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라리또와 나
김져니 지음
[그 겨울]
10년 전, 해리와 폴라리또의 만남은 우연이었다.
아니, 그건 우연보다 조금 더 특별한 일이었다.
(47)선물1 - 김져니
날씨가 제법 쌀쌀해졌다. 해리는 프리와 동네 한바퀴 산책
을 하고 있었다. 길 건너에 마드렝 씨가 자전거 가게 문을 닫
고 있는 것이 보였다.
「마드렝 씨, 하늘은 높고 높아, 확실히 가을이 왔네요!」
해리는 셔터를 내리고 있는 마드렝 씨에게 다가가 인사를
건넸다.
「그러게요, 이런 날은 자전거를 타는 것이 안성맞춤이죠.」
마드렝 씨는 건너편 마을에서 열리는 자전거 마라톤 대회
를 구경하기 위해 가게를 하루 닫는다고 했다. 해리는 프리와
함께 발걸음을 옮겼다. 정말 자전거를 타기 안성맞춤인 날씨
였다.
마드렝 씨네 가게에서 얼마 가지 않아 <트래블 고>라는 작
은 여행사가 보였다. 간판이 햇빛에 반짝였다. 생긴지 얼마
되지 않은 곳이었다. 여행사의 투명한 유리창 위에는 여행상
품 포스터들이 붙어있었는데, 폴라리또 방에서 자주 보던 그
림이었다
<북극>.
포스터를 보는 순간, 해리는 여행사 안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앞에 붙어있는 북극 여행 상품을 보고 들어왔는데요.」
<트래블 고> 안에는 커다란 네모 안경을 쓴 직원이 휴대폰
게임을 하고 있었다. 해리는 직원이 내어준 의자에 앉았다.
「아, 북극 여행 상품을 보고 오셨구나! 요즘 가장 핫한 여
행지에요. 북극 크루즈 투어 상품이죠. 왕복 14박 15일! 모두
가 한 번쯤은 꿈꿔본 여행 아니겠어요. 펭귄과 북극곰 그리고
투명한 빙하. 몇 분이 가실 예정이시죠?」
직원은 휴대폰을 얼른 덮고는, 영업용 미소를 지으며 신나
게 이야기했다. 그 대사가 마치 대본을 읽는 것 같아서, 마치
텔리비전 속 광고의 한 장면을 보고 있는듯했다.
「저랑 제 친구 그리고 강아지 프리. 셋이 갈 것 같아요.」
모든 것이 충동적이었다. 다만 북극 여행 상품이 버젓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이상, 해리는 이것을 알기 전으로 돌아
갈 수 없었다.
「오순도순 한 가족이네요. 그러세요! 티켓팅은 아주 간단
합니다. 어디 보자… 출발 일정이 조금 촉박한데, 딱 세 자리
가 남아있네요. 이 주일 뒤에요. 괜찮으실까요?」
직원은 무려 치아가 여덟 개나 보이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
다. 해리는 그 자리에서, 무슨 생각이었는지 모르겠지만, 티
켓을 구매했다. 마음이 싱승생승했지만, 이 생각만은 뚜렷했
다.
<폴라리또가 행복했으면 좋겠어.>
첫댓글 책속의 좋은글
잘보며 다녀 갑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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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좋은글 감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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