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놈 서울구경 - 2편(북악 스카이웨이와 북촌 한옥마을)
오늘은 10월 1일 중추절이다. 어제 롯데월드타워에서 만난 많은 사람들이 고향을 가지 않고 서울에 남아 있다는 것을 알았다. 아마 오늘 우리 일정에도 많은 사람들을 만날 것이다. 우선 아들의 포르쉐에 올라 이동하면서 아들이 북악 스카이웨이에 가 볼까? 하고 우리 의사를 묻는다. 원래 내가 제시한 일정에는 없었지만 호기심이 생겨 그러자고 했다. 아마 아들의 집이 고덕동이니 순환도로를 타고 와서 북악 스카이웨이로 연결되었으리라 추측한다. 차를 팔각정 지하 주차장에 대고 계단을 타고 지상으로 올라왔다.
줄 한쪽을 기둥에 묶고 한쪽 줄만 돌리는 기발한 줄넘기를 하고 있다.
북악팔각정에서 본 전망은 북쪽으로 평창동과 북한산 자락인 산맥이 좌에서 우로 족두리봉-향로봉-비봉-사모바위-승가봉-보현봉-형제봉순으로 펼쳐져 있다. 그 외의 방향에는 산으로 막혀서 볼 수가 없었다. 지도로 확인하면 남쪽으로 삼청동과 경복궁, 청와대 등이 위치한다.
내가 찍은 사진과 안내도의 사진이 일치했다.
우리는 북악스카이웨이의 전망을 즐기고 다시 차에 올라 북촌 한옥마을로 향했다. 북촌 한옥마을은 경복궁과 창덕궁 사이 가회동에 있었다. 북촌이라는 말은 남산골의 한옥마을과 구분하기 위하여 그렇게 부르는 것 같다.
한옥마을의 입구쯤에서 이렇게 한복을 판매나 대여도 해 주고 있어서 내외국인 모두가 이용을 하고 있다. 골목에서 한복을 입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이상하게도 외국인들이 한복을 입어도 예쁘다.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데도 어울리니 거 참 신기하다.
그러고 보니 결혼할 때 한복을 한 번 입어보고는 한복을 입은 기억이 없다. 우리 애들도 다 클 동안 한복을 입혀본 적이 없다. 아내가 한복을 입자고 제안해 주길 바랐는데 아무런 말도 없어서 나의 희망은 허사가 되고 말았다.
집의 담에도 기와를 씌워 놓고 한옥 특유의 무늬를 만들어 놓았다.
어느 신문에선가 여기 사는 사람들은 방문객을 싫어한단다. 자꾸 찾아와서 사진을 찍고 그러니 사생활이 침범을 받으니 좋아할 리가 없다. 그래서 가능한 그들의 방해가 되지 않으려고 촬영도 사람이 없을 때 찍을려고 했는데 할머니 한 분이 갑자기 나와서....
보통 문간방은 행랑채라 그래서 옛날에는 종들이 거주하곤 하는데, 이렇게 골목쪽으로 창을 내놓은 경우를 처음 보았다.
한옥마을 자체가 언덕에 형성되어 있다 보니 집을 비탈에 세워야 하고 그러다 보니 낮은 곳에는 축을 쌓아 집을 짓는데 여기는 나무로 판잣집처럼 막아 놓았다.
골목쪽으로 난 담이나 벽은 최근들어 손을 본 것 같고 대문은 옛날 그대로 전해오는 것 같다. 대문도 좀 보수를 하면 더 운치가 있을텐데...
이 골목에 눈이 오면 어떨까 상상해 본다.
앞만 보고 촬영하다 돌아서서 촬영하니 비로소 지붕이 보인다.
이렇게 식수를 해 놓으니 훨씬 한옥의 멋이 난다.
아마 동남아 국가의 사람들인 것 같다. 우리나라에 일하러 온 사람들 같은데 휴일에 달리 갈 곳도 없고 한옥의 멋에 대해정보를 입수했는지 이 골목 저 골목에서 사진 촬영을 한다.
북촌 한옥마을은 당시 세도가들이 살던 곳이고, 남산골의 한옥마을은 몰락한 선비들이 살던 곳이라고 한다.
내가 총각 때 맹씨 성을 가진 처녀를 만난 적이 있다. 집이 서산이고 거기에 맹씨 집성촌이 있다고....그러고 보니 그 처녀 대단한 가문이었네. 맹사성 집터 옆에 우아한 찻집이 하나 있어 우리는 차를 마시러 들어갔다.
찻집은 2층으로 되어 있었고 1층과 2층은 나무 계단이 나무 계단으로 연결되어 있다.
찻집 본 채와 저원 사이에 연못이 있고 조그만 돌다리가 놓여 있다.
정원은 연못 부분과 담을 쌓아 구분해 놓았다. 한국의 전통 정원과 현대식 정원의 차이는 식물의 관리방법이 다르다. 현대식 정원에서는 식재된 나무와 화초를 전기톱이나 전지 가위로 잘라내서 원형 또는 각진 형으로 인위적인 모양을 내어 관리한다.
그러나, 한옥에서 만난 나무와 화초는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다니는 길로 튀어 나와도 자연스럽게 그대로 둔다. 덩굴식물들이 담을 덮고 있어도 덮는 대로 두는 자연 방식이다.
찻집 옥상에서 차를 마셨는데 내려다 보니 맹 정승댁 담에 덩굴식물들이 복스러워 한 컷을 올린다.
담 모퉁이에 예쁘게 장독대를 형성해 놓았다. 장독대가 시원하도록 호박넝쿨이 지나가게 하는 멋진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손을 뻗어 가지를 잡아 당기고 대추 한알을 따서 마누라에게 진상하니 마누라 먹어보고는 “어, 다네. 가서 더 따와”라고 한다. 에라이~ 공짜라면 양잿물도 먹을 인간아~
옥상에서 쳐다보니 한옥의 지붕만 보인다. 멀리 현대식 건물과 대조를 이루고 있다.
1층과 2층에는 이런 다기도 진열되어 있다.
한옥 마을을 대충 구경하고 나오니 오후 1시 경이 되어 우리는 점심을 먹기 위해 근처 식당을 찾다가 만두 전문집에 들어갔다. 이 집은 TV방송도 된 데다가 만두 분야 음식 경영대회에서 우승도 한 집이라고 한다. 내 입맛에는 그저 그렇다. 점심 후에 우리는 차를 주차한 곳으로 이동했다. 차는 서울시 교육청 정독도서관 유료 주차장에 세워두었다.
운치가 있어 보여 한 컷!!!
유네스코가 지정한 덕성여자중학교 돌담길을 지나 오는데 맞은 편 돌담을 등지고 대금을 부는 청년이 있었다. 마누라가 지폐를 끄집어내어 대금청년의 가방에다 담아 주었다.
자, 2편은 여기까지입니다. 3편도 기대해 주세요.
첫댓글 족두리봉-향로봉-비봉-사모바위-승가봉-보현봉-형제봉...제 발걸음 안 닿은 곳이 없네요...
형제봉 대성문 산성주능선 올라서서 대동문, 동장대 백운대까지...
ㅎㅎ북한산 터줏대감님이신데 어련하시겠습니까?^^
지나가기만 하고 들리지는 못한 곳이네요 ......
즐거운 시간 보내시면서 건강하게 지내셔요 ㅎㅎ
예, 우리 모두가 생활하면서 쉽게 갈 수 있는 곳이 아니라서 요즘처럼 시간이 날 때 일부러 지정해서 가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