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문> 쉬운 성경 잠언 19장 1 - 15절
1 흠 없이 행하는 가난한 사람을 입술이 사악하고 어리석은 사람에게 비길 것인가?
2 지식 없는 열심은 위험하고, 조급히 일을 처리하면 그르친다.
3 자기의 미련 때문에 망하고서도 마음으로 여호와를 원망한다.
4 부유하면 친구가 많지만 가난한 사람의 친구는 그를 버린다.
5 거짓 증인은 처벌을 면치 못하고, 거짓말을 내뱉는 자 역시 벌을 피하기 어렵다.
6 너그러운 사람에게는 은혜를 구하는 자가 많고 선물을 주는 자에게는 누구나 가까이 가려 한다.
7 가난하면 친척들도 멀리하니 친구들이야 말할 것도 없다. 사정해도 친구들은 달아날 뿐이다.
8 지혜를 얻는 자는 자기를 사랑하는 자이며 명철을 귀히 여기는 자는 형통할 것이다.
9 거짓 증인은 처벌을 면치 못하고, 거짓말을 내뱉는 자도 망할 것이다.
10 어리석은 자의 사치가 옳지 못하듯, 종이 주인을 다스리는 것도 옳지 못하다.
11 슬기로운 사람은 쉽게 화내지 않으며, 허물을 덮어 주어 자신의 영광으로 삼는다.
12 왕의 노함은 사자의 부르짖음 같고, 그의 은총은 풀에 내리는 이슬 같다.
13 어리석은 아들은 그 부친을 망하게 하고, 다투는 아내는 계속 떨어지는 빗방울 같다.
14 집과 재물은 부모에게서 상속받지만, 슬기로운 아내는 여호와께서 주신다.
15 게으름은 사람을 깊이 잠에 빠지게 하고, 게으른 사람은 굶주린다.
<묵 상>
본문은 솔로몬왕이 하나님께 받은 지혜로 말한 단편 어록들입니다.
1. 미련한 사람의 실패, 재물과 친구(1-7절)
"흠 없이 행하는 가난한 사람을 입술이 사악하고 어리석은 사람에게 비길 것인가?"(1절) '가난하지만 진실하게 사는 사람이 어리석고 입술이 고약한 사람보다 낫다.'는 말입니다. 여기서 '흠 없이 행하다'는 '성실하다', '그 속에 거짓이 없고 온전하다'는 의미입니다. 그리고 '사악하다'는 '뒤틀리다', '비뚤어지다'는 뜻입니다. 우리말에 '입은 비뚤어져도 말은 바로하라'는 말이 있습니다. ‘입술이 사악하다'는 것은 마음 심뽀가 뒤틀려서 말도 비뚤어지게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사람들은 입술이 패역해도 부자만 되면 그만이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그것보다도 가난하여도 성실하게 사는 사람이 낫다고 말씀하십니다.
입술이 사악하고 어리석은 사람을 다음과 표현합니다. "지식 없는 열심은 위험하고, 조급히 일을 처리하면 그르친다. 자기의 미련 때문에 망하고서도 마음으로 여호와를 원망한다."(2-3절) ‘지식이 없는 열심'은 ‘합당한 기준이나 깊은 생각이 없이 열정만으로 행하려는 충동적인 마음’을 나타냅니다. '조급하다'는 ‘행동이 생각보다 더 빠른 사람’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사람이 일을 그르치고, 마음으로 하나님께 원망한다고 합니다. 삶의 가장 큰 유혹 중의 하나는 원망을 품는 것입니다. 원망은 감사의 반대입니다. 세상은 원망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원망이란 무엇인가? 차가운 분노입니다. 안으로 향한 분노입니다. 왜 화를 내는 것입니까? 화는 억울함에서 오는 피해의식입니다. 일이 생각대로 풀리지 않으면 우리는 원망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원망을 품을 기회는 더 많아집니다. 우리의 삶은 사람들을 돕는 것이자 그들의 도움을 받아서 원망을 점차 버리고 고통의 한복판에서도 감사할 축복이 있음을 깨닫는 것입니다. 인간의 관점에서 보면 좋은 때와 궂은 때, 슬픔과 기쁨 사이에 엄청난 차이가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눈으로 보면 슬픔과 기쁨은 절대로 분리되지 않습니다. 고통이 있는 곳에 치유도 있습니다. 애통이 있는 곳에 기쁨이 있습니다. 가난이 있는 곳에 하나님의 나라가 있습니다. 세상의 고통과 고난 속에 하나님이 숨어 계시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고통이 있는 삶에 대해서도 하나님께 더 감사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너그러운 사람에게는 은혜를 구하는 자가 많고 선물을 주는 자에게는 누구나 가까이 가려 한다."(6절) 사람이 친구를 사귀고 진실한 관계를 맺기 위해서는 참된 인격과 관대한 마음이 필요함을 말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은혜’는 문자적으로 ‘얼굴’을 뜻합니다. ‘구하다’는 ‘어루만지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얼굴을 어루만지다’는 누군가에게 용서를 구하거나 도움을 간절히 표현하는 관용어구입니다. 하나님께 용서를 구할 때도 이러한 표현을 씁니다. ‘너그러운 사람’을 구체적으로 표현하면, ‘선물 주기를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그런 사람에게는 모두가 친구가 된다고 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입을 열지 말고, 지갑을 열어라’고 합니다.
2. 지혜로운 삶과 미련한 삶(8-15절)
"지혜를 얻는 자는 자기를 사랑하는 자이며 명철을 귀히 여기는 자는 형통할 것이다."(8절) 여기서 ‘지혜’는 문자적으로 ‘마음’을 뜻합니다. 당시에 사람들은 지혜가 거처하는 곳이 마음이라고 여겼습니다. 그래서 솔로몬이 하나님께 구한 것도 ‘총명한 머리’가 아니라 ‘듣는 마음’이었습니다. 순종의 마음으로 듣는 것이 지혜입니다. 지혜로운 사람은 머리가 좋은 사람이 아니라 마음을 써서 감동을 주는 사람입니다. 사람의 마음에 감동을 주는 사람이 가장 인간답게 사는 사람일 것입니다. 그 마음은 사랑에서 나옵니다. 곧 예수님의 마음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나의 존재가 행위보다 중요하다고 가르쳐 주셨습니다. 하나님께서 내게 원하시는 것은 주님과 함께 있는 것이지 온갖 일을 해서 나의 가치를 증명해 보이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의 인생은 행위의 연속입니다. 우리는 늘 쫓기는 사람입니다. 오만가지 일을 해서라도 어떻게든 결국은 나의 가치를 증명해 보이려고 합니다. 주님께서는 마음이 머리보다 중요하다는 것도 가르쳐 주십니다. 학구적인 문화에 젖어 있는 우리에게 배우기 어려운 교훈입니다. 머리로 생각하고, 논증하고, 토론하고, 집필하고, 행동하는 것, 그것이 인간입니다. 토마스 아퀴나스도 인간은 사유하는 동물이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인생을 지적으로 보고, 최고 우위에 두는 것이야말로 세상을 피곤하게 만듭니다. 그러나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것은 사랑을 주고받을 수 있는 마음에서 옵니다. 엄청난 양의 하나님의 사랑을 받고, 나는 나대로 내 사랑을 아낌없이 나누어 주는 것이 지혜입니다. 말이나 행위를 훨씬 넘어서는 친밀함이 사랑에서 나오기 때문입니다. 그런 사람이 형통함을 얻고 누리는 것은 마땅한 일입니다.
"슬기로운 사람은 쉽게 화내지 않으며, 허물을 덮어 주어 자신의 영광으로 삼는다."(11절) '사람의 슬기는 그의 노를 연기한다.'는 뜻인데, 몹시 화를 낼만한 상황일지라도 오히려 미소를 띠는 것이 슬기로운 사람이란 의미입니다. 여기서 '덮어 주다'는 '용서하다', '사해주다'는 뜻입니다. 상대방의 허물을 용서해 주는 것이 자신에게 영광으로 돌아온 다는 것입니다.
"왕의 노함은 사자의 부르짖음 같고, 그의 은총은 풀에 내리는 이슬 같다."(12절) 왕의 분노와 그의 은혜를 비유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사자를 백수의 제왕이라고 부릅니다. 그 포효는 많은 짐승들을 떨게 만듭니다. ‘왕의 분노가 사자의 부르짖음 같다’는 것은 통치자는 노를 발하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왕이 절제하지 못하고 자기감정을 마음대로 휘두르면, 백성들은 방향을 잡지 못합니다. 통치자는 백성을 배려하고, 백성은 왕을 존중하는 것이 서로에 대한 바른 태도입니다. 또 왕의 선정을 ‘풀에 내리는 이슬 같다'라고 합니다. 팔레스타인 지방은 5-10월은 건기라 비가 거의 내리지 않습니다. 이 때는 지중해에서 고온다습(따뜻한 물기를 많이 지닌)한 바람이 불어옵니다. 그런데 밤이 되면 큰 일교차로 인해서 이슬로 바뀝니다. 그 이슬이 식물에 알알이 맺히게 됩니다. 이슬의 양이 적지 않아서 농사와 일상생활에 상당한 도움을 주게 됩니다. 물이 부족한 팔레스타인 지방에서 이슬은 중요한 수자원이었고, 그것을 하나님의 은총으로 여겼습니다. 왕이 선정을 베풀면 백성이 그런 은택을 입을 것이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이슬이 나무와 꽃, 풀을 가리지 않고 맺히듯이, 왕의 선정은 백성들에게 차별 없는 혜택을 입게 해 준다는 의미입니다.
"어리석은 아들은 그 부친을 망하게 하고, 다투는 아내는 계속 떨어지는 빗방울 같다."(13절) 당시 이스라엘에서 자손이 번성하거나 슬기로운 자녀를 가지는 것은, 개인이 누리는 최고의 복이자 영광으로 여겼습니다. 반대로 후손이 쇠락하거나 자녀가 미련한 것은 그 조상과 부모에게 큰 수치로 여겨졌습니다. 그래서 어리석은 아들은 그 아버지에게 재앙과 같은 것입니다. 또한 아내에 대해서도 말합니다. 그런데 다투는 아내라고 합니다. 집에 물이 새면 물이 떨어지는 곳에다가 그릇을 받쳐놓습니다. 물이 튀지 말라고 그릇 안에다가 걸레와 같은 천을 깔아놓기도 합니다. 그것이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닙니다. 물이 넘칠 것 같으면 자다가도 일어나서 물을 비워야 합니다. 그래서 새는 비는 집안의 근심거리였습니다. 다투는 아내는 계속 떨어지는 빗방울이라고 표현한 것은 그만큼 근심거리라고 하는 것입니다. 물론 다투는 남편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람들은 지진, 태풍, 장마와 같은 천재지변(天災地變)을 두려워합니다. 그 피해가 크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나 사람들의 관계를 무너뜨리고 피해를 주는 것은 천재지변보다, 인재지변(人災地變)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큽니다. 인재지변은 사람이 모든 일을 자초한 것입니다. 유한한 자신을 신뢰하기보다 전지 하시고, 전능하신 하나님을 신뢰하십시다.
<오늘의 기도>
사람의 마음을 감동시키시는 아버지 하나님! 하나님의 음성에 민감한 그리스도인 되게 하옵소서. 내 삶이 그저 나 자신의 충동과 욕망에 따르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 순종하는 삶이 되게 하옵소서. 비록 가난하여 부족한 것이 있어도 성실하게 사는 것을 포기하지 않게 하옵소서. 사납고, 패역한 말을 하면서 부하게 사는 것을 부러워하지 않게 하옵소서. 하나님으로부터 엄청난 양의 사랑을 받은 그 사랑을 내 나름대로 이웃과 나누게 하옵소서. 하나님의 말씀을 지키는 것과 하나님을 경외하는 것이 그저 의무가 아니라 하나님과 함께 하는 삶의 방식이 되게 하옵소서. 하나님과 사람을 근심케 하는 사람이 아니라 시원케 하는 삶을 살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