연탄가스로 죽은 동생은 "개떡 먹기 싫어!"라고 투정을 부리기도 했다.
얼마전에 당진 시골에 사는 사돈께서 직접 농사를 지으신 것이라고 고구마를 한 박스 택배로 보내셨다. 고구마는 어릴 때 끼니 대신으로도 많이 먹었고 고구마밥도 많이 먹었다. 밭에 고구마를 많이 심었으므로 가울에는 추수한 나락 가마니보다 고구마를 담아둔 가마니 수가 더 많았다. 6.25사변으로 몸채가 타버리고 창고건물이 없어 언제나 축담에다 가마니를 쌓아 놓고 있었는데 날이 추우면 고구마가 얼어버렸다. 언 구마는 생으로 깎아 먹으면 단맛이 더하지만 녹아버리면 곧장 썩어버린다. 고구마는 삶는 것보다 구워 먹는 편이 구수하고 더 맛있다. 지인이 선물한 밑이 얼금얼금 빵꾸가 난 냄비에 고구마를 씻어 앉히고 가스렌지 불을 켰는데 처음에는 과열로 센서가 가스를 차단시켜 실패를 했는데 두세번 중불로 하여 시도를 거듭한 끝에 성공하였다.
어려서부터 고구마를 많이 먹어서 그런지 고구마가 있으면 나도 모르게 손이 간다. 고구마를 따로 사는 경우는 별로 없지만 제사가 많아 튀김으로 장만하기 위해 구입한다. 왜식집이나 횟집에서 서비스로 내어주는 고구마 튀김도 달고 아삭아삭하여 먹기에 좋다. 집에는 집사람이 사오는 군것질 물량 외에도 식구들 생일 때 사오는 빵도 식구가 적으니 오래 간다. 나도 시내에 나갈 일이 있으면 가끔 식구들을 위해 빠리 바겟트나 몇가지 종류의 빵을 사오는 데 자주 사오는 편은 아니다. 그래서 빵은 너무 달지 않으면 있으면 먹는 편이다. 빵은 순수한 우리말이 아니라 외래어로 프랑스말로 알고 있다. 어릴 때 자주 들었던 '사분'도 프랑스말인 것으로 안다. 빵집에 들어가면 진열장에 종류가 다양한 빵들이 들어 있고 이름도 제각기 다르다. 재료와 제빵방법이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타이틀로 내 건 몰빵을 빵이름으로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여기서 몰빵이란 말은 집중투자를 속되게 이르는 말로 몽땅 빠졌다는 의미다. 윷놀이판서 몰락이나 동전치기에서 모두 경계를 벗어난 경우의 몰락과 일맥 상통한다. 총금융재산중 주식이나 코인에 몽땅 털어 넣는 경우가 몰빵에 해당한다. 몰빵하는 사람들은 통이 크다. 오도코(남자) 성질이다. 먹으면 크게 먹고 다 잃으면 '허 허! 그것 참!'하고 입맛릏 쩍 다시며 손틀고 일어서는 여유를 가진 사람들이다. 하지만 빚투나 영끌 젊은이들은 입맛이 쓰다. 다시 보충할 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몰빵은 위험과 수익률이 높지만 당해 기업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연구가 따라야 한다. 분석없이 소문만 듣고 묻지마 투자하는 것은 기름통을 지고 불구덩이로 들어가는 것이나 다름없다. 나 역시 어느 한 종목에 몰빵했다가 코피났다.
첫댓글 첨 파리 파켓트 빵 보고 당시는 이름도 몰라 쫒빵이라 했는데/ 잠간 마다가스칼에서 주제원 생활할시 하숙집 주인이 아침에는 우유,바나나,짭찔한바켓트 빵 몇조각 수개월 먹었지/예전 가난한 집안엔 간식은 꿈도 못꾸고, 사탕구경도 못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