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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스타] 18
씬1. 주방 (밤)
다시 만들어 내밀어진 관자구이 세 번째 접시.
첫 번째, 두 번째 접시도 옆 귀탱이에 놓여있다.
다시 맛보는 최현욱.
모녀 : (시선)
최현욱 : (눈치 한번 보고는) 다시.
유경부 : (마침내 나온 헛기침) 날 새겠구만.
최,유경 : (유경부 본다)
유경 : 다시 하겠습니다 쉡.
유경부 : (노여움) 하루종일 이러고 일하냐 여기서 너?
유경 : (표정)
유경부 : (험해진 인상. 최현욱 본다)
유경 : (창피하고) ,.아버지,. (눈가에 이슬이)
유경부 : (접시 퉁 들었다 소리나게 내려놓는다) 이러고 죙일 애를 얼마나 잡았으면 어디 쟤 얼굴 좀 봐라!!
어디 저게 사랑에 빠진 기집애 얼굴인가?!
최현욱 : 죄송합니다.
유경부 : (속상해 에잇. 나가버린다)
문 꽝 닫히면서 갑자기 조용해진 주방.
유경 : (터지듯 나오는 눈물) 아버지 앞에서까지 꼭 그래야 돼요 쉡?! 엉 엉 (애처럼 울기시작한다)
최현욱 : (소리까지 지르고, 더 미안해져 유경 안아준다)
유경, 최현욱이 안아준 가운데 울음 사그라들고 있는데 유경부 불쑥 들어선다.
최현욱 : 알았으니까 뚝. 고만 울어.
유경부 : 거기 안 떨어져!!!
둘 : (놀래 화들짝 떨어지고)
유경부 : (삿대질만 안했지 거의 그 수준) 자네, 내 짬뽕집에 한 번 오게!!!
최현욱 : (표정) 예?
유경부 : 내 짬뽕을 먹고서도 어디 어떤 소리가 나오는지 내 아주 심히 궁금하니까 오라고!! 대답 안해?!
최현욱 : (얼른) 예.
둘만 남은 주방.
유경 : 쉡. (다가선다)
최현욱 : 왜?
유경 : 맘에 드시나봐요.
최현욱 : 뭐가?
유경 : 짬뽕집에 오라잖아, 같이.
씬2. 1002호 (아침)
햇살 가득한 거실. 출근 준비하는 현욱. 커피 마시며 신문 보고 있는데, 두 눈에 들어오는 세영의 사진.
헤드라인 “‘셰프의 테이블’ 진행자 오세영 셰프의 고백” 5년전 이태리 “Piazza dello chef 요리대회”
“대한민국 여성 최초 그랑프리 수상”에 관한 진실 의혹 본인이 직접 밝혀, 등의 문구 보인다.
현욱 : ..........!!!!!!!
씬3. 락커룸 (아침)
국내파, 눈이 휘둥그레진 채 놀란 얼굴로 인터넷 기사를 보고 있다.
호남(E) : 우리나라 이태리식당의 유일한 여성쉐프였던 오세영 쉐프가 본인을 이 자리까지 오게하는데 결정적 영향을 미쳤던
이태리 ‘피아자 델로 쉐프‘ 요리대회 1등은 자기것이 아니라고 고백했습니다.
씬4. 해직녀 파스타 가게 (아침)
아침 오픈 준비에 한창이던 3인방. 호남에게 전화받는 미희. 놀란 표정으로 “뭐? 정말?” 등등의 리액션.
희주와 찬희 호기심에 모여든다. ‘오세영 셰프가 글쎄.....’
희주, 찬희의 입이 쩍 벌어져 다물어지지 않는다.
승재(E) : 현재 그녀는 케이블요리채널의 스타 진행자로 ‘쉐프의 테이블’의 진행도, 국내 최고의 이태리식당 ‘라스페라’의 쉐프자리도,
뉴 쉐프 대회 심사위원 자리도 모두 잃은 상태로,. ..
씬5. 사장실 (아침)
상식E : 그간 루머에 시달렸던 오세영 쉐프는 지금까지의 루머가 모두 사실이며, 거기에 덧붙여 본인이 라이벌에게 했던
부정행위에 대해서도 자세히 밝혔습니다.
모니터 밖, 누구보다 충격받은 김 산의 표정. 서둘러 세영의 번호 누르지만, 계속 통화중 신호음.
씬5. 라스페라 입구, 카운터 (아침)
카운터에 놓인 컴퓨터 모니터 보며 웅성, 모여있는 홀직원들, 설대표, 네모등..
비집고 모니터 들여다보는 이태리3인방까지, 휘둥그레진 상태.
네모(E) : 대회 당시 참가 레시피였던 인삼파스타는 주재료인 인삼의 쓴 맛을 완벽하게 제거하는 것이 승부수였는데,
라이벌의 와인을 하루 전 끓는 물속에 담가 산화시켜 기능을 상실케 했다는 것이 그녀의 고백이다.
유경, 아무것도 모른 채 출근하는데 웅성웅성, 이상한 라스페라 분위기.
주위 둘러보는데 저만치서 신문을 들고 뛰어오는 은수.
은수 : 누나............!!
유경 : ?!!!!!!!!!!
설사장(E) : 아울러 운명이 바뀐 라이벌은 현재 라스페라의 공동 쉐프 최현욱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씬6. 셰프룸 (아침)
생각에 잠겨있는 최현욱. 한 대 맞은 듯, 멍하다.
핸드폰으로 들어오는 문자소리. 세영의 문자다.
'이제 좀 살 거 같다. 사랑했다 최현욱. 졌다 최현욱.'
씬7. 라스페라 외경 (아침)
씬8. 사장실
유경, 문 열고 들어선다. 김 산, 막 나가려던 차림.
유경 : 어떻게요? ,.오세영 쉐프님.
김 산 : 안그래두 지금 만나러 간다.
유경 : (걱정스런 얼굴로 서있다)
김 산 : (나가려다) 갔다와서 얘기해 줄게. 요리사님이 걱정하더 라는 말도 전하고. 됐지?
유경 : .... (표정에서)
씬9. 쉐프룸
비어있는 오세영의 책상.
최현욱, 자기 책상에서 일어나, 오세영의 책상가에 기대선다. 문자 보내기 시작한다.
'졌다 최현욱이라니. 제대로 된 승부는 이제부터 아닌가? 도망가지 말고, 다시 시작하자. 돌아와.'
씬10. 오세영 차 안
들어오는 문자소리. (확인하는 오세영 표정에서)
씬11. 홀 (런치)
북적이는 손님들. 유영하듯 테이블 사이를 오가는 네모, 설대표 등.
손님들, 오세영 여기 쉐프 어쩌고 수군대는 소리..
그 사이에 골드스푼 기자 2명 유유히 앉아 메뉴판 보고 있다.
설대표 : 헉!!!!!!
씬12. 주방 (런치)
바쁘게 돌아가고 있는 주방.
최현욱 : (주문지 읽는다) 테이블 넘버 14. 안심스테이크 코스 둘. 고기는 둘 다, (한번 더 보고) 레어.
금석호 : (확인한다) 레어, 요? 둘 다?
설대표 : (헐레벌떡 들어온다) 저기..저...저...그....
최현욱 : 14번 안심스테이크 둘 다 분명히 레어?
민승재 : 외국인들이죠?
설대표 : 아니. 아니. 그 여자들이야. 골드, 골드스푼 기자들. 예전에 그 난리 피고 갔던 여자들 있잖아~! 랍스터 때문에~!
Excusez moi!
정호남 : 아니 또 무슨 트집들을 잡으려고 왕림하셨대.....
설대표 : 가뜩이나 손님들 수군대고 머리 아파 죽겠는데 하필 이런 날 와가지고는.
최현욱 : (마뜩찮은 얼굴로) 모두 자기 프라이팬에 집중!! 메인라인 얼릉 코스 들어가! 상식이 샐러드, 승재 슾, 정호남 파스타.
메인접시 가니쉬는 서유경 만든다!
일동 : 예 쉐프!
씬13. 동-홀 (런치)
설대표, 안심스테이크 두 접시 들고 나온다.
설대표 : (손님 둘 앞에 놓는다) 안심스테이크, 레어, 입니다.
골드1 : (본다. 거의 익지 않은 안심스테이크, 레어다)
골드2 : (썰어 먹는다. 피가 철 철 흐른다. 신중하게 맛본다)
설대표 : (윽. 저걸 어떻게 먹나, 싶다. 본다)
골드1, 골드2. 몇 점 썰어 먹는다. 서로의 얼굴 본다. 끄덕인다.
골드2 : (근처에 있던 설대표 부른다)
설대표 : 예!
골드1 : 라스페라의 대표 코스요리 잘 먹었습니다. 쉐프님 뵙고 잠깐 얘기 좀 할 수 있을까요?
설대표 : 예? 예..
씬14. 동-주방
설대표, 허둥지둥 들어온다.
설대표 : 쉡, 쉡!!
최현욱 : (뭔 일인가 보는데서)
씬15. 홀 (런치)
최현욱, 골드기자들 앞에 선다.
골드1 : (정중하다. 명함 내밀며) 반갑습니다. 최현욱, 쉐프님.
최현욱 : (명함보고, 기자들 본다)
씬16. 주방 (런치)
런치 주문 거의 끝나가는 분위기. 설대표, 설레발 떨고 있다.
설대표 : 혹시 말이야, 오세영 쉐프 일로, 우리 라스페라 명성에 금이라도 간거 아냐? 그래서 별점 다시 매기려고 온거 아닐까?!
정호남 : 하긴, 신메뉴 발표하고 기자회견하고 그런게 다 오세영 쉐프 있을 때 일이니까..
설대표 : 그렇지! 최현욱 단독쉐프로써 라스페라 주방을 평가하겠다!, 뭐, 이런거 아니겠냐구.
유경 : (표정)
선우덕 : 쉐프는 그런데 관심도 없는데.
이지훈 : 아 왜?! 이왕이면 높게 받는게 좋지! 오세영보다 높게!
필립 : 그래서 스테이크를 ‘레어’로 주문한거였어.
유경 : 왜요? ‘레어’로 주문한거에 특별한 이유가 있어요?
선우덕 : 고기에 대해 확실히 평가하겠단 의도지. 최상급 한우안심을 썼는지, 제대로 손질했는지, 정확히 구웠는지.
‘레어’는 생고기 본연의 맛을 잃기 전이기 때문에 더 잘 드러나거든.
설대표 : 그릴에 있어서 신의 손인 우리 부주 덕분에 쉐프만 조오오켔네! 라스페라 대표 스테디셀러잖아요 나간 메뉴?
컴플레인 없고, 단골손님들 찾던거 계속 찾는- 안그래?
민승재 : 그렇죠! 스테이크, 하면 부주죠!
금석호 : (덤덤히 있다)
유경 : (홀의 상황 궁금하다. 고개 빼고 홀 입구 쪽 쳐다본다.)
씬17. 홀
최현욱, 테이블 앞에 서있다.
골드1 : 코스 구성은 좋았습니다. 스테이크도 미디엄으로 주문한다면 무난하게 먹을 수 있는 정통 코스인 것 같습니다.
최현욱 : 네.
골드2 : (끄덕인다) 예. 그런데 좀 아쉬운게,
최현욱 : (표정)
골드2 : 최고의 재료를 사용했음에도, 고기의 맛이 담백하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핏물 흥건한 ‘레어’ 상태에서도 담백하고 깔끔한 안 심의 맛을 표현할 수 있어야 최고라고 생각하는데요.
최현욱 : (표정 바뀐다)
골드1 : 고인물은 썩는다 라는 말 아시죠? 라스페라의 이 메뉴도 몇 년전에는 훌륭한 메뉴였지만, 지금은 뒤쳐졌어요.
이렇게 노력 안하는 주방은 높게 쳐줄 수가 없습니다.
최현욱 : (꿈쩍않는 표정) 이태리서 살다 온 요리사도 먹기 싫은 생고기 스테이크까지 드시고.
또 예민하게 고기맛을 식별하려고 애쓴 점. 전문가로서 인정합니다.
골드1 : (비짓) 프로시네요.
최현욱 : 그 문제를 해결해야 프로겠죠. (뒤로는 주먹 불끈 쥐고 있다)
골드2 : 오세영 쉐프가 여기 공동 쉐프였던 걸로 아는데,
최현욱 : (0L) 그게 별점의 갯수와 상관이 있습니까?
골드2 : 이 주방의 접시는 그럼 이제, 믿어도 되는겁니까?
최현욱 : (주먹 뒤로 꽉 쥔채, 평정심을 유지하려 노력하는 모습)
골드1 : (여유있다. 비짓)
안그래도 오세영 일로 수군대던 손님들.
나오던 설대표, 네모등의 홀직원도 놀래 둘 보는데서.
씬18. 북 카페
김 산, 들어오고. 서가 책들 속에 묻혀 잘 보이지 않는 오세영 발견한다.
김 산 : (소파에 앉은 오세영 본다)
오세영 : (시선 든다)
김 산 : 참,. 무슨 말부터 해야할지. (막막해 보는데)
오세영 : 혼내면 되지 뭘 망설여?
김 산 : (털썩 세영 옆에 앉고)
오세영 : 친구 아니었어? 친구가 뭘 이리저리 재고 눈치보냐?
김 산 : (화났다) 친구 좋아하네. (시선 돌리고)
오세영 : (표정)
김 산 : 친구하고 남하고 다른게 뭐있어? 나두 남들하고 똑같이 알았는데? 나두 남들하고 똑같이 뒤통수 맞았는데?!
오세영 : (표정)
김 산 : 나는 니가 이태리서 했다는 잘못 보다도 니가 나를 대한 방식에 더 화가 난다!
오세영 : (인정한다) 응.
김 산 : (벌컥 물 마신다)
오세영 : 내가 왜 김 산한테 그동안 쭈욱, 쉽게 마음 열지 못했는지도 이해되겠네?
김 산 : (여전히 화났다) 몰라.
오세영 : 최쉡한테 진 빚 털지 않고는, 누구도 다시 시작하기 겁났어. 미안하고. 언제고 돌아오면 흔들릴 거 같앴거든.
김 산 : 나한테 미리 얘기했으면 내가, 나두 니 옆에 없을 거 같엤냐?! 그래서 이제껏 꾹 입다물고 허수아비 만들면서
친구노릇 하게 한거야?!
오세영 : (미안한 듯 웃는다)
김 산 : (본다. 속상하다)
오세영 : (떨리는 목소리) 나 이제 뭐하지? (눈가 젖어 웃어보이고)
김 산 : (표정) .. (오세영의 어깨를 친구처럼 안아준다) 다시 요리 한다 안한다 그런 생각 하지마 지금은.
오세영 : (표정에서)
씬19. 쉐프룸 (아이들타임)
최현욱, 영어와 이태리어 원서로 된 각종 서적과 자료들 찾는다.
본인이 작성한 노트도 뒤적거리며 생각에 골몰해있는데, 국내파와 유경 들어와 선다.
다들 의아한 얼굴.
금석호 : 무슨 일로 부르셨습니까?
최현욱 : (툭) 부주 일이다.
금석호 : 네?
최현욱 : 우리 안심스테이크, 완벽한건가?
민승재 : 최고 아닙니까? 손님들 반응도 그렇고, 지금까지 매출성적도 그렇고. 우리 주방 효자메뉸데요?
최현욱 : 잘 팔리고 별 문제없으면 그저 최고다?
금석호 : 어떤 기준의 최고를 말씀하시는 겁니까?
최현욱 : 런치에 나갔던 ‘레어’ 말이야, 미디엄이나 웰던으로 구웠을 땐 감춰졌던 고기 누린내가 분명히 남아있었어.
정호남 : (기막힌듯) 그런 생고기 맛으로 ‘레어’ 먹는거 아닙니까? 싫으면 바싹 구워달래지.. 내 참-
금석호 : 골드스푼 별점평가기자들과 한 얘기가 그겁니까? 그 기준이 골드스푼의 별점 평가 기준인겁니까?
한상식 : 점수 깎이셨나..
최현욱 : 안심 얘기 하고 있쟎아- 왜 별점얘기 하는 건데!!?
금석호 : 저는 별점 얘기로 들립니다. 기자들이, 스테이크를 굳이 ‘레어’로 먹은 이유가 뭡니까? 미디엄이나 웰던으로 먹으면
아무 문제를 못찾으니까 그런거 아닙니까? 억지비평으로 밖에 들리지 않습니다.
최현욱 : 그렇게 해서 우리가 간과하던 1%를 찾아준게 고맙지는 않고? ‘레어’에서도 누린내없이 담백하고 고소한 맛이
가능한 경지라면 미디엄이나 웰던에서는 지금보다 훨씬 완벽한 스테이크가 될꺼란 기대나 욕심은 안생기고?!!
금석호 : 최고의 맛이니, 완벽한 맛이니, 그런건, 평론가들 머릿 속에나 있는겁니다! 우리가 그런 말장난에 놀아나야 합니까?
최현욱 : 좀 놀아나다가, 방법 찾으면 좋쟎아!? 우리도! 놀자 같이.
정호남 : (헉, 설마) 안심스테이크 레시피 바꾸시려구요?!
최현욱 : 아니.
일동 : (그럼 뭘 어쩌자는 건지 웅성웅성)
은수, 들어온다.
정은수 : (흰색, 린넨보자기 뭉치 가져온다) 여기요, 쉪.
최현욱 : 누린내의 원인은 핏물이다. 이 보자기와 랩으로 압박붕 대감듯, 고기를 꽁꽁 빈틈없이 싸매는거다.
이렇게 냉장고에서 하루를 두면 보자기와 랩의 압박으로 고기 조직내의 핏물이 밖으로 나와 랩 가장자리에 고이게 된다.
정호남 : 아니, 고정도의 누린내는 소스만 잘 쓰면 되는데, 차라리 젖먹던 힘 쥐어짤 시간에 소스를 개발 하겟습니다요!!
최현욱 : (안심덩어리 집어들고 위협적 자세,) 건 세수도 안해서 개기름 낀 얼굴에 연지곤지 찍어서 예뻐 보이겠단 소리다!
최고의 안심스테이크는 본재료인 안심에서 나오는거지 소스에서 탄생되는 건 아니란 뜻이다!!
서유경 : (조심스레 손든다) 저,기요. 저도
최현욱 : 말해!
서유경 : 그러다 육즙까지 다 빠져나가면요?! 그건 어쩌실 거에요?
최현욱 : (안심 한덩이 벌써 양쪽을 실로 묶어 사탕처럼 묶는다. 들어보인다) 안심 스테이크의 이상적인 높이는
1.8에서 2센티 정도다. 건 모양때문이 아니라, 육즙보관이 가장 잘되고 씹는 맛을 살려주는 높이라는 뜻이다.
핏물을 빼고, 육즙은 보관하는 것. 그게 스테이크의 본질이다.
금석호 : 지금 저희한테 바느질까지 하란 말씀입니까?! 이 바쁜 와중에?!
최현욱 : (꿈쩍않고) 이 상태로 그릴에 말고 1차는 프라이팬에, 2차는 오븐에 구워.
유경 : (놀래) 것도 두 번씩이나?!
최현욱 : 오늘 남아서 냉장실에 있는 안심 싹 다 이렇게 밑작업 해놔. 여기있는 사람들, 숙제다.
일동 : (놀라) 예?
최현욱 : 정은수는 빼고.
정은수 : (휴 살았다)
최현욱 : 서유경 빼고.
서유경 : 저,도요?
금석호 : 밑작업 할 애들은 다 빼고 지금 저희더러 그럼?!
유경 : 전 해도 됩니다. 저도 하겟습니다.
최현욱 : 하든지 그럼. 넌 죽었다 이제 서유경.
서유경 : (표정)
민승재 : 왜요? 왜 우리만요? 이태리 애들은 안 합니까?!
최현욱 : 니들이 안심스테이크 코스 담당자쟎어-!!!
일동 : (식. 입 나오고)
씬20. 옥상
잔뜩 승질들 난 국내파. 보조물 발로 툭 툭 차고 불만이 머리꼭대기까지.
정호남 : 아니 갑자기 왜 고기하고 씨름을 하래? 한우는 A+++(A뿔뿔뿔) 흠잡을데 없는 최상급이구만?
민승재 : 퓨전이든 뭐든 새로운 맛을 찾을지 말지 한참 고민해도 모자른 판에.
소스 무시하고, 첨가해야 하는 재료 향신료 무시하라니, 어기짱 놓는 거야 뭐야 대체?! 안그래요 부주?!
한상식 : 피겨하는 김연아한테 스케이트 날 갈라 소리지 뭐에요 이게?!!
정호남 : 이게 다 그 별점 때매 그래. 안 그런척 속물인거지 최쉡.
금석호 : (심각한 표정인데)
마침 울리는 금석호 핸드폰. 번호 보고는 핸드폰 연다.
조직위직원F : 뉴쉐프 경연대회 조직위원횝니다. 매니저쉐프를 아직 못 구하신 겁니까?
금석호 : 예. 곧 구하
조직위직원F : 공란인채 접수하신 것은 참가자격이 안됩니다. 매니저 쉐프를 구해 추천서와 함께 다시 제출해 주십시오.
금석호 : ! (홧김에 전화기 확 닫아버린다. 심난하다)
정호남 : 오쉡도 이렇게 되고, 우리 이제 어쩝니까 부주? 매니저 쉡 없어서 대회 참가를 이러다 아예 못하는거 아닙니까?
금석호 : (못 참겠는지 옆 기둥을 발로 뻥 찬다)
긴장해 움츠리는 국내파들.
씬21. 복도
이동하는 최현욱 무리. (이태리3. 은수)
최현욱의 핸드폰 울린다. 낯선 번호다.
최현욱 : 네.
기자1 : 최현욱 쉐프 되십니까? 여기 강연일보
최현욱 : (무조건 툭 끊어버린다)
다시 울리는 핸드폰.
최현욱 : (받는다)
기자2 : 두 분 라이벌이었다면서요? 오세영씨 때문에 한국에 돌아오지
최현욱 : (더 들을것 없다. 툭 거칠게 끊고)
이태리3인방, 은수, 최현욱 따라가다가
이지훈 : (나선다) 쉡, 차라리 기자들 만나서 그동안 숨겨왔던 사실들 때매 억울하고 선배가 얼마나 많은 기회를 놓쳤는지 다 말해요.
이제 뭐가 문제야?!
최현욱 : (멈춰선다)
이태리3,은수 : ? (같이 멈춰서고)
최현욱 : 너 기자들 만나서 행여라도 이러쿵 저러쿵 나불대면 알아서 해?
이지훈 : 나야 당연히 쉐프가 가졌어야 할 명예, 권리, 이제라도 찾아주고 싶어 그러지!!?
최현욱 : (이지훈 쏘아본다)
이지훈 : 아 사실 할말 많잖아-
최현욱 : 니 그 주둥이에 고기소 집어넣고 만두처럼 오무려 오븐에 쪄내기 전에 (입 다물라는 손 시늉)
최현욱 가고, 남은 무리.
은수 : (궁금해 죽는다) 저그 혹시, 정말,
이태리3 : ?
은수 : 우리 쉐프랑 오세영쉐프랑 사,겼어요? 와 배신당한거면서 왜 저러고 편든대요? 아직도 미련있는 거에요? (유경 편이다)
선우덕 : (정색) 어디서 들었어 그런 소리?
필립 : 누가 그래? 사귄거 까진 언론에 안 나왔잖아?!
은수 : (이지훈에게 천천히 시선)
이지훈 : (이다) 아니, (난처해하다 은수) 야 너!!,.
은수 : (아랑곳 않고, 걱정) 그럼 안 돼는데 쉡은,. (최현욱 간 쪽 흘긴다)
씬23. 안양예술 공원 - 전망대 오름길 (밤)
전망대 건물 내부 길 (정상까지 올라가는 거리 미터표시 되어 있는 나무길)
깊은 생각에 빠져 천천히 걸어 올라가고 있는 세영. 평소의 화려했던 모습과 달리 단촐하고 수수한 세영이다.
씬24. 안양예술 공원 - 전망대 정상 (밤)
세영, 밑으로 멀리 동 떨어져 펼쳐진 것 같은 세상을 멍하니 바라 보고 있다.
조용히 옆으로 다가서는 김강. 두 여자 모두 시선 멀리 한 채
김강 : (세영 가만히 보다가) 그러고 보니까.. 그때도 딱 이 맘 때였네.
오세영 : (표정)
김강 : (툭) 나, 두 번째 이혼 했을 때.
오세영 : (그제야 김강 본다)
김강 : 첫 번째 이혼 했을 땐 뭔가 말 못할 사연이 있겠지, 힘 내.. 그런 분위기였거든? 근데 두 번째 이혼 하니까..
와.. 저 여잔 뭔가 심각한 문제가 있어, 다들 당연하게 죄인 취급이더라. 나 그 봄 내내.. 미친년처럼 울고 살았다?
오세영 : (표정)
김강 : 첨엔.. 젤 잘난 줄만 알았던 내가 밑바닥으로 굴러 떨어진 꼴이 된 게 자존심 상해서 울었는데 나중엔.. 내가 정말 나빴단 걸
부정할 수 없어서 눈물이 나더라. 사랑한다면서, 이렇게 사랑하니까 괜찮아.. 그러면서 나 정말 이기적으로 굴었거든.
오세영 : !!!
김강 : 봄이라고 막 꽃이 펴 대는데.. 그게 다 그 사람 상처로 보이기 시작하는 거야. 젤 무서웠어. 꽃들이.
오세영 : (그렁거린다) 언니..
김강 : 알지? 세영이 너.. 나만큼 이기적이고 나빴다?
오세영 : (눈물 흐르기 시작한다)
김강 : 폼 잡지 말고, 차라리 구차하게 울어. 나쁜 기집애야.
오세영 : (서러운 울음 터진다)
김강 : (덤덤히) 꽃까지 피면 진짜 서럽다? (세영을 토닥여 준다)
두 여자 그렇게 나란히 서 있다.
씬22. 라스페라 외경 (밤)
설대표 나와 클로즈 팻말 건다. 유리문 열고 나와 계단에 잠시 쭈그려 앉는다.
설대표 : (코로 느끼는 봄 내음) 합. 봄이구나.. (심난하다) 봄.
뒤로 김 산, 나온다. 설대표 앉아있는거 보고도 그냥 지나친다.
설대표 : 산아,.
김 산 : (멈추지 않고)
설대표 : 야 임마-
김 산 : (그냥 가는)
설대표 : 술 한잔 할래-
김 산 : (그냥 가는)
설대표 : 사장님- (인심썼다) 아 그래 내가 사께 오늘은--
그냥 가는 김 산 뒷모습. 혼자 있고 싶은 표정.
설대표 : 왜 저래 실연당한 사람 모냥? 오세영이 때매 저러나..?
씬25. 주방 (밤)
조리대에 린넨보자기와 랩, 안심덩어리 등 놓여져 있다.
유경, 국내파 눈치보며 냉장실에서 안심 계속 꺼내온다.
금석호, 정호남은 할 생각도 안한다. 민승재와 한상식, 심난하게 작업대 쳐다본다.
한상식 : (유경에게) 야, 그만 꺼내와.
민승재 : 너 쉐프가 우리 감시하라고 하디?
유경 : (터무니 없다) 선배는..
정호남 : 고고한 척은 혼자 다하더니 완전 속물이었던거지. 서유경 너도 오늘 똑똑히 봤지?
유경 : (할 말 없다) 얼른 끝내고 가요. 저거 다하려면 시간 꽤 걸릴 것 같은데.
한상식 : (한 귀퉁에서 이미 시작했다. 반쯤 린넨천으로 안심 싸다가, 툭 던지며) 진짜 이럴 시간 있는거예요 우리?
민승재 : 딴팀들은 열라 이것저것 만들어보고 실험하느라 바쁠텐데, 왜 멀쩡한 고기에서 핏물 몇방울 더 빼자고 이짓을 하냐고!
(말하다보니 흥분) 우리가 얼릉 뉴쉐프대회에서 1등을 해가꼬 확 복수를..
한상식 : (허걱! 서유경 있는데! 허겁지겁 민승재 입막는다) 혀어어엉!!
금석호, 정호남 : (도 아차, 싶다)
유경 : (놀라 !!) 선배님들, 뉴쉐프 대회 준비,하세요?
민승재 : (도로 주워담으려) 아, 아냐!! 내 말은, 뉴쉐프대회 같은 데서라도 1등을 해서,,
유경 : (안 넘어간다) 부주! 맞죠?
금석호 : (끙) 이제 얼마 안 남았다. 지금까지 비밀로 한거니 못들은걸로 해라 서유경.
유경 : 끝까지 비밀로 할 수는 없쟎아요! 식당을 대표하고 나가는 건데, 쉐프는, (최현욱) 쉐프는 아세요?
정호남 : (승질) 야, 너, 아, 우리 아니라니까?!
유경 : 도와달라고 하세요!
정호남 : 누가 누구를? 쉡이 우리를?! (택도 없다) 못나가게 막지나 않을까 우린 그 걱정이다!
유경 : 안그래요- 선배들이 쉡을 오해하고 있어서 그래요.
한상식 : (하-) 저 고기덩어리들 보고도 오해냐?
민승재 : (하-) 여태 문제없이 고기굽던 부주한테 기본도 모른다고 구박하는거 보고도 오해야??!
유경 : (최현욱이 너무하긴 했다. 어렵게) 제가, 말해보면 안되까요?
국내파 : (동시에 애 잡을듯) 야!!!
정호남 : 얘가 보자보자하니까, 너 혹시 끼고 싶어서 이러는거냐?
민승재 : 니 자리 없어- 꿈도꾸지마-
금석호 : 그만들 해라. (유경에게) 너도 눈치가 있으면 나설데 안 나설데 구분은 갈꺼다. 이건 그렇게 순진하게 생각할 문제가 아니야.
진심으로 부탁한다. 입 다물고 있어라.
유경 : .. 예. 부주.
금석호 : 니들은 저거 치워라.
국내파 : 예 부주! (그제서야 힘나서 움직이기 시작한다.)
유경 : 쉡이 하라고 한거는 해야하지 않습니까?!
금석호 : 내가 알아서 할테니까 서유경 넌 그만 가라.
유경 : (표정)
씬26. 홀쪽 주방입구 (밤)
유경, 한상식에게 밀려 나온다.
한상식, 한번 더 입에 손대고 엄하게 쉿!
씬27. 홀 (밤)
유경, 심난해진 마음에 카운터 입구로 가 선다.
최현욱, 현관쪽으로 가다 그러고 선 유경 본다.
둘 시선.
씬28. 도로. 최현욱 차 안 (밤)
계속 울리는 최현욱의 핸드폰. 최현욱, 무시하고 아예 들여다보지도 않는다.
유경 : 왜 안 받어요?
최현욱 : 하루종일 저런다. 기자들, 파리떼처럼, 냄새나는 음식 하나 발견했다 이거지. 나는 덤이고.
유경 : (본다) 쉡.
최현욱 : (운전해 가고)
유경 : 고기가 중요한 건 아는데, 선배들이 해오던 방식도 있잖아요. 나야 쥐잡듯이 잡아도 그냥, 마냥, 쉡이 좋으니까
다 그게 나한테 살이 되고 피가 되려니 하지만,
최현욱 : 거기까지.
유경 : 선배들은 나이도 있고, 경험도 있는데, 그러고 무슨 기본도 안됀 요리사들 잡듯이
최현욱 : 기본도 안 된것 맞다.
유경 : 선배들도 다 생각이 있고, 더 잘하고 싶은 욕심도 있고, 그래서 뉴,(쉐프 대회) ,.
최현욱 : (표정) 그래서 뭐?
유경 : 아니에요.
최현욱 : (표정)
유경 : 좀 저한테 가진 애정의 반 만이라도 좀, 나눠주세요.
최현욱 : (웃긴다) 싫다.
유경 : (좋은 건지 싫은 건지 애매한데)
최현욱 : 너한테 주는 애정을 왜 그 시커먼 말도 안 듣는 사내시키들한테 나눠주냐? 아까워. 싫다.
유경 : 에이 진짜.
최현욱 : (꿈쩍않고 운전해 가고)
유경 : (보는데 자신의 핸드폰 울린다)
유경부다.
유경부F : 끝났어?
유경 : 어.
유경부F : 오늘은 그 니 쉐프 ‘다시’ 소리 좀 줄었냐?
유경 : 줄기는. 그 ‘다시’ 소리, 줄어드는게 아니라 점점 는다 아부지.
최현욱 : (유경 본다. 핏 웃고)
유경부F : (승질) 그러게 니가 더 정신을 바짝 차리고 일해야지! 좁아터진 주방에서 둘이 좋아하면서 니가 제대로 못해봐.
남자가 뭐가 돼냐 어-?!
유경 : 지금 누구 편들어 아버지?!
유경부F : 언제 올꺼야 니 쉐프랑?!
유경 : (승질) 아 몰라- (탁 끊어버린다)
최현욱 : (돌아본다) !
씬29. 지하 주차장 (밤)
이태리파 도착해 차에서 내린다.
은수, 제일 먼저 내려 자기가 4개의 차 문열고,
은수 : 내리세요 선배님들.
이태리3 : (은수가 이리저리 뛰다니며 4개의 차 문짝 다 열어논 상태. 꿈쩍않는다)
은수 : (혼자 애쓴다) 아 여기가지 왔는데 쪼옴-
이지훈 : (떨떠름) 이거 아무리봐도 오반데,.
필립 : 그러게. 도와준다고 환영이나 받겠어?
선우덕 : 그래도 우리가 먼저 노력이라고 해보자. 쉡만 더 힘들어지쟎아.
내리는 세사람. 들어가는 넷.
씬30. 주방 (밤)
국내파, 벌써 다 치우고 원래 연습하려고 했던 재료 꺼내 놓는다.
정호남 : 부주! 소스 생각하신거 있는거죠?
금석호 : 음. 대회 생각하면서 구상했던건데, 지금 만들어보자. 브랜디, 허브 가져와봐. (소스팬에 데미글라스 소스 올린다)
호남이 그릴에 안심 구어.
정호남, 민승재 : 예 부주.
그 때, 문 열리고 이태리파 들어온다. 뜨악하게 쳐다보는 국내파.
이지훈 : (멋쩍어) 그렇게 보지 마세요. 오늘 하는 밑작업 힘들 것 같아서 도와드리러 왔습니다.
필립 : (주방 본다. 이상하다) 뭐 하는 겁니까? 쉡이 시킨 거 안 하고?
정호남 : 아, 우리 일은 우리가 알아서 하니까 제발 신경들 좀 끄지!
민승재 : 오늘 왜 이래.. 일진이.
선우덕 : 부주!
금석호 : 도움 필요없으니까 그만 돌아가. 바쁘다 우리.
이태리파 : (상황 잘 이해 안간다)
국내파 : (슬금슬금 재료 등 뒤로 가린다)
씬31. 주방 밖 (밤)
이태리3, 은수까지 주방밖으로 떠밀리듯 나오고.
은수 : (침 꿀떡 삼킨다) 아무래도 이상한데요?!
이지훈 : 어 내가 봐도.
선우덕 : (자기도 의심)
필립 : 딴 짓하는데?
씬32. 주방 (밤)
주방 문에 대고. 모여 긴장, 속닥.
민승재 : 들킨거 아냐?!
일동 : (불안한 호흡)
씬33. 라스페라 외경 (다음날)
낡이 밝은 건물 외경.
씬34. 냉장실
벌컥 냉장실 열고 들어오는 최현욱. 안절부절 따라 들어오는 정은수.
최현욱 : (소스통 마구 들춘다) 피 빼 노랬드니, 빼라는 거는 안 빼고. 소스만 만들었다?
은수 : 아,이 저기 (난처해 죽는다)
최현욱 : (고기들 마구 들춘다) 바느질 좀 하랬더니 바느질도 하나도 안 해 놨다?!
은수 : 쉡 그게
최현욱 : 그래서 지금, 내가 해노라는 거는 하나도 안 해놨다?!
은수 : (지가 죄인마냥) 예 ..쉡..
최현욱 : (표정에서)
씬35. 주방 (런치 직전)
최현욱을 위시하여 요리사들 자기 자리에 서있다. 긴장된 분위기.
최현욱 : (메인라인 본다) 오늘은 제대로 된 재료가 준비 안된 관계로 안심 스테이크 주문은 받지 않기로 했다.
메인라인 : (놀래) 예-?!
일동 : (표정) !!
최현욱 : (소스통 보며) 이런 쓸데없는짓 하지말고 내가 시킨거 해놔라. 소스에 금덩어리라도 녹였어? 왜 그렇게 붙잡고 늘어져!!
금석호 : (반항) 쉐프야 말로 쓸데없는 트집 그만 잡으시죠?!
선우덕 : 부주! 왜 쓸데없다고만 생각합니까. 쉐프의 명령이면 일단 따르는게 맞지 않습니까?
금석호 : (최현욱 똑바로 보며) 저에게 모욕을 주는게 목적이었다면 쉐프가 이겼습니다. 쉐프의 주방이고 쉐프의 메뉴이니
안심스테이크를 빼던! 넣던! 맘대로 하십시오!!
최현욱 : (하-) 맘대로해? 정말 맘대로 하까?
금석호 : (계속 본다)
최현욱 : 뉴, 쉐프, 대회도, 빼던 넣던 내 맘대로 해도 되나?
일동 : (헉. 다들 각자의 이유로 놀란다) !!!
최현욱 : 한 주방 쓰는 쉐프의 요구사항도 못읽어내는 팀이 대회 나가서 심사위원을 만족시킬 수 있으까?
하라는 고기 손질은 하는 시늉조차 안했으니, 오늘 안심스테이크는 해보나마나 내 맘에 안들꺼고, 니들 뉴쉐프대회도
나가 보나마나 라스페라 망신일꺼다. 니들 나 몰래 주방에서 뉴쉐프대회 연습한거 다 알고있다.
이제, 영업시간 외에는 내 주방에 못 들어온다. 주방문, 잠근다!!
일동, 말문 막혀 서있는데, 어느새 주문지 들어오기 시작한다.
여전히 충격에 휩싸인 주방.
최현욱만 태연히 주문지 뽑아 읽기 시작한다.
최현욱 : 오늘의 첫주문이다. 테이블넘버8. 시칠리아 가지요리 하나, 봉골레 하나, 바질페스토 하나.
테이블넘버 13. 오늘의 추천코스 둘...
유경 : (혼란스럽다) !!
정호남 : (식 식, 주문소리까지 짜르고) 서 유 경 너! 어뜨케 사람이 그러냐? 그러케까지 부탁했는데, 애초에 우리말은 개무시하고-
유경 (억울하다) 전, 전 아닙니다 선배. 정말 아니예요 쉐프님께 말씀드린적 없어요-
이지훈 : 지금 그게 뭐가 중요합니까? 어젯밤에 엄청 이상하더니, 이거였구만. 아니 언제까지 숨길려고 한거래?
필립 : 것두 자기네 주방 쉐프한테.
민승재 : 우리 일에 신경 좀 꺼!
선우덕 : 왜 그게 그쪽일만 됩니까? 라스페라 대표로 나가면, 주방 전체의 일 아닙니까? 그런걸 끼리끼리 결정해도 되는겁니까?
정호남 : (확 빈정상한다. 눈에 불켜고) 뭐어? 끼 리 끼 리 ??
최현욱 : (벼락같은 한마디) 다들 입 안다물어어엇!!! 주문지 다시 한번 읽겠다.
귀에 손님들 주문소리 안들리는 넋나간 놈 이 자리에 있으면, 지금 당장 주방에서 나가라.
다들 부글부글 끓는 표정으로 자기 자리 지킨다.
엄한 표정의 최현욱. 다시 주문지 든다.
씬36. 2층 홀
유경, 난간에 기대 서있고 최현욱, 다가와 옆에 선다.
유경 : (최현욱 본다)
최현욱 : (앞 만 본다)
유경 : 배고프죠 쉡?
최현욱 : (대꾸도 않고)
유경 : 선배들이 뉴쉐프 준비하는건 어떻게 알았어요?
최현욱 : ,.뭐 어쩌다.
유경 : 그럼 선배들 혼낸게 다 생각해서 일부러 그런거에요?
최현욱 : (대꾸 않고)
유경 : 거까지 알고 있으면서 그러고 선배들을 잡아요?
최현욱 : (듣다 못 참고. 손 까딱까딱) 너 일루와 봐.
유경 : (뒤로 주춤) 왜요..?
최현욱 : (이마 깐다) 근데, (딱밤 한 대)
유경 : 아-
최현욱 : 주방 놈들이 그러고 무섭게 덤벼드는데, 내편 들어주는 한 마디를 안하고 섰냐? 어-?!
유경 : (이마 문지르고)
최현욱 : 메인 라인 선다고 너 아주 메인라인놈들하고 척 붙어서! 걔들 편 먼저 들고. 나는 뒷전이지?
유경 : 다 쉡을 생각해서 내가 그러는거지. 대놓고 쉡 편 들어봐요. 뭐가 돼?
최현욱 : 곧 죽어도 잘 했대지.
유경 : 저는 쉡을 믿습니다.
최현욱 : (칫)
유경 : (칫)
씬37. 라스페라 주차장 (밤)
차에서 내리는 국내파. 뉴쉐프 대회 연습할 재료 한 가득 내리며.
한상식 : (문쪽 보고) 설마 진짜 잠기진 않았겠죠?
정호남 : 괜히 큰소리 친 거라니깐.
민승재 : 말이 돼? 주방문을 잠근다는 게?!
금석호 : 시간 없다. 들어가서 하나라도 더 연습하자.
일동 : 예!
국내파 재료봉투 들고 문 쪽으로 가 문고리 돌려 보는데, 이럴수가!!! 정말 문이 잠겨있다.
씬38. 홀 (밤)
국내파, 홀쪽 주방 출입문쪽으로 달려 와 문 열어 보지만 역시나 잠겨 있는 주방문.
한상식 : 잠겼어요! 여기도!
정호남 : (들고 있던 재료 팽개치며 ) 와.. 어떻게 이럴수가 있냐! 아니, 주방이 자기 꺼냐고!
금석호 : (눈에서 불길이 솟는다) ..
유경, 퇴근하려고 홀 쪽으로 내려오다 국내파와 마주친다.
금석호 : 서유경! 쉐프, 지금 어딨냐?
유경 : 네? 아까 퇴근.. 왜,요?
민승재 : 우리 뉴쉐프 대회 못나가게 방해하려고 주방문까지 잠궜잖아 지금!?
유경 : (놀래 당황) 그,그럴 리가?!!
정호남 : (핸드폰 꺼내며) 부주, 제가 전화 해 보겠습니다.
금석호 : 관둬! 우리 전화에 맘 바꿀 사람이면, 주방문 잠그지도 않았어!
정호남 : (괜히 유경에게 버럭) 야, 서유경! 이 사탤, 우리가 참고 넘어가야겠냐? 그래?!
유경 : 자, 잠깐만요..!
유경, 그대로 다급히 뛰쳐 나간다.
씬39. 현욱 차 안 / 홀 일각 (밤)
복잡한 표정으로 운전하고 있는 현욱, 전화벨 울린다. 붕어다.
현욱 : 왜?
유경 : 쉡! 주방문, 열어주세요! 선배들, 지금 여기 다 와 있다구요.
최현욱 : 말했다. 잠근다고.
유경 : 정말 뉴쉐프대회, 못 나가게 하려고 그러는거예요?! 정말 꼭 이렇게까지 해야겠어요?!
혹시 알아요? 이 기회에 홍해처럼 갈라졌던 주방, 되 돌릴 수 있을지? 그게 쉡한테도 좋은 거 잖아요. 쉡도 원하는 거잖아요!
근데 왜 자꾸 반대로만 그래요?
최현욱 : 지금, 내가 도와준다고 나서면.. 걔네들이 얼씨구나 할 것 같아?
유경 : 어떻게 쉡은.. 한 번도 안 지고만 살라 그래요?
최현욱 : ......
유경 : (강력하게) 문, 열어주세요! 적어도 쉐프 혼자만의 주방은 아니잖아요.
최현욱 : 싫다!
유경 : 그럼, 열쇠라도 주세요!
최현욱 : 뭐?
유경 : 요리까지 도와달란 말, 이젠 안 해요. 그니까 열쇠라도 주세요. 정말 방해할라 그런 거 아니면, 연습은 하게 해 주세요!
최현욱 : 너 진짜..! (전화 퉁 끊고)
최현욱, 유턴 차선으로 서며 주머니에서 주방열쇠 찾아 확인하는데 다시 핸드폰 울린다.
최현욱 : (보지도 않고 받자마자 버럭) 아, 알았다니깐!!! (표정 바뀐다) 아, 예. 맞습니다. .,같이, 있습니까?
유턴 깜빡이 끄고 그대로 직진해 달려나가는 최현욱의 차.
씬40. 카페 (밤)
현욱 다급히 들어선다. 한 남자와 마주 앉아있는 오세영 모습 보인다.
최현욱 : (오세영 본다)
오세영 : (최현욱 본다)
윤기자 : (일어서서 명함내밀며) 전화 드린 윤기잡니다. 갑작스럽게 연락드렸는데..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현욱 : (명함 받으며 오세영만 본다)
윤기자 : 아무래도 양 측의 얘길 다 듣고 기살 싣는 게 필요할 것 같아서.. 앉으시죠.
씬41. 라스페라 홀 (밤)
여전히 주방문 앞에서 기다리고 서 있는 국내파들. 아까보다 더 열받은 표정들이다.
유경, 그 사이에서 안절 부절하고 있다.
금석호 : 서유경. 열쇠 갖고 오기로 한 거, 맞냐?
유경 : (불안하지만) 예,. 쫌만 더..
정호남 : 지금 시간이 몇신데?! 집까지 갔다 와도 열 두번은 왔다 갔을 시간이야?!
국내파 : (눈빛 사나워지고)
유경 : (초조해 마른침 삼킨다)
씬42. 카페 (밤)
기자, 최현욱, 오세영, 앉아있다.
기자 : 근데 두분 참 묘한게 어떻게 그러고 헤어졌는데, 얼마전까지 한 주방에서 함께 일할 수 있었던 겁니까?
현욱 : 기사 내용은 모두 사실이고. (세영 보며) 오세영씨가 제 와인을 끓는 물에 담근것도, 제가 졌다는 대회결과도
모두 있는 그대롭니다.
세영 : (표정)
현욱 : 근데, 그 중간에 제일 중요한 말이 빠졌더군요?
기자 : ?
현욱 : 어차피 제가 지는 대회였습니다.
세영 : (현욱 본다)
현욱 : 그 와인을 끓는 물에 담궜던 안 담궜던 어차피 오세영씨 에겐 제가 졌을거란 얘깁니다.
상관없이, 그날 오세영씨 요린 나보다 뛰어 났으니까. 오세영씨의 실수는, 그 사실을 본인만 믿지 못했단 것 뿐 입니다.
세영 : ...!
현욱 : 더 분명한 건, 그때 그 실수에 대한 반성으로 오세영씬 끊임없이 노력했고.. 지금은 더 좋은 요리사로 성장했단 사실입니다.
화가 나는 건, 그런 좋은 요리사가 영원히 요릴 그만둘지도 모른단 사실이죠. (기자보고) 그렇게 되길 바라시나요? 기자님도?
기자 : 아, 것보단.. 어쨌든 부정행위를 한 것 자체는 명백한 사실이고
현욱 : (OL) 명백히!! 최현욱은 용.서했습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오세영씨가 훌륭한 요리산걸.. 인.정합니다.
이게 내 양심고백입니다. 더 이상.. 뭐가 더 필요한거죠?
세영 : !!!
현욱 : (일어서며) 마지막 최종기사, 잘 써주십쇼.
기자 : !!!
현욱 : (세영 보고) 이제 끝났다.
세영 : (현욱 보면)
현욱 : 가자!
최현욱, 오세영, 서로를 보는 눈빛에서.
씬43. 라스페라 주차장 (밤)
국내파, 씩씩거리며 식재료 다시 차에 실고 있다.
정호남 : 서유경, 이게 다 니가 쉡한테 뉴쉐프대회 얘길 해서 이렇게 된 거 아냐?
유경 : (억울하다) 아닙니다.
정호남 : 됐고! 너 여기서 이러고 있는 것도 불편하다. 솔직히.
유경 : !
국내파 : (모두 차에 탄다)
금석호 : (포함 셋의 눈빛, 싸늘하다) 서유경. 니 눈에도 우리가 한심해 보이냐?
유경 : (할 말 못 찾겠다)
차 떠나가고.
유경, 속상해 섰다가,. 천천히 둔턱을 걸어 밖으로 나가 선다. 오지 않은 최현욱에 대한 실망으로 눈빛 험하다.
식 식 콧김 세진다. 성큼 성큼 걸어나가고.
씬44. 포장마차 (밤)
혼자 앉은 유경. 소주, 소주잔, 놓여있다.
콜 콜 콜 콜 소주 따라 한잔 쭈욱 들이키는 유경. 생각할 수록 화가난다.
한 잔 더 쭉 원샷하다가 달 본다.
최현욱 : E) 야 조기 달 좀 봐봐.
유경 : (가열차게) 칫. (다시 소주 한잔 쭈욱 비우는데)
씬45. 라스페라 외경 (밤)
차를 몰고 급하게 세우는 최현욱. 서둘러 안으로 들어가는데.
씬46. 동-홀, 주방 (밤)
이미 불 다 꺼지고, 아무도 없다. 잠 긴 주방.
최현욱, 혼자 서있다.
씬47. 포장마차 (밤)
유경 혼자 테이블에 앉아있는 것 눈에 들어온다. 최현욱이다.
유경 뒤, 등에 등하고 자기도 테이블 하나 꿰차고 앉는 최현욱.
유경 : (소주잔 들어 쭈욱 마시는데, 최현욱 등에 닿을려고 한다)
최현욱 : (꼿꼿하게 앉아있다 핸드폰 꺼낸다)
문자 보낸다. ⌧ 어디냐?
잠시후 신호가는 유경의 핸드폰.
유경 핸드폰 확인하고는, 핸드폰 툭 던진다.
유경 : (하) 남이사.
최현욱 : (다 듣는다. 다시 보낸다) ⌧ 미안하다.
유경 : (다시 오는 신호음. 확인하고는. 핸드폰 툭 내려놓는다) 됐습니다.
최현욱 : (다 듣는다. 돌아본다)
유경 : (현욱이 돌아봐도 모른다. 소주 한잔 더 쭈욱 들이키다 등에 등 닿는다) (놀래,) 어 죄송합니다. (꾸벅 하는데)
최현욱 : (빤히 본다)
유경 : (최현욱 인거 본다) 칫.
최현욱 : (일어나 유경 앞으로)
유경 : (뵈기 싫다)
최현욱 : 여자 혼자 이런 시간에, 이러고 앉아서 참,.잘-한다.
유경 : 예 덕분에요.
최현욱 : (본다)
유경 : (시선 딴데로)
최현욱 : 불만이 아주 머리꼭대기까지 앉았네. (잔에 소주 따라 한잔 쭈욱 마신다)
유경 : 대체 부주라인 선배들이 잘못한게 뭡니까? 더 잘 해보겠다고 그러고 매일 남아서 연습하는게 안 이뿌세요?
오죽하면 쉐프한테 말도 못하고 몰래 남아서 자기들끼기 으쌰으쌰 서럽게 연습했겠어요? 한 주방에서 일하는 쉐프라는 사람이
니들은 못났다. 니들은 안된다 입에 달고 사니까, 쉐프한테 매니저 쉐프 좀 해달라 부탁도 못해보는 거잖아요.
최현욱 : 대변인이야 니가?
유경 : 아뇨. 나두 아마 쉐프가 최현욱이 아니었으면, 저틈에 끼어 지금쯤 똑같이 서럽고, 똑같이 이 악물고 있을거에요.
이태리도 못 가보고, 좋은 요리학교도 못 나오고. 쉐프는 그게 별게 아니라고 할 지 모르지만,
못 가보고 못 배운 우리 입장에서는 별거에요. 기, 죽는다고요.
최현욱 : (본다)
유경 : 나랑 닮은 사람들인데. 나랑 비슷한 사람들인데,
최현욱 : (술 한잔)
유경 : 쉡.
최현욱 : 왜.
유경 : 주방문 잠그듯이 쉐프 마음 잠그지 말고. 나한테 그래주듯이 열어주면 안돼요?
최현욱 : (본다)
유경 : (본다)
최현욱 : (졌다) 알았으니까 고만 잔소리 해.
유경 : (표정) 진짜?
최현욱 : 그래 진짜.
유경 : (번지는 미소)
최현욱 : 다 죽었어. 매니저 쉐프 해준다 내가.
유경 : (좋아한다)
최현욱 : (좋아하는 유경 본다)
유경 : 고마워요 쉡.
최현욱 : 근데,
유경 : ?
최현욱 : 만에 하나, (팔짱 낀다) 걔들이 내가 매니저 쉐프 해주는 거 싫어하면 어떡하지?
유경 : (고개 젓는다) 그럴리 없어요.
최현욱 : 짜식들이 솔직하게 와서 나한테 부탁했으면 좀 좋아? 해준다고 나섰는데 거절하면 어떡하지? 그럼 진짜 나 제대로 쪽팔린다.
유경 : (웃는다) 제가 장담하는데요. 절대 그럴리 없어요. 네버.
최현욱 : 뭘 믿고?
유경 : 최현욱이니까.
최현욱 : 또 알어?
유경 : 최고니까.
최현욱 : (본다)
유경 : (본다)
최현욱 : (싫지않다) (웃고)
유경 : 클났다. 나 혼자만 내 사부로 쉡을 독차지하고 싶었는데,.
최현욱 : (표정) 칫.
씬48. M오피스텔 10층 (밤)
앨리베이터에서 내려서는 둘. 집쪽으로 향하는데, 김 산, 서있다.
들어서는 둘 보는 김 산.
유경 : (이시간에?) 사장님.
김 산 : 늦었네?
최현욱 : 설마 날 보러 온 건 아닐테고.
유경 : (표정)
김 산 : 아뇨. 쉐프 기다렸어요.
최현욱 : !
김 산 : 잠깐 들어가죠?
유경 : (표정에서)
씬49. 1001호 (밤)
유경, 현관 문 열고 들어오고. 아무도 없을거라 생각했는데, 식탁께, 세영도 와있다.
유경 : (뜻밖) 어? (걱정했다) 오,셨어요?
오세영 : 잘 지냈어요?
씬50. 1002호 (밤)
스툴에 앉은 김 산. 최현욱, 와인 열어 잔에 따른다.
김 산 : 세영이한테 얘기 다 들었습니다.
최현욱 : (표정. 끔)
김 산 : 고마워요.
최현욱 : (표정) 그게 당신한테 고맙다고 인사 받을 일인가?
김 산 : 예전에 두사람이 연인 사이였건 어쨌건 지금 나한테도 세영이는 의미있는 사람이니까. 친구고.
최현욱 : (표정) 인사 받자고 한 건 아니지만, 뭐. 어쨌든. 근데 남녀사이에 어떻게 친구야 두사람은?
김 산 : 쉐프덕이죠.
최현욱 : 뭔 소립니까?
김 산 : 쉐프가 다시 돌아오면 아무래도 흔들릴 것 같아서 누군한테도 마음 못 줬답니다.
최현욱 : (표정)
김 산 : 바닥까지 내려갔으니 이제 천천히 올라 올 수 있게끔 쉐프가 도와줘요.
최현욱 : 댁은 뭐하고? 친구라매?
김 산 : 쉐프가 아무래도 낫지 않겠어요?
최현욱 : (핏) 알아서 일어서는 거지 이제부턴.
김 산 : 아무튼.
최현욱 : (와인 마신다) 그리고, (작정했다) 내가 오기전에 선인장의 존재를 드러냈어야지 아니 3년씩이나?! 도 닦어?!
김 산 : 뭐요?
최현욱 : 한 발 늦었어 당신. 나 때매.
김 산 : (팽팽한 얼굴) 한발 늦기는. 골인 지점 들어가 봐야 아는거지.
최현욱 : (웃는다. 역시 팽팽히 보다) 그럼 한가지 물어봅시다. 세영인 당신한테 친구고, 서유경인 뭡니까?
김 산 : (본다)
최현욱 : 서유경인?
김 산 : 요리사죠. 내가 사랑하는.
최현욱 : (빤히 본다) 하, 참. 요리사?!
김 산 : (표정에서)
씬51. 1001호 (밤)
침대 바닥에 기대앉은 두 여자. 그리 밝지않는 조명으로 앉아있다.
오세영 : 며칠 만인데 집이 참 낯설다.
유경 : 그대론데,.
오세영 : 집은 그대론데 내가 다른 사람이 돼서, 돌아와서 그런가?
유경 : (표정)
오세영 : 나한테 실망했죠?
유경 : (표정) 좀 놀래기도 하고, 그리고 속,상하고 그랬어요. 걱정도 되고요.
오세영 : (본다)
유경 : 오세영 쉐프님 제 우상이었잖아요. 쉐프님 자서전도 읽고, 쓰신 레시피책으로 실습도 하고.
같이 살기 훨씬 이전부터 알았잖아요 저는. 그래서 저혼자 아주 오래 알고, 좋아했던 사람으로 느껴졌거든요.
오세영 : 그랬어요?
유경 : 여자 요리사들은 다 오세영 쉐프님처럼 되는 꿈을 갖는데 (웃어보인다) 우리한테 미안해 하셔야 되요.
오세영 : (표정)
유경 : 금방 툭 털고, 일어 나실거죠?
오세영 : 글쎄,. 될까요?
유경 : 어 천하에 오세영 쉐프님이 될까요 라뇨?
오세영 : (표정) 먼저 잘못부터 깨끗이 공개하고 인정했어야 했는데, 그냥 나 편한대로, 순서를 바꿨던 거 같애요.
다시 제대로 시작해 보면 이전의 나까지 이해해 줄꺼야. 용서해 줄꺼야 뭐, 그렇게,.
유경 : (표정)
오세영 : 유경씨,.
유경 : (표정)
오세영 : 아까 유경씨랑 요리사들 한테 갈거 저때매 못 간거에요.
유경 : (보고)
오세영 : 최쉡이 기자를 같이 만나주는데, 내가 오랜시간 기억하고 또 알고있던 남자는 이제 사라졌다는 생각이 들대요.
유경 : 무슨?
오세영 : (미소지어보인다) 더 근사한 남자가 됐드라고요 유경씨 옆에서.
유경 : (표정)
오세영 : 샘나고 질투나요 그래서. 더 놓기 싫고, 어렵고. (웃는다) 그치만 이제 정신차려야죠.
유경씨 너무 강력한 상대에요 우리 삼각관계 하기에는.
유경 : (표정)
오세영 : 이제 나는 빠질께요.
유경 : (표정)
오세영 : 요리사, 바닥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 만도 벅찰 거 같애요. 남자는, 나중에.
유경 : (씨익 웃는다) 예 쉡.
오세영 : 쉡이라고 부르지 말아요. 자격 없는데,
유경 : 아닙니다 쉡.
오세영 : (본다)
유경 : (꿋꿋하게) 아닙니다 쉡.
오세영 : (고맙게 웃는데서)
씬52. 10층 복도 (이른 아침)
두 집 사이 창으로 여명이 밝아오기 시작한다. 햇살이 가득 들어오는 복도.
차례대로 현관 문 열리면서 유경 나오고, 최현욱 나온다.
유경 : 둘이 무슨 얘기 하셨어요?
최현욱 : (대꾸않는다. 앨리베이터 쪽으로) 세영이는?
유경 : (따라간다) 자요. 피곤했나봐. 자요.
최현욱 : 잘 자면 된거다.
유경 : 예 쉡.
앨리베이터 앞. 최현욱 버튼 누른다.
유경 : 쉡.
최현욱 : 응?
유경 : 둘이 무슨 얘기 했냐니까요?
최현욱 : (딴청) 누구?
유경 : 만나기만 하면 으르렁 대는 남자 둘이 집에까지 들어가서 뭔 얘기했나 궁금하다.
최현욱 : 그러는 두 여자는 무슨 얘기 했는데?
유경 : 쉡 얘기.
최현욱 : 우린 니 얘기.
유경 : 뭐라고?
최현욱 : (문 열린다) 몰라. (타고)
유경 : (궁금. 따라 앨리베이터로 사라진다)
씬53. 라스페라 외경 (이른 아침)
기세등등 출근해 들어오는 국내파3.
금석호의 차도 출근해 들어온다. 단단히 작정한 표정. 부서질 듯 차 문 닫고 내린다.
씬54. 도로. 최현욱 차 안 (아침)
최현욱 운전중이고. 유경, 보조석에 앉았다.
유경 : 쉡.
최현욱 : 응?
유경 : 또띠 쉡이 가고, 쉡이 아닌 다른 쉡이 왔으면 난 지금쯤 어쩌고 있을까요?
최현욱 : 열에 열은 남자 쉡일테고, 그럼 그 놈 꼬셔서 그놈이랑 주방에서 연애 하고 있겠지?
유경 : (째려본다)
최현욱 : 아닌가? 아,.그때는 여자 요리사들이 몽땅 해고되지 않았을테니까 니가 눈에 들어오지 않을 수도 있겠다.
유경 : (식. 째려보고)
최현욱 : 그러니까 뭐하러 그런 가정을 해봐?
유경 : 쉡이 쉡이어서 너무 좋으니까.
최현욱 : (표정)
유경 : 쉡이 내 남자친구라는게 믿기지 않고 자꾸 의심이 가니까요.
최현욱 : (표정)
유경 : 쉡.
최현욱 : 왜 또?
유경 : 부주라인 선배들이 갑자기 쉡이 잘해주면 무지 불안해 하는거 아닐까요?
최현욱 : (표정)
유경 : 쉡이 뭐 잘못 먹었나 이상하게 생각할거야. 미쳤나? 이러고 큭.
최현욱 : (표정 굳는다) 입 다물어. 고만 떠들고. 배고프다.
유경 : 돌았나 이러고.
최현욱 : 입 안 다물어!
씬55. 휴게실 (이른 아침)
거칠게 락커문 열고 옷 갈아입으면서 국내파들.
정호남 : 우리가 주방 문 잠궈서 오밤중에 연습을 못하게 하면 뉴 쉐플 포기할 줄 알지? 하!!
민승재 : 열쇠 설사장도 있댔지?
한상식 : 어. 오고 있대.
금석호 : 서둘러.
국내파3 : 예 부주.
이때 은수, 하품 쩍 하면서 들어오다 국내파 보고 놀랜다.
은수 : 아니 지금 시간이 몇신데, 벌,써들..?! 왠,일들 이시래요?!
정호남 : 왠일은 임마.
설대표, 허겁지겁 들어온다.
설대표 : 일찍들 모였네?
금석호 : 고맙습니다.
은수 : 진짜 뭔 꿍꿍이시길래 설사장님까지,. (낯설어 하고)
설대표 : (벌써 흥분) 아니 말이되나? 요리사들이 딴짓도 아니고 요리 하겟다는데 꼭대기 앉아서 주방문을 쳐닫고 못 쓰게 한다는게?!
거기서 자기는 애정행각까지 버젓이 벌이고 있는 판에
은수 : 버젓이는 아니다.
민승재 : 넌 빠져라(이).
설대표 : 1등해서, 훠얼 훨 훠얼 훨 최현욱이 보란듯이 비상하기를 내가 바라네 진심으로.
금석호 : 고맙습니다.
은수 : (갈수록?!)
설대표 : 자 가자고! (하는데)
이때 울리는 금석호의 전화기.
금석호 : 잠깐만요. (받는데)
뉴쉐프조직위 : F) 여기 뉴쉐프 조직위원횐데요. 금석호씨 맞습니까?
금석호 : (설대표 덕에 좀 상기됬다 다시 굳는 얼굴) 예. 제가 금석홉니다.
뉴쉐프 : 매니저 쉐프로 최현욱 쉐프가 등록하셨습니다.
금석호 : (당황) 예?
일동 : (금석호 표정본다. 뭔 일인가?)
금석호 : 그럴 리가.
뉴쉐프 : 금석호, 정호남, 민승재, 한상식이하 4명은 레스토랑 라스페라를 대표하는 팀으로 최현욱이 정식 매니저 쉐프라고
신청접수 하셨구요. 필요한 서류 가지고 한번만 더 조직위로 나와 주시겠습니까?
금석호 : (서서히 상기되는 표정) ,.예,. 예 알겠습니다.
설대표 : 아 빨리 갑시다들?!
정호남 : 누군데요??
민승재 : (0L) 뭐라는데요 부주?
금석호 : 매니저 쉐프 정해졌다.
한상식,민승재 : (좋아서) 진짜요?!
정호남 : (좋아서) 누구요?!
금석호 : 최현욱쉡이다 우리 매니저 쉐프는.
일동 : (놀래) 예-?!!
정호남 : 설마
국내파3 : (서서히 누그러져 가는 얼굴들. 믿기지 않는다)
금석호 : 나와봐 다들.
국내파3 : 예. (얼떨떨해 밖으로 나서고)
남은 홀막내, 주방 막내.
설대표 : (꿈벅) 그럼 나 이제 필요없는 거에요?
국내파 : (대꾸도 않는다)
은수 : 저 주세요 열쇠.
설대표 : 니가 뭐하게!? (승질)
은수 : 홀 막내가 왜 필요해요 주방 열쇠가?
설대표 : 뭐야 임마??
은수 : 주방 막내가 가지고 있어야지 그런거는?
설대표 : 싫어.
은수 : 밑작업 해야 돼서 새벽이고 오밤중이고 수시로 들락거려야 하는게 누군데요? 주세요 좀.
설대표 : (움켜쥐고 안주는데서)
씬56. 2층 난간 (아침)
부주를 중심으로 침 꼴딱 삼키고 서있는 국내파3. 부주 핸드폰 누른다. 받는소리.
최현욱 : (F 퉁명) 왜?
일동 : (표정)
씬57. 도로. 차 안 (아침)
통화 소리 밖으로 다 나온다. 유경도 듣는다.
최현욱 : 그래 내가, 니들 매니저 쉐프다.
금석호 : 진심입니까?
최현욱 : (퉁) 진심이지 그럼.
유경 : (속닥) 아 좀 살살.
금석호 : 왜요?
최현욱 : (퉁) 싫어?
금석호 : 예?
최현욱 : 내가 당신들 뉴쉐프 대회 매니저 쉡하는거 싫냐고-
금석호 : (표정)
최현욱 : (긴장)
금석호 : 아뇨.
최현욱 : (끔)
금석호 : 예 쉡.
최현욱 : 당장 오늘부터야.
국내파 : (어느새 합창) 예! 쉡!
최현욱 : (표정) 각오해.
국내파 : 예 쉡!
최현욱 : (씨익) 니들 죽었다 이제.
유경 : 아 쫌..
최현욱 : (탁 소리나게 핸드폰 끊는다) (그제사 씨익)
유경 : (혼자 중얼) 니들 죽었다가 뭐야 죽었다?!
씬58. 2층 난간 (아침)
국내파 : (얼떨,당황, 긴장되지만,.) !!! (싫지않다) !!
각기 다른 표정들.
은수, 뒤에서 끼어 몰래 다행이다 표정.
씬59. 차 안 (아침)
최현욱 : 배 고프다.
유경 : (이뻐서) 쉡.
최현욱 : 어디가서 뭐 좀 먹고가자.
유경 : 짬뽕 먹으러 가까요?
최현욱 : 아침부터?
유경 : 응.
최현욱 : 왠 짬뽕?
유경 : (본다) 유경 짬뽕.
최현욱 : (시선 돌려 유경 본다. 알아들었다)
유경 : 가자-
최현욱 : (망설인다)
유경 : 아버지가 데려오라고 매일 전화했다고요. (망설이는 거 보고) 가 자-
최현욱 : 그래 가자.
깜빡이 켜고, 바로 유턴하는 최현욱의 차.
신나게 달리기 시작하는 차.
씬60. 도시의 아침
쌩 둘의 분위기처럼 기분좋게 펼쳐지는 서울의 아침 전경.
그 속을 유영하듯 달리는 최현욱의 차.
씬61. 도로. 한강 다리 위 (아침)
속도내 아침을 달리던 최현욱의 차. 한강 다리로 접어들기 시작하고.
유경 : (들떠있다) 전화하까요?
최현욱 : 하지마.
유경 : 왜요?
최현욱 : 괜히 이것 저것 준비하고 신경쓰시게 할지 모르잖아.
유경 : 신경 좀 써야지 그럼. 딸 애인이 오는데?
최현욱 : 그냥 조용히 가서 손님처럼 먹고 오자. 부담 드리지 말고.
유경 : 왠일이래?
최현욱 : (본다)
유경 : 왜 우리집 우리 주방 요리사 아버지한테도 ‘다시’ ‘다시!’ 해보시죠?
최현욱 : (꿈쩍않고) 니 소원이면.
유경 : (표정) 설마?
최현욱 : (앞만 보고) 못할 거 같은가 보지?
유경 : (입 벌어져) 진짜 한다고?!
최현욱 : 하라매 니가?
유경 : (운전대 잡는다) 쉡.
최현욱 : 왜?
유경 : (불안한 듯) 설마 그럴거 아니죠? 우리 아버지 20년 넘게 짬뽕만 만든 요리사에요. 가겐 개미 코딱지 만해도 아부지 자존심은
최현욱 : (0L) 그럴수록 정직하게 말씀드려야지.
유경 : !!! (불안해진다)
최현욱 : 겁나?
유경 : (그러고도 남을 사람이다)
최현욱 : 겁나지?
유경 : 쉡.
최현욱 : 유경반점 유경짬뽕 자신없나 부지?
유경 : 차 세워요.
최현욱 : ?
유경 : (앙다문다) 짬뽕 먹지 말아요.
최현욱 : 다 와가는데?
유경 : 불안해서 데리고 못가요.
최현욱 : 다 왔다고.
유경 : 안 먹을래요 짬뽕.
최현욱 : 먹을래 나는. 먹고 싶어.
유경 : (버럭) 아 차 세우라니까요?!!!
최현욱 : 여,기서?!
유경 : (작정했다) 예 차 세우라고요!!
최현욱 : 미쳤어?!
유경 : 빨리요-!!!!
최현욱, 화 머리꼭대기까지 솟아 차 세운다.
유경, 주저않고, 차 문 부서져라 닫고 내린다.
최현욱 : (기가 막히다) 붕어-?!!
유경 : (식식 앞으로 걸어가며) 아버지한테도 다시, 다시를 한다고?!! 할지도 모른다고? 하겠다고?!!
하, (택도 없다) 나 하나로 모잘라서 아버지한테까지?!!
최현욱 : (차에 앉은채) 이리 안 와-!!!
유경 : (식식 앞으로 가며) 안돼 절대로 그거는! 내가 울아버지 짬뽕을 못 믿어서 아니라, 쉡 승질을 못 믿어서 이런다.
지금 데리고 갔다가는 둘이, 아주, 영원히, 다시, 못, 볼꼴 벌어질지 몰라. (절레 절레) 안돼. 안돼지.
최현욱 : (두고보자) 하.
유경 : !
최현욱 : 맘대로 해라. (시동걸고) 내가 바보냐? 잘 보여도 모자란 판에 거기까지 가서 다시 다시 하게?!
내가 짬뽕을 뭘 안다고 다시를 해?! 내가 아무때나 다시 해?! 지 아부지 실력은 무조건 믿어야지?! 걸 못믿고.
저런것도 딸내미라고!!
유경 : ,.쉡. (설마)
최현욱 : (벌어지는 거리)
유경 : 쉡---!!!?!!
정말 가버리는 최현욱의 차.
유경 : 쉐엡----!!!?! (애처럼 마구 달려가는)
한강다리위에 덜렁 남겨진 유경 모습에서.
18부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