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헤리티지 행사서 22일 연설
최근 회고록에도 보수 치켜세워
'트럼프는 자유 세계의 리더'
바이든엔 '위선적이고 무지해'
정작 영에선 천덕꾸러기 신세
보수계 '평론할 시간도 아깝다'
리즈 트레스 전 영국 총리가 22일 미국 워싱턴 DC의 보수 성향 싱크탱크 헤리티지재단에서
'글로벌 좌파와 벌인 투쟁'을 주제로 연설한다.
지난 2월 미 보수 진영 최대 행사로 '정치 수퍼볼'이라고 하는 보수정치행동회의(CPAC)에 참석한 데
이어 두 달 만의 미국 방문이다.
2022년 9월 보수당 대표 겸 총리에 취임한 트러스는 영국 사상 최단영 총리라는 꼬리표를 얻은 인물이다.
무리한 감세안 추진에 따른 금융시장 대혼란으로 두 달도 안 돼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후 영국에서는 천덕꾸러기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데, 미국 보수 진역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다.
퇴임 이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치켜세우고 조 바이든 대통령을 포함한 진보 진영(darling.사랑받는 사람)'이
되고 있다'고 영국 일간 인기팬던트는 전했다.
이런 트러스의 행보를 영국 국민 상당수가 복잡한 심경으로 바라보고 있다.
트러스는 16일 '서빙을 구할 시간은 10년'이란 제목의 회고록을 출간했다.
'진보세력이 내세운 그럴듯한해 보이는 아이디어들이 세계를 망치고 있다'
'영국 보수당과 미국 공화당 등 보수 정치인들이 대오각성 해야 한다'는 게 이 책의 골자다.
트러스는 2019년 미.영 정상회담을 앞두고 국제통상부 장관이던 자신이 회담 자리에 배석할 수 있도록
보리스 존슨 당시 총리에게 잔곡히 부탁한 사실도 책에 공개했다.
트러스는 '영국 언로노가 보수당 내 좌파는 기회가 될 때마다 트럼프를 모욕했지만, 나는 그를 중요한 동맹이자
자유 세계의 리더로 봤다'고 했다.
15일엔 BBC에 출연해 '우리는 더 강력한 미극 이 필요하다'며 '중국. 이란에 공격적으로 맞서는 트럼프가 있을 때
세계는 더 안전했다'고 말했다.
반면 바이든에 대해서는 '위선적이고 무지하다'고 쏘아붙였다.
트러스는 '미국 대통령이 영국의 국내 정책에 간섭하는 데서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트러스가 통리 취임 직후 법인세 인상 철회 등을 핵심으로 하는 감세안을 발표하자 파운드화 가치가 급락하고 금리가 폭등했다'
혼란이 지속되자 바이든은 '감세안이 실수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나뿐이 아닐 것'이라며 '이 정책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다.
트러스는 지난 2월 CPAC 연설에서 '바이드노믹스(바이든의 경제정책) 벌명자에게 경제로 공격받는 느낌을 아느냐'며
'그는 유약하고, 운전대에서 잠든 사람'이라고 했다.
트러스의 이런 언행에 미국 보수계, 특히 츠럼프의 강성 지지자인 '매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가 열광하고 있다.
헤리티지재단은 '트러스는 미국이 가야 할 방향을 잘 알고 있는 몇 안되는 영국 정치인'이라며 '큰 정부, 국경 개방,
워크(woke.꺠어있는 척하기)어젠다 같은 좌파의 사악함에 맞서는 데 앞으로 10년이 중요하다'고 했다.
트러스 저서의 미국판에 축사를 쓴 테드 크루즈 공화당 상원 의원은 '(좌파) 기득권 세력과 벌이는 전투 최전선에 서 있는
사람'이라고 했다.
트러스도 이런 반응을 즐긴다.
지난 2월 CPAC에선 행사가삭다 종료된 자정 무렵까지 자리를 지키며 지지자들의 사진 촬영 요청에 웃으며 응했다고 한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한때 브렉시트(Brexit.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에도 반대했던
영국 총리가 '세계화는 죽어야 한다'는 보수 행사에 와서 광대 노릇을 하고 있으니 희귀한 장면'이라고 했다.
트러스 모국인 영국에선 다른 반응이 나오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트러스가 친절하게도 '세계를 구하겠다'고 하는데 과연 트러스는 누가 구할 것인가 ''라고 꼬집었다.
보수 성향 평론가인 팀 몽고메리는 '재임 6주 동안 일으킨 혼란에 진정성 있는 사과 한번 하지 않고 여전히 정치 일선에 있는
모습이 수치스럽다'며 '평론할 시간도 아깝다'고 했다. 워싱턴=김은중 특피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