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자국수전 8강 티켓을 놓고 겨룬 여자랭킹 3위 김채영 4단(왼쪽)과 5위 김다영
3단. 둘은 국내 유일의 친자매 기사로 올해만 4번째, 통산 8번째 맞대결을 벌였다.
제23기 프로여자국수전 본선 16강
김다영ㆍ이슬아ㆍ강다정 8강 선착
동생이 2015년 8월에 입단하면서 국내 최초이자 유일한 친자매 프로기사를 이뤘다. 언니는 2011년 4월에 입단했다.
두 살 터울의 김채영(22)과 김다영(20) 자매 이야기다.
바둑을 먼저 시작한
언니가 입단했을 때 동생은 좋아라 손뼉을 쳤고, 마음고생하던 동생이 입단하자 언니는 동생을 얼싸안았다. 그 자리에는 아버지도 함께했다. 역시
프로기사로 활동하고 있는 김성래 5단이다.
삼부녀는 화제도 많이 뿌렸다. 지난해
언니가 여자바둑리그 팀 우승, MVP, 다승왕을 차지하고 아버지는 시니어바둑리그 팀 우승을 지휘했다. 그러자 막내가 연말에 여자기성전을 우승으로
대미를 장식했다. 여기저기서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졌다.
어렸을 때부터 사소하고
유치한 이유로 참 많이도 싸웠을 두 살 터울의 자매는 프로기사가 된 후에는 아예 '공식적으로' 대놓고 싸우고 있다. 바둑판 위에서다.
▲ 이슬아 4단과 박지연 5단의 동갑내기 대결. 13번째 맞대결에서 162수 만에
불계승한 이슬아(왼쪽)이 상대전적 6승7패를 기록.
승부세계라는 게
항시 유쾌한 일만 있는 게 아닌데 두 자매의 만남이 그렇다. 그것도 일방적으로 기우는 스코어가 보는 이들의 마음까지도 아프게 했다.
2016년 3월에 첫 대면을 가진 김채영과 김다영은 2년 남짓한 기간에 일곱 차례
겨뤘다. 여자바둑계를 대표하는 기사들이다 보니 대결하는 횟수도 잦다. 그런데 대전 스코어는 7대 0. 야속하게도 언니가7번을 모두 이겼다.
아스팔트까지 녹일 기세인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7월 19일 오후. 두 자매는
한국기원 4층의 본선 대국실에서 또 한 번 마주했다. 올 들어서만 벌써 네 번째이다.
국내 최고 전통을 잇고 있는 여자기전인 제23기 하림배 여자국수전 본선 16강전에서 격돌했다. 대진추첨 결과 많고
많은 상대들을 놓아두고 결승도 아니고 첫 판에서 충돌했다. 김다영은 하루 앞서 페어바둑최강전 8강에서 나현 9단과 짝을 이뤄 박영훈 9단과 짝을
이룬 언니를 꺾었지만 개인전과는 별개.
▲ 박지영 초단과 강다정 2단. 나이는 박지영이 한 살 위지만 입단은 강다정이 4년
빨랐다. 두 번째 대결에서도 승리한 강다정(오른쪽)이 8강으로.
다시
전의가 타올랐다. 마침내 김다영 3단이 언니에게 처음으로 이겼다. 동시에 열린 8강전 중에서 가장 오래도록 두었다. 258수째를 본 김채영
4단이 패배를 시인했다. 엎치락뒤치락하던 형세가 끝내기에서 김채영이 회복하기 어려운 실수를 범했다.
김다영에게 7번 연속으로 흘린 눈물을 닦아낸 승리가 됐다. "어제 페어대국을 이겨서 오늘 편하게 둔 게 좋았던 것
같아요"라는 김다영은 "그래도 기뻐요"라고 소감을 말했다.
한편 같은 날 열린
16강전에서 이슬아 4단과 강다정 2단이 각각 박지연 5단과 박지영 초단을 꺾고 8강 진출에 성공했다. 이슬아는 김다영, 강다정은 강지수-김은지
승자와 4강 티켓을 다툰다.
제23기 여자국수전의 상금은 우승 1200만원,
준우승 600만원. 제한시간은 1시간, 초읽기는 1분 1회이다. 20일에는 최정-차주혜, 오유진-권효진, 이민진-조승아, 김미리-도은교의
16강전이 이어진다.
▲ 언니에게 7전8기한 김다영 3단. 김채영은 2014년 여류국수전 우승 경력이 있고
김다영은 2017년 여자기성전 우승 경력이 있다.
▲ 김채영 4단은 월요일부터 최정 9단과 오청원배 세계여자대회 결승전을 벌인다.
▲ 이슬아 4단은 2010년 광저우 아시아경기대회 2관왕으로 박정환 9단과 함께
체육연금을 받는 단 2명의 프로기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