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자연의 힘 앞에 나약할 수 밖에 없는 인간의 한계를 일깨워주듯 전국에 몰아닥친 태풍 제15호 "루사"가 내륙에 상륙한다는 토요일 오후5시에 옥수골농원 별관 204호에 도착,여장을 풀면서 계속 TV를 시청하였다. 빗발은 가늘었으나 오후6시를 넘기면서 새벽녁까지 말 그대로 지붕을 날려 버릴듯한 기세로 바람이 휘몰아친다.예닐곱번의 정전과 건물 뒤편 광덕산 자락의 잣나무 숲의 울부짖는 소리가 귀에 와닿고... 하여튼 오랫만에 들어보는 자연의 소리(?)에 잠을 청해본다. 2.아침6시에 기상하여 조식을 들기전에 농원 앞마당과 주위를 한바퀴 돌아보니 간밤의 흔적이 여기저기 신음하듯 널부러져 있다.뿌리채 뽑혀나간 아름드리 잣나무며 옆구리를 드러낸체 뒤엉겨버린 수확기를 코앞에 둔 고추며 깻잎등의 밭작물등을 바라보니, 굵게 패인 밭이랑 만큼이나 심란할 농부의 잔주름이 순간 크로스되며 지난다. 3.바람은 멎고 이슬비가 내리는 가운데 화악터널앞에 들러 약수를 10리터 통에 담아 차에 싣고 다시 1Km를 되내려와 해발 1,100여미터의 실운현으로 이어지는 오프로드 입구에 주차를 하고 시계를 보니 오전 9시 삼십분을 가리킨다. 이번 여름 장마비에 길이 많이 패였을거란 생각은 기우였으며 배수가 잘되는 육산의 토질이어서인지 지난주의 반암골과는 전혀 다른 양호한 도로상태를 보여주고 있었다. 가랑비에 우산을 받쳐들고 걷는 이길은 이미 익숙한 상태인지라 쉬엄쉬엄 걸으며 맞은편 화악산 응봉(매봉) 산허리에 걸린 짙은 운무를 느긋하게 감상하며 오른다.오르는 도중 길가에 지천인 머루며 제법 튼실하게 여문 다래를 따며 실운현에 도착하니 빗발이 굵어진다.(11;00) 발아래 사창리 일대는 비가 멎은듯 훤하나 아직 이곳은 짙은 먹구름이 두터웁다. 4.더이상 오르는것은 무리라고 판단하고 강한 바람에 잔뜩 허리를 구부리고 우산을 바람개비 돌리듯 바람부는 방향으로 앞으로 밀면서 10여분 내려오니 바람도 잦아들고 빗방울도 오락가락한다. 길가 한편에 자리를 펴고 간식을 들었다.(11;30) 날이 개이려는듯 산새며 꿩등이 푸드덕거리며 날개짓을 하고... 주차해둔 곳에 낮12시 삼십분에 도착하여 옥수골농원에 들러 햇반과 떡볶이로 점심을 들고서 오후1시 30분에 귀로길에 올라 적성쯤 지나니 오른쪽 임진강 물줄기 너머로 개성 송악산 연봉이 언듯언듯 터진 파아란 햇살아래 더욱 푸르러 보인다.저곳은 언제쯤이나 가볼까하며 문산을 지나 자유로로 들어서며 차창을 여니 태풍이 언제 왔었냐는듯 흰 뭉게구름과 푸른하늘이 넘실거리는 임진강 물살에 같이 춤을 추는듯하다.. 차창으로 스미는 바람마저도 초가을의 내음이 묻어나는듯한 팔월 마지막주의 화악산 산행이었다. 5.참석인원;고동0외2,이준0,유예0 총5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