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The Cambodia Daily 2014-8-8 (번역) 크메르의 세계
캄보디아 국제법원,
크메르루주 지도자 누온 찌어와 키우 삼판에 종신형 선고
Nuon Chea, Khieu Samphan Found Guilty, Jailed for Life

|
(사진) 누온 찌어(좌측) 피고인과 키우 삼판(우측) 피고인이 피고인석에서 판결문 낭독을 듣고 있다. 이번 판결은 이들의 범죄를 심판하는 5개의 소재판 가운데 첫번째 사건에 관한 판결이다. [ECCC 동영상 캡쳐] |
기사작성 : Lauren Crothers 및 Kuch Naren
1975년 4월 크메르루즈(Khmer Rouge) 소속 군인들은 총부리를 앞세워 프놈펜(Phnom Penh)을 강제로 소개했다. 그리고 일련의 사태들이 발생하면서 170만명으로 추산되는 사람들이 사망했다. 그로부터 39년이 지난 목요일(8.7) 당시 정권의 지도자들이 반-인도주의 범죄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캄보디아 크메르루즈 국제법정'(ECCC)는 목요일 '크메르루주' 정권 부서기장 누온 찌어(Nuon Chea) 피고인 및 국가수반을 지낸 키우 삼판(Khieu Samphan) 피고인에게 종신형을 선고하여, 지난 여러 해 동안 거액의 예산을 투입해 진행해온 재판의 첫번째 국면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피고인들은 항소를 할 예정이다.
이번 판결문은 1975년 4월 17일의 프놈펜 소개령 과정에서 피고인 두 사람이 지닌 형사적 책임에 초점을 맞췄다. '크메르루주' 정권은 당시 프놈펜 시민들을 강제로 이주시켰고, 뽀우삿(Pursat) 도의 한 황량한 지역에서 론 놀(Lon Nol) 장군의 '크메르 공화국'(Khmer Republic) 소속 군인들과 공무원들을 처형했다.
올해 88세인 누온 찌어 피고인은 폴 포트(Pol Pot: 1928~1998) 정권에서 2인자를 지냈고, 올해 83세인 키우 삼판 피고인은 당시 국가수반을 지냈다. 두 사람은 피고석에 나와 앉았다. 판결문이 낭독되는 동안 누온 찌어는 서 있을 수가 없었다. 것은 유엔(UN)이 후원하여 2007년에야 활동에 들어간 ECCC 법원이 이번 판결에 이르기까지 걸어온 여러 해의 시간을 상기시켜 주었다. 이번 재판만 해도 거의 3년이 걸렸다.
법원은 누온 찌어 피고인에 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누온 찌어 피고인은] 여타 당 지도부와 함께 저지른 범죄에 관해 직접적인 책임 및 상급자로서의 책임을 지닌다. 그리고 연루된 범죄에 대한 고의성을 지니고 있다. |
'재판법정'(Trial Chamber: 2심이자 본심) 재판장인 닐 논(Nil Nonn) 판사는 누온 찌어 피고인에게 2차례나 기립 명령을 내린 후, 휠체어에 앉은 채로 들어도 좋다고 허용했다. 그는 누온 찌어 피고인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1975년 4월 17일부터 1977년 12월 사이에 캄보디아 영토 내에서 자행된 말살(포괄적 살인), 정치적 박해, 여타 비인간적 행위 등의 반-인도주의 범죄에 대해 [누온 찌어 피고인은] 유죄이다. |
누온 찌어 피고인의 뒷쪽으로는 유리벽이 설치돼 방청석과 분리되어 있었다. 그는 재판 내내 검은 선글라스를 착용했고, 수백명의 민간부문 이해당사자들과 당시의 생존자들, 그리고 정부 관리들과 외교사절들은 방청석에 앉아 침묵을 유지했다. 누온 찌어 피고인은 무표정한 모습이었다.
'재판법정'의 재판부는 키우 삼판 피고인의 법적인 책임은 누온 찌어보다 덜 하다고 보았다. 논 닐 재판장은 재판부가 키우 삼판 피고인이 비밀조직인 '제870호 사무소'(Office 870)에서 권력을 가진 지위에 있었다는 데 대한 증거가 "만족스럽지 않다"고 보았다고 밝혔다. '제870호 사무소'는 크메르루주 정권의 중추부였다고 회자되곤 하는 기관이다.
재판부는 또한 키우 삼판이 범죄 명령을 내렸다는 혐의 및 우월적 책임을 지닌다는 혐의도 기각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키우 삼판이 반-인도주의 범죄를 자행하는 공동 범행의 공범이라는 것은 인전했다. 닐 논 재판장은 누온 찌어에게 적용됐던 내용과 동일한 판결 내용을 반복해서 낭독했다. 키우 삼판 피고인 역시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닐 논 재판장은 피고인들의 범죄가 그렇게 광범위한 규모로 이뤄졌다면서, 재판부가 두 사람에게 종신형을 선고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형량은 그들의 나이와 앞으로 남은 또 다른 재판 일정 등을 고려하면 사실상 운명과도 같은 것이다. 제002호 사건의 두번째 소재판은 대량학살(genocide)에 관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는데, 이미 지난주 그 첫번째 심리가 진행된 바 있다.
제002호 사건의 첫번째 소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이번 사건 고발인으로 접수한 3,869명에 달하는 민간 이해당사자들이 당시의 끔찍한 고통과 체계적인 인권유린 과정을 상기하기도 했다. 가족들은 뿔뿔이 흩어졌고, 엄마가 아기를 매장했고, 생존을 위해 바퀴벌레를 잡아먹어야 하기도 했다. 이러한 일화들은 강제 소개령 및 이후 몇달 간 발생했던 재앙적 현실을 보여줬고, 재판부의 판결문 요약본에도 핵심적인 부분을 형성하고 있다. 판결문 요약본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크메르루주 정권 하에서 살았던 국민들은] 육체적 고통, 경제적 상실, 존엄성의 상실, 심리적 트라우마, 가족들과 친인척을 잃은 데서 오는 비통함 등 이루 헤아릴 수 없는 피해로 고통을 받았다. |

|
(사진: Damir Sagolj / Reuters) 판결이 내려진 직후, 크메르루주 정권 당시 부친과 형제 3인을 잃은 소움 리티(Soum Rithy) 씨가 또 다른 피해자를 끌어안고 오열하고 있다. |
법정 바깥에서는 이날 판결일까지 생존한 이들 사이에 복잡한 반응이 나타났다. 삼 요은(Sam Yoeun) 씨는 크메르루주가 3년 8개월 20일 동안 정권을 잡고 있는 동안 남편과 자식 5명을 잃었다. 그녀는 눈물을 터트렸다. 그녀는 올해 79세로서 민간 이해당사자로 참석하기 위해 스와이 리엉(Svay Rieng) 도에서 올라왔다. 그녀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는 이번 판결에 만족하여 눈물을 흘렸다. 이것은 기쁨의 눈물이다. 나는 이제 파고다(=사찰)에 가 [죽은 가족들에게] 분향을 하면서, 당신들을 죽인 자들이 종신형을 선고받았다고 말할 것이다. 이제 정의가 실현됐으므로, 나는 그들의 영혼을 평화롭게 해줄 수 있을 것이다. |
하지만 올해 58세인 수온 완탄(Suon Vanthan) 씨에게 이번 판결은 만족스럽지 못한 것이었다.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내게는 이번 판결이 너무 가볍게 생각된다. 종신형으로는 만족이 안된다. 누온 찌어와 키우 삼판 피고인들은 징역 100년형은 받아야만 한다. 나는 그들이 정권 지도자로 있었던 당시 즉은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그들의 백골에도 수갑을 채우고 꽁꽁 묶어둬야만 한다고 본다. |
올해 67세인 추온 랑(Chhuon Lang) 씨는 껌뽕 짬(Kompong Cham) 도에서 올라온 민간 당사자이다. 그녀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그들이 너무 늙었기 때문에 풀려났다면 좋았을 것 같다. 하지만 그들이 대량 학살의 배후에 있던 지도부에 관해 진실을 말해줄만큼 용기가 있을 때에만 그럴 수 있을 것이다. |
하지만 첫번째 소재판 기간 중에 그러한 일을 일어나지 않았다.
지난 2013년 5월의 재판 중, 누온 찌어 피고인은 크메르루주 정권기에 발생한 일에 관해 자신이 도의적 책임을 갖고 있다고 말했고, 키우 삼판 피고인도 비슷한 시기의 공판에서 희생자들에 대한 조의를 표한 바 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작년 10월에 있었던 마지막 심리에서, 궁극적으로는 자신들의 혐의에 저항하는 모습을 보였다.
두 피고인의 변호인단은 각각 항소를 할 예정이다. 항소는 30일 이내에 해야만 한다.
누온 찌어 피고인의 국제 변호인인 빅터 코페(Victor Koppe) 변호사는 자신의 변호팀이 두번째 소재판도 담당하게 될 현 재판부를 기피할 방안을 모색하는 일에 현재 "최고의 우선순위"를 부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왜냐하면 변호인단이 느끼기에는 재판부가 재판진행에 있어서 "더 이상 불편부당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키우 삼판 피고인의 국제 변호인 중 한명인 아르튀르 베르켕(Arthur Vercken) 변호사는 이번 판결이 "불공정하고 근거가 없기" 때문에 "최후까지 싸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키우 삼판이 프놈펜 소개령의 의사결정 및 실행과정에 개입했다는 구체적인 증거는 전혀 없다. 우리는 항소를 통해 무죄선고를 추구할 것이다. |
검찰측은 판결 결과에 만족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공동검사인 찌어 리엉(Chea Leang) 검사는 판결이 끝난 후 보도진에 대한 발언에서, 이번 판결이 재판부가 내릴 수 있는 유일한 적절한 형량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이번 판결이 캄보디아의 도덕적 지평을 재조정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지만, 다음과 같이 첨언했다.
이번 판결이 이미 처형된 이들이나 과로사한 이들, 혹은 굶어 죽거나 치료를 받지 못해 죽은 이들의 생명을 되돌리거나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을 것이다. 또한 캄보디아 전역에서 파괴된 채로 남은 가정들을 회복시켜 줄 수도 없을 것이다. |
닐 논 재판장은 판결문 낭독을 통해 희생자들을 위한 배상 사업들 13건 중 11건도 승인됐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국가 추모일 제정, 프놈펜에 소개령 당시의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위령탑을 건설하는 일 등이 포함된다.
'유엔 크메르루주 재판 지원단'(UNAKRT)의 데이빗 셰퍼(David Scheffer) 특별전문가도 속안(Sok An) 부총리를 비롯한 여러 정부 관리들 및 외교사절들과 나란히 공판을 참관했다. 그는 재판이 끝난 후 이번 판결이 기념비적 순간이라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오늘 국제 사법정의의 바람이 캄보디아의 논에 휘몰아쳤다. 캄보디아의 도시들, 마을들, 숲들에 다시 한번 그런 일이 일어났다. 그리고 또 다시 그런 일이 있게 될 것이다. |
속 안 부총리도 이번 판결을 반가와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는 이번 판결 및 피고인들에게 부과된 형량에 만족한다. 오늘의 판결은 이번 국제재판이 성공적이었음을 명백하게 보여주는 증거이다. |
ECCC 재판 감시단체인 '열린사회 정의주도회의'(Open Society Justice Initiative: OSJI)의 히서 리얀(Heather Ryan) 씨는 아무리 느리게 돌아간다고 해도 이 날은 사법정의의 바퀴가 여전히 굴러가고 있다는 신호를 보여준 날이라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는 국제법원에 매우 중요한 날이라고 생각한다. ECCC 법원이 스스로 새로운 차원의 적법성을 보여준 것으로서, 정말로 중요한 것이다. |
|
첫댓글 지금까지 이 국제법원에 엄청난 시간과 한국 돈으로 2천억원 이상의 돈이 들어갔는데요..
앞으로도 얼마마한 시간과 돈이 더 들어가게 될 지 알 수가 없는 상황이죠..
이게 뭐, 그만한 가치가 있는 것인지 이제는 판단이 잘 안 서는군요..
유익한 자료.. 고맙게 잘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