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경복궁과 청계천 구경
고궁 나들이는 나의 무지로 실패했다. 원래 계획은 경복궁-창덕궁-창경궁-운현궁-덕수궁-종각 등으로 내정했는데 오전에 한옥마을을 돌고나니 오전이 휙 지나가고 오후에 경복궁을 구경하러 들어갔는데 너무 넓어서 하~ 고궁이 학교마당 정도로 생각하고 간 내가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뼈저리게 느꼈다. 그래서 경복궁을 대충 구경하고 차로 이동하여 청계천을 구경하고, 이어서 대한성공회 건물이 있는 곳에서, 영국대사관 옆 골목의 덕수궁을 간략하게 구경하고 돌담길을 따라 덕수초등학교를 지나 새문안로로 빠져나와 다시 경복궁 돌아와서 차를 주차한 청계천으로 돌아올 수 밖에 없었다. 나머지 창덕궁, 창경궁, 운현궁 등은 생략하는 수밖에 없었다.
일단 경복궁에 대한 얘기라도 좀 해야겠다.
위의 안내도에서 보는 것처럼 경복궁 내부에는 전각만 수십 채가 있다. 이걸 하나하나 이해하고 사진으로 남긴다고 생각해보자. 적어도 경복궁 하나만 이해하는데도 하루는 걸릴 것이다. 사전 지식도 없고, 가면 이해하겠지라고 생각한 나의 무모함을 절실히 느낄 수밖에 없었다. 대충 지나가며 남긴 몇 장의 사진이라도 소개하자.
주차장에다 차를 대고 경복궁 쪽으로 길을 건너오니 돌담과 우뚝 솟은 기와지붕이 보이는데 아마 흥례문일 것이다. 흥례문은 1426년 세종 때 집현전에서 ‘예를 널리 편다’는 뜻으로 홍례문(弘禮門)으로 이름을 지어 올렸는데 1867년(고종4년) 경복궁을 중건하면서 청나라 건융제의 휘 홍력을 피휘하여 지금의 흥례문으로 이름을 바꾸었다.
광화문은 궁궐의 정문으로 남쪽에 위치한다. 세 곳의 문중에 중앙에는 왕이 다니는 문이고 양 옆의 두 문은 왕세자와 신하들이 다니는 문이라고 한다.
흥례문은 광화문과 근정문 사이에 일직선으로 위치한다.
근정문은 왕과 신하가 만나 조참행사를 하던 곳이라 한다.
왕의 집무실이며 왕의 즉위식이나 대례 등이 거행되었던 곳이다. 근정전 내부에는 왕이 앉던 의자, 즉 용상이 있다.
계단 위 높은 의자에 붉은 채색과 금박으로 장식되어 있다. 그야말로 왕이 앉던 용상이다. 역사적으로 권력다툼의 진원지이기도 하다.
유화문은 경복궁 서남쪽에 있는 궐내각사로 가는 정문이다. 관리들이 근정전에 행사가 생기면 빠르게 올 수 있는 문으로 이용했다고 한다.
마침 궁을 지키는 수문장 교대 행사를 하고 있었다.
사진 상단부에 보이는 산이 북악산으로 추정된다.
수정전은 근정전 서쪽에 위치한 건물로 세종 때 집현전으로 사용하던 곳이라 한다.
국보 제224호. 정면 7칸, 측면 5칸의 중층(重層) 팔작지붕건물. 근정전 서북쪽에 있는 방형 연못 안에 세운 이 건물은 나라의 경사가 있을 때 연회를 베풀기 위한 곳이었다.
이곳은 어디이지 잘 모르겠다. 다만 경회루를 돌아 나오니 이렇게 되어 있는데 처음 소개한 안내도상으로 보면 홍경각과 교태전 등이 있는 일대일 것이라 짐작된다.
각 전으로 들어가는 작은 문이 중간에 나 있다.
세종 때 불상을 모셔두고 불교의식과 행사를 열었던 곳으로 전해진다. 이후에는 단종이 머물렀던 곳이며 임진왜란 때 화재로 소실되었다가 1888년 고종 때 흥선대원군이 경복궁을 중건하면서 다시 지어졌다.
국립민속박물관은 수리중이어서 출입이 금지되어 있었다.
경복궁 자경전(景福宮慈慶殿)은 조선 후기 흥선 대원군이 경복궁 재건사업을 하던 고종 4년(1867년) 대왕대비 조씨를 위하여 경복궁에 지은 전각으로, 화재로 불탄 것을 고종 25년(1888년)에 다시 지었다.
우리는 다시 광화문을 나오며 내부 관광을 마쳤다. 다시 주차장으로 가는데 동쪽의 건춘문이 보이기에 사진을 확보했다.
이로서 우리의 경복궁 관광을 마쳤다. 이어서 우리는 청계천 쪽으로 이동했다.
청계천은 ‘서울특별시 종로구에 있는 북악산ㆍ인왕산의 부근에서 발원하여 시가지 중심부를 동쪽으로 흘러 중랑천으로 흘러드는 하천’이라고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 정의되어 있다. 이조 때 개천(開川)이라고도 하였는데 지금은 복개되었다가 복원되어 종로구 동아일보사 건물 앞에서 시작되는 하천으로 거듭났다. 길이 10.84km, 유역면적 59.83㎢이다.
청계천은 2003년 7월부터 2005년 9월 30일까지 고가도로를 철거하고 복개를 걷어내어 광화문 동아일보사로부터 성동구 신답철교에 이르기까지 5.8km의 구간이 복원되어 산책로와 녹지 등이 설치되었다. 청계천은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 상대적으로 지대가 낮은 서울 도심으로 모인 물길이 동쪽으로 흐르다가 살곶이다리 근처에서 중랑천과 합류하여 한강으로 빠져나간다. 우리는 광통교 부근에서 동아일보사 부근의 복원된 마지막 구간을 구경하였다.
마침 광교 근처의 신한은행 주차장에 차를 주차할 수 있었다. 은행의 VIP카드를 사용하는 고객에게는 무료주차가 허용된다고 아들이 말했다. 차를 세워놓고 종각역이 있는 교차로를 건너오다 보신각이 보여서 사진을 확보했다.
하상에 산책길이 조성되어 있었다.
청계천에 방류된 물은 인공으로 걸러진 물을 강제 순환식으로 방류되기 때문에 맑다. 밑바닥이 다 보인다.
물길이 차도와 교차할 때는 터널식으로 다리 밑을 지나가게 하였다.
내가 대전의 갑천을 자주 지나갈 때는 거기도 백로가 많지만 갑천의 백로는 멀찌감치 사람만 보여도 날아가 버리는데 청계천의 백로는 이렇게 가까이 사람이 있어도 날아가지 않는다. 이미 사람들과 어느 정도 친숙해진 모양이다. 그리고 청계천의 물이 맑고 물 속에는 고기들이 많이 보인다. 백로가 먹이 사냥을 위해 여기에 온 것이다.
청계천의 물길은 곡선으로 조형미를 살렸다.
물길은 동아일보사 근처에서 더 이상 볼 수 없다. 여기가 개방된 청계천의 시발점이다. 오른쪽에 보이는 계단을 타고 지상으로 올라가 보았다.
분수 오른쪽 사람들이 있는 곳은 광장이 형성되어 있었다.
여기까지 3편을 마무리하겠습니다. 제4편은 덕수궁과 남산을 소개하고, 제5편은 남이섬을 소개토록 하겠습니다. 사진이 분량이 많아서 그런지 올리기가 힘들고 시간이 많이 걸리네요.