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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순재(57)씨가 뇌졸중으로 병원에 입원한지 벌써 넉달째. 좁디 좁은 다인용 병실에서 남편 김호근(52)씨가 한시도 곁을 떠나지 않고 새우잠을 자며 몸을 쓸 수 없는 부인의 손발 역할을 한다. 부인의 대소변을 받아내고 삼시세끼 식사를 떠먹이며 정성스레 보살펴온 김씨의 정성 덕인지 오른쪽 반신마비에 언어장애, 기억력 상실이던 부인이 지금은 조금씩 말을 할 수 있을 정도로 병세가 좋아졌다.
서울 봉천동에서 20년째 사진관을 해온 김씨 부부. 단칸방이 딸린 월세 사진관에 집세 내기도 빠듯한 살림이지만 천직이라 생각하며 열심히 일해왔다. 이들 부부의 착한 아들 형규(21)씨. 뇌성마비 1급 장애로 몸을 움직이지도 말을 하지도 못하고 평생을 누워만 지낸 너무나 안쓰러운 아들이다. 성한 몸이면 대학 가고 군대 갈 나이지만 식사는 물론 대소변까지 부모 도움 없이는 해결하지 못하는 아들. 긴 세월 그런 아들을 보며 부모 가슴은 까맣게 타버린지 오래지만 열심히 살다보면 좋은 날이 올줄 믿었다.
지난해 12월 모든 사람이 성탄 전야의 기쁨을 나누던 날 김씨 가정의 악몽은 시작됐다. 갑자기 쓰러져 병원으로 실려간 부인은 뇌졸중으로 판명, 가족의 생 이별이 시작됐다. 병원비로 살던 단칸방도 내놓고 손때묻은 사진 기자재도 모두 팔아야 했다. 잠시도 부모 손길 없이 살 수 없는 아들 형규는 돌볼 사람이 없어 인근 성당의 도움을 받아 어렵게 시설로 보내야했다. 떨어지기 싫어 애타는 눈빛을 보내던 아들을 보내는 김씨는 물론 도움을 준 신자들도 안타까움에 눈물을 흘려야 했다.
부인 장씨는 남편의 정성스런 간호 덕인지 상태가 많이 호전돼 이제는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 앉아 있을 수 있는 상태가 됐다. 빨리 퇴원해 아들을 보고 싶다며 남편에게 하루에도 몇번씩 아들 안부를 묻는 장씨. 부인의 병세가 더 심해질까봐 아들을 시설에 보낸 사실도, 세 식구 보금자리인 사진관이 없어져 이제는 돌아갈 집이 없다는 사실도 차마 부인에게 말 못하는 남편 김씨는 다시 세 식구가 예전처럼 함께 살기가 어렵다는 생각만하면 눈시울이 붉어진다. 하루종일 부인 곁에서 간호를 해야 하는 형편이기에 일할 생각은 하지도 못하고 병원비만 빚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현실이 냉혹하기만 하다.
"형규가 낯선 곳에서 얼마나 힘들어 할지 걱정이예요. 하느님이 정말 도와주신다면 제발 도와주신다면…" 힘없이 말하는 김씨의 목소리가 작게만 들린다.
백영민 기자
heelen@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