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항공 사고 부른 난기류
기후변화 탓 41년만에 55% 늘어
동아시아, 유럽대비 발생빈도 2배
싱가포르항공 여객기 급강하 사고로 승객이 사망하면서 사고 원인인 강한 난기류에 대한 전 세계 항공기상 당국의 관심이 커졌다.
기후 변화가 난기류의 위력을 키운 원인으로 지목되는데, 한반도 상공에서도 난기류의 위협이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신에 따르면 지난 21일 영국 런던에서 싱가포르로 향하던 싱가포르항공 여객기(SQ321)가 미얀마 1만3000m 상공을 지나가다가 강한 난기류를 만나면서 2000m 가까이 급강하했다.
이 사고로 사망자가 1명 등 8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주요 항공사 여객기에서 난기류 사고로 사망자가 나온 건 처음이다.
이번 사고는 마른하늘에 나타난 난기류 즉, 청천난류(CAT.Clear-air-turbulence)가 원인이다.
청천난류는 구름 등 사각적 단서가 없는 상채에서 공기의 역학운동ㅇ 유발하는 난류다.
예보가 어려워 피해가 크다.
국내에서는 항공기상청이 청천난류를 예보하지만, 현재 기술 수준에서 전부 예측할 수는 없다.
문제는 기후 변화로 난기류가 증가하면서 청천난류도 잦아진다는 점이다.
지구가 더워지면 대기 중 수증기가 증가하고 대류 활동도 심화한다.
영국 레딩대학 연구진은 1979년부터 2020년까지 대서양 횡단 항공편이 겪은 강한 난기류가 55% 증가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한반도 주변 상공의 증강도 이상 청천난류 발생 빈도는 더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김정훈(지구환경과학부) 서울대 교수가 2022년 12월 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1979~ 2019년 전 세계 청천난류 발생 빈도를 분석한 결과, 미주나 유럽보다 동아시아에서 2배 더 자주 발생했다.
향후 증가 추이 역시 동아시아가 2배 더 빠를 것으로 예측했다.
기후변화가 진행되면 동아시아 상공의 제트 기류가 더 강해지는데, 청천난류는 주로 강한 제트기류 탓에 발생한다.
중위도 남쪽 대류권 공기는 더 따듯해지고 , 중위도 북쪽 성층권 공기는 더 차가워지면서 그 사이를 흐르는 제트기류가 강해지는 것이다.
김 교수는 '향후 우리나라에서 미주로 갈 때 태평양 상공에서 청천난류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항공기상청은 250억원 규모의 '나래웨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항공 위험 기상 상세 예측, 항공과 기상 정보 자동 검시.분석 등을 통해 난기류 예보 능력을 키우는 게 목표다.
허복행 항공기상청장은 '청천난류가 예측하기 어렵지만,
대비해야 하기 때문에 예보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수치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