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 읽는 강론
진정한 기도는 무엇일까요? 하느님과 깊이 소통하는 방법!1. 기도는 왜 하는 걸까요? 빈말만 되풀이하고 있지는 않나요?
우리가 기도할 때 어떤 마음으로 해야 할까요? 예수님께서는 "너희는 기도할 때 다른 민족 사람들처럼 빈말을 되풀이하지 마라"고 가르치셨어요 . 사람들은 말을 많이 해야 하느님께서 들어주시는 줄 생각하기 때문이죠 . 그래서 예수님은 그런 사람들을 닮지 말라고 하셨어요 . 우리가 간절할 때 말이 많아지는 것은 당연한 일일지도 몰라요 . 외적으로도 많아지지만, 내면에서도 끊임없이 나 자신에게 말을 건네게 되죠 . "나 좀 돼야 되는데, 이거 어떻게 하면 좋지?" 라며 조급해지고 성급해져요 . 기도하러 오면 급한 것부터, 원하는 것부터 얘기하게 되고요 .
다른 민족들의 기도는 일종의 샤머니즘 같은 면이 있었어요 . 정성을 바치면 신이 감응해서 능력을 준다고 믿는 것이죠 . 이것이 바로 주술이고 샤머니즘이에요 . 마치 화장실 가면 급한 게 먼저 나오는 것처럼 말이죠 . 이런 기도는 하느님과의 진정한 소통이라기보다,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한 행위가 되기 쉬워요.
우리가 청하기도 전에 하느님 아버지께서는 우리가 무엇이 필요한지 이미 알고 계셔요 . 우리가 말을 하지 않아도 하느님은 우리 마음속 가장 깊은 곳에서 우리가 뭘 원하는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다 알고 계신다는 거죠 .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기도해야 할까요?
하느님께서 우리의 필요를 이미 알고 계시기에, 우리가 원하는 것을 청하기 전에 먼저 하느님께 감사해야 해요 . 하느님의 이름이 영광 받으시고, 그분의 나라가 오고, 그분의 뜻이 먼저 이루어지도록 기도해야 하죠 . 우리가 기도할 때 항상 먼저 내가 원하는 걸 청하는 게 아니라, 하느님 먼저 감사합니다 라고 고백하는 것이 중요해요 . 기도할 수 있는 마음과 시간 주심에 감사하고, 살아 숨 쉬는 것에 감사하며, 어려움 속에서도 기도할 용기를 주심에 감사해야 하죠 . 그래서 감사가 가장 먼저 기도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어요 . 하느님의 이름을 찬양하고 감사하는 것이 기도의 첫걸음이에요 .
주님의 기도에는 "오늘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라는 구절이 있어요 . 예수님은 "오늘 일용할 양식을 달라고 청하라"고 하셨죠 . 즉, 하루 필요한 것만 청하면 된다는 말씀이에요 .
우리는 보통 필요한 것 이상을 청원하는 경향이 있어요 . 백만 원만 있으면 좋겠는데 천만 원 있으면 더 좋을 것 같고 , 지금 아파트 사는 것도 괜찮지만 좀 더 큰 아파트에 살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하죠 .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다른 복음에서 "너희는 내일 일을 미리 걱정하지 마라"고도 말씀하셨어요 . 그냥 오늘 일용할 양식을 달라고 청하고 , 오늘 걱정은 오늘로 족하다는 거죠 . 내일은 하느님께 또 맡기라고 하셨어요 . 우리가 필요한 것 이상을 바라는 욕심을 버리고, 오늘 필요한 것에 대해 감사하며 청하는 기도가 진정한 기도일 수 있어요.
용서가 왜 그렇게 중요할까요? 용서하지 못하면 어떻게 될까요?
우리가 세상 살면서 가장 힘든 것 중 하나가 바로 나에게 잘못한 사람을 용서하지 못하는 것이에요 . 용서하지 못하면 속상하고, 뒷담화하고, 기억할 때마다 울화통이 터지죠 . 이것은 마치 스스로 지옥불에 빠져 있는 것과 같아요 .
예수님은 "너희가 다른 사람들의 허물을 용서하면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도 너희를 용서하실 것이다"라고 분명히 말씀하셨어요 . 하느님의 용서를 받으려면 우리가 먼저 다른 사람들을 용서해야 하죠 . 그리고 그 용서에 대한 깊은 체험이 있을 때, 우리는 진정한 하느님 나라의 해방을 누리게 될 거예요 . 우리가 다른 사람들을 용서하지 않으면 하느님 아버지께서도 우리의 허물을 용서하지 않으실 것이라고 하셨으니 , 용서는 정말 중요한 부분이죠.
우리는 살면서 많은 유혹도 받고 악에도 빠지게 돼요.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그런 나약함도 알고 계신다는 것을 기억해야 해요 . 자신의 나약함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해요 .
때로는 먼저 감사하고, 자신의 나약함을 인정할 때, 다른 사람이 나에게 잘못한 그 나약함도 용서할 수 있는 용기가 생겨요 . 나약함을 인정함으로써 타인을 판단하지 않을 수 있게 되는 거죠. 모든 것을 하느님께 맡기고 살면, 세상 걱정이 있어도 감사하며 살 수 있을 거라 믿어요 . 사도 바오로처럼 음해를 받고 손가락질당하더라도 , 내가 얼마나 열정을 가지고 복음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는지 하느님은 아신다는 믿음 속에서 용서하고 나아갈 힘을 얻게 되는 것이죠. 자신의 나약함을 받아들이는 겸손함이 용서의 문을 열어주는 열쇠가 될 수 있어요.
아멘.
송용민 신부
(인천논현동성당 주임)
첫댓글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