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교회의 생명윤리위원회 위원장 장봉훈 주교는 "소위 '존엄사'라는 미명으로 실제로는 안락사를 제도로 고착시키고자 하는 작금의 움직임들이 고귀한 인간 생명을 한낱 사물로 격하시키고 있다"며 존엄사 법제화 움직임에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습니다.
장봉훈 주교는 오는 31일 제15회 생명을 날을 앞두고 발표한 담화문에서 "최근 우리는 인간 생명의 시작과 마침의 과정에서 경제적 논리로 인간 생명의 존엄성을 해치려는 많은 시도들을 직면해 크게 염려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장 주교는 특히 이른바 존엄사 소송을 계기로 일고 있는 존엄사 법제화 움직임에 대해 "존엄사라는 미명하에 하느님으로부터 선사된 고귀한 인간 생명에 대한 침해를 제도적으로 정당화하려는 움직임은 슬픈 일이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장 주교는 "인간의 죽음에서 참된 존엄이란 환자 자신에게 다가온 피할 수 없는 죽음을 자연스럽게 맞아들이면서 편안히 눈을 감는 것"이라며, "인간의 삶과 죽음을 인간의 손으로 끝낼 수도 있다는 주장은 하느님께 대한 불경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최근 잇따르고 있는 자살문제에 대해선 "하느님의 주권을 침해하는 행위이자 자신은 물론 이웃에 대한 의무를 포기하는 것"이라고 말한 뒤 "자살은 사랑과 관심의 결핍으로 생겨나는 사회적 병리현상"이라고 진단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