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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장님 회원님들 오랜만이군요
예전에 식당일로 힘들어서 까페에 도움 주지도 못하고, 또 활동도 뜸하게 됐었습니다.
한 영화학도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저뿐만 아니라 다른 영화학도들의 현실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바쁘시겠지만 들어주시면 진심으로 감사하겠습니다
연출전공 출신이자 시나리오 작가 이명기라고 합니다
까페 회원님들 2003년도 제 시나리오 "폭풍의 계절" 보신분들 계시죠. 그때 조회수가 500회를 넘었는데 활동하시던 분 웬만한 분들은 보셨을테죠.
2002년도에 프랑스를 배경으로 한 아래 시나리오 "폭풍의 계절"을 쓴 다음 2002년 10월17일 이정국감독님께서 계시는 세종대학 교수님방으로 찾아갔습니다. 이정국 감독님의 시나리오 창작기법을 읽으며 시나리오를 공부했기에 처음 뵙지만 이미 저의 스승이셨고 그래서 전화를 드린후 약속을 하고 제일 먼저 찾아왔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며칠후 메일로 시나리오 평을 보내주시더군요. 일주일 후 한번 더 찾아뵈었습니다.
2002년 11월 동국대와 중앙대 연출과 면접에서 포토폴리오로 "폭풍의 계절"을 제출하고 대학원생활동안 전공공부와 함께 "폭풍의 계절" 프리프로덕션을 위해 노력할거라 포부를 밝혔습니다
이후 영화관계자 및 영화사 총 8곳에 이 시나리오를 직접 만나거나 메일로 보내 드렸습니다. 물론 여러곳에 보내는 것이 위험하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한곳에 몇번 컨택을 하고 안되면 또 다른 곳을 찾아 뛰어다니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늘어났습니다. 누가 그러더군요 TV드라마로 만들어도 재밌겠다. 근데 이 시나리오를 TV드라마로 만들수는 없었습니다. TV드라마가 길고 아기자기하고 재밌게 더 많은 것을 표현해 낼수 있지만, TV드라마로 만들 시나리오는 아닙니다.
2004년 한 드라마가 방영됐습니다. 그때 저는 식당을 운영하며 틈틈이 제작사를 찾아다니고 있엇는데 식당일은 밤11시에 끝나고 휴일도 없었기에 이 드라마를 못봤습니다. 3개월 후에야 보게 됐는데 충격적이었습니다. 영혼을 빼앗겨 버린 느낌이었습니다. 그때 메일을 보니 제 시나리오를 봤던 사람들이 드라마가 제 시나리오와 흡사한 부분이 많다는 메일들이 왔었더군요. 그 드라마와 제 시나리오 폭풍의 계절은 주제적 측면에서는 확연히 다르나 관련이 없다고 하기엔, 우연히 같은 상상을 할 수도 있다고 하기엔 공통되는 요소가 많았습니다. 달콤하고 감동적인 제 영혼만 가져가서 거기에 자기들의 영혼을 덧붙여 드라마를 만들어 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정말 자작글인지? 어떤 경로를 통해서 이 시나리오를 접하게 되었고 "이거 아이디어 좋은데, 내용도 좋은데 한번 바꿔볼까"해서 탄생됐는지 국민여러분들께서 판단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미 법적으로 문제없이 모든걸 철저히 준비하고 교묘하게 영혼을 가져갔기 때문에 법적으로 이기기는 힘들 것 같더군요. 늦게서야 시나리오를 보내드렸던 분들께 전화드렸더니 이분들도 그걸 아시기에 선뜻 나서주지 못하시더군. 한분이 그러시더군요 "억울하지만 진실을 밝힐 때가 올 것이다." 잠을 이루지를 못하고 자다가도 벌떡벌떡 깨고 뭔가 큰 사고를 칠 것만 같았습니다. 비디오 유출됐던 연예인들이 충격으로 고국을 떠났듯 저도 여차여차해서 중국 유학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열심히 실력을 쌓아서 내가 직접 만들자.. 세월이 흘러도 진실은 반드시 승리할 것이다.. 저는 이제 연출과 졸업을 했고 이 영화를 만들기위해 다시 뛰어야 하는데 제 것이 가짜가 되어 있습니다. 과거사 시대극이라 10년 100년이 흘러도 만들 수 있는 소재입니다. 세월이 흐른만큼 현 시대적 감각에 맞게 수정은 해야겠지만 가짜 때문에 진짜를 바꿀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빼앗긴 제 영혼부터 찾아와야 합니다.
중국에서도 빼앗긴 영혼의 고통은 말할수 없이 힘들었지만 열심히 영화만들며 지금까지 버텨왔습니다.. 지금도 잠을 제대로 잘 수가 없습니다. 자다가도 벌떡벌떡 깨고.. 신경성으로 인한 십이지장과 위염을 앓고 있습니다. 약을 먹어도 별 소용이 없어서 병원을 다시 찾았더니, 신체적인 이유가 아니라 정신적 이유로 정신과를 가보라고 하더군요. 정신과를 갈 수가 없었습니다. 정신과 진료 경험이 있으면 나중에 저보고 저사람 미쳐서 저러는 거라고 할까봐서요
저는 이 영화를 어떻게든 만들어야 합니다. 몇편의 장편을 썼고 다른것들은 제 눈과 심장이라고도 할수 있지만 이 시나리오는 제 영혼입니다. 대학교때부터 폭풍의 계절의 영혼을 차곡차곡 쌓아 2002년도에 정리한 시나리오 입니다. 2003년도 파리에 있는 유학생 친구와 메일을 주고 받으며 도움을 받았구요. 이 영혼을 찾기전에 다른 영화를 한다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아래 시나리오는 2002년도 판이고, 세월이 흐른만큼 시대적 감각에 맞게 수정보완하고 있습니다. 뜻하지 않은 사고로 고국을 떠났다 돌아온 연예인들을 국민여러분께서 따뜻하게 받아주셨듯 제 영혼도 빼앗겼지만 영혼을 찾고 좋은 작품으로 만들어낸다면 국민여러분들께서 따뜻하게 받아주시리라 믿습니다. 국민여러분들께서 시나리오를 보시고 이 영화 보고 싶으시다면 저는 앞으로 또 5년,10년, 죽을 때까지 이 영화를 만들어 낼 겁니다. 물론 이 시나리오는 완성본이 아닙니다. 더 감동적이고 재미있게 시나리오를 계속 수정, 보완해 나가고 있습니다. 아래 시나리오는 대강의 시나리오라고 보셔도 되겠습니다. 영화 투자 받을려고 이런글 쓰느냐? 예 맞습니다. 영혼을 찾고 영화를 만들겁니다. 영혼을 빼앗기고 오로지 열심히 실력을 쌓아서 이 영화를 내가 만들겠다는 의지 하나로 버텨왔습니다. 제가 얼마나 고통스럽게 살아왔는지 님들은 상상도 못할 겁니다.
그 드라마 작가님들은 제 누나뻘이고, 동생들이 있을 수 있겠죠. 그 드라마 제작사 대표님은 제 아버님뻘이신데 자식들이 있겠죠. 상상해 보셨습니까? 동생, 자식들이 영혼을 뺏긴 후 어떻게 살아갈지..
작가님들 소개글 보니 예전에 백일장에서 상좀 받으셨다고 하시던데 저하고 백일장 한번 하시겠습니까? 국민들이 제목을 주고 우리는 시니리오든, 드라마든 시놉을 써내고..대사야 저나 작가님들이나 웬만큼되니 구지 할필요 없을 것 같고. 고등학교까지 제 성적은 부산시 대회 시부분 최우수상과 소설부분 최우수상이 있고 대학교때 시나리오 공모전 참가했는데 공모전이 학연,지연 등에 썩어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만일 제가 한분에게라도 진다면 폭풍의 계절이 가짜라고 해드리죠. ‘백상예술대상 극본상’ 진짜 작가님들 실력일까요? 작가님들의 진짜실력은 2004년 그 드라마도 아니고, 뜬 이후 좋은 투자, 좋은배우들, 좋은 보조작가들 데리고 만든 드라마들도 아니고 바로 2004년 그 드라마 직전 드라마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 드라마 제작사 대표님. 대표님은 모든걸 알고 계셨습니다. 빚을 돌려받을 때가 온 것 같습니다. 그 누구보다 대표님께서 저에게 이 영화를 만들 기회를 주시는 것이 영혼의 죄를 사하는 유일한 방법이 아닌가 싶습니다. 모르겠습니다 이런 영화 같은 일이 일어날지.. 이 시나리오의 우수성은 2004년도 이미 검증되었습니다. 세월이 흘렀고 설사 중복되는 부분이 있다 하다라도 관중들은 진짜를 보고싶어할 겁니다. 열심히 실력을 쌓았고 단편 수상경력도 있으며, 이 영화를 잘 만들어 낼 자신이 있습니다. 만일 이 영화가 예술성, 흥행성에서 성공을 거두지 못하면 제 생명을 내놓겠습니다. 어차피 이 영화는 제 생명과 같습니다.
당시 무명작가였던 저 한사람의 일일 수도 있고, 이것이 한국 문화계의 현실일 수도 있습니다. 현시점 한국 영화계의 고비를 모두가 깊이있게 성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교활하게 훔쳐서 먼저 만들어 버리고 소설로 찍어내 버리면 되는 줄 아는 현실, 한국 영화계의 고비는 결국 시나리오에 있습니다. 능력있고 잠재력있는 무명작가들, 영화학도들이 그들의 꿈을 아름답게 펼쳐나갈 수 있도록 모두가 도와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들이 상업적인 손에 의해 놀아나지 않도록 보호해 주어야 합니다.
아래 시나리오는 2003년 5월30일 메일로 장길수 감독님께 보내드렷던 것으로 그때와 철자하나 틀리지 않음을 밝힙니다. 사정상 후반부는 생략하였습니다.
제 메일주소는 athirdsky@hanmail.net 입니다.
본글 발송지
문화관광부 유인촌 장관님
영화진흥위원회
부산국제영화제집행위원회
이외수작가님
SBS
MBC
KBS
희망제작소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참여연대
네이버까페들
다음까페들
장길수 감독님께 드리는 편지
안녕하십니까
시나리오작가 이명기 입니다.
나이는 29세로 학창시절부터 시나리오를 써오고 있으며 극영화 연출과 연기도 하며 영화와 늘 함께 살고 있습니다
감독님 여타의 업무등으로 바쁘실텐데 제 글을 읽어주시는 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감독님 훌륭한 작품들은 대부분 봐 왔고 특히 해외 입양아 소재를 다룬 이번 시나리오를 쓰면서 자연스레 ‘수잔브링크의 아리랑’에 관심이 고조되었습니다
‘수잔브링크의 아리랑’ 은 사실성에 기초한 감동적 작품이었고, 제가 쓴 ‘폭풍의 계절’은 허구지만 역시 사실성에 기초하여 감동을 강화시키고자 노력하였습니다.
입양아의 딸인 혼열아와 한국 유학생간의 시대상을 반영한 사랑의 스토리로 현 시대감각에 맞게 구성하였으며, 감독님께서 ‘수잔브링크의 아리랑’ 후속작으로 한번 검토해 주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영화 제작과 투자가 너무도 어려운 일임을 알기에 감독님께 시나리오를 보내는 일이 송구스럽기도 합니다만 본 시나리오에서 예술성과 흥행성을 겸비하기 위해 노력했으며, 비록 형식적인 면, 기교가 다소 미흡할 지라도 핵심적인 요소는 어느 작품, 어느 대회에 비교해도 떨어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였습니다.
허황된 꿈으로 단정지어버릴 수 도 있겠습니다만 본 시나리오는 깐느를 목표로 거기서 인정받을 만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감독님께서 조그만 희망이라도 주신다면 제작사, 투자자를 찾아다니는 등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다하겠습니다.
저에게 시간 내주시는 점 다시 한번 감사드리리며 감독님 괜찮으시면 한번 찾아 뵙고 인사드리고 싶습니다.
아무튼 하시는 일마다 늘 행운이 함께 하시길 바랍니다.
2003. 05. 30
[ 예술성 ]
1. 아름다운 영상미
본 영화는 절제된 대사에 샹송과 함께 아름다운 영상미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파리에서 시골마을로 이어지는 아름다운 배경에서 두 주인공의 사랑은 그림처럼 펼쳐지며 심지어 자살을 기도하는 장면이나 장례식 장면에서도 아름다운 영상미가 표현됩니다
2. 시대상과 계절의 조화
5.18민주화 항쟁부터 1년간의 스토리로 시대상과 두 주인공의 사랑을 계절적 변화에 따라 구성하였습니다. 특히 5.18민주화 항쟁 참상의 실제 촬영장면을 그대로 상영하므로써 현실감을 살렸고, 주인공이 비행기를 타고 대한항공을 벗어나기 전까지 초반부 무대사는 당시 암울한 현실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3. 깊은 감동
시대가 낳은 아픔의 상징인 여주인공은 가상의 인물이라기 보다는 모두의 딸 또는 친구 아니면 자기자신 이미지로 다가설 것 입니다. 나와 가까운 느낌이 드는 인물의 아름답고 가슴아픈 스토리는 감동의 눈물을 자아내게 할 것입니다.
[ 흥행성 ]
1. 참신한 소재
제작된 예가 흔치 않았던 동서양 남녀간의 사랑을 자연스럽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동양 남주인공과 동서양 혼열아인 여주인공, 외모로 봐선 서양에 가까운 여주인공간의 만남은 동서양 관객들에게 분명 참신하고 호기심나는 영화로 다가설 것입니다.
2. 대중의 꿈을 실은 영화
10대 20대 설문조사에서 가장 하고 싶은 일 1위가 유럽배낭여행입니다. 다른 연령대에서도 유럽여행에 대한 관심은 상당한 수준입니다. 본 영화는 예술의 도시에서부터 낭만적인 유럽 시골을 배경으로 하며 관객에게 대리 만족을 충족시켜 줄 수 있습니다. 영상미만 잘 살린다면 막대한 제작비 들인 영화보다 훨씬 좋은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3.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속으로
깐느에 출품한 한국 작품들은 거의 다 한국적 정서와 배경에 집중된 작품들이었습니다. 깐느 그들의 안방을 무대로 동서양의 만남을 소재로한 감동적인 영화에 그들은 감탄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Genre : 멜로 드라마
Characters
이 지상 : 남25세. 서울. 국제그룹 총수의 외동 아들
불어불문학과 대학생으로 과묵하고 순한 남자이면서도 불의를 참지 못하는 과격한 면모도 지니고 있다. 귀족적이고 깔끔한 외모에 차가워 보이기도 하지만 속내는 따뜻하고 의협심이 강하다. 재벌집안의 외동아들로 군부독재 당시 기득권층이었지만 반정부 민주화 투쟁에 적극 가담하게 되고, 결국 아버지의 강압으로 5.18 민주화 항쟁 직전 한국을 떠나 프랑스 유학생활을 하게 된다. 그곳에서 만나게 된 한국의 또 하나의 아픔을 지니고 있는 교포 2세 비노쉬를 감싸주며 아름다운 사랑을 하게 된다.
Isabell Binoche: 여19세. 프랑스 파리. 한국 입양아 수잔 비노쉬의 외동 딸
어머님과 헤어져 파리에서 가정부생활을 하고 있는 한국교포 2세로 불우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발랄한 말괄량이 처녀로 연방 실수를 하고 건망증을 드러내지만 언제나 그 모습은 애교스럽다. 서양의 미와 동양의 미를 겸비한 친근감 있는 외모에 서양의 자유분망하고 발랄한 성향이 짙지만 가슴 한 구석에 동양의 비애적 성향도 느낄 수 있다. 지상이 파리에 도착하기 반달전 쯤 시골에서 파리로 오게 되고 외로운 도시생활을 하던 중 지상을 만나게 되어 기쁜 나날을 보내게 된다. 한국어도 전혀 모르며 무의식속에 한국에 대한 반감을 가지고 있던 비노쉬는 지상을 통해 본인이 한국의 딸임을 알게되고 가슴 진한 사랑을 느껴가게 된다.
Sujann Binoche: 여37세. 프랑스 시골. 한국 입양아. 이사벨 비노쉬의 어머니
갓난 아기적 프랑스 한 부부에 의해 한국에서 프랑스로 입양되어온 여인으로 당시 한국의 또 하나의 비극을 상징하고 있는 인물이다. 영화상 그녀의 성장기가 나오지는 않지만 프랑스인 남편과 이혼하고 힘든 삶을 살아 온 것으로 묘사된다. 지상과 딸이 찾아 왔을 때 자신의 양부모집에서 병환으로 몇년간 앓아 누워있는 상태이며, 지상과 딸이 순수하고 행복하게 사랑하는 모습을 지켜보다 흐뭇하게 눈을 감는다.
김 수빈: 여22세. 프랑스 파리. 한국 재벌집안의 딸, 파리 유학생
지상의 집안과 사업적으로 친밀한 관계에 있으며 양가 부모가 지상의 신부감으로 확정시켜 놓은 여성이다. 귀족적이고 깔끔한 외모에 거만하고 독선적인 성격이다. 지상을 사랑했으며 지상이 파리로 온 것을 누구보다 기뻐했지만 지상이 비노쉬와 사랑에 빠진 걸 알게 되자 증오하게 되고 지상의 부모에게 비노쉬와의 관계를 알리게 된다.
Other Characters
지상 부모
대학교 데모 학생들 50명
전투경찰 50명
경찰서 서장외 경찰관들 10명
비행기내 입양아,양부모외 50명(동양인,서양인 포함)
파리 한인파티장 행사인원 50명(동양인,서양인 포함)
이사벨 비노쉬 주인집 부부 및 딸
파리 은행 직원 5명
주프랑스 한국대사관 직원 2명
수잔 비노쉬 양부모
병원 의사 및 간호사 3명
수잔 비노쉬 장례식장 목사외 10명
수녀 30명
지상아버지 주위인물 8명
Historical background
박정희 대통령의 사망으로 유신독재 체제가 붕괴된 이후 억눌려 왔던 민주화의 기대와 요구가 1980년 봄부터 일시에 분출되기 시작하였다. 반면 신군부는 12․12군사반란을 통해 군권을 장악한 이후 사회혼란과 북한의 남침 위기설을 조장하면 정권찬탈을 시도하였다.
1980년 5월 16일 중동을 순방중이던 최규하 대통령의 귀국과 정치 일정 담화발표 예정, 비상계엄 해제 결의를 위한 임시국회의 소집공고, 전국 대학생 대표자 회의에서 시위 중단 및 학업 복귀 결정 등으로 정권탈취의 기회를 잃게 될 위기 의식을 가진 신군부는 5월 17일 전군주요지휘관회의의 결의임을 내세워 국무회의장을 중무장한 군병력으로 포위하고, 비상계엄 전국 확대를 의결케 하여 헌정을 중단시키는 쿠데타를 자행하였으며 전국의 주요도시에 공수부대를 투입시켰다.
한편 성장위주의 경제발전 배경속에 특수층만 그 혜택을 누렸고 대다수 국민은 그 희생양이 되었다. 복지 혜택은 더더욱 미약했으며 마치 닭장과 같은 공장에서 밤낮없이 일해야 했고, 전란과 고속 산업발전을 거친 격동기 시대 필연적으로 늘어나게된 우리의 고아들은 외국으로 입양되는 경우가 잦았으며 그들은 조국을 아예 잊어버리거나 무의식적인 반감을 가진 체 힘든 타국 삶을 살아야 했다
Synopsis
[늦봄]
1980년 4월 대학생 이지상은 반군부 민주화 투쟁에 적극 참여하게 되고, 대학교 진압에 나섰던 전투경찰과 충돌하다 체포되어 간다. 국제그룹 총수였던 아버지의 힘으로 석방되지만 이후 아버지의 강압으로 5월 16일 어쩔 수 없이 프랑스 유학을 떠나게 된다. 군부가 5월 17일 비상계엄을 전국으로 확대 주요도시 관공서 및 대학교에 공수부대를 투입시키자 전국에서 유혈 충돌이 발생하게 되고 마침내 광주에서 5․18 민주화 항쟁의 역사적 비극이 발생하게 된다.
[늦봄∼여름]
지상이 파리에 도착하여 숙소를 찾아가던 중 우연히 비노쉬를 만나 뭔가 특별한 감정을 느끼게 되고 이후 한인 파티에서 필연적인 만남을 가지며 아름답고 가슴 진한 사랑을 시작하게 된다. 한편 파리에 먼저 유학와 있던 수빈은 지상 집안과 사업적으로 친밀한 관계로 양가 부모가 둘의 혼인을 확정짓다 시피한 상태이고, 수빈 또한 지상을 사랑하지만 지상과 비노쉬의 사랑이 점점더 깊어짐을 알게 되자 증오로 불타게 되고 지상과 비노쉬의 관계를 양가에 알리게 된다. 지상의 아버지는 무력으로나마 사회가 질서를 찾자 지상을 다시 한국으로 불러 들이기로 결정 짓지만, 지상이 거부하자 자신의 힘을 동원해 강제로라도 지상을 데려오려 한다. 아버지의 조치로 불법 체류자가 되버린 지상은 파리에서 도망자 신세가 되고, 가정부 생활을 하던 비노쉬마저 주인집에서 쫓겨나자 결국 둘은 파리를 떠나게 된다
[가을]
지상과 비노쉬는 비노쉬 어머니가 있는 프랑스 한 시골 마을로 향하게 되고 비노쉬의 외조부모와 몇 년간 병상에 앓아 누워 있는 어머니를 만나게 된다. 이후 어머니 병간호와 농가일을 거들면서 낭만적인 전원생활을 하게 되고 둘의 사랑은 한층 깊어만 간다.
[겨울]
어머니의 심장병 증세는 점점 악화되어 의사는 위험수위를 알리는데, 수술을 한다 하더라도 막대한 비용만 들뿐 약간의 생명연장에 불과하다는 안타까운 상황에 처하게 된다. 지상은 어떻게든 손을 써보고 싶은 심정에 아버지에게 수술비를 부탁하게 되고, 아버지는 지상이 프랑스의 모든 것을 정리하고 수빈과 함께 한국으로 돌아 온다는 조건으로 거금을 송금해 준다. 수술후 어머니는 위급한 상황은 넘기고 집으로 돌아왔지만 여전히 병상에 누워 있어야 했다.
비노쉬는 지상이 곧 한국으로 돌아 가야 한다는 사실도 모른 체, 지상과 함께 즐겁게 뛰어놀고 어머니는 이 모습을 지켜보며 흐뭇하게 눈을 감는다.
....
...중략
...
[봄]
.....
Scenario
S# 1. 대학교 캠퍼스 / 헤질 무렵
대학 건물 입구로 두서명 한가로이 출입을 하고 있다
캠퍼스 정원에는 목련 꽃이 노을에 비쳐 아늑하다
대학생들 한 무리가 잔디밭에 둘러 앉아 낭만을 즐기고 있다
노을진 아름다운 하늘 비춰지고 갑자기 세참 바람과 함께 목련꽃이 휘날리며 메인 타이틀
“폭풍의 계절”
S# 2. 대학교 정문 / 헤질 무렵
캠퍼스 한쪽 모습과 대조적으로 대학교 정문에 교탁,의자 등으로 바리케이트가 쳐져 있으며, 반군부 민주화 투쟁 문구의 현수막이 곳곳에 걸려있다.
대학생 50여명이 강목등을 들고 사수하고 있고, 지상은 화염병과 강목을 옆에 두고 동료 몇명과 함께 기타로 민중가요를 연주하고 있다
학생들은 모두 한쪽 주먹을 쥐고 연주에 맞쳐 팔을 아래위로 움직인다.
S# 3. 대로변 / 헤질 무렵
대열을 지은 전투경찰 100여명이 구보로 대학 정문을 향하고 있으며, 이들의 전투화 발굽소리는 학생들의 민중가요와 조화를 이룬다.
지나가는 10여명 행인들 길 가장자리로 비켜서며 두려운 눈빛으로 이들을 쳐다본다.
S# 4. 대학교 정문 / 헤질 무렵
전투경찰은 정문 바로 앞까지 뛰어와 멈춰서고 대학생들과 대치하게 된다
민중가요는 멎고 잠깐 동안 정적이 흐른다.
전투경찰들이 대열 중앙으로 길을 터자 체루탄 차량이 고속으로 대학 정문으로 돌진하여 정문을 부숴 버린다.
전투경찰 곤봉과 방패를 휘두르며 대학교 내로 들이 닥친다
학생들 강목을 휘두르며 전투경찰을 저지한다.
진입하려는 전경들과 사수하려는 학생들은 유혈 충돌을 벌이며 이곳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한다. 지상은 화염병을 뭉치로 집어 던진후 강목을 들고 전경에 가격한다.
학생들이 한두명씩 쓰러지며 전투경찰은 길바닥에 개처럼 밟고 포박한다.
대부분 학생들이 체포되고 지상또한 사력을 다해 미친 듯 강목을 휘두르지만 뒤에서 휘두른 곤봉을 맞고 정신을 잃으며 그 자리에 쓰러진다.
S# 5. 제화 공장 / 저녁
기계 가동 소음이 요란하게 들리며, 창밖은 어둡고 실내는 조명으로 환하다.
200여명이 야간근무를 하고 있는 제화 제조라인에 이회장 시찰을 하고 있고 5명의 수행원이 뒤따르고 있다.
비서같아 보이는 한 사람이 급히 이회장에게 달려가 귀에 가까이 대고 무어라 말하고 이회장 인상을 지푸린다.
S# 6. 경찰서 앞 / 밤
고급 승용차 달려와 경찰서 앞에 서고 비서가 문을 열자 이회장 차에서 내려 경찰서 안으로 들어선다.
S# 7. 경찰서장실 / 밤
이회장 서장실로 들어서자 경찰서장 일어서 이회장에게 다가오며 친근한 표정으로 서로 악수를 나눈다.
S# 8. 경찰서 복도 / 밤
지상 수갑이 채워진 체 경찰2명에 끌려 복도를 걸어온다
S# 9. 경찰서장실 / 밤
지상아버지와 서장 쇼파에서 차를 마시고 있고 지상과 경찰2명 들어선다
지상아버지 일어서 지상에게 다가가 강한 눈빛으로 지상을 노려보고는 지상의 뺨을 세차게 때린다.
S# 10. 지상 집 거실 / 오후
호화로운 실내 인테리어가 되어 있는 거실 쇼파에 지상과 부모가 앉아 있고, 지상옆에 집사가 서 있다. 이회장 집사에게 눈짓을 보내자 집사는 서류봉투를 지상에게 건낸다.
지상이 봉투를 개봉하여 여권과 비행기표임을 확인하고 아버지를 물끄러미 바라보자 이회장 창밖을 바라보며 담배를 깊이 태운다.
S# 11. 비행기 안 / 오후
비행기가 하늘을 날고 있고 기내는 조용하다. 지상의 우측으로 백인 부부가 동양인 아기를 안고 앉아 있으며 행복한 눈빛으로 아기를 쳐다 보고 있다.
여자(E) : 기내에 계신 탑승객 여러분 기체는 이제 막 대한 영공을 벗어나 홍콩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본 여객기는 홍콩을 경유하여 프랑스로 가는 KAL127호로 프랑스까지 20시간이 소요될 예 정입니다. 불편하신 사항이 있으시면 언제든 저희 승무원에게 말씀해 주시고 즐거운 여행 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기내방송과 함께 음료수를 나눠주던 스튜어디어스가 고객의 팔에 부디쳐 컵을 떨어 뜨리자 백인부인에 안겨 있던 동양인 아기가 울음을 터뜨리고 기내는 갑자기 이곳저곳 시끌벅쩍 해진다.
지상 : (울음을 서서히 그쳐가는 아기에게 미소를 보내며, 백인 부인에게 말을 건낸다, 영어)
어느 나라로 가고 계십니까?
백인부인 : (불어) 프랑스예요
지상 : (불어) 그렇군요. 저도 프랑스로 가는 중입니다.
백인부인 : 불어를 하실 줄 아는 군요
지상 : 대학 전공이 불어불문학과입니다
백인부인 : 아 그렇습니까
지상 : 혹시 한국 아기를 입양해 가시는 길입니까
백인부인 : 예 그렇습니다. 눈동자가 너무 예쁘죠
백인남편 : 친자식처럼 잘 기를 겁니다
지상 : 한편으로는 마음 아프지만 한편으로는 참 기쁘군요. 행복한 가정 되세요
백인부부 : 감사합니다
기내 다시 조용해 지고 지상 창밖을 바라보다 지긋이 눈을 감는다
S# 12. 광주
몽타쥬---광주민주화 항쟁 실제 촬영장면: 공수부대의 시가지 진입, 광주시민 무차별 진압 장면
S# 13. 비행기안 / 밤
지상 마치 광주 민주화 항쟁을 꿈에서 본 것처럼 놀라며 눈을 뜬다.
놀란 눈빛으로 기내를 둘러 보며 천천히 숨을 가다듬는다.
S# 14. 파리 공항 / 오후
지상이 출입구를 나오자 수빈이 손을 흔들며 환영한다
수빈 : (달려가 지상을 포응하며, 한국어) 오빠 너무 반가워. 그동안 잘 지냈어?
지상 : (한국어) 그래 너도 잘 지내지
수빈 : 음. 근데 3개월 전 내가 유학올 때 같이 가자고 할 때는 졸업하고 온다고 하더니 어떻게 이렇게 갑자기 오게 됐어. 아직 방학 한 것도 아니잖아
지상 : 음. 좀 그렇게 됐어 (둘은 차가 다니는 공항도로쪽으로 걸어 나간다)
수빈 : 어쨓든 파리에서 오빠와 함께 있을 수 있다니 너무 기뻐
지상 : 여기서 친구들 많이 사귀지 않았니?
수빈 : 친구들 몇 있으면 뭘 해. 오빠 집과 우리 집은 어릴적부터 뗄 수 없는 관계고,우리도 뗄 수 없는 사이고.. 사실 나 오빠 여기 오지 않았으면 이번학기 마치고 한국 돌아가려 했 다. 아참. 오빠 여기 얼마동안 있을 거야?
지상 : 몰라. 아버지가 보내셨으니 아버지가 결정하시겠지.
수빈 : 이회장님이랑 오빠랑은 왜 늘 그렇지? 앞으로를 위해서도 부자간에 좀 다정하게 지낼 순 없어?
지상 : (수빈의 말에 대꾸없이) 아참 김회장님도 얼마전 파리 오셨다 가셨다면서
수빈 : 응. 우리 아빠 출장 오셨었는데, 오시기전 이회장님과 우리 혼사에 대해 이야기 하셨나 보 더라. 오빠도 알고 있어?
지상 : 그런 얘긴 하지 마라. 젊은 애들 노는데 재벌 총수 양반들이 왜 끼어드니?
수빈 : (수긍하면서도 섭섭해 하는 눈빛을 보내며) 알겠어. 아참 내가 연락받고 오빠 집 구해 놨거 든. 급히 구하느라 오빠 마음에 들진 모르겠어
지상 : 그래 집이야 뭐 상관없어. 신경써줘서 고마워.
수빈 : 근데 나 하필이면 오늘 학교에서 중요한 오리엔테이션 있거든. 어머 늦겠다. 오빠 이 약도 보고 찾아 가면 안될까?
지상 : 그래 걱정말고 빨리 가, 마중나와 줘서 고맙다
수빈 : 그럼 오빠 오늘은 피곤할테니 푹 쉬고 내일 보자
지상 : 그래
수빈 택시를 타고 먼저 떠나고 지상도 곧 택시를 탄다.
S# 15. 파리 도로, 택시안 / 오후
택시 창밖으로 파리시민과 건물, 예술 형상들이 스쳐 지나간다
지상 각박한 한국의 도시와 다르게 예술과 자유가 넘쳐나는 파리 시내를 보며 평온한 마음과 안타까운 마음이 교차하는 씁쓸한 표정짓는다
S# 16. 파리 주택가 대로변 / 오후
지상 택시에서 내려 무거운 짐을 끌고는 주택가 안쪽으로 들어선다.
S# 17. 파리 주택가 골목 / 오후
지상 약도를 손에 들고 두리번 거리며 집을 찾다 장바구니를 들고 춤을 추듯 장난스럽게 걸어가고 있는 한 처녀를 발견한다.
지상 : (처녀 뒤쪽에 다가가며) 저!
처녀 소리에 놀란 듯 불안정한 자세로 급히 뒤돌아 보려던 순간 균형을 잃고 지상쪽으로 크게 넘어지려 한다.
지상 급히 처녀를 잡아주려 하지만 가지고 있던 짐을 주체못하고 오히려 처녀에게 깔려 함께 바닥으로 들썩 누워버린다.
처녀 아래로 깔려있는 지상을 쳐다보며 눈이 휘동그레진 체로 한동안 지상의 얼굴을 뚫어지게 쳐다본다.
둘은 몸을 가다듬어 길바닥에 앉아 서로를 한번더 뚫어지게 쳐다보고는 처녀가 말을 꺼낸다.
비노쉬 : (불어) 동양인인 당신이 중국인인지, 일본인인지, 한국인인지 또 다른 나란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난 동양인들 말을 할 줄 몰라요. (일어서며 옷을 털고 다시 고개숙여 앉아 있는 지상 얼굴을 바라보며) 당신이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졌는지, 날 따라 온건지 모르겠지만
내가 도와 줄 수 있는 건 당신을 경찰서, 아니면 관광안내소로 데려다 주는 것 뿐이겠군요
지상 : 난 불어를 할 줄 알아요
비노쉬 : (예상치 못한 듯 조금 놀라며) 다행이네요. 그럼 왜 날 따라 온거죠?
지상 : 따라온게 아니라 그저 길을 좀 물을려고 (일어서며 약도를 비노쉬에게 보여준다) 이 집 을 찾는데 혹시 알아요?
비노쉬 : 이 동네는 내가 훤히 알고 있으니깐 날 따라와요 (비노쉬 어디론가 먼저 향하고 지상 정신 없이 짐을 집어들고 쫓아간다)
비노쉬 : 어느 나라에서 왔어요?
지상 : 한국에서요
비노쉬 : 어쩐지 그렇게 보였어요
지상 : 한국에 대해 좀 아세요?
비노쉬 : (잠깐 고민하다) 몰라요
지상 : (의아해 하는 표정을 한번 짓고는) 바쁘실텐데 그냥 말로만 안내해 주셔도 괜찮습니다
비노쉬 : 물론 바쁜 몸이지만 한국인이라 특별히 안내해 드리죠. 거의 다 왔어요
S# 18. 파리 주택가 막다른 골목 / 오후
비노쉬,지상 막다른 골목에 들어선다.
지상 : (짐을 내려 놓으며) 다 왔어요?
비노쉬 : (뭔가 실수한 듯 부끄럽게 지상을 쳐다보며) 음 여기가 아닌가 봐요 (비노쉬 앞장서서 오던 길을 되돌아 가고 지상 정신없이 또 쫓아 간다)
S# 19. 파리 주택가 세갈레 길 / 오후
세갈레 길이 나오고 비노쉬 멈춰선다.
지상 지친 기색으로 근심스러워 하며 비노쉬를 쳐다 본다.
비노쉬 고심하는 표정 짓고는 갑자기 들고 있던 장바구니에서 달걀을 꺼내어 공중 위로 던진다
비노쉬 : (달걀이 바닥 한쪽으로 터지자 그 방향 길을 가르키며) 이쪽. (지상 눈이 휘동그레져 황당 해 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또 따라간다)
비노쉬 : (잠시 걸어가다 아담한 집앞에서 멈춰 선다) 여기예요. 잘 찾아 왔죠?
지상 : (약도를 보며 의외로 반가운 듯) 맞군요.
비노쉬 : 그럼 전 이만 바빠서
지상 : 고마웠어요 (비노쉬 손을 흔들며 왔던 길로 걸어가고 지상 멍하니 비노쉬를 바라보다 미소
를 짓고는 비노쉬가 사라지자 집안으로 들어간다.
S# 20. 파리 지상집 / 오후
지상 2층 방 창문을 열고 아름다운 전경을 보며 상큼한 미소를 짓는다
S# 21. 수빈의 학교 앞 / 오후
지상 학교앞에 서있고 수빈 지상을 발견하고 손을 흔들며 뛰어온다
수빈 : 오빠 많이 기다렸어?
지상 : 아니, 나도 방금 왔어
수빈 : 오빠 집 어때?
지상 : 음. 괜찮더라
수빈 : 오빠 이번 학기만 사설어학원 다닐 테니 그 집에 잠시 있다가 다음 학기에는 우리학교에 같이 등록하자. 기숙사도 바로 옆 건물인데 자주 볼 수 있고.
지상 : 그래
수빈 : 오빤 예나 지금이나 무뚝뚝한 그 말투. 군부독재 한국을 떠나 민주의 땅 파리까지 왔는데 이젠 좀 프리하고 유쾌하게 말 할 수 없어. 하다못해 ‘우리 놀러가자’ 이런 말이라두
지상 : (빙긋이 웃으며) 어디 갈까?
수빈 : (지상의 말을 흉내내며) 어디 갈까? 하여간 오빤 어쩔 수 없나봐. 따라와 오늘은 내가 안내 할께
S# 22. 레스토랑 / 오후
수빈 : 아참 소식 들었어?
지상 : 무슨?
수빈 : 나도 오늘 학교에서 친구한테 들었는데 오빠 비행기타고 올 때 쯤 한국에서 큰 사건 일 어났대
지상 : 큰 사건?
수빈 : 정확한 건 잘 모르겠는데, 계엄령이 전국으로 확대되면서 광주에서 대학생, 고등학생, 일반
시민들까지 시위에 참여해서 도청까지 점령하고 난리가 났나봐. 그래서 군인들이 어른, 어린 이 할 것 없이 무차별 진압해서 많이 죽고 다쳤대. (지상 칼과 포크를 탁자위에 ‘쾅’ 내려 놓자 주위 사람들 놀라 쳐다 본다)
수빈 : (놀라며) 깜짝이야, 나도 그냥 친구한테 들은 건데 아직 확실한 건 아니니깐 너무 흥분하지 마, 밥 안먹어?
지상 : (다소 떨리는 목소리로) 어 난 괜찮으니깐 너 많이 먹어라
수빈 : 어휴, 밥먹는데 괜히 얘기 했나봐
S# 23. 세느강가 / 오후
지상 근심이 가득한 눈빛으로 강물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다
수빈 : 오빠, 아직도 그 생각해?
지상 : 아냐, 자꾸 미안하다
수빈 : 그래 오빠도 여기온 이상 답답한 한국은 잊고 가슴을 활짝 펴봐. 젊음과 낭만을 느껴보란 말이야 (지상 수빈에게 살짝 미소를 보낸다)
수빈 : 오빠랑 나랑 천생연분이란 생각 안들어? 오빠네 회사랑 우리 회사랑 제휴 맺게 되고, 오빠 집안이랑 우리 집안이랑 웬만한 친척들보다 더 잘 지내고, 우리 둘은 어릴적부터 친하고,지 금 이렇게 먼 곳에서도 다시 만나게 되고..
지상 : 제발 회사니 집안이니 그런 얘긴 하지마라. 그래 우리 둘은 사랑이란 걸 알기도 전부터 부 모님들이 연결해 놨어. 둘이 같은 프랑스 파리로 유학오게 된 것도 부모님들 생각이야. 그 럼 우린 뭐지?
수빈 : 아 알았어. 그런 얘긴 하지 않을 께. 그럼 오빠 말데로 오빠 생각은 뭐야? 날 사랑해? (지 상 대답이 없자 수빈 다그챈다).왜 대답을 않는 거지?
지상 : (한숨을 내쉬며) 모르겠다
수빈 : 모르겠다고? 내가 오빠를 얼마나.. 아니야 그만둬. 그래 오빠 마음 이해 할께. 아참 이번주 말엔 한인의 밤 파티가 있거든. 한달에 한번 있는 파틴데 파리에 있는 한국 유학생, 교 포들 모두 모이는 파티야. 이번달은 특히 무도회 파티야. 멋진 의상 준비해서 입고와 (지상 말없이 고개를 끄덕인다)
S# 24. 파티장 / 밤
아담하면서 화려하게 꾸며놓은 파티장에 무도복으로 차려입은 사람들로 가득하다
사회자 : (불어) 신사숙녀 여러분 반갑습니다. 한국 유학생, 교포 모두를 위한 한인의 밤 파티에 참 석해 주신 여러분들을 환영합니다. 이번달은 한인의 밤 10주년을 맞아 특별히 무도회를 준 비했습니다. 행사를 시작하기 전에 한인의 밤 새 가족들을 소개 하겠습니다. 지난주 파리오 페라단으로 소속되어 이민을 오게 되신 박수현 부부십니다. (참석자들 환영의 박수)
한때 한인의 밤 멤버셨던 수잔 비노쉬 그분은 현재 알사스 지방에서 살고 계시다더군요.
그 분의 따님이 파리로 오셨습니다. 이사벨 비노쉬양을 환영의 박수로 맞아줍시다 (비노쉬 인사하자 지상 놀라며 비노쉬을 바라보고 둘은 눈을 마주친다) 마지막으로 며칠전 서울에 서 파리로 유학을 오게된 이지상군을 또한 반갑게 맞아 줍시다. (환영의 박수)
사회자 멘트가 끝나자 파티장에서는 자유롭게 칵테일을 즐기며 담화한다.
지상 수빈의 소개로 몇몇 사람들과 인사나눈다
비노쉬 칵테일을 마시며 참석자들과 친근하게 담화하고 있고 지상 다가온다
지상 : 반가워요
비노쉬 : 반가워요
지상 : 여기서 다시 볼 줄은 정말 몰랐어요
비노쉬 : 우리 엄마가 한국인일 줄은 꿈에도 몰랐죠?
지상 : 예, 그래서 그때..
수빈 : (지상에게 다가오며) 오빠 아는 사람이야?
지상 : 어..그래 서로 인사하지, 이쪽은 지난번 나 집찾아갈 때 도와줬던 비노쉬, 그리고 이쪽은 한 국에서부터 알고 지내온 수빈
수빈 : 아 그러셨군요, 안녕하세요 지상씨 애인 수빈이라고 해요 (지상 다소 난처한 표정짓는다)
비노쉬 : 안녕하세요, 드레스가 잘 어울리시군요
무도음악이 흘러나오고 방금전 비노쉬와 칵테일을 마시며 담화했던 백인 남자가 비노쉬에게 춤을 권한다
비노쉬 손가방을 테이블에 내려놓고 지상과 수빈에게 미소로 인사를 보내고는 백인 남자와 능숙한 솜씨로 춤을 춘다.
지상도 수빈과 함께 춤을 춘다
참석자들 파트너를 바꾸어 가며 춤을 추고, 지상 몇몇 파트너와 춤을 춘 후 비노쉬를 만나 함께 춤을 추게 된다.
비노쉬 : (얼굴을 지상 얼굴 옆쪽으로 가까이 대고는) 전 이번이 마지막 춤이 될 거 같네요
지상 : 그럼 칵테일이나 한잔 더 할까요?
비노쉬 : 아뇨, 그게 아니고 전 이만 집에 가봐야 할 것 같아요
지상 : 아..예 그러시군요
비노쉬 지상과의 댄스를 부드럽게 마무리한 뒤 파티장 출입구 쪽으로 걸어 나간다
지상 자신의 테이블로 와서 칵테일을 마시며 파티장을 훌쩍 둘러 보다 비노쉬가 있었던 테이블에서 비노쉬 손가방을 발견한다
비노쉬 테이블로 가서 손가방을 집어들고 파티장 밖으로 급히 나간다
수빈 춤을 추고 있다 지상이 급히 나가는 모습을 보고 의아한 표정 짓고는 계속해서 춤을 춘다.
S# 25. 파리 도로 / 밤
지상 큰 도로까지 뛰어나가 비노쉬를 발견하지만 택시를 타고 출발해 버린다
지상도 급히 택시를 잡아타고 따라간다.
택시를 타고 따라가며 비노쉬에게 손짓을 해도 알아채지 못하자 비노쉬의 손가방을 들고 크게 원을 그리며 돌리자 비노쉬 그제서야 알아채고 차를 세운다
지상 : 겨우 따라 왔네
비노쉬 : 어쩜 고마워요
지상 : 아 급히 가야하지 않나요?
비노쉬 : 뭐 약간 시간은 있어요. 택시는 먼저 보내죠 (택시 떠나고 비노쉬는 에펠탑을 가르키며)
우리 저기로 놀러갈래요? 아참 당신이야 말로 그쪽에 가봐야 하는거 아녜요?
지상 : 아 아뇨. 괜찮아요. 저도 저 에펠탑쪽으로 가고 싶은데요
S# 26. 에펠탑 / 밤
비노쉬 : 신나는 밤이예요. 마치 신데렐라 된 기분이예요. 차라리 구두를 두고 올 걸 그랬나 봐요, 하하.
지상 : 하하. 저도 신나요. 오늘 파티장에서 당신을 보게 될 줄은 정말 몰랐어요. 춤도 잘 추던데 요
비노쉬 : 진짜 제 춤실력 보여 드릴까요 (경쾌한 샹송 흘러 나오고 에펠탑 아래에서 말괄량이처럼 춤을 춘다)
S# 27. 비노쉬 집앞 / 밤
지상 : 아름다운 집이군요. 이 큰집에 누구랑 살아요? 어머님은 다른 곳에 계신다고 들었던 것 같 은데
비노쉬 : (말을 더듬으며) 으음. 가정부들 셋 데리고 살아요. 음 지금은 미국으로 휴가보내 줘서 집 엔 아무도 없고요. 아무튼 오늘 고마웠어요
지상 : 천만에요
비노쉬 : 안녕. 아 잠깐 내일은 뭐 할거예요?
S# 28. 세느강 / 오후
경쾌한 샹송과 함께 지상과 비노쉬가 유람선을 타고 세느강을 거슬러 올라가며 파리의 낭만적 배경이 펼쳐진다
S# 29. 유람선 내부 / 저녁
유람선 베란다에서 지상과 비노쉬가 먼곳을 주시하며 얘기하고 잇다
지상 : 아참 어머님께서 한국인이라고 했던가요?
비노쉬 : 예, 제가 혼혈아니 좀 혼동되셨죠? 외조부모님께서 우리 엄마를 한국에서 입양해 오신 거 예요
지상 : 아 그렇군요, 어머님은 어디 계신다고 하셨죠?
비노쉬 : 알사스의 조그만 시골 마을요. 외조부모님과 함께 살아요
지상 : 그럼 아버님은..
비노쉬 : 제가 어릴적 이혼하셨나봐요. 아버지 얼굴도 잘 몰라요
지상 : 미안해요
비노쉬 : 괜찮아요
지상 : 어머님도 한때 한인의 밤 멤버셨다죠
비노쉬 : 그랬나봐요. 엄마도 예전엔 파리 살았는데 외조부모님께서 어릴적부터 데리고 다니셨나봐 요, 한국의 뭔가를 가르쳐 주고 싶은데 가르쳐 줄 곳은 전혀 없고... 음 여기서 나마 한국 을 느끼게 해주고 싶으셨나봐요,
지상 : 좋으신 분들이시군요
비노쉬 : 예, 좋은신 분들이시죠, 사실은 저도 한인의 밤 별로 가고 싶진 않았는데 파리 올라오기 전 외조부모님과 약속했었거든요
지상 : 예..그 맘 조금은 알 것 같아요 (말없이 비노쉬를 쳐다본다)
비노쉬 : 그만해요, 한국에 대해서 잘 알진 못하지만 생각하면 괜히 침울해 져요, 아참 우리 여기서 내리면 재밌는 거 보러 갈까요?
S# 30. 뮤지컬 극장안 / 밤
200여명 관객 지켜보는 가운데 뮤지컬 배우들의 신나는 노래와 율동 흘러나오고 지상과 비노쉬 즐겁게 관람하고 있다
비노쉬 어린애같이 흥분하며 환호를 보내고 의자 밑 다리로 뮤지켤 배우가 추는 스탭을 따라하고 있다
비노쉬 : 오 너무 멋져요, 지상씨 제 꿈이 뭔지 알아요?
지상 : 뮤지컬 배우인가요?
비노쉬 : 예, 맞아요, 지상씨 나 춤추는 거 봤죠? 저 배우가 잘 춰요, 내가 더 잘 춰요?
지상 : 물론 당신이죠
배우들 인사와 함께 뮤지컬 끝나고 관중들 열렬한 환호 보낸뒤 줄지어 퇴장한다
관중들 모두 나가고 비노쉬,지상은 자리를 뜨지 않은 체 그대로 앉아 있다
비노쉬 : 내가 아까 그 주인공보다 춤 더 잘 춘다는 말 진심이예요?
지상 : 예. 진심이예요. 당신은 춤출때 정말 아름다워요
비노쉬 : 전 이런 무대에서 춤춰 보는게 정말 소원이었어요
지상 : 춤도 잘 추는데 그럼 배우하지 그랬어요?
비노쉬 : 세상일이 그렇게 쉬운게 아니더라고요
지상 : 음..그럼 오늘 소원 이뤄 보는 건 어때요?
비노쉬 : (놀란 눈빛으로) 예?
지상 : 지금요
비노쉬 : 에게, 음악도 나오지 않는데 저보고 무대에서 춤을 추라고요?
지상 : 음..좋아요 소원이라는데 그까짓 음악쯤이야, 그럼 음악나오면 저 무대로 나가는 거예요 (
지상 2층에 있는 음향실쪽으로 뛰어간다)
S# 31. 뮤지컬 극장 음향실 / 밤
음향실 남자직원 한명 음향기기를 정리하고 있다
지상 : 실례합니다
음향실직원: 예, 어떤 일이시죠?
지상 : 아..저 음악 좀 다시 틀어 주시면 안될까요?
음향실직원: 예? 뮤지컬은 다 마쳤는데 그게 무슨 황당한 말씀이십니까?
지상 : 아..그게.. 저 아래쪽에 있는 여자분 보이시죠? 저 여자분 소원이 무대에서 춤한번 춰 보는 건데 어떻게..
음향실직원: 이런 실없는 사람들 봤나, 우리도 부인과 애들이 기다리고 있는데 퇴근해야 될 거 아냐?
지상 : 뒷정리 제가 다해드리고요, 필요하시면 내일도 나와서 일해드릴테니 부탁 좀 들어주세요
음향실직원: 나는 50평생 내일 다른사람에게 맡겨 본적 없네..그러니 그냥 빨리 돌아 가게나
지상 : (고심하다, 슬픈 목소리로) 실은요 저 여자가 글쎄 젊은 나이에 몹쓸 병에 걸려서..(음향실 직원 하던 일을 멈추고 지상을 바라본다)
S# 32. 뮤지컬 극장 무대 앞 / 밤
지상 무대가 있는 극장으로 들어서자 비노쉬 무대에서 춤연습을 하고 있고 무대 앞에 청소부2명이 서있다
청소부(남) : 여기 청소해야 되니까 어서 나가세요
비노쉬 : 아저씨 곧 공연있을 테니 청소는 좀 있다 하시고, 아저씨도 아주머니도 제 공연구경 하세요
청소부(여) : 무슨 소리예요? 오늘 공연 다 끝났는데
지상 : (급히 달려오며) 아저씨,아주머니 잠깐만요 (지상 청소부 두명을 한쪽편으로 데리고가 무어 라 말한다)
S# 33. 뮤지컬 극장안 / 밤
경쾌한 음악 흘러 나오고 비노쉬 주연배우 못지않은 현란한 춤솜씨로 앞서 공연했던 뮤지컬 율동을 비슷하게 따라한다.
지상 양쪽으로 청소부 두명 나란히 앉아 슬픈 눈으로 비노쉬 솔로 공연을 지켜보며 따스한 박수와 환호를 보낸다.
S# 34. 베르사이유 궁전 / 오후
경쾌한 뮤지컬 음악 이어지며 지상과 비노쉬 베르사이유 궁전을 관람한다
비노쉬 호화롭게 꾸며져 있는 백마위에 오르려하고 지상은 하인인냥 비노쉬 발을 받쳐주고 비노쉬는 여왕인냥 우아하게 말위에 오른다.
S# 35. 파리 번화가 / 오후
경쾌한 뮤지컬 음악이어지며 사람들이 번잡하게 오가는 번화가 지상,비노쉬 손을 잡고 걸아가며 거리악사 앞에 서서 웃고 즐긴다
S# 36. 퐁네프의 다리 / 저녁
지상과 비노쉬 강가를 쳐다보며 서있고 주위 다른 연인 두쌍 스킨쉽을 하며 사랑을 하고 있다.
비노쉬 : 시골에 있을 때 엄마랑 같이 흐르는 강물을 몇시간 동안이나 보곤 했어요. 엄마는 흐르는 강물을 보면 세상 근심이 다 씻겨 내려간다고 하셨거든요.
지상 : 그래요? 사실전 물을 보면 마음이 더 불안해 지는데..
비노쉬 : 왜요?
지상 : 수영을 잘 못하거든요, 하하
비노쉬 : 하하, 그래도 지상씨는 재주가 많은 것 같아요, 불어도 할 줄 알고, 춤도 출줄 알고, 남자 치곤 꽤 괜찮은 거 같아요
지상 : (비노쉬를 부드럽게 쳐다보며) 당신이야말로 동양의 아름다움과 서양의 아름다움이 다 느 껴지는 매혹적인 여성인 걸요
비노쉬 : 그렇게 봐주니 고마워요, 하지만 주위사람들은 말괄량이라고 여자로 봐주지도 않는 사람들 도 있어요,
지상 : 하하
비노쉬 : 음,지금 비웃는 거죠
지상 : 아뇨 정말 아름다워요 (지상 강렬한 눈빛을 보낸뒤 입술을 다가간다)
비노쉬 : (눈을 감고 있다 입술이 닿을 듯 하자 갑자기 눈을 뜨고 얼굴을 뒤로 뺀다, 지상 당황한 듯 비노쉬를 쳐다본다) 잠깐, (목소리를 다소 더듬으며) 날 사랑해요? 그리고 지난번 파티장에 서 그 여자 애인이란 말은 뭐죠?
지상 : 난 그 여자 애인이라 생각한 적 한번도 없어요. 말로서 당신에 대한 마음을 표출하기가 그 러네요, 그냥 나 그대로 받아 들이면 안돼요?
비노쉬 : 그래도 첫키스를 이렇게 쉽게...
지상 : (다소 강한 어조로) 도대체 어떻게 하면 내 마음을 전할 수 있을까요?
비노쉬 나룻배 하나가 다리쪽으로 향하는 걸 보고는 갑자기 다리에서 뛰어 내린다
지상 놀라 눈이 휘동그레 진다
비노쉬 물에서 허우적 거리며 발버둥 친다.
지상 어쩔 줄을 모르며 안달하다 눈을 찔금 감고는 물위로 뛰어 내린다
지상 비노쉬 쪽으로 가려고 발버둥 치지만 이내 가라앉고 물을 들이 마신다
비노쉬 지상이 허우적거리는 모습을 보고는 능숙한 솜씨로 수영해 지상에게 다가간다.
비노쉬 다시 가라앉으려는 지상의 목을 잡고 끌어 올린다
조그만 나룻배 한대를 타고 가던 사공, 비노쉬와 지상을 발견하고 다가오고 비노쉬 지상을 먼저 배에 태운뒤 뒤따라 배에 오른다
지상 콜록콜록 거리며 삼킨 물을 내뱉고 안정을 찾아가며 숨을 헉헉 내쉰다.
비노쉬 장난스런 눈빛으로 지상을 쳐다보다 정열적인 키스를 한다.
S# 37. 지상집앞 골목 / 밤
지상,비노쉬 함께 걸어가다 두갈래 길이 나온다
비노쉬 : 오늘은 제가 지상씨 집까지 바래다 줄께요
지상 : (씽긋 웃으며) 그래요
지상 : (집앞에 다다르자) 여기까지 왔는데 차 한잔 하고 갈래요?
비노쉬 : (씽긋 웃으며) 전 원두커피만 마시는데?
S# 38. 지상 집안 / 밤
지상 : 아 한국말은 전혀 몰라요?
비노쉬 : 예. 엄마도 할 줄 모르는 걸요. 둘다 배워 볼려고 해보지도 않았고
지상 : 예
비노쉬 : 한국말 어려워요?
지상 : 좀 어렵긴 하지만 가르쳐 줄까요?
비노쉬 : 아뇨, 한국에 대해선 그냥 이대로 모르는 편이 더 나을 거 같아요
지상 : 네...뭐 내키지 않으면..
비노쉬 : (잠시 생각하다) 아 제 이름은 한국어로 어떻게 써요?
지상 : (반가운 미소를 지으며 종이에 크게 비노쉬 적는다)
비노쉬 : 지상씨 이름은요?
지상 : (이지상 글자를 또 크게 적는다 그때 갑자기 문을 열고 수빈 들어온다, 지상 놀라며 한국 어) 어 수빈아, 갑자기 여긴 왠 일이니?
수빈 : (한국어) 연락도 않고 학교도 안나오더니, 저 애랑 놀아났던 거야
지상 : (한국어) 어 저..
비노쉬 : (수빈의 큰 목소리에 놀란듯) 전 이만 가볼께요
수빈 : 아뇨 제가 먼저 비켜드리죠 (수빈 문을 쾅 닫고 나가버린다)
S# 39. 지상집 / 오전
지상 집안 천장을 바라보며 침대에 누워있고 전화벨이 울린다
지상 : 여보세요
이회장 : 나다
지상 : 예.. 아버지
이회장 : 너 요즘 뭐하냐
지상 : 예 저..
이회장 : 수빈에게 들었다. 학교도 안나가고 한국교포2세인가 이상한 애하고 돌아다닌다면서.
지상 : 이상한 애가 아니고..
이회장 : 너 수빈에게 상처주고, 수빈 집안에 충격주고 그래서 어쩌겠다는 거냐
지상 : 제가 알아서 할테니 걱정 마세요
이회장 : 긴 말 할 거 없다. 한국도 이제 조용해 졌으니 당장 돌아 오너라
지상 : 그럴 순 없어요
이회장 : 정신빠진 놈. 끊어.
S# 40. 이회장 집무실 / 오후
이회장이 의자에 앉아있고 박실장이 맞은편에 서있다.
이회장 : 박실장
박실장 : 예 회장님
이회장 : 파리에 있는 지상이놈 자금 한푼도 빠짐없이 즉시 환수하고, 안기부 박부장에게 전화 해서 지상이를 수단과 방법 가리지 말고 한국으로 데리고 오라고 하게. 빠를수록 좋다고 해
박실장 : 네 알겠습니다
S# 41. 파리 은행 / 오후
지상이 은행 카운터 앞에서서 기다리고 있다
직원 : 통장에 잔금이 없군요
지상 : 잔금이 없다뇨, 며칠전까지도 천프랑정도 있었어요
직원 : 어제부로 예금주에 의해 모두 인출 되었습니다
지상 : 예금주 라뇨?
직원 : 음 한국에 있는 이 한수라는 분이시군요. 모르시는 분이십니까?
지상 : 아뇨 아버님이십니다
직원 : 그리고 저 이지상씨는 지금 불법체류자로 등록되어 있습니다. 모든 금융거래가 중단되어 있 습니다. 뭔가 잘못되었는지 확인해 보시죠 (불법체류자란 말이 나오자 근처에 있던 은행 경비원이 지상쪽으로 오려하자 담당 은행직원이 경비원에게 손짓으로 괜찮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지상 침통한 표정을 지으며 밖으로 나간다)
S# 42. 비노쉬 집앞 / 오후
지상 비노쉬집 벨을 누른다
비노쉬 : 누구세요
지상 : 지상예요
비노쉬 : 잠깐만 기다려요 준비 다 됐으니 금방 나갈께요
부부와 딸로 보이는 백인 세사람이 짐을 들고 문앞으로 다가온다
백인부인 : 누구시죠
지상 : 아 예 여기 사는 사람 만나러 왔어요, 당신은.. 아 여기 가정부 시군요
백인부인 : 가정부요?
비노쉬 : (문을 열고 나오며) 지상씨.. (백인 세사람을 보고 놀라며) 아 안녕하세요
백인부인 : 어떻게 된거야?
비노쉬 : 그게 저, 근데 내일 오신다고 하시더니 왜 이렇게 일찍 오셨나요?
백인딸 : (비노쉬를 쳐다보며) 어머 왜 내옷을 입고 있어. 구두도..
백인부인 : 대체 이게 어떻게 된 거야?
S# 43. 비노쉬 집안 / 오후
비노쉬 어쩔 줄 모르고, 백인 세사람은 집안으로 들어간다.
집안이 청소도 안된 체 엉망으로 되어 있는 것을 보고 놀랜다
백인딸 : 우리가 없는 동안 집을 엉망으로 만들어 버렸어. 주인행사하고.. 어머 내가 아끼는 향수도 다써 버렸어. 뭐 우리보고 가정부? 당장 나가!
S# 44. 비노쉬 집앞 / 오후
비노쉬 양손에 짐을 들고 문밖으로 나온다.
지상 : (미소를 지으며) 괜찮아요 힘내요.
비노쉬 : 속으로 저 비웃으시죠?
지상 : 아뇨
비노쉬 : 내가 좀 심하긴 심했나? (둘은 빙그레 웃는다)
지상 : 일단 짐을 제 집에 두고 지낼 곳을 찾아보죠
비노쉬 : 예.
S# 45. 지상 집 / 오후
지상과 비노쉬가 집안으로 들어서자 동양인 두명 따라 들어온다
대사관직원1: 이 지상씨 되시죠
지상 : 그렇습니다만
대사관직원1: (서류를 지상에게 보여주며) 저희는 주프랑스 한국대사관에서 나왔습니다. 지상씨는 현재 불법체류자로 판정되어 있습니다. 저희와 함께 가 주셔야 겠습니다
지상 : 무슨 소리하는 겁니까. 엄연히 유학비자 발급받아 왔는데 당신네들 마음데로 처리해도 되는 겁니까. 누가 시킨 짓입니까
대사관직원1: 한국 외무부에서 내려진 지시사항입니다.
지상 : 외무부에서 합당한 근거도 없이 마음데로 해도 되는 겁니까?. 역시 군부독재 국가답군. 어쨓든 전 안갑니다
대사관직원1: 반항할 시 체포해 오라는 명령이 떨어졌습니다. 잡아!
대사관직원이 지상을 체포하려 하자 지상 주먹으로 직원을 가격하며 몸충돌이 일어나고 역부족으로 수갑이 채워지려하자 비노쉬가 옆에 있던 후라이팬으로 직원을 가격하여 직원 쓰러트리고 지상이 나머지 한 직원을 한방 때려 눕힌 후 급히 밖으로 도망친다
S# 46. 파리 공원 / 저녁
비노쉬 : 지상씨 무슨 죄 지었어요?. 그 동양인들이 왜 지상씨를 체포하려 했죠?
지상 : 죄? 지었을 수도 있죠. 어차피 한국에서 법이란 요리해 먹듯 마음데로 해버리니까요. 힘있 는 자들이 너 죄인이야 하면 죄인되는 거죠
비노쉬 : 음..그럼 누가 지상씨를 죄인으로 만들고 있는 거예요?
지상 : 아버지
비노쉬 : 네? 아버지?
지상 : 한국으로 끌고 가려는 거죠. 실은 여기 올때도 아버지 의사에 따라 온 거 거든요
비노쉬 : 여기 온 것도, 다시 가는 것도 아버지 결정에 의한다?
지상 : 이해는 잘 안 될 테지만, 아버진 늘 그랬어요. 제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든 아버지 판단 에 의해 결정되었어요. 그리고 제가 반항할 땐 지금처럼 힘으로 굴복시키려 했고..
비노쉬 : (이제야 상황이 이해가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그럼 이젠 어쩔 거죠. 둘다 집잃은 신세가 되었네요
지상 : (잠시 고민하다) 아참 비노쉬 어머님 한번 뵙고 싶었는데...
[중략]
S# 67. 식탁 / 오전
외조부모와 비노쉬,지상이 식탁에 둘러 앉아 차를 마시고 있다
비노쉬 : (목걸이를 가슴 밖으로 꺼내어 다시 보고는) 할아버지,할머니 엄마가 예전부터 이 목걸이 하고 계신 건 알았지만 어떤 목걸이죠? 혹시 아버지란 분이 주신 건가요?
외할머니 : 아니란다. 그 목걸이는 우리가 네 엄마를 한국에서 데려올때부터 있었단다 (비노쉬와 지상 귀를 쫑긋 세운다) 아마도 네 엄마의 친부모가 네 엄마 목에 걸어 준 것 같구나
외할아버지: 목걸이 뒤쪽을 보거라 (비노쉬 목걸이를 뒤집어 본다) 한국어로 김수진이라 적혀 있다. 네 엄마 본명일 게다. 그리고 비둘기 그림이 새겨져 있다. 친부모가 사정이 있어 고아원에 네 어머니를 맡기고 훗날 찾을 때 그 증표로 목걸이에 새겨 놓은 듯 하구나
비노쉬 : 그럼 혹시 그 친부모님이 엄마를 애타게 찾았을 수도 있겠네요?
외할아버지: 누군지는 모르지만 친부모는 네 엄마를 고아원 정문에 두고 갔다. 우린 이사할 때 마다 한 국에 있는 그 고아원에 꼬박꼬박 연락을 해왔다. 친부모가 네 엄마를 찾아 고아원에 연락 했다면 우리에게도 어김없이 연락이 왔을 게다. 아마도 그 친부모에게 피치못할 사정이 있 었을 게다
비노쉬 : (울먹이며) 하지만 말도 안되요, 인간의 탈을 쓰고 어떻게 자기 딸을 한번 보고 싶지도 않 았을 까요, 흐흐
외할머니 : 그 사람들을 탓해서는 안된다. 세상에 어느 부모가 제 자식을 버린 체 살고 싶겠니, 폭풍이 몰아치면 대자연도 어쩔 수가 없듯 인간도 어쩔 수가 없는 법이다
S# 68. 집 앞 / 오전
비노쉬 곡식 자르는 작두속에 목걸이를 넣어 두동강이 낸다.
지상 비노쉬에게 다가가며 두동강이 난 목걸이를 발견한다
지상 : 소중한 목걸이를 왜 두동강이 낸거죠?
비노쉬 : (한쪽 목걸이 위쪽에 구멍을 뚫어 준비한 줄을 잇고는) 하나는 당신에게 줄께요
지상 : 아니 왜.. 나한테
비노쉬 : 세가지 이유가 있어요. 난 엄마 마음을 잘 알아요, 엄마는 이 목걸이 한 쪽을 지상씨에게 주길 바랬어요, 아니라면 엄만 분명 다른 아무거라도 지상씨에게 줬을 거예요. 정이 엄청 많은 분이시거든요. 두번째로 내가 지상씨에게 그냥 순수하게 주고 싶어요. 반지 같은 것 보단 이게 느낌이 훨씬 좋은 것 같아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혹시 한국에서 우리엄마 친부 모를 찾을 수 있으면 찾아 달라는 바램이예요 (비노쉬 목걸이를 건내자 지상 말없이 목걸 이를 목에 걸고 비노쉬도 반쪽을 목에 건다)
[후략]
Copyright(c) 2002 Lee Myung K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