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주년 광복절을 맞은 15일 오전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문재인 대통령과 독립운동가 등이 참석한 광복절 기념식 무대 한쪽에서 가늘고 떨리는 목소리의 애국가가 흘러 나왔다. 반주도 없었다. 아흔 한 살의 여성 독립운동가 오희옥씨가 부른 애국가의 곡조가 달랐다. ‘오랫 동안 사귀었던 정든 내 친구여 작별이란 웬말인가’라는 가사를 붙여 부르는 스코틀랜드 민요 ‘올드 랭 사인’이었다.
지금의 애국가는 대한제국 때부터 전해지던 가사에 작곡가 안익태가 곡을 붙인 것이다. 이전 애국가는 창가(唱歌) 형식이었다. 스코틀랜드 민요인 ‘올드 랭 사인’에 맞춰 불려지는 경우가 많았다. 지난 2012년에는 1942년 미국 동포들이 녹음한 애국가 음반이 발견됐다. 현재까지 전해지는 가장 오래된 애국가 육성 음반이다. 이 음반에는 안익태 곡조를 붙인 현행 애국가와 ‘올드 랭 사인’ 곡조에 맞춰 부른 애국가가 모두 실렸다.
일제강점기 시절 독립운동가들이 주로 부르던 애국가도 ‘올드 랭 사인’판이었다. 오희옥씨는 ‘올드 랭 사인’ 곡조에 맞춰 담담하게 애국가 1절을 부른 뒤 군악대와 함께 지금의 애국가를 4절까지 다시 불렀다. 여운이 오래 남는 애국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